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서 의문사’ 나발니 시신 행방불명… 측근 “푸틴, 살해 명령 후 시신 은폐”
김효선 기자입력 2024. 2. 18. 08:3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불리는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교도소에서 숨진 가운데, 나발니 시신의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발니 측근들은 그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된 후, 시신은 러시아 당국에 의해 은폐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17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나발니 측근들은 “나발니가 살해되었으며 러시아 당국이 그 흔적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신을 넘겨주지 않는다”며 “나발니 시신의 소재도 확인되지 않는다”라고 말하였다. 이어 나발니 측근들은 “나발니 모친은 아들의 시신이 교도소 인근 살레하르트 마을로 옮겨졌다는 말을 듣고 갔지만 영안실은 닫혀 있었고 그곳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라고 전하였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16일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IK-3)에서 사망하였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아졌다고 말하고는 의식을 잃었다”면서 “의료진이 응급조치하였지만, 나발니의 사망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북극의 늑대’라는 별명을 가진 IK-3는 교도소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초 나발니는 제6교도소에 수감 중이었지만 지난해 말 시베리아 최북단인 제3교도소로 이송되었다. 이를 놓고 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러시아 당국이 푸틴의 정적으로 불리는 나발니를 최대한 먼 곳으로 떨어뜨려 놓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하였다.
나발니의 사인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나발니의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을 검시가 끝난 뒤에 넘겨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교도소 관계자들은 나발니 모친에게 1차 검시에서 사인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아 2차 검시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 측근들은 나발니가 살해되었으며 그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였다. 나발니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쉬는 소셜미디어에 “나발니가 살해되었으며 푸틴이 직접 그 명령을 내렸다고 확신한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하였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나발니는 러시아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1976년 모스크바 근교에서 태어나 러시아 민족 우호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였고, 이후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유학하였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층의 부패상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그러다가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2021년 1월부터 복역 중이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나발니 사망 소식에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출연해 “나발니의 옥중 사망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끔찍한 비극”이라고 말하였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나발니의 사망은) 러시아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끔찍한 신호”라고 하였으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이 책임져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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