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캐나다 오면은 영어 이름을 정해서 학교에서 사용하게 된다.
이유는, 한국 이름이 캐나다인에게 낯설고 발음하기 어렵고 기억하기 어려워서 일것이다.
한국 이름이랑 발음이 비슷한것들.. 준석은 제임스, 지영은 제니퍼, 수정은 수지.. 대충 이런식.
나도 처음 왔을때 아무것도 몰랐고 어른들이 영어 이름 있어야 좋다고 하셔서 별 생각없이 엄마랑 상의해서 선택했고 학교에 가서는 그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선생님들한테 말했다.
그리고 어렸을때 영어회화 학원 다녔을때 부터 영어 이름을 정하라고 한다.
어릴땐 마냥 신기하고 새롭고 그래서 아무런 거부감 없이 영어 이름을 사용했다.
하지만 캐나다에 와있는 그 많고 많은 인종중에 영어 이름을 쓰는 민족은 한국인과 중국인밖에 없었다. (적어도 내가 겪은바로는)
일본인은 워낙 발음이 쉬워서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백이면 백 다 일본이름을 고대로 고수한다. 솔직히 중국이름중에 정말 난감한것들. 췅페이링.. 요런거.
기억하기 어렵다! 영어 이름 하나 좀 만들지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다.
그러고 보니 캐나다 애들한테 우리 한글 이름이 이렇게 낯설고 어렵게 들릴까?
그러면 출석 부를때 선생님이 내 이름 발음하기 어려워할까봐 조마조마 하는것 보다는 맘편하게 영어 이름 사용하는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방법이 아닐까. 싶기도 했고.
또 캐나다애들이 우리 나라에 온다고 해서 우리 한글이름을 만들지는 않는단 말이다.
제임스가 한국온다고 준석이 될까? 전혀 아니다 . 그리고 다른 나라들에 갈때마다 그 나라 사정을 봐줘 가면서 내 정체성을 확립해준 이름을 사용하지 못한다는건 서글픈 일 같았다.
예를 들어 내 한글 이름은.. 일본어로 정말 불길하고 재수없는 의미를 가졌댄다.;; 들어보니 정말 불길하긴 하더구만..그래서 일본애들 하고 통성명할때 마다 식겁하는 표정들을 짓는다. 처음엔 기분 나쁘고 그래서 신경쓰였는데 내가 걔네들을 위해서 이름을 바꿀 이유는 전혀 없다. 에밀졸라도 우리 나라 말에서만 웃긴 뜻이지 프랑스에서는 멀쩡한 이름이듯이.
미국사회에서 성공한 한인들을 소개한 책을 보았었다. 거기서 헐리우드에서 알아주는 영화제작자가 바로 한국계 여성분 이었는데 이름이 영 낯선거다. 미국 남자와 결혼해서 남편성을 따라 바꿔서 그런가 했는데 그게 아니라 한국 성 last name이 남들에게 주는 편견이 일에 방해가 되어서 변형시킨거라고 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명함에 쓰여져있는 동양적 이름이 이미지를 한정시키기 때문이라고.. 그분이 한국인 2세임을 부끄러워하거나 감추고 싶은것은 아니라고 했다.
반대로 캐나다 벤쿠버에서 한인으로썬 유일한 국회의원이 있는데 이름은 기억이 안나도 완전 한국 이름이었다. 그야말로 캐나다 사람들에게 익숙치 않은.. 발음하기 힘든 이름.
그래도 한국이름을 고집했고 국회의원 일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밝혔었다. 자기 자녀들에게도 영어 이름은 아예 지어주지 않았다고도..
나도 어느샌가 사람들이 이름을 물어오면 한국 이름을 알려주게 되었다. 꼭 그렇게 해야지 라고 결심을 한건도 아닌데 영어 이름은 서서히 잊혀져 갔다. 영어이름으로 불리울때의 나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낯설어하고 기억 못하는거 아니야 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제대로 발음을 하려고 노력해주고 또 사람들마다 내 이름 부르는 발음도 억양도 각각 자기 멋대로 --; 여서 듣기 재밌다.
영어 이름 쓰는게 자기 정체성을 잃는거니까 나빠! 라고 할순없다. 자기가 선호하는대로 결정하면 된다. 또 써보다가 아니다 싶으면 한국이름으로 돌아가도 된다. 하지만 영어 이름이 꼭 필요한거냐 라고 물어온다면 그건 아닌거 같다. 아무리 어려운 한국 이름이라도 단순화 시켜서 불러달라고 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준혁 같으면 그냥 '준'으로 선영은 '선' 이런식으로 하면 타협을 보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이름 따윈 어찌되어도 상관없잖아! 라고 생각할수도 있고 뭐.. 각자 사정이 있으니까. 즉 내가 이글에서 주장하는것은 없었다..; (어이쿠)
첫댓글 저는 자기 마음대로 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학원을 하루에 두군데 다녔었는데 한곳은 영어이름 한곳은 한국이름;;; 뭐 제 마음대로;;;
저도 그냥 제이름써요 ^ ^ 여기는 별로 그런분위기가 아니라..물론 다들 발음을 어려워하긴하지만..
발음상으로 영어 이름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제 이름은 석호인데요... 음 애들이 이름 가지고 좀 놀린다는....
석호필?ㅋㅋ
석호는 좀 난감하기도 하겠네요 ㅋㅋㅋ;;;
자기 맘이라고 생각함 지극히 개인적이 문제. 일본애들중에도 영어이름 가진애들 있음. (물론 2세들이지만..;)
영어 이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하는 좋은 글인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저도 제이름을 쓰되, 중간자만 불러도 된다고 해요~친구들이 알아서 불러줘요~한자였다가 두자였다가 어울리는 영어이름도 없어서요ㅋㅋ
저랑 같은 생각이네요.. 다들 민족적자긍싱때문인지 자기이름을 고수하는데 한국인만 이름을 바꾸던데요.. 저도 많이느꼇습니다.
저는 3달동안 영어이름을 쓰다가, 3달 지나니 친구들이 그냥 한국이름 불러줬습니다. 발음하기 어렵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그친구들이 발음하기 어려워도 왜 굳이 영어이름을 쓰려고 하냐 하길래 그때부터 친구들이 한국이름으로 불러줬습니다^^ 근데 한국이름으로 불리는게 더 좋은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