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집에 갔어요
열밤 자는 동안 해가 바뀌어 새해가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어린이집에 온 아이들은 새로운 나이를 세어봅니다.
우주 : 이제 네 살이야.
친구들도 다 네 살이야.
든 : 내가 네 살인데? 친구들은 다섯살이야.
하연 : 우리 다 네 살이야.
도율 : 나는 곧 다섯살이야.
해가 지나도 여섯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아해 했던 아이들이 이제 먼저 서로의 나이를 이야기하며
다시 네 살, 다섯살이 되는 것을 흥미로워 합니다.
쉬는 동안 서로 어떤 시간들을 보냈는지 이야기 나눕니다.
현서 : 마주이야기에 제 이야기 있어요.
저 벌교 할머니집 가서 연도 날리고,
해 넘어가는 것도 보고,
해 뜨는 것도 봤어요.
우주 : 우주도 할머니집에 갔어요.
은하랑 같이 강아지랑 놀았어요.
할머니 강아지 키우시거든요.
이름은 우주가 아직 잘 몰라요.
현서 : 우리 할머니집에는 고양이 있는데.
길 고양이가 내 옆을 빙빙 돌아서
할아버지가 고양이 집도 만들어 주셨어.
든 : 나도 할머니집에 갔는데.
누나집에도 갔고.
누나집에서 노는게 나는 좋아.
나는 한 번은 주사 맞으러도 갔고, 할머니집에서도 놀고.
TV도 보고, 컴퓨터도 하고, 점프점프도 하고, 자동차 3개나 사고.
연말 연시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미루었던 일들을 하기도 하며 보냈습니다.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푹 쉬는 시간이 되기도 했지요.
하연 : 봄이랑 트램펄린 타고 있는 거야.
봄이가 "목 마르지 않아?"
해서 우유도 데워서 먹고.
봄이랑 더 친해졌어.
현서 : 봄이랑 하연이는 옷도 똑같이 입고 있네.
도율 : 아빠가 없을 때 누나랑 같이 유령 파티를 했어.
유령을 만들어서 노는 거야.
그건 풍선이야.
유령 파티를 하니까 재미있었어.
누나는 무섭다고 방으로 숨고 나는 즐거웠어.
엄마는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어.
시우 : 바다에 갔어.
파도가 와서 바닷물이 모래를 지우기 시작했어.
시우랑 엄마, 형아는 발에 모레가 잔뜩 묻어버렸고,
지우는 미끄러졌어.
지우 : 엄마랑 아빠가 눈이 많이 와서 치우고 있는 거에요.
저는 집에서 놀고요.
그런데 바다는 안 갔어요.
눈도 안 왔고요.
그냥 생각해 본 거에요.
시우와 지우는 방학동안 있었던 일을 떠올리기보다,
가족과 함께 했던 인상적이었던 날을 떠올리고, 겨울의 이미지를 떠올려봅니다.
어떤 추억을 남기는 것보다 휴식의 시간을 갖는 것도 소중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빈 : 기차마을 갔는데 타조가 있었어.
먹이 먹는게 귀여웠어.
나도 주고 싶었는데 좀 무서웠어.
놀이동산 가서 기차도 탔어.
엄마랑 타조를 봐서 기뻤어.
신준이는 회전 목마를 타고 어지러워서 눈을 못 뜨겠대.
든 : 놀이터 가고요.
할머니집에도 가고요.
누나집에도 가고요.
차 타고 가는게 제일 좋았어요.
우주 : 강아지랑 노는 거 너무 즐거워서
할머니집에 계속 있고 싶었어.
예쁘다, 예쁘다 해줬어.
까만색 강아지인데 옆에는
하얀색 털도 조금 있어.
현서 : 벌교 할머니집에서 엄마랑 숨바꼭질 하고
할머니집에서 놀다가 한 밤 자고 해뜨는 것도 보러갔어.
해가 예뻤어. 색깔이 예뻤고.
엄마랑 할머니랑 오빠랑 같이 보니까 더 재미있었고.
일상의 소소한 기쁨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경험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일상을 보내며, 새해의 이야기를 쌓아갈 것 입니다.
[새노래]
떡국 한 그릇 뚝딱
백창우 시, 백창우 곡
떡국 한 그릇 먹고 나이 한 살 먹고
떡국 두 그릇 먹고 또 한 살 먹고
아침 일찍 일어나 예쁜 새 옷을 입고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버지 큰어머니
아버지 어머니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
어른들께 차례차례 세배를 하고
맛있는 떡국 한 그릇 뚝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