경기경찰청, 에바다농아원 경찰병력 투입 일부 강제연행

[2001]

경기경찰청, 에바다농아원 경찰병력 투입 일부 강제연행

등록일 : 2003-06-04 10:34:00.56
경기경찰청, 에바다농아원 경찰병력 투입 일부 강제연행

기숙사내 구 재단 잔류 농아인들 폭력사태 재발 가능성도


박신용철 기자 ycshin@withnews.com 입력시간 : 2003. 06.03. 22:59


경찰력 투입후 철저하게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경기도경찰청이 2일 오후 1시 15분경 에바다농아원 기숙사에 경기도경 소속 사복경찰과 전경들을 동원해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에바다 농아원 본관 건물과 기숙사 건물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대표이사 윤귀성) 김용한(농아원장 직무대행) 이사는 "사무실에 와서 경찰간부가 '압수수색 하러왔다'며 영장을 제시했고 '압수수색에 불응하면 업무방해, 특수공무집행 방해로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흔쾌히 압수수색에 응했다"고 했다.

김용한 이사에 따르면 에바다 복지회 이사들이 머물고 있는 본관건물도 지하부터 전체를 압수수색 했는데 그동안 구 재단 인사인 최모씨가 열쇠를 관리하던 지하실에서 식칼 20~30개, 쇠파이프, 각목, 대형 가스통, 작두, 삽등의 연장이 발견되었다.

에바다 복지회의 주장에 따르면 최성창 전 이사장이 있던 기숙사 건물에 경찰병력이 기숙사 뒷 유리문을 깨고 진입하는 과정에서 건물내에 벽돌 백여장, 휘발유 10여통이 발견되어 경찰진압에 대비했던 것으로 보이며 일부 직원과 졸업생등이 저항했다고 한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각목과 쇠파이프

경찰병력이 기숙사에 투입되면서 최성창 전 이사장과 부인 이희수씨, 에바다 학교 前 직원 양경수씨, 현 농아원 직원 박미영씨 등 출입금지가처분 대상자 5명과 농아 4명 총 9명을 연행했으며 나머지 인원들은 출입금지가처분 대상도 아니고 예전부터 기숙사에 거주해왔기 때문에 퇴거시킬 명분이 없다는 평택경찰서의 문제제기로 9명만 연행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들은 사회복지법인 에바다 복지회의 요청으로 경비를 맡고 있던 노동자, 학생 등 16명을 연행했고 이들은 평택경찰서와 오산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으며 에바다 학교 권오일 교사도 평택경찰의 지목을 받아 함께 연행됐다.

이에 대해 에바다 복지회 박래군 이사는 "합법적인 이사회측에서 도움을 요청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연행한 것과 달리 구 재단측 인사 9명만 연행한 것은 형평성을 잃은것"이라고 비난했다.

박래군 이사는 또 "출입금지가처분 대상자인 최성창 전 이사장과 부인 이희수씨, 박미영씨, 양경수씨는 압수수색시 경찰에 저항한 것이 문제가 되어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및 주거침입, 퇴거불응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게 될것 같다"면서 "이에 따라 최성창 전 이사장 등은 구속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평택경찰서 정보과 관계자는 "최성창 전 이사장 등을 끌어낸게 아니라 사실은 강목, 쇠파이트, 휘발성 물질 등 위험물들이 많이 있어 대치상태에서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압수한 것 뿐"이라며 "경찰이 한쪽에게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요구할 수 없다. 양측이 서로 합의해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에바다학교 간판이 떨어져 있다.

그는 또 "출입자체의 문제나 시설물 명도문제도 민사사건으로 진행중인 단계에서 경찰이 일방적으로 개입할 수 없는 것이다. 위험성이 없는 한 민사사건에 경찰이 개입할 수 없다"면서 "강제집행이 필요하다면 법원에서 할 일이다. 민사집행권은 법원에서 집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경찰청 관계자는 "기존에 에바다 학교에 상주하고 있던 6개중대 병력을 투입한 것"이라며 "원래 평택경찰서 자체에서 해야 하지만 지휘부가 관심사항이고 불상사가 일어날까봐 심사숙고 하는 차원에서 지방청에서 나가서 관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바다학교 경찰투입에 대해 박래군 이사는 "에바다 농아원과 학교의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이로써 최소한의 불법적인 상황은 해결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바다 농아원 기숙사에는 지금까지 폭력을 행사해왔다고 지목받아온 졸업생과 고교생 10여명이 남아 있어 기숙사 내 폭력상황이 발생할 소지가 남아 있어 불안한 상황이다.

에바다 복지회 이사회는 경찰병력 투입이 종료된 3시 30분경 긴급회의를 열고 △기숙사에 대한 시설점검 △자체 경비 강화를 통한 구재단측 농아인들의 시설 침탈행위 대비 △시설의 시급한 개·보수를 통해 농아원, 기숙사, 학교의 업무정상화에 노력 △구 재단 서류들을 긴급감사하여 시설비리를 밝혀낼 것을 결정했다.


농아원 내에서는 아직도 구 재단측의 농아들이 집단적으로 위협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