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선수들이 정신과 육체, 감성이 일체 되어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칠 때 영어로 'in the zone'에 있다고 표현을 한다. 테니스 선수들이 이런 상황에서 치는 공은 늘 라인을 타고 다닌다. 미식축구의 쿼터백들은 40야드가 넘는 어려운 패스도 꼭 성공을 시킨다.
농구선수들이 이런 상태라면 슛은 정확히 림으로 빨려 들어가고 슛거리 또한 엄청나게 늘어난다. 이 때는 공을 잡은 곳이 어디던지 누가 그를 수비하던지 상관이 없다. 점프 슛을 하면 그 자체로 골이 된다.
1994년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벌어진 동부컨퍼런스 결승에서 인디애나의 레지 밀러가 바로 'in the zone'에 있었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은 그야말로 적지였지만 레지 밀러는 극성스런 뉴욕 팬들의 기세에 눌리지 않고 '악역'을 훌륭히 해냈다. 시리즈는 2승 2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던 5차전에서 레지 밀러는 39득점을 올렸다. 그 중 특히 4쿼터에 보여준 레지 밀러의 모습은 'in the zone' 그 자체였다. 레지 밀러는 4쿼터에만 3점슛 5개를 포함해 25점을 올려 뉴욕 닉스를 93-86으로 꺽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해냇다.
그러나 이런 레지 밀러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인디애나는 6, 7차전을 모두 패해 뉴욕에게 NBA 파이널리스트의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