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베르그 에센웨인과 마리에타 스톡커드 편저
〈출애굽기〉에 있는 이 이야기는 《구약성서》와 모든 문학서를 통틀어
가장 감동적인 동정심에 관한 이야기 중 하나이다. 아기 모세를 자신
의 양자로 받아들이는 파라오 딸의 결단은 문화적·계급적 장벽을
초월한 것이고 결국에는 〈히브리〉라는 나라의 건설로 이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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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후손들은 여러 해 동안 이집트의 땅에서 살았다. 해가 지남에 따라
이스라엘 사람들은 점점 더 강해지고 부유해졌으며, 점점 더 세력을 확장해갔다.
마침내 이집트인들이 그들을 시샘하게 되었다.
「저 이방인들이 더 좋은 우리땅을 차지하고 있단 말이야.」
그들은 불평했다.
「저 많은 사람들이 성장하여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면, 곧 우리 땅을 점령하고
우릴 지배할거야.」
마침내 파라오 왕이 히브리 사람의 집에서 태어나는 모든 남자애들을 하나도 빠
짐없이 죽인다고 선전포고를 하기에 이르렀다. 불쌍한 어마니들은 슬프게 울면
서 아이들을 왕의 병사들의 눈을 피해 숨겨놓았다.
그런데 이 즈음에 히브리 사람의 한 집에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한 소년이 태어났
다.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가 3개월이 될 때까지 숨겨놓았다. 그녀는 잔인한 이집
트 병사들이 집으로 들이닥쳐 아이를 찾아낼까봐 점점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강으로 가서 갈대를 한웅큼 꺾었다. 그리고는 광주리 모양으로 엮어서
물이 새들어오지 않도록 진흙과 송진을 발라 틈을 막았다. 그리고는 아기를 그 속
에다 조심스럽게 눕혔다. 그녀는 그 광주리를 가져가 강의 가장자리에 있는 갈대
밭 속에다 숨겨놓았다. 그때 그 아기의 어린 누이는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아기에
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후에, 파라오의 딸과 시녀들이 강으로 목욕을 하러 나왔다. 공주가
강을 따라 걷다가 갈대 숲 속에 숨겨져 있는 광주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녀는
시녀들을 보내 그것을 가져오게 했다. 그녀가 갈대 숲의 광주리 뚜껑을 열어보니
한 아기가 그녀쪽으로 손을 내뻗치는 것이었다. 공주는 광주리에서 아기를 들어
올려 가슴에 꼭 껴안았다. 그녀가 아기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을 때, 그녀의 얼굴
은 아름다운 꼬마 소년에 대한 동정과 사랑으로 가득차 있었다.
「히브리인의 아기야. 불쌍한 어머니가 이 아기를 여기다 숨겨놓았구나. 이 아기
는 보통 아기와는 달라보여. 내가 데려가서 아들로 삼아 길러야겠어.」
바로 그때 어린 누이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 공주가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그 소
녀의 마음은 기쁨으로 차 올랐다.
「제가 가서 아기에게 젖을 줄 히브리인의 유모를 찾아올까요?」
공주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러려무나.」
소녀는 자기 어머니에게 쏜쌀같이 달려가서 거기서 일어난 일을 모두 말해 주었다.
그 어머니는 기뻐서 어쩔 줄울 몰라 하며 공주에게 달려갔다.
아기는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의 품속에 안겼다.
「날 위해 이 아기에게 젖을 좀 주세요. 그 대가는 지불하겠어요.」
공주가 말했다.
「이 아기의 이름은 모세라고 짓겠어요. 내가 물에서 건져올렸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모세는 친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을 듬뿍 받으며 왕의 궁전에서 자랐다.
그는 공주의 아들로 대우를 받았다. 그리고 그가 좀 더 자라 힘과 권력을 가지
게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의 민족을 외면하지 않았다.
오랜 세월이 흘러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지혜로움을 가지게 되었
을 때, 그는 이집트에서 자신의 민족을 이끌고 자신들의 땅으로 되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