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커터코리아’의 미래를 향한 쾌도난마(快刀亂麻)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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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09-22 | 작성자 | 김주선 | ||||||||||||||||
국가 | 베트남 | ||||||||||||||||||
무역관 | |||||||||||||||||||
기업명 | 커터코리아 | ||||||||||||||||||
‘커터코리아’의 미래를 향한 쾌도난마(快刀亂麻)
“이보시오, 이런 칼로 어떻게 과일을 깎아 먹으란 말입니까? 여기 녹이 슬었잖아요.” “그럼 어떻게 합니까? 날씨가 워낙 습해서 녹이 스는데, 칼 탓을 하지 말고, 날씨 탓을 해요.” “뭐라고요? 녹이 슬면 칼을 바꿔야죠!” “어떻게 매번 바꿉니까. 한 두 푼도 아니고... 우리도 녹 안 슬고, 오래 쓰고, 가격도 저렴한 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4 베트남 하노이 엑스포(VIETNAM EXPO)'에 참가하기 위해서 베트남을 방문한 ‘커터코리아’의 박승복 대표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서 베트남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커터코리아’는 세라믹 소재를 주방용 칼에 접목시킨 ‘세라믹 나이프’를 생산하는 업체다.
흙으로 아름다운 도자기를 빚어내던 ‘세라믹’은 오래전부터 식기에 사용돼 왔다. 이 전통적인 원료를 정제하고 조정해서 만든 것이 ‘정밀 세라믹’으로, 기존 세라믹의 기능을 보다 향상시킨 ‘정밀 세라믹’으로 칼을 만들면 바닷물에도 녹이 슬지 않을 만큼 단단하고 위생적이다.
박승복 대표가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도 바로 이 부분으로 베트남처럼 기후가 습해서 철제 칼이 쉽게 녹스는 지역에 ‘세라믹 나이프’를 수출하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승복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다. '2014 베트남 하노이 엑스포'에서 베트남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과일을 깎는 시연을 한 ‘커터코리아’는 바이어들이 직접 칼을 사용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바이어들은 자신이 과일을 깎으면서도 가볍고 예리한 칼날이 힘들이지 않고, 과일을 쓱쓱~ 자르는 모습에 연신 감탄했다. 결국 샘플로 준비해 간 제품은 금세, 동이 났고 '2014 베트남 하노이 엑스포'에 참가하며 베트남 시장의 첫 문을 두드린 ‘커터코리아’는 ‘같은 전시회에 3년은 연속 참가해야 수출 계약에 이른다’는 전시회의 통례를 깨고 바이어와 가진 첫 상담에서 5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KOTRA 하노이무역관의 조언대로 베트남 형식 품질보증서 등 서류를 완벽하게 준비하고 전시회에 참가한 점 또한 바이어에게는 시장에 바로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을 갖춘 최적의 기업으로 비쳤다.
물론 이 같은 KOTRA의 어시스트도 제품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빛을 잃는다. 그런 점에서 20년 동안 커터류만 생산해온 ‘커터 코리아’는 설명이 필요 없는 플레이어다. 1995년 설립한 ‘커터 코리아’는 절삭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온 전문 업체로 2005년 세라믹 감자칼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세라믹 나이프’는 일본의 교세라(Kyocera), 포에버(Forever), 펄라이프(Pearl life) 등이 주도하던 분야로 한국 기업에서는 미개척 분야였다. 특히 ‘교세라’는 일본을 대표하는 부품 소재 기업으로 세라믹 사업에서 시작해 태양광, 전자, 반도체 부품까지 아우르고 있는 ‘교세라’가 만든 ‘세라믹 나이프’는 선풍적인 인기였다. 그런데 커터류라면 ‘교세라’보다 더 잘 만들 자신이 있었던 박승복 대표는 자신 있게 ‘세라믹 나이프’ 개발을 시작했다. ‘세라믹 나이프라면 예리한 절삭력은 기본이고 잘린 재료가 칼에 붙지 않아야 한다. 무게는 가벼워서 손목에 무리 없이 편안하게 요리하는 칼, 이런 세라믹 나이프의 장점을 모두 살리면서도 가격은 일본 제품보다 저렴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의 중소기업인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
‘교세라’와 같은 자본도 기술도 인력도 없는 중소기업이 쇠보다 강하고 녹슬지 않는 소재의 ‘세라믹 나이프’를 만들기 위해서는 ‘커터 코리아’만의 공정이 필요하다고 여긴 박승복 대표는 공정 개선에 총력을 쏟았다. 기존의 ‘세라믹 나이프’는 다이아몬드만큼 단단하다는 ‘지르코니아 세라믹 파우더’를 제품을 성형하는 금형에 넣고 300t에 이르는 높은 압력으로 누른다. 그 뒤 섭씨 1400도의 고열로(爐)에서 5~12시간 가열해서 굳히고 후공정과 가공 공정을 거쳐 칼의 형태를 완성한다. 하지만 ‘커터 코리아’는 빵을 밀가루로 반죽해서 오븐에 넣은 것과 마찬가지로 성형체 자체를 칼로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본래 도자기인 ‘세라믹’은 성형 프레스를 하고 나면 깨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지만 ‘커터코리아’는 가압 성형, 탈지 및 소성 열처리, 정밀 가공기술을 융합해서 까다로운 공정을 극복했다.
‘세라믹 나이프’ 국내 첫 상용화에 성공한 ‘커터 코리아’는 2006년, ‘CERAMIC LIFE’라는 브랜드를 출시하자마자 프랑스와 수출 계약을 맺고 상담을 시작한 지 보름 만에 ‘홈플러스’에 입점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장의 반응이 좋으면 기업 입장에서는 욕심을 내게 마련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계약 가능한 미니멈 수량을 제시하고 일정 수량 이상이 돼야 수출을 한다. 그런데 ‘커터 코리아’는 미니멈오더(minimum order)라는 개념이 없다.
“우리나라에는 ‘급하게 먹는 떡이 체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1000불도 좋고, 5000불도 좋으니까 무리하지 말고, 여러분이 팔 수 있는 양만큼만, 결제할 수 있는 수량만큼만 가져가세요. 우리 조금씩, 같이 성장하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2007년, KOTRA의 도움으로 처음 해외 전시회에 참가한 후 매년 20회에서 40회가량 전시회를 다니고 있는 박승복 대표는 어느 바이어에게나 이런 말을 건넨다. ‘커터 코리아’의 이익을 위해서 상대에게 부담을 주기보다는 소량의 거래라도 꾸준히 이어가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데 의미를 둔다. 품질과 가격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항상 겸손한 모습으로 바이어를 대하고 알차게 기업을 키워가는 ‘커터 코리아’는 '하노이 엑스포'를 통해 진출한 베트남 이외에도 이란, 필리핀, 중국, 미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해외 진출한 ‘커터 코리아’는 요즘 판촉물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커터 코리아’는 ‘경남은행’에 제품 6만 개를 납품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조 인생 20년. 전시회에서 새로운 제품 신소재를 만나면 돌아와서 신제품을 구상하고 만들기를 좋아하는 박승복 대표는 전시회에서 ‘판촉물 시장’이라는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요즘 ‘판촉물 전시회’에 공을 들이고 있는 ‘커터코리아’는 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해외 판촉물 시장에 제품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관련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할 계획이다.
동쪽 페르시아 만과 서쪽 홍해, 서북쪽 지중해를 잇는 고대 무역로의 중심 페트라(Petra)는 무역의 요충지로 상인들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이었다. 사막에 세워진 고대 도시는 모래바람을 피하고 물을 얻을 수 있으며 사막 여행으로 지친 상인들이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자 중국, 인도, 남아라비아, 이집트, 시리아, 그리스, 로마 등 먼 길로 나아갈 힘을 충전하는 곳이었다.
‘커터코리아’에게 ‘KOTRA’는 페트라와 같은 곳이다. KOTRA와 함께 하는 전시회마다 미래로 가는 길이 열렸고, 더 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 때문에 전시회에 다녀올 때마다 새롭고 다양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 즐겁다는 박승복 대표는, 전시회를 ‘미래’라고 말한다. 전시회를 통해 개발의 아이디어를 얻고, 또 다른 시장을 열고, 새로운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곳. 그렇게 미래를 열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해외전시회’는 ‘커터코리아’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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