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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두축명(人頭畜鳴)
사람의 머리를 가지고 짐승 소리를 낸다는 뜻으로, 선악을 분별하지 못하며, 그저 말만 해대는 꼴을 비유한 말이다.
人 : 사람 인(人/0)
頭 : 머리 두(頁/7)
畜 : 가축 축(田/5)
鳴 : 울 명(鳥/3)
출전 : 사기(史記) 卷06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
참조 : 인면수심(人面獸心)
이 성어는 사기(史記) 卷06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에서 사마천(司馬遷)이 평을 하면서 반고(班固) 전인(典引)의 내용을 인용한 부분에서 연유한다.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진시황이 죽고 호해(胡亥; 2세 황제)가 지극히 어리석어, 여산(酈山)의 공사가 미처 끝나지 않았는데 다시 아방궁을 지어 이전의 계획을 마쳤다.
始皇既歿, 胡亥極愚, 酈山未畢, 復作阿房, 以遂前策.
그러고는 말했다. '천하를 소유한 것은 귀하게 여기는 것은 하고 싶을 것을 마음껏 다 할 수 있어서인데 대신들은 선왕이 했던 사업을 폐기해 버리려고 생각하는구나.'
云: 凡所為貴有天下者, 肆意極欲, 大臣至欲罷先君所為.
이윽고 이사와 풍거질을 죽이고 조고(환관)를 임용했다.
誅斯去疾, 任用趙高.
가슴 아프다. 이 말이여, 사람의 머리로 짐승처럼 우는 꼴이구나!
痛哉言乎. ��️人頭畜鳴.
위협하지 않았다면 죄악으로 인해 징벌되지 않았을 것이고, 죄악이 심하지 않았다면 허망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不威不伐惡, 不篤不虛亡.
황제의 자리에 이르러서도 머무를 수 없었으며, 잔인하고 포악하여 때를 재촉했으니, 비록 지형이 유리한 나라를 차지했다 해도 오히려 국토조차 보존할 수 없었던 것이다.
距之不得留, 殘虐以促期, 雖居形便之國, 猶不得存.
(史記/卷06 秦始皇本紀)
인두축명(人頭畜鳴)
사람의 머리로 짐승처럼 울다.
사람을 짐승에 비유하거나 짐승보다 못하다고 하면 불같이 화를 낸다. 아니 짐승보다 더하다고 해도, 짐승과 같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사람이라야 사람이지'에서 보듯 사람은 각색이다. 사람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은 짐승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사람에게 항의 못하는 짐승이 억울할 때도 있다. '사람은 구하면 앙분을 하고 짐승은 구하면 은혜를 안다'는 속담이 있으니 말이다.
분하게 여겨 앙갚음하는 것이 앙분(怏憤)이다.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짐승보다 분명히 못하다. 사람 얼굴에 짐승 마음을 가진 인면수심(人面獸心)이다.
사람의 머리를 가지고(人頭) 짐승처럼 운다(畜鳴)는 성어도 마찬가지 사람답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사마천(司馬遷)이 불멸의 역사서 사기(史記)의 진시황(秦始皇) 본기에서 호해(胡亥)를 평하면서 한 표현이다.
이세(二世) 황제인 호해는 처음 천하 통일한 시황제가 죽은 뒤 환관 조고(趙高)와 승상 이사(李斯)의 간계로 왕세자 부소(扶蘇)를 몰아내고 제위에 올랐다. 이후 중용한 간신 조고가 정권을 좌우해 지록위마(指鹿爲馬)란 성어를 남긴 어리석은 황제였다.
제위에 오르고부터 가혹한 세금과 부역으로 백성들의 원성을 샀던 호해는 시황제가 짓다가 미처 완성하지 못한 아방궁(阿房宮)의 대대적 공사에 들어갔다.
진승(陳勝) 등의 농민반란이 일어나 어지러운 중인데다 공사를 일으키자 보다 못한 좌승상 이사, 우승상 풍거질(馮去疾)이 나서 공사 중단을 간언했다. 천하를 소유한 자신을 막는다고 노한 호해는 옥리에게 신문하게 하고 죽게 했다.
사마천이 '가슴 아프다, 사람의 머리로 짐승처럼 우는 꼴이구나(痛哉言乎, 人頭畜鳴)'하며 이 사실을 한탄했다.
호해와 조고도 악행만큼 제 명을 못 살고 죽음을 당했다. 사람의 얼굴에 짐승의 마음을 가진, 짐승처럼 울부짖는 인간 이하의 사람들은 전제군주의 치하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오늘날도 수시로 본다.
자신의 재혼에 방해가 된다고 자녀를 살해하는 엄마, 쾌락에 빠진 부모가 어린 딸을 굶겨 죽이고, 치매로 고생하던 노모를 더 이상 돌보지 못한다며 아들이 함께 죽는다.
이보다 사소한 일은 부지기수지만 고사총으로, 독극물로 친척을 참살한 뒤 공포로 주민을 다스리는 북쪽 지역에 비해 정도가 낮다고 짐승에 낯을 쳐들 일은 아니다.
폭군 혼군 용군, 혼용무도
문란한 지도자의 종류도 한가지가 아니다. 폭군(暴君), 혼군(昏君 혹은 暗君), 용군(庸君)으로 나눈다.
율곡(栗谷) 이이(李珥)는 임금의 도리(君道)를 논하면서 이렇게 구별했다.
폭군이란, 욕심이 지나치고 바깥의 유혹에 빠져 백성의 힘을 다 빼앗아 충언을 물리치면서 자기만 성스러운체 하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는 자라는 것이다.
혼군(혹은 암군)이란, 정치를 잘하려는 뜻은 있지만 총명하지 못해 현명한 자 대신 간사 무능하거나 신뢰할 수 없는 자들을 기용해서 패망하는 군주라는 것이다.
용군이란, 나약하고 과단성이 없어 구태만 되풀이 하다가 나라를 망치는 지도자를 말한다.
(율곡전서/잡저 동호문답)
고기죽 먹으면 되잖아
재능은 탁월했으나 여인(말희, 달기)의 유혹에 빠져 충신(종고, 기자)의 말을 듣지 않고 폭정을 휘두른 하나라의 걸왕과 상나라의 주왕이 폭군의 대명사이다.
혼군은 진(秦) 2세 호해(胡亥)가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다. 아방궁 공사를 만류하는 대신들에게 '내 맘대로 하고 싶어서 황제가 됐는데 무슨 헛소리냐'고 일축했다.
사마천은 이를 두고 '인두축명(人頭畜鳴)' 즉 '사람의 머리를 하고 짐승의 소리를 내뱉는다'고 혀를 찼다.
진혜제(晉惠帝)는 어떤가? 큰 흉년이 들어 사람들이 굶어죽자 '왜 고기죽을 먹지 않는거냐(何不食肉미)'고 고개를 갸웃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후한의 마지막 황제인 영제(靈帝)는 용군에 속할 것이다. 십상시(十常侍)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영제는 유력한 환관이던 장양과 조충을 '나의 아버지 장상시, 나의 어머니 조상시'라 추켜세웠다.
조선의 연산군은 어떨까? 하필이면 호해를 롤모델로 삼아 '임금 마음대로 살겠다'고 했고, 간신 유자광과 임사홍을 믿었으니 굳이 분류하자면 혼군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백성의 힘을 다 빼앗았다는 점에서는 폭군의 오명을 써도 되겠다.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분류법에 따르면 3자 간 경계는 모호하지만 미묘한 차이도 감지할 수 있다. 혼군과 용군의 경우 지도자의 무능에 강조점을 둔다면, 폭군은 독선과 불통에 따른 폭정의 뉘앙스가 물씬 풍긴다. 백성을 도탄에 빠뜨렸다는 점에서는 셋다 도긴개긴이지만…
격양가의 시대는 없지만…
그러니 맹자는 이런 무능하고 제 멋대로 임금의 정치는 곧 혁명을 부른다고 설파했다. '못을 위하여 고기를 몰아 주는 것은 수달이다. 나무 숲을 위하여 참새를 몰아 주는 것은 새매다. 탕무를 위하여 백성을 몰아 준 자는 걸주이다.'
爲淵驅魚者獺也 爲叢驅爵者鸇也 爲湯武驅民者 桀與紂也.
(맹자/이루 上)
무슨 말이냐면 폭군들인 하의 걸왕과 상의 주왕의 실정은 곧 민심의 이반을 낳았고, 그 흩어진 민심은 새 주인인 상 탕왕과 주 무왕에게 옮겨갔다는 뜻이다.
상나라 탕왕이 혁명을 일으켜 하나라 걸왕을, 주나라 무왕이 상나라 주왕을 각각 정벌한 것을 지칭한다.
정치의 지향점은 물론 요순 시대일 것이다. 요순시대가 어떤 때인가?
요임금 때 50살 된 이가 길에서 땅을 두드리고 노래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이를 본 어떤 이가 '위대하도다. 요임금의 덕이요'라고 운을 떼자 노래를 부르던 이가 말했다. '나는 해가 뜨면 일을 하고 해가 지면 쉬면서 우물을 파서 물을 마시고 밭을 갈아서 밥 먹을 뿐이다. 임금님의 대체 나에게 무슨 상관이랴.'
日出而作 日入而息 鑿井而飮 耕田而食 帝力於我何有哉.
(논형/예증)
이것이 '격양가'의 유래이다. 즉 임금이 누구인지 몰라도 잘먹고, 잘사는 이상사회가 바로 요순시대이며, 그런 정치를 한 이가 바로 성군(聖君)인 것이다.
그러나 요순의 정치를 따라가기는 언감생심이 아닌가. 역대 군주들은 요순과 같은 성군은 아니더라도 성군을 지향하는 군주의 모습을 보여 주고자 했다.
예컨대 이이는 문란한 정치를 분류법은 언급하면서, 한편으로는 '잘하는 정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잘하는 정치에도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임금의 재지(才智)가 출중해서 호걸을 잘 부리면 잘하는 정치가 되고, 재지는 좀 부족하더라도 어진 이에게 맡긴다 해도 잘하는 정치가 된다.'
(율곡전서/동호문답)
이이는 전자를 격양가가 울려퍼진 태평성대의 성군시대라 했다. 그렇다면 후자는?
이이는 상나라 태갑과 주나라 성왕을 후자의 대표주자로 꼽았다. 즉 두 사람은 군주의 자질은 모자랐지만 그야말로 현명한 신하를 발탁함으로써 성군에 버금가는 명군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이다.
'태갑과 성왕은 부족했다. 만약 성스러운 신하(聖臣)의 보좌가 없었다면 나라가 전복됐을 것이다. 그런데 태갑은 이윤(伊尹)에게 정사를 맡기고, 성왕은 주공(周公)에게 정사를 맡겼다. 이로서 덕(德)을 기르고 학업을 닦아 대업(大業)을 이었으니, 이것이 이른바 어진 신하에게 정사를 맡겨 왕도를 행한 자이다.'
이이는 또 후자의 예로 춘추 5패 중 한사람인 진 문공과 제환공, 한고조, 그리고 당태종, 송태조 등을 예로 들었다. 그야말로 귀신의 경지인 성군은 못되더라도 '사람만 잘 쓰면' 명군의 대열까지는 합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랬으니 순자는 '현명한 군주는 휼륭한 인재를 구하는 일을 서두르고, 우매한 군주(암군)는 세를 불리는 일을 서두른다(明主急得其人 而闇主急得其勢)'고 했다. 이 순간 되새겨봐야 할 구절이 아닌가.
황제는 야위지만 백성은 살찐다
좋은 신하의 쓴소리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려주는 당나라 현종의 일화도 있다. 즉 당나라 현종은 처음엔 명군이었다가, 훗날 혼군으로 전락했다.
그런데 호화잔치가 열리면 현종은 늘 안절부절 못해 '이 일은 한휴(韓休)가 아느냐?'고 물었다. 한휴의 사나운 간언이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현종이 '이 일을 한휴가 아느냐?'고 묻는 그 순간, 이미 한휴의 매서운 상소문이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현종의 좌우 신하들이 한휴를 겨냥해서 현종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휴가 정승이 된 이후에 폐하께서 전보다 사뭇 여위셨습니다.'
그러자 현종은 한탄하면서 이렇게 대꾸했단다. '나는 비록 여위었지만 천하 백성은 살쪘구나.'
이 한휴의 일화는 연산군 시절인 1495년(연산군 1년) 손순효가 다름아닌 연산군에게 감히 전해올린 상소문이다.
당시 판중추부사 손순효는 바른 말을 했던 대간들이 잡혀가는 불상사가 발생하자 다른 사람들은 입을 모두 닫고 있는 상황에서 분연히 일어난 것이다.
'연산군일기'는 '다른 재상들이 입을 닫고 있는 가운데 손순효의 상소가 올라오자 모두들 시원하게 여겼다'고 기록했다.
손순효는 언로(言路)를 막으면 안된다고 감히 아뢰면서 '전하께서는 요순 같은 성군이 되겠습니까. 아니면 그 이하의 임금이 되겠습니까'고 다그쳤다.
그러고 보면 연산군에게는 그나마 이런 목숨을 내놓고 바른 말을 했던 신하들이 있기는 했다. 그 말을 임금이 잘 들었다면 혼군이니 폭군이니 하는 말을 듣지 않았을 것인데 안타까운 일이다.
하기야 '주역'의 64괘 중에는 이런 괘가 있다. 명이(明夷)라는 괘인데, 이것은 암군(暗君)이 위에 있으면 밝은 신하가 해침을 당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신하라도 임금을 잘못 만나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불현듯 이런 구절이 떠오른다. '한비자' '관행(觀行)'이다. 명군과 암군의 차이에 대해서 이렇게 적고 있다. '남는 것으로 부족분을 채우고, 짧은 것은 긴 것으로 이어나가는 사람을 현명한 임금이라 한다(以有餘補不足 以長續短之謂明君).'
이것이 어지러운 시대, 지도자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교수신문이 올 한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꼽았다. '혼군'와 '용군'을 뜻하는 '혼용'과 논어의 '천하무도' 구절의 '무도(無道)'를 뽑아 만든 성어라 한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널리 세상 사람의 이야깃거리가 됨을 일컫는 말을 인구회자(人口膾炙), 인간 생활에 있어서 겪는 중대한 일을 이르는 말을 인륜대사(人倫大事), 사람은 죽고 집은 결딴남 아주 망해 버림을 이르는 말을 인망가폐(人亡家廢),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있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이나 오래 살고 못 살고 하는 것이 다 하늘에 달려 있어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명재천(人命在天), 사람의 산과 사람의 바다라는 뜻으로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모인 모양을 이르는 말을 인산인해(人山人海), 사람마다 마음이 다 다른 것은 얼굴 모양이 저마다 다른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을 인심여면(人心如面), 여러 사람 중에 뛰어나게 잘난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인중사자(人中獅子), 여러 사람 중에 가장 못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인중지말(人中之末),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사람은 곤궁하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은 궁해지면 부모를 생각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궁반본(人窮反本),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의 도리를 벗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인비인(人非人),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사람의 근본은 부지런함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재근(人生在勤),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남의 신상에 관한 일을 들어 비난함을 이르는 말을 인신공격(人身攻擊), 아주 못된 사람의 씨알머리라는 뜻으로 태도나 행실이 사람답지 아니하고 막된 사람을 욕하는 말을 인종지말(人種之末), 남이 굶주리면 자기가 굶주리게 한 것과 같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인기기기(人飢己飢), 인마의 왕래가 빈번하여 잇닿았다는 뜻으로 번화한 도시를 이르는 말을 인마낙역(人馬絡繹),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으로 남의 은혜를 모름 또는 마음이 몹시 흉악함을 이르는 말을 인면수심(人面獸心), 사람은 목석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은 모두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목석과 같이 무정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인비목석(人非木石),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인사불성(人事不省) 등에 쓰인다.
▶️ 頭(머리 두)는 ❶형성문자로 头(머리 두)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豆(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豆(두)는 고기 따위를 담는 식기로서 둥근 그릇에 높은 발이 달려 있고, 頁(혈)은 얼굴이나 머리에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頭(두)는 豆(두)라고 하는 도구가 서 있듯이 사람의 머리가 몸위에 곧게 달려 있는 모습으로 머리와, 일의 시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頭자는 '머리'나 '꼭대기', '처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頭자는 豆(콩 두)자와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豆자는 '콩'이라는 뜻이 있지만, 본래는 제기 그릇을 그린 것이다. 전국시대 때의 頭자를 보면 豆자 위로 頁자가 그려져 있었다. 마치 사람의 머리를 제기 그릇에 올린 것 같지만 이것은 사람의 머리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니 豆자는 발음과 함께 사람의 신체 윗부분에 있는 머리를 표현하기 위해 쓰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頭(두)는 (1)주로 마소나 양, 돼지 같은 네발 가진 짐승의 수효(數爻)를 세는 단위 (2)골치 등의 뜻으로 ①머리 ②꼭대기, 최상부(最上部) ③우두머리 ④처음, 시초(始初) ⑤첫째, 상위(上位) ⑥맨 앞, 선단(先端) ⑦근처(近處), 근방(近方) ⑧변두리 ⑨물건을 셀 때의 단위, 마리 ⑩사람을 세는 말 ⑪음식상을 세는 말 ⑫지혜(智慧), 재능(才能) ⑬어조사(語助辭)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우두머리 추(酋), 머리 수(首), 으뜸 괴(魁),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꼬리 미(尾)이다. 용례로는 머리의 존칭을 두상(頭上), 머리가 되는 차례를 두서(頭序), 머리가 아픈 증세를 두통(頭痛), 좋지 못한 집단의 우두머리를 두목(頭目), 실마리를 두서(頭緖), 짐승 따위의 머리에 있는 뿔을 두각(頭角), 머리와 낯을 두면(頭面), 머리 털을 두발(頭髮), 음절의 첫소리를 두음(頭音),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이 어떤 일에 오로지 파묻힘을 몰두(沒頭), 머리나 마음 속의 생각을 염두(念頭), 이야기의 말머리를 화두(話頭), 글이나 일의 첫머리를 벽두(劈頭), 해의 첫머리를 연두(年頭), 이야기나 글의 첫머리를 모두(冒頭), 어떠한 곳에 몸소 나감을 출두(出頭), 마주 대해 입으로 하는 말을 구두(口頭), 시가지의 길거리를 가두(街頭),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향하고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음을 이르는 말을 두동미서(頭東尾西), 머리가 벗어지고 이가 빠져 사이가 벌어진다는 말을 두동치활(頭童齒闊), 참형을 당하여 머리와 다리가 따로따로 됨을 이르는 말을 두족이처(頭足異處), 정신이 어찔하여 쓰러짐을 이르는 말을 두중각경(頭重脚輕),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하면 건강에 좋음을 이르는 말을 두한족열(頭寒足熱) 등에 쓰인다.
▶️ 畜(짐승 축/쌓을 축, 기를 휵)은 ❶회의문자로 田(전; 밭)과 玄(현; 붇게 하다, 玆의 생략자)의 합자(合字)이다. 밭의 작물을 키워 붇게 하는 것으로 가축의 뜻으로 빌어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畜자는 '짐승'이나 '가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畜자는 玄(검을 현)자와 田(밭 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畜자를 보면 끈을 묶은 동물의 밥통과 창자가 그려져 있었다. 밥통에는 점이 찍혀 있는데, 이것은 음식물이 들어가 있다는 뜻이다. 왜 동물의 창자에 음식을 넣어 놨을까? 음식을 오래도록 저장하고 보관하는 방법의 하나는 동물의 창자에 음식을 채워 건조하는 것이었다. 순대나 소시지도 모두 이러한 저장법의 일종이었다. 畜자는 이렇게 음식을 비축한다는 의미에서 '쌓다'나 '비축하다'를 뜻했었지만, 후에 '짐승'이나 '가축'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艹(풀 초)자를 더한 蓄(쌓을 축)자가 '비축하다'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畜(축, 휵)은 ①짐승, 가축(家畜) ②개간(開墾)한 밭 ③비축(備蓄) ④쌓다, 모으다 ⑤쌓이다, 모이다 ⑥간직하다, 소장하다(所藏--) ⑦제지하다(制止--), 말리다, 그리고 ⓐ기르다, 양육하다(養育--)(휵) ⓑ먹이다, 치다(휵) ⓒ아끼다, 사랑하다(휵) ⓓ효도하다(孝道--)(휵) ⓔ부지런히 힘쓰는 모양(휵)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소 우(牛), 짐승 수(獸),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사람 인(人)이다. 용례로는 가축을 기르는 건물을 축사(畜舍), 사람에게 길러서 사는 온갖 짐승 또는 사람답지 못한 사람의 비유를 축생(畜生), 저축함이나 모아둠을 축적(畜積), 가축을 들에서 기름을 축목(畜牧), 한 집에서 데리고 같이 사는 기생을 축기(畜妓), 가축에게 하듯이 마구 욕을 함을 축매(畜罵), 가축을 쳐서 생산을 내는 일을 축산(畜產),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에게 길들여져 집에서 기르는 짐승을 가축(家畜), 가축을 기름을 양축(養畜), 가축을 많이 기르는 일을 목축(牧畜), 집짐승을 놓아서 기름을 방축(放畜), 가축을 도살하는 일을 도축(屠畜), 농가의 집 짐승을 농축(農畜), 기르는 가축이 없음을 무축(無畜), 농업을 경영함을 수축(樹畜), 노예처럼 천대하여 기름을 노축(奴畜), 농사를 짓고 수레를 끄는 일 따위에 부리어 쓰이는 가축을 역축(役畜), 말이나 소 이외의 가축을 잡축(雜畜), 늙은 사람을 욕하여 이르는 말을 노축(老畜), 남에게 자기의 아내를 낮추어 이르는 말을 천축(賤畜), 새도 제 보금자리를 그리워한다는 말을 조축지연(鳥畜之戀), 돼지처럼 대하고 짐승처럼 기른다는 뜻으로 사람을 예로써 대우하지 않고 짐승같이 대한다는 말을 시교수축(豕交獸畜) 등에 쓰인다.
▶️ 鳴(울 명)은 ❶회의문자로 鸣(명)은 간자(簡字)이다. 鳥(조)는 새의 모양으로, 나중에 꼬리가 긴 새를 鳥(조), 꼬리가 짧은 새를 새추(隹; 새)部라고 구별하였으나 본디는 같은 자형이 두 가지로 나누어진 것이며 어느 쪽도 뜻에 구별은 없다. 한자의 부수로서는 새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여기서는 수탉을, 口(구)는 입, 소리로 수탉이 때를 알리는 모양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鳴자는 '울다'나 '(소리를)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한자를 이해하는 팁 중 하나는 글자 앞에 口(입 구)자가 있으면 대부분이 '소리'와 관련된 뜻이라는 점이다. 鳴자가 그러하다. 鳴자 역시 口자와 鳥(새 조)자가 결합한 것으로 새가 우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수탉이 운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가 바로 鳴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鳴자를 보면 口자와 함께 닭 볏이 강조된 수탉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수탉이 鳥자로 표현했기 때문에 본래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鳴(명)은 ①새가 울다 ②울리다 ③소리를 내다 ④부르다 ⑤말하다, 이야기하다 ⑥이름을 날리다 ⑦놀라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울리어서 진동함을 명동(鳴動), 마음에 느껴 사례함을 명사(鳴謝), 북을 쳐서 울림을 명고(鳴鼓), 산 비둘기를 명구(鳴鳩), 혀를 참을 명설(鳴舌), 종을 쳐서 울림을 명종(鳴鐘), 고운 목소리로 우는 새를 명금(鳴禽), 우는 학을 명학(鳴鶴),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짐을 명향(鳴響), 원통하거나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하여 나타냄을 명로(鳴露), 코를 곪을 명비(鳴鼻), 큰 소리를 내며 뒤흔든다는 명흔(鳴掀), 갑작스러운 위험이나 두려움 때문에 지르는 외마디 소리를 비명(悲鳴), 남의 생각이나 말에 동감하여 자기도 그와 같이 따르려는 생각을 일으킴을 공명(共鳴), 저절로 소리가 남을 자명(自鳴),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 바다에서 들려 오는 먼 우레와 같은 소리를 해명(海鳴), 땅 속의 변화로 산이 울리는 소리를 산명(山鳴), 때를 알리는 종이 울림을 종명(鐘鳴), 사이렌 등을 불어 울림을 취명(吹鳴), 새가 소리를 합하여 욺으로 여러 가지 악기가 조화되어 울림을 화명(和鳴), 외손뼉은 울릴 수 없다는 뜻으로 혼자서는 어떤 일을 이룰 수 없다는 말 또는 상대 없이는 싸움이 일어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고장난명(孤掌難鳴),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모가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계명구도(鷄鳴狗盜), 여러 사람이 서로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일 또는 많은 학자들의 활발한 논쟁을 일컫는 말을 백가쟁명(百家爭鳴), 함곡관의 닭 울음소리라는 뜻으로 점잖은 사람이 배울 것이 못되는 천한 기능 또는 그런 기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을 함곡계명(函谷鷄鳴), 한 번 울면 사람을 놀래킨다는 뜻으로 한 번 시작하면 사람을 놀라게 할 정도의 대사업을 이룩함을 이르는 말을 일명경인(一鳴驚人), 새가 삼 년 간을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큰 일을 하기 위하여 침착하게 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불비불명(不飛不鳴), 닭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인가나 촌락이 잇대어 있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계명구폐(鷄鳴狗吠), 닭 울음소리를 묘하게 잘 흉내 내는 식객을 이르는 말을 계명지객(鷄鳴之客), 새벽닭이 축시 곧 새벽 한 시에서 세 시 사이에 운다는 뜻에서 축시를 일컫는 말을 계명축시(鷄鳴丑時), 닭 울음의 도움이란 뜻으로 어진 아내의 내조를 이르는 말을 계명지조(鷄鳴之助), 종을 울려 식구를 모아 솥을 벌여 놓고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부유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종명정식(鐘鳴鼎食), 소의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라는 뜻으로 매우 가까운 거리를 이르는 말을 일우명지(一牛鳴地), 태평한 시대에는 나뭇가지가 흔들려 울릴 정도의 큰 바람도 불지 않는다는 뜻으로 세상이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풍불명지(風不鳴枝), 개구리와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댄다는 뜻으로 서투른 문장이나 쓸데없는 의논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와명선조(蛙鳴蟬噪)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