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커들의 성지라고 불려지는 굴업도.
말로만 들었던 곳인데 때마침 안산에 출장이 잡혀서 연말휴일을 틈타 안산 주변의 백패킹 장소를 검색하다가 굴업도에 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천에서 덕적도를 거쳐 굴업도에 들어가는게 일반적인 코스인데 안산에 있으니 대부도를 통해서 덕적도를 들어가는 방법도 있고 오히려 배삯은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서 좋을 뿐만 아니라 무료 주차장이 있어 주차비 걱정을 하지 않으니 일거양득이다. ^^
9시 20분 배를 타기 위해서 방아머리선착장으로 아침일찍 향했는데 평일이다보니 공단으로 향하는 출근차량에 가다서다를 반복하니 시간은 여유를 가지고 나서는 것이 좋을 듯.
여객터미널 바로 앞에 횟집이 몇 군데 있어 싱싱한 방어회 한접시 썰어서 배를 탄다. 혼자서 굴업도를 독차지 하려고 했는데 마침 안산에 사는 부랄친구도 종무식을 해서 배에 같이 올랐다.
덕적도까지 가는 페리는 상당히 컸고 내부도 깨끗했다. 매점도 있고 방도 따시고... ^^
약 4시간에 걸쳐 굴업도에 도착. 미리 예약해둔 장할머니 민박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굴업도는 굴이 없는 줄 알았는데(농담) 굴이 듬뿍 들어간 전통 된장국이 정말 맛있었다. ㅋㅋ
이때까지만 해도 정말 분위기가 좋았건만 저녁 늦게 눈이 내릴 줄 알았던 날씨는 점심먹는 도중에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더니 제법 내리기 시작한다.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민박집에 쳐박혀있기를 2시간...
그렇다고 마냥 민박집에서 죽치고 있을 수도 없어 빗속을 뚫고 예정된 박지인 개머리 언덕으로 향한다.
비가 잦아들 것 같더니 능선에 올라서자 빗줄기가 거세지고 바람도 세차게 불어서 몸이 휘청거려 급기야 민박집으로 대피... ㅠㅠ
물에 빠진 생쥐마냥 쫄딱 젖은 옷가지와 양말을 리액터에 말리다가 지쳐서 잠이 든다.
다행히 민박집 전기보일러가 빵빵해서 바닥에 옷가지를 깔아놓으니 밤새 뽀송뽀송하게 말랐다는...
아침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려 했건만 구름이 끼어서 일출도 제대로 보일 것 같지 않아 포기하고 싸가져간 북어국과 오리고기로 아침식사를 마친 후 굴업도 트래킹에 나선다.
처음으로 점프샷에 도전도 해봤는데 이렇게 힘들 줄이야... ㅠㅠ
아무도 없는 개머리 언덕에 홀로 텐트를 치고 멋진 은하수와 함께 야경을 찍으려고 했건만 그냥 독사진으로 만족하며 발길을 돌린다.
노루떼가 오히려 이방인들을 구경하는 시츄에이션... 보기에는 좋아보이지만 요녀석들 때문에 굴업도에는 산나물과 야생화들이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도 있다.
떠나는 날에 날씨가 좋아 하루 더 있으면서 신년 일출까지 보고 싶었지만 가족들이 기다리는 관계로 아쉬움을 뒤로한 채 굴업도를 나온다.
친구와 배를 타고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굴업도의 광활한 벌판에서 마음껏 소리치며 마음속 묵은 것을 꺼내놓고 한해를 접는다. 새해에는 보다 더 즐거운 일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
첫댓글 깨몽써니님 제 거주지 안산 다녀가셨군요.
그런데 사진이 액박(x)입니다.
저만 그런가요?ㅠ
아... 머슴님이 그쪽에 계시는군요. 가끔씩 출장을 가는데 다음엔 연락드리고 만나서 인사드리고 가야되겠습니다. ^^
액박은 붙여넣기해서 그런가봅니다. 곧 수정하겠습니다.
@깨몽써니 아..
네 서로시간이 맞으시면 차라도 한잔 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안보입니다, 저도 조만간 굴업도를 가보려고 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액박 수정했습니다. 저는 날씨가 허락하지 않아서 제대로 된 야영을 못했지만 산마루가님은 좋은 날 택하여 잘 다녀오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1.01 21:1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1.01 21:20
덕적도행배에서 먹는 회한접시는 정말 꿀맛이지요. 사진 잘봤습니다. 아미쿠스 버너도 같이 주실 선물(?)도 기대됩니다^^
그런 일이 없었는데 문자보고 송장보낸 답문자가 없어서 황당했습니다. 급하지 않으시다니 다행이었고 매너전화에 이해까지 해주시니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물이 약소해서 너무 기대하시면 실망하시는게 아닐까 걱정이네요. ^^;
깨몽님 여기서 보니 더 반갑네요
우연히 들렀다 보고 갑니다^^
댄디님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승하세요. ^^
깨몽써니님 북쪽으로 멀리도 올라 오셨군요 새해 첫그림 감사하게 잘 보았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워치님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떡 본김에 제사 지낸 격입니다. ㅎㅎ
굴업도는 2번 가봤는데...올려주신 사진 보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고생하셨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