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여행기
일어나 창문을 내려다 보니 눈앞에 펼쳐지는 아직도 살아
숨쉬는 듯한 南國의 열정으로 우리를 반기는 바타비아
그렇다! 지난 세월 우리가 사랑했던 바타비아 TWO 하나는
자카르타 너, 그리고 화신으로 남은 너
맞 바람 비행으로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 지연 되어
미드나잇 체크인을 하고 나니 밤 12시가 넘은 시각
단장의 호출로 소집된 첫 바타비아(자카르타) 입성식
첫날밤 자축연으로 비상시에만 먹기로 한 양주 4병 중
한 병을 꿀떡...인연되어 살아 온 지난 날들의 만남,
그리고 긴 세월이 흘러 다시 이어진 만남 현지시각
새벽 3시(한국시간 5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자
곧 8시 동녘 아침 햇살에 설잠에서 일어나 잠시 소지품
및 정리하다 한 컷 여권, 루피아, 눈에 익은 수첩
(메모 및 비용기록 용도로 갖고 옴) 현지 조직원이
센스있게 미리 준비해 건네 준 현지 핸드폰 (현지에서
조직원과의 수시 통화시 필요)
바로 앞 빌딩이 BRI 빌딩 동서를 가로지르는 SUDIRIMAN
대로가 시원하게 뻗어 보인다.지난 날 삼성, 현대 등
무역의 선봉자 종합상사를 비롯 우성, 대림건설 등
내노라하는 국내 플랜트 업체들이 입주해 전국의 현장을
진두지휘하던 메카의 산실 같았던 빌딩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발주한 스마랑 고속도로 건설,
페이톤 화력발전소 찌비농 시멘트공장, 안야르 정유공장
등등 기간산업 건설을 위해 산업전사들이 거쳐가야만
했던 곳이 BRI 빌딩이었다
시내 중심가 남북을 관통하는 GATOSUBRUTO 大路
지난 날 한국서 파견되어 온 상주원들이 호의호식하던 시절
과장급만 되면 회사에서 임차해준 대저택에 운전수와 식모
2명(취사 및 세탁담당)에 같이 나온 부인들은 사모님소리
들어가며, 주중에는 골프, 주말에는 쇼핑으로 비치,
임페럴 보석을 온 몸에 휘감고 분수 모르고 사치를 즐겼던
지상낙원의 나라에 왔던 사모님들은 마치 한순간에 재벌집
마나님이 되어 어설픈 현지어로 쮸팟 쮸팟 (빨리, 빨리)하며
노예처럼 식모처럼 그들을 호령하던 여정네들의 허세속의
세월이 있었다 남정네들은 서울서 들어오는 손님들과 매일밤
호화호식 고기와 술, 그리고 불타는 자카의 밤을 이곳저곳
가라오케를 휘집고 다니며, 남국의 이슬람 젊은 여인들을
유린하던 호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만난 젊은 여인과의 일시적
현지사랑에 푹 빠져 현실을 망각했던 유부남들 그리고 낳은
사생아 (대한: 큰아들 이름, 민국: 작은 아들) 서울로 잠시
다녀 온다면서 결국은 한국으로 영구도피했던 그들은 마치
월남전쟁시 사이공에서 근무했던 따이한과 같은 몰염치한
한국인들이었지만 현지 교민사회에서만 회자됐던 자카르타
의 남겨진 스토리였다. 어느 날 서울 화곡동 우성아파트
모 건설사 S 경리과장집에 들이닥친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상무관, 한국경찰 그리고 임신 10개월의 만삭이된 민국이
엄마 ISWATI 결국은 S과장 부인은 만삭이된 남편의 아이를
차마 돌려 보낼 수 없어 안방까지 내주며 3개월 산후조리
뒷바라지를 했던 일화도 있었다. 그리고 변호사와의 합의를
통해 매달 200$을 학교 들어가기 전인 7년동안 송금을 통해
해결했던 아이가 바로 대한, 민국 두 아들이었다. 세월이
흘러 대한, 민국이가 살던 스망기 지역의 아낙들은 민국이가
나타나면,한국인 DNA를 받아 종다리가 통통했고 잘 생긴
민국이를 부러워했다고 한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Sarina 근처 환전소에 들러 100$에
1,303,000 루피아로 환전..여행경비를 조직원이 누런 봉투에
담아 왔는데 26,480,000 루피아 3일간 쓸 경비인데 이렇게
큰 단위로 돈을 배낭에 매고 다니기는 처음이다
서구문화와 공존하는 삶이 숨쉬는 곳 자카르타 그들은
일년 한달간은 "라마단"이란 훌륭한 이슬람 종교 문화속에
잠시 삶을 쉬어간다. 금년은 5월 한 달 동안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몸을 정결히 씻은 후 간단한 음식으로 요기를 하고
한 시간정도 동이 트기전 기도를 올리며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그리고 해가 뜨면 그 순간부터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하루
5차례 금식기도를 올리는데 낮 동안 근무시간에도 일체의
식사는 물론,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금식, 금욕하는 인내로
인간 내면세계를 성찰할 시간을 갖게했던 옛이맘(지도자)들의
지혜가 오늘날까지 속세가 지배하는 삶의 타락속에서도
순수한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힘이되어 준다
자카르타 수디르만 대로 중심부에 위치한 분수대 이곳을
중심으로 대형 쇼핑몰들 SOGO소고, 그랜드 인도네시아,
SNAYAN PLAZA 등 고급 호텔들이 몰려있다. CRISTAL
JADE (크리스탈 제이드)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딤섬
전문 레스토랑 동남아 대도시 싱가폴, 쿠알라, 페낭, 자카,
북경, 서울 명동에 지점을 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세계적으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자카르타의 한낮 더위를 잠시 느껴보니, 적도의 뜨거운
태양 아래 와 있다는 것이 실감난다 체크아웃하고 잠시 시내
sightseeing을 하고나니 더위가 우리를 불편하게 할 즈음
목도 마르고해서 식사전 앉자마자 유명한 현지맥주 삥땅(별)
한잔을 시켰다. 후식으로 나온 망고, 파파야, 람부탓, 멜론 ...
살살녹는 달콤한 입속의 연인 열대산 부아(과일)우리일행과
전 일정을 같이할 현지 조직원들과의 딤섬 과일을 갖다 놓으며
아름다운 미소로 주변을 지키고 있는 천사들... 그들은 언제나
자카를 찾아온 이방인들의 풍요로운 삶을 동경하며 하루하루를
오만원/월 단칸방에서 살며 다달이 시골에 있는 가족에게 적은
돈을 송금하고 있다.한번 식사에 그들 한달치 봉급을 먹어치우는
한국 아저씨들이 부럽기만한 눈치다 점심 후, 에어콘이 팡팡
터지는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인도네시아 쇼핑몰..우리나라보다
20년 앞선 쇼핑몰 건축방식으로 지은 자카르타 대형쇼핑몰
내부 전경들 이미 90년대 중반에 보다 편안하고 안락한 서구식
쇼핑몰을 여러곳에 지어온 자카르타..우리나라는 명동의 롯데,
신세계 백화점 개념으로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다.2010년대에
들어서서 타임스퀘어를 필두로 위와 같은 공간을 갖출 수 있었다.
우리보다 선진화된 부문이 바로 빌딩디자인, 조명 그리고 쇼핑몰
공간문화가 넘치는 자카르타 다음 여정지 반둥을 향해 달려가는
차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이 일품이다 열대숲과 구릉으로
계속 이어지는 작은 산들을 보며, 여행은 멀고 힘들어도 살아가는
동안 삶의 무료함에서 일탈하는 최고 묘약이 아닌가싶다.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