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보문학카페> 등단 시인방에 '물멍때리기'라는 시가 올랐다.
'물멍때리기'가 무슨 뜻인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였다.
이런 낱말(용어)을 처음 보았기에.
인터넷 어학사전에서 검색한다.
멍때리기 대회 :
-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멍 때리기를 가장 잘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대회로, 2014년부터 시작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뒤처지거나 무가치한 것라는 통념을 지우기 위해 시작했다.
-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앉아 있는 것을 목적으로 열리는 대회
- 젋은 층 사이에 인기가 많은 행사로 바쁜 현대인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진정한 휴식을 통해 창의성을 깨우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1) 물멍때리기 : 물이 흐르는 강물이나 바다같은 곳을 보면서 또 멍하니 보고 있는 것을 뜻한다. 세상에 머리 속에 아무 생각을 하면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보는 것이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물을 응시하는 것을 뜻한다.
2) 불멍때리기 : 타는 불을 보면서 그냥 멍하니 있는 것. 그냥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말 그대로 멍하니 멍떄리는 것을 불멍이라고 한다.
3) 바람멍때리기 :
4) 숲멍때리기 :
5) 소리멍때리기 :
6) 한강멍때리기 :
7) 캠핑멍때리기 :
* 멍때리기 : '넋 놓기'인가?
신조어에 대한 공부를 더 한다.
시간이 아까워서 늘 여러 가지를 생각하려고 하는 나한테는 이런 '멍때리기'는 그렇다.
수십년 전.
시골집에서 살 때다. 안사랑방 부엌짝에 장작을 괘고는 불 때면 장작이 활활 타면서 주변이 온통 온화하다. 부엌 앞에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별 생각도 나지 않고는 그냥 포근하며 은은하게 좋았다.
등 뒤에는 일꾼사랑방도 있어서, 일꾼사랑방의 가마솥에는 소 여물을 잔뜩 넣고는 불을 때서 거의 2시간 정도 삶았다. 솥안에서는 짚과 쌀겨가 푹푹 삶아져서 구수한 냄새가 났고, 조금 떨어진 쇠양간에서는 암소가 음메 하고는 나즉히 소리를 냈다. 뜨겁게 삶은 소죽을 퍼서 여물통에 부어달라는 뜻.
여물을 끓이려고 부엌짝 앞에서 군불을 때면 마음이 그냥 편했다. 바깥이 아무리 추워도 불 때는 아궁이 곁에는 뜻뜻한 훈기가 감싸돌았다.
이런 상태를 뜻하는 것일까? <불멍>이라는 것이...
오래 전...
서해안 고향 바다(충남 보령시 웅천읍 무창포해수욕장)에 가면 '비체 팰리스 호텔' 앞에는 작은 섬이 있다.
갯바위에 올라앉아서 바다 안쪽으로 멀리 나간 갯물 너머로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수평선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웅얼거리는 파도소리가 들리고, 짭쪼름한 갯바람이 불어오고, 썰물에는 갯물이 천천히 안쪽으로 나갔고, 밀물에는 갯물이 찰랑거리면서 조금씩 다가왔다. 몇 시간 동안 그냥... 물끄러미 수평선 저너머를 바라보았다.
또 있다.
웅천읍 소황리에 있는 장안해수욕장을 지나면 곧 <부사방조제>가 시작된다.
방조제 뚝 위에 걸터앉아서 서해 갯바다를 멀리 바라보기도 했다. 그냥 한없이 물끄러미... 시간이 멈춘 곳이기에...
이런 것을 '멍때리기'라고 하나 보다.
지금은 내가 무척이나 많이도 늙었다.
갯바다에 별로 나가지도 않거니와 니가더라도 금새 횡하니 다녀오면 그뿐이다.
다음 주중에 시향/시제를 지내려고 시골 내려가면 혹시라도 짬을 내서 무창포 갯바다에 구경 나갈까 싶다.
장안해수욕장 아래에 있는 부사호방조제, 남포면 월전리에 있는 남포방조제, 대천해수욕장 남단에 있는 방파제 위에서... 갯바위에 앉아서 바다를 말없이 오래 바라보면.. 이제는 내가 하도 늙어가기에 별다른 생각도 떠오르지 않을 게다....
2021. 10. 30. 토요일.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