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착공 예정인 김해부산 경전철사업을 시행할 부산김해경전철조합이 지난 5월 21일 출범했다. 사업비 총 1조411억원 중 65%를 민간사업자가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비와 지방비를 투자하며 부산 사상에서 김해 삼계까지 총 23.9㎞의 길이를 평균 40㎞ 속력으로 30분에 주파한다고 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1조원라는 엄청난 액수의 자금을 투여해 평소 시내버스로도 30분에 주파하는 거리를 경전철이 같은 시간에 주파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사업의 실효성은 어떤가. 또 1조원의 65%를 투자한 민간업체가 경전철을 운행하여 사업상의 손해가 날 경우, 모두 김해 시민이 낸 세금으로 부족분을 메워야 하는 민투법에 의해 실시되는 사업이라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요즘 전신주도 도시미관을 고려해서 지하로 다 묻는 세상에 김해의 얼굴인 시청 앞으로 십수m 높이의 경전철 교각이 도로 한가운데에 서있는 모습이 어떨까. 부산의 전철이 바로 김해 입구의 서연정까지 와있는데 만약 경전철이 놓이면 이 부산 전철이 김해로 연장해 들어오는 것을 김해시가 거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거기다가 그동안 김해 경전철이 부산 지하철과 연계한다고 오랫동안 선전해왔는데 지금의 계획은 경전철을 타고 부산 사상 지역으로 가면 부산 전철을 바로 환승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니고 역에서 걸어나와서 수백m 떨어진 부산의 전철역에 가서 전철을 타도록 되어 있는데, 이 거짓선전에 따라 시민이 부담할 불편함은 어떤가.
이 경전철은 1992년 총선당시 신한국당 김영일 국회의원 후보가 선거공약으로 맨 처음 내세웠고, 이 때에는 김해부산간 교통의 원활을 목적으로 들고 나왔는데, 이제 김해 시민들은 서연정까지 온 부산 전철을 연장해서 타면 쉽게 될 일을 구차하게 비용도 더 들여서 경전철을 타서 또 갈아타야 부산 시내로 들어가게 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그리고 사업비용도 우스운 이야기가 되고 있다. 서연정에서 김해 시내까지 부산 전철을 건설하면 드는 비용이 5천억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괜히 중복하여 훨씬 많은 1조원을 들여서 경전철을 건설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돈이 땅에서 물처럼 솟아나는가.
김해부산 경전철은 정말 생각할수록 바보짓이다. 기가 막히는 낭비행정의 표본이며 김해 시민의 주머니를 다 털어갈 수 있는 함정이다.
경전철은 발상부터 계산보다 시민을 현혹하여 득표를 하기 위한 정치적
인 목적으로 시작되어 현실적인 무리를 무릅쓰고 강행되어온 일이다. 그 기간이 무려 10년,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어리석은 일이 되다보니 진행이 안되는 일을 억지로 끌고 왔고, 기간도 무려 10년이 지나버린 것이다. 그 동안 김해시와 김해시 주위환경은 변해버려서, 이제 부산에서 시작된 전철이 김해 입구까지 와있으며, 앞으로 김해를 통과하여 창원, 마산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 되어있다. 그런데도 10년전의 계획을 억지로 강행하려 하고 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경전철 사업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이제까지 진행된 일을 돌이키기가 어렵다는 것 때문에 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돌이켜야 한다. 경전철이 강행되었을 경우에 나타날 예산의 낭비와 손실, 시민의 손해와 불편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다행이 아직 경전철은 실제 공사는 한 삽도 진행되지 않았다.
실제 공사가 수년간 진행된 새만금공사, 경인운하사업 등도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국민여론과 주민 반대로 철회되지 않았던가. 지금이라도 사업을 취소하고 부산에서 오는 전철을 연결하는 일에 정책의 방향을 돌려야 한다.
1조원이 넘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면 주민의견을 주민투표를 통해서 들어보아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경전철 사업을 정말 할 것인가, 안할 것인가, 부산 전철을 연결하는 쪽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해서 김해 시민의 의견을 주민투표로 물어보자.
김해시는 이러한 주민 의사 수렴과정을 제대로 거친 적이 없다. 정부나 시청은 국민과 시민의 공복이다. 주인의견을 물어 허락을 얻어서 큰 사업을 벌여야 한다. 주인의 주머니를 털어서 일을 하면서 주인인 시민의 허락을 얻지 않고 한다면 엄청난 책임을 묻는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