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기아전을 앞둔 LG 김성근 감독은 여전히 욕심이 없다. 무엇보다 시즌 전 최하위권으로 분류되던 전력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올 수 있도록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마워하는 표정이다.
그러면서도 "며칠새 흰머리가 부쩍 늘었다"며 기아에 맞설 비책을 철저히 세우고 있음을 시사했다. 부담없이 나서 완승했던 현대전에서처럼 기아전에서도 아픈 곳을 꼭 찌르겠다며 여전히 '외유내강'의 자세다.
▲'V9'은 기아의 '적'
명가의 전통을 이어가려는 코칭스태프의 책임감과 젊은 선수들의 부담감은 기아가 한국시리즈로 가는 데 있어 걸림돌로 작용한다. 김감독은 기아 '영파워'들이 정규시즌과 달리 승부처에서 실수를 할 가능성 크다고 판단, 팽팽한 경기에서 기아가 조금만 흔들리면 '황금 허리진'을 마운드에 줄세워 승부를 내려 한다.
준플레이오프 승리로 부담감이 더욱 줄어든 LG 선수들은 오히려 가벼운 몸놀림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 LG의 준플레이오프 상대였던 현대 선수들도 분위기를 한차례 넘기자 몸놀림이 경직되며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1년 농사'를 망치고 말았다.
▲마운드 오른손 편중은 '독약'
기아에는 왼손투수가 오철민 1명뿐이다. 서용빈 김재현 등 '간판 왼손타자'들이 빠졌지만 '왼손라인'을 재구축해 기아 오른손투수들을 잡으려 하고 있다. 손지환이 나섰던 지명타자 자리에 왼손 심성보를 내세우는 것이 승부수.
스위치히터 2번 이종열을 시작으로 3번과 5번을 번갈아 맡을 이병규와 박용택에 이어 심성보를 6번에 배치해 상위타선을 '왼손 지뢰밭'으로 만들 작정이다. 김감독은 준플레이오프가 끝나자마자 타격훈련을 하는 심성보 옆에 바짝 붙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