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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혹사지(行或使之)
가는 것도 누군가 그것을 시키기도 하고, 멈추는 것도 누군가 그것을 막아서이기도 한다. 가고 멈추는 것이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 있다는 의미의 말이다.
行 : 갈 행(行/0)
或 : 혹 혹(戈/4)
使 : 하여금 사(亻/6)
之 : 갈 지(丿/3)
출전 : 맹자(孟子) 양혜왕(梁惠王) 下
이 성어는 성현(聖賢)의 나아가고 처함(出處)이 시운(時運)의 성쇠(盛衰)에 관계된다는 의미이다. 즉, 바로 천명(天命)의 하는 바이요, 인력(人力)으로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맹자(孟子) 양혜왕(梁惠王) 下 제16장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맹자집주(孟子集註)
양혜왕 하(梁惠王 下) 16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魯平公將出. 嬖人臧倉者請曰: 他日君出, 則必命有司所之. 今乘輿已駕矣, 有司未知所之. 敢請.
노평공이(魯平公) 장차 나가려고 했다(將出). 총애하는 사람인(嬖人) 장창이란 사람이(臧倉者) 청하여 말하길(請曰): “다른 날(他日) 임금께서 나가시면(君出, 則) 반드시(必) 유사에게(有司) 갈 곳을 명했습니다(命所之). 지금(今) 가마가(乘輿) 이미 멍에가 매어졌는데(已駕矣), 유사가(有司) 갈 곳을 알지 못합니다(未知所之). 감히 청합니다(敢請)”라고 했다.
公曰: 將見孟子.
공이 말하길(公曰): "맹자를 보려고 한다(將見孟子)"라고 했다.
曰: 何哉. 君所爲輕身以先於匹夫者, 以爲賢乎. 禮義由賢者出, 而孟子之後喪踰前喪. 君無見焉.
장창이 말하길(曰): "어째서입니까(何哉)? 임금께서(君) 몸을 가벼이 하는 것으로(所爲輕身以) 필부에게 먼저 예를 하는 것은(先於匹夫者), 그가 현명하다고 여겨서입니까(以爲賢乎)? 예의는(禮義) 현자에게서(由賢者) 나오는데(出, 而) 맹자의 후상이(孟子之後喪) 전상을 뛰어넘었습니다(踰前喪). 임금께서는(君) 만나지 마십시오(無見焉)"라고 했다.
公曰: 諾.
공이 말하길(公曰): "알았다(諾)"라고 했다.
○ 孟子前喪父, 後喪母. 踰, 過也, 言其厚母薄父也. 諾, 應辭也.
○ 맹자는(孟子) 아버지를 먼저 잃고(前喪父), 어머니를 나중에 잃었다(後喪母). 유는(踰), 넘음이니(過也), 그 어머니에게 후하고(其厚母) 아버지에게 박했다는(薄父) 말이다(言也). 낙은(諾), 대답하는 말이다(應辭也).
樂正子入見, 曰: 君奚爲不見孟軻也.
악정자가(樂正子) 들어와 뵙고(入見), 말하길(曰): "임금께서는(君) 어찌(奚) 맹가를 만나지 않았습니까(爲不見孟軻也)?"라고 했다.
曰: 或告寡人曰, 孟子之後喪踰前喪, 是以不往見也.
말하길(曰): "누군가(或) 과인에게 말하길(告寡人曰), '맹자의 후상이(孟子之後喪) 전상을 넘어섰다고(踰前喪)'하기에, 이 때문에(是以) 가서 보지 않았다(不往見也)"라고 했다.
曰: 何哉. 君所謂踰者, 前以士, 後以大夫; 前以三鼎, 而後以五鼎與.
악정자가 말하길(曰): "무엇인가요(何哉) 임금께서(君) 이른바(所謂) 넘어섰다고 하는 것은(踰者), 앞서는(前) 사로써 했고(以士), 뒤에는(後) 대부로써 했으며(以大夫), 앞서는(前) 삼정을 쓰고(以三鼎), 뒤에는(而後) 오정을 쓴 것을(以五鼎與) 말하는 것인가요?"라고 했다.
曰: 否. 謂棺槨衣衾之美也.
왕이 말하길(曰): "아니다(否). 관곽과 의금의 아름다움을 말한 것이다(謂棺槨衣衾之美也)."
曰: 非所謂踰也, 貧富不同也.
악정자가 말하길(曰): "이른바(所謂) 넘어선 것이 아니라(非踰也), 빈부가 같지 않은 것입니다(貧富不同也)"라고 했다.
樂正子見孟子, 曰: 克告於君, 君爲來見也. 嬖人有臧倉者沮君, 君是以不果來也.
악정자가(樂正子) 맹자를 만나 말하길(見孟子, 曰): "제가(克) 임금에게 고했으니(告於君), 임금이(君) 와서 볼 것입니다(爲來見也). 총애하는 사람 중에(嬖人) 장창이란 자가 있어(有臧倉者) 임금을 막았고(沮君), 이 때문에(君是) 결국 오지 않았습니다(以不果來也)"라고 했다.
曰: 行或使之, 止或尼之. 行止, 非人所能也. 吾之不遇魯侯, 天也. 臧氏之子焉能使予不遇哉.
맹자가 말하길(曰): "가는 것이(行) 누군가(或) 그것을 시키기도 하고(使之), 멈추는 것이(止) 누군가(或) 그것을 막아서이기도 한다(尼之). 가고 멈추는 것이(行止),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非人所能也). 내가(吾之) 노나라 임금을 만나지 못한 것은(不遇魯侯), 하늘의 뜻이다(天也). 장씨의 자식이(臧氏之子) 어찌(焉) 내가 만나지 못하도록 할 수 있겠는가(能使予不遇哉)?"라고 했다.
○ 沮尼, 皆止之之意也. 言人之行, 必有人使之者. 其止, 必有人尼之者. 然其所以行所以止, 則固有天命, 而非此人所能使, 亦非此人所能尼也. 然則我之不遇, 豈臧倉之所能爲哉.
○ 저와 니는(沮尼), 모두(皆) 멈추게 한다는 뜻이다(止之之意也). 사람이 가는 것에(言人之行), 반드시(必) 시킨 사람이 있다(有人使之者). 그 멈추는 것에(其止), 반드시(必) 사람이 막은 것이 있다(有人尼之者). 그러나(然) 그(其) 가게 되는 까닭과(所以行) 멈추게 되는 까닭이(所以止), 곧(則) 진실로(固) 천명이 있으니(有天命, 而) 이 사람이 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고(非此人所能使), 또한(亦) 이 사람이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非此人所能尼也). 그렇다면(然則) 내가 만나지 못한 것이(我之不遇), 어찌(豈) 장창이(臧倉之) 할 수 있는 것이겠는가(所能爲哉)?
○ 此章言聖賢之出處, 關時運之盛衰, 乃天命之所爲, 非人力之可及.
○ 이 장은(此章) 성현의 출처가(聖賢之出處), 시운의 성쇠와 관련 있으니(關時運之盛衰), 곧(乃) 천명이 하는 것이고(天命之所爲), 사람의 힘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非人力之可及) 말이다(言).
(解說) 1
평공은 기원전 322~303년에 재위한 노나라의 제후이다. 노나라 제후라고는 하나 이미 노나라의 국력이 쇠퇴하여 언제 망할지 모르는 유명무실한 약소국 제후였다. 다만 평공은 노나라가 주(周)나라의 기반을 탄탄히 만든 주공의 나라라는 전통과 역사로 인해 현자를 초빙해서 국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사명감은 있었다.
맹자의 제자인 악정자를 발탁해 쓴 노평공은 악정자를 통해 맹자와 약속을 하고, 무왕이 기자(箕子)를 찾아갔듯 함부로 부르지 못하는 ‘不招之臣’의 예에 따라 맹자를 직접 방문하려 했다. 그런데 평공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권력을 누리던 嬖人 장창이 이 사실을 알고 길을 막아섰다.
노평공이 맹자를 방문하지 않자 이를 의아하게 여긴 악정자가 노평공에게 그 이유를 묻자, 노평공은 장창에게 들은 맹자에 관련된 악소문을 악정자에게 얘기한다. 악정자는 노평공에게 맹자가 부친상 때는 지위가 벼슬하지 않은 선비였고, 모친상 때는 지위가 대부였기에 그에 맞추어 초상을 치룬 것이라 해명하였다.
그러나 노평공은 세간에서의 맹자에 대한 비난을 의식하였던지 맹자 만나기를 포기한 듯하다. 악정자가 이러한 상황을 맹자에게 알리자 맹자는 '樂天之命'의 측면에서 도리어 악정자를 위로하고 있다.
맹자가 답변한 '行或使之 ~ 不遇哉리오'의 내용은 공백료가 계손씨에게 자로를 참소했을 때 그 내용을 전해들은 공자가 '도가 장차 행하는 것도 명이며, 도가 장차 폐하는 것도 명이니 공백료가 그 명에 어찌하리오' 라고 말한 대목과 유사하다.
양혜왕 하편의 마지막 장에 노평공을 예시한 것은 자기 나라를 찾아온 성현마저 만나지 못하는 군주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면서 이런 수준의 군주라면 머지않아 망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그러므로 맹자가 '내가 노나라 군주를 만나지 못한 것은 하늘이지, 장창 따위가 어찌 만나지 못하게 하겠는가'며 이미 기울어진 노나라의 운명을 보여준 것이다. 노나라는 평공의 아들인 文公(緡公, 혹은 湣公)을 지나고 손자 때인 頃公(기원전 256년)에 망하게 된다.
(解說) 2
양혜왕 上下편 종합정리
양혜왕편은 맹자가 크고 작은 제후국들의 제후들을 만나 유세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인정(仁政)과 민심(民心)이라는 양면의 거울을 갖고 제후들을 비춰보며 인의(仁義)의 정치로 나아가도록 설파했다.
하지만 모두 귓등으로 스쳐 들었을 뿐 아무도 이를 실천하려 하지 않았다. 결국은 모두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가 백성들은 도탄에 빠지고 권력자들은 보다 강력한 권력을 추구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고 모두가 멸망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음을 보여준다.
양혜왕편에 등장하는 제후들을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 양혜왕(梁惠王)은 과거 대국인 위(魏)나라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전쟁을 통해 고토를 회복하려고 했으나 끝내 실패하고 양왕(襄王)을 거쳐 4대 후에 진(秦)에 의해 멸망했다.
○ 제선왕(齊宣王)은 지리적 이점으로 얻은 국부를 바탕으로 나라를 흥성시키고 제자백가들을 지원했으나 인정(仁政)을 고리타분하게 여기다가 민왕(愍王) 양왕(襄王)을 거쳐 폐왕(廢王) 때 진(秦)에 의해 멸망했다.
○ 추목공(鄒穆公)은 민심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전쟁하다가 제(齊) 선왕에게 망했다.
○ 등문공(滕文公)은 한때 열심히 성현의 도를 받아들이는 듯했으나 인정(仁政)과는 다른 농가(農家)로 빠져 결국은 제(齊)나라에게 망하게 되었다.
○ 노평공(魯平公)은 악정자와 같은 현인을 받아들여 정사를 펴려고 시도했으나 끝내 간신배들에게 휘둘리다 손자 대에 이르러 초(楚)나라에게 망했다.
위의 내용을 통해서 짐작해 볼 수 있겠지만 결국 맹자가 유세하고자 했던 내용은 '삶'이다. 조화롭고 평화로운 삶을 이룰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게 하고자 한 것이다. 천지(天地)의 대덕(大德)을 생(生)이라 하고, 성인(聖人)의 대보(大寶)를 위(位)라 했듯이 하늘의 도를 본받아 다스리는 성인의 정치는 백성들을 살리고, 기르는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생(生)의 시작인 봄의 덕이자 동방목(東方木)의 덕(德)인 인(仁)이고, 그 결실이 가을의 덕이자 서방금(西方金)의 덕인 의(義)이다. 그러므로 인의(仁義)의 정치는 민심(民心)에 그대로 투영되는 것이다. 위에서 내려다 볼 때는 민심이오, 아래에서 올려다 볼 때는 인정이다.
백성들은 위에서 어떤 정치를 하느냐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살리는 정치를 하면 살 것이고, 죽이는 정치를 하면 죽게 되는데, 문제는 백성이 죽는다는 것은 곧 나라가 멸망한다는 것이고, 백성들이 산다는 것은 나라가 산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맹자는 백성을 죽이는 정치를 하지 말고, 살리자는 정치를 하자고 외친 것이다. 그것이 동고동락(同苦同樂)이다. 고통분담을 함께 하자고 하면 도망갈 것을 우려해 동고(同苦)는 일단 놔두고 여민동락(與民同樂) 부터 말한 것이다. 하지만 전국시대의 군주들은 이마저도 듣고자 하지 않았고, 결과는 모두 멸망의 길로 사라졌다.
莊子 內篇 第3篇 養生主
第3篇 養生主
양생(養生)에 관한 사상은 전국시대(戰國時代) 후기에 이르러 어느 학파를 막론하고 널리 제창되고 실천되어 왔는데 도가학파(道家學派)가 그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장자(莊子)' 중에서도 양생에 관한 논의는 이 편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보인다. '양생(養生)'은 생을 기른다는 뜻으로, 병에 걸리거나 불의의 사고로 橫死하지 않고 자연으로부터 주어진 생명을 보존하여, 있는 그대로의 生을 다하는 것이다.
양생주(養生主)의 '주(主)'는 근본, 중심 등을 의미하는데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의 '추기지발(樞機之發) 영욕지주(榮辱之主)'라고 할 때의 '主'와 같은 의미로 쓰인 것이다.
따라서 편명인 양생주(養生主)의 의미는 '양생(養生)을 근본적인 것(主)으로 삼는 것', 또는 '養生의 근본적인 道', '양생의 중심' 등으로 풀이할 수 있다.
養生主라는 편명을 '養生의 主'로 풀이해야 할 것인지 '生主를 養한다'는 식으로 풀이해야 할 것인지 논란이 있지만, 당(唐)의 육덕명(陸德明)이 저술한 경전석문(經典釋文)에서 '生을 기르는 主(養生以此爲主也)'라고 해석한 이래 오늘날도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해석을 따른다.
새로운 지식은 새로운 욕망을 낳고 새로운 욕망은 또다시 새로운 지식을 낳아서 인간의 지식이나 욕망은 밖으로 무한히 뻗어 나간다. 분명 인간은 지식과 욕망에 의지하여 높은 수준의 문명을 축조해 왔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인간에게는 슬픔과 두려움, 의혹과 타락(墮落)이 발생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편안한 삶을 누리지 못하게 방해한다. 장자는 지식과 욕망이 바로 그 원인이라고 보았다.
그 때문에 그는 '끝이 있는 우리의 생명을 가지고 끝이 없는 지식을 추구하게 되면 위태로울 뿐(以有涯 隨無涯 殆已)'이라고 경고(警告)한 것이다.
이 편에서는 이와 같이 무한히 확대되어 나가는 인간의 지식이나 욕망을 경계하며, 知와 欲의 방자(放恣)로부터 자기(自己)를 지킬 것, 또는 선악(善惡)의 피안(彼岸)에 서서 만물의 자연에 명합(冥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양생주' 편의 제1장 첫머리는 이 편의 총론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일체의 선악과 시비를 무화(無化)시키는 中의 경지에 따르는 것(緣督)을 삶의 근본원리(經)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인간이 수명을 안락하게 보전하기 위해서는 지식을 과신하지 말고, '督(독)', 즉 중허(中虛)의 道를 따라야 함을 말한 것이다.
또 제2장에서는 포정해우(庖丁解牛)의 신기(神技)를 통해 문혜군(文惠君)이 養生의 道를 배우는 우화를 소개하면서 養生의 비결은 天理의 自然을 따르는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동양의 예술 정신을 이해하는 데에도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제3장에서는 현실 생활의 모든 禍福을 自然으로 받아들여 그 속에 안주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새장 안의 권세를 거부하는 것이 자유로운 養生의 비결이라고 이야기함으로써 권력의 不自由를 빗대서 풍자하고 있다.
제4장에서는 생사에 초연한 안시처순(安時處順)의 우화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여기서 安時處順이란 生에 집착하지 않고 死를 두려워하지 않는 경지에 서는 것으로, 養生의 궁극적인 비결이기도 하다. 요컨대 莊子가 말하는 養生의 비결은 無爲自然의 道를 따르는 것이다.
양생의 비결은 무위자연의 도(道)를 따르는 것이다.
사람의 육신은 하늘이 주는 것이다
公文軒見右師而驚曰: 是何人也. 惡乎介也. 天與, 其人與.
공문헌(公文軒)이 우사(右師)를 만나보고 놀라서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이 누구인가? 어찌하여 발이 하나뿐인가? 하늘이 그렇게 한 것인가? 아니면 사람이 그렇게 한 것인가?'
右師曰 : 天也, 非人也. 天之生是使獨也, 人之貌有與也. 以是知其天也, 非人也.
우사(右師)가 말했다. '하늘이 이렇게 한 것이지 사람이 이렇게 한 것이 아니네. 하늘이 나를 낳으심에 외발이 되게 한 것이네. 사람의 용모는 다 하늘이 부여한 것이므로, 내가 외발이 된 것은 하늘이 그렇게 한 것이지 사람이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네.'
▶️ 行(행할 행, 항렬 항)은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彳(척; 왼발의 걷는 모양)과亍(촉; 오른발의 걷는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좌우의 발을 차례로 옮겨 걷는다의 뜻을 나타낸다. 또는 네거리, 굽지 않고 바로 가는 일, 나중에 가다, 하다란 뜻과 항렬(行列), 같은 또래란 뜻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❷상형문자로 行자는 '다니다'나 '가다', '돌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行자는 네 방향으로 갈라진 사거리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行자를 보면 네 갈래로 뻗어있는 사거리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이나 마차가 다니던 사거리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行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길'이나 '도로', '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行자는 한쪽 부분이 생략된 彳(조금 걸을 척)자가 쓰일 때가 있는데, 이는 彳자 자체가 별도의 부수 역할을 하는 경우로 역시 '가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行자가 '항렬'이나 '줄'이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항'으로 발음을 구분하고 있다. 그래서 行(행, 항)은 (1)글의 세로 또는 가로의 줄 (2)길을 감. 군자(君子)는 대로(大路) (3)행동(行動) (4)한시(漢詩)의 한 체 (5)당(唐)나라에서는 한 곳에 집중되어 있던 동업 상점의 조합, 또는 도매상, 중간 업자 혹은 단순히 상점을 가리킴. 은행이란 말은 여기에서 유래되었음 (6)어떤 지명(地名)이나 시간 아래에 붙이어 그리로 감, 어떤 곳으로 감의 뜻을 나타내는 말 (7)일체의 유동(流動), 제행(諸行)하며 변화하는 존재. 현상 (8)십이 인연(因緣)의 하나. 과거세(過去世)에서 신(身), 구(口), 의(意) 세 업(業)으로 지은 선악 일체의 본원적 생명 활동. 십이 인연(因緣) (9)수행(修行) (10)실천. 행위. 인간적인 행동(知, 智) (11)칠사(七祀)의 하나. 도로와 행작(行作)을 주장하는 궁중의 작은 신(神) (12)조선시대 때 관계(官階)가 높고 관직(官職)이 낮은 경우에 벼슬 이름 위에 붙여 일컫던 말. 가령 종1품(從一品) 숭정 대부(崇政大夫)의 품계를 가진 사람이 정2품(正二品)의 관직인 이조판서(吏曹判書)가 되면, 숭정대부 행 이조판서(崇政大夫行李曹判書)라 했음 등의 뜻으로 ①다니다, 가다 ②행하다, 하다 ③행하여지다, 쓰이다 ④보다, 관찰하다 ⑤유행하다 ⑥돌다, 순시하다 ⑦늘다, 뻗다 ⑧장사(葬事)지내다 ⑨시집가다 ⑩길, 도로, 통로 ⑪길, 도로를 맡은 신(神) ⑫고행(苦行), 계행(戒行) ⑬행실(行實), 행위(行爲) ⑭여행(旅行), 여장(旅裝: 여행할 때의 차림) ⑮행직(行職: 품계는 높으나 직위는 낮은 벼슬을 통틀어 이르는 말) ⑯일 ⑰행서(行書), 서체(書體)의 하나 ⑱시체(詩體)의 이름 ⑲장차, 바야흐로 ⑳먼저, 무엇보다도 그리고 항렬 항의 경우는 ⓐ항렬(行列)(항) ⓑ줄, 대열(隊列)(항) ⓒ열위(列位), 제위(諸位)(항) ⓓ항오(行伍), 군대의 대열(隊列)(항) ⓔ순서(順序), 차례(次例)(항) ⓕ같은 또래(항) ⓖ직업(職業)(항) ⓗ점포(店鋪), 가게(항) ⓘ깃촉(항) ⓙ의지(意志)가 굳센 모양(항) ⓚ늘어서다(항) ⓛ조잡하다(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움직일 동(動), 옮길 반(搬), 흔들 요(搖), 옮길 운(運), 들 거(擧),할 위(爲), 옮길 이(移),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지(知), 말씀 언(言), 말씀 어(語)이다. 용례로는 길 가는 사람을 행인(行人), 동작을 하여 행하는 일을 행동(行動), 여럿이 벌이어 줄서서 감을 행렬(行列), 가는 곳을 행선(行先), 물건을 가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파는 일을 행상(行商), 실지로 드러난 행동을 행실(行實), 정치나 사무를 행함을 행정(行政), 체면에 어그러지도록 버릇 없는 짓을 함을 행패(行悖), 법령의 효력을 실제로 발생 시킴을 시행(施行), 관례대로 행함을 관행(慣行), 앞으로 나아감 또는 일을 처리해 나감을 진행(進行), 계획한 대로 해 냄을 수행(遂行), 일을 잡아 행함을 집행(執行), 약속이나 계약 등을 실제로 행하는 것을 이행(履行), 절뚝거리며 걸어감이나 균형이 잡히지 않음을 파행(跛行), 자기의 거주지를 떠나 객지에 나다니는 일을 여행(旅行), 방자하게 제 멋대로 행함 자행(恣行),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아울러 행함을 병행(竝行), 차량 등이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전하여 나감을 운행(運行), 출판물이나 돈이나 증권 채권 따위를 만들어 사회에 널리 쓰이도록 내어놓음을 발행(發行), 강제로 행함을 강행(强行), 몸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이르는 말을 행동거지(行動擧止), 지식인이 시세에 응하여 벼슬에 나아가기도 하고 물러설 줄도 아는 처신의 신중함을 일컫는 말을 행장진퇴(行藏進退), 길을 가는 데 지름길을 취하지 아니하고 큰길로 간다는 뜻으로 행동을 공명정대하게 함을 비유하는 말을 행불유경(行不由徑), 하늘에 떠도는 구름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다른 힘에 거스르지 않고 자연 그대로 유유히 움직이는 모양 곧 자연에 맡기어 행동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행운유수(行雲流水), 타향에서 떠돌아 다니다가 병들어 죽음을 일컫는 말을 행려병사(行旅病死), 길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뜻으로 아무 상관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행로지인(行路之人), 걸어가는 송장과 달리는 고깃덩이라는 뜻으로 배운 것이 없어서 쓸모가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행시주육(行尸走肉), 그 해의 좋고 언짢은 신수를 일컫는 말을 행년신수(行年身數), 간 곳을 모름을 일컫는 말을 행방불명(行方不明), 일을 다하고도 오히려 남는 힘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행유여력(行有餘力), 기러기가 줄을 지어 남쪽으로 날아감을 일컫는 말을 행안남비(行雁南飛) 등에 쓰인다.
▶️ 或(혹 혹, 나라 역)은 ❶회의문자로 惑(혹)과 통자(通字)이다. 무기(戈)를 들고 백성(口)과 영토(一)를 지키면서 '혹시'하며 적의 침입을 의심한다는 데서 '혹', '혹시'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或자는 '혹시'나 '만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或자는 戈(창 과)자와 口(입 구)자,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戈자는 고대의 창을 그린 것으로 '창'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 口자가 더해진 或자는 창을 들고 성(城)을 지킨다는 뜻이다. 口자를 성벽으로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두 개의 획이 더해지게 되었는데, 이것은 경계선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或자는 이렇게 성을 경계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나라'를 뜻했었지만, 혹시 모를 적의 침입을 대비한다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혹시'나 '만약'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囗(에운담 위)자를 더한 國자가 '나라'를 뜻하고 있다. 그래서 或(혹, 역)은 ①혹(或), 혹은(或-: 그렇지 아니하면), 혹시(或是: 그러할 리는 없지만 만일에) ②또 ③어떤 경우(境遇)에는 ④어떤 이 ⑤어떤 것 ⑥있다, 존재하다(存在--) ⑦괴이(怪異)쩍어하다 ⑧의심하다(疑心--) ⑨미혹하다(迷惑--)(=惑) 그리고 ⓐ나라(=域)(역)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만일에 또는 가다가 더러 또는 행여를 일컫는 말을 혹시(或是), 어쩌다가나 가끔이나 이따금이나 간간이를 일컫는 말을 간혹(間或), 어떠한 사람을 혹자(或者), 혹시나 설혹을 혹여(或如), 만일에나 가다가 더러나 행여나를 일컫는 말을 혹야(或也), 어떤 이가 말하는 바 혹은 이르기를 일컫는 말을 혹왈(或曰), 어떠한 사람이 말하는 바를 일컫는 말을 혹운(或云), 어쩌다가나 어떠한 때에를 일컫는 말을 혹시(或時), 간간이 어쩌다가를 일컫는 말을 혹간(或間), 어떠한 사람이 말하는 바를 일컫는 말을 혹위(或謂), 있을지도 모르는 뜻밖의 경우를 일컫는 말로 약혹(若或)이나 여혹(如或), 어떠한 사람의 말이나 학설을 일컫는 말을 혹설(或說), 가정해서 말하여를 일컫는 말을 억혹(抑或), 점이나 예언 따위가 혹은 맞고 혹은 안맞음 또는 던지거나 쏜 것이 맞기도 하고 안 맞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혹중혹부중(或中或不中), 옳다 하기도 하고 그르다 하기도 하여 어떤 일이 질정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혹가혹불가(或可或不可),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하여 옳고 그른 것이 질정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혹시혹비(或是或非), 혹은 앉기도 하고 혹은 서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혹좌혹립(或坐或立),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어쩌다가 사리에 맞는 말도 있음을 이르는 말을 다언혹중(多言或中), 혹시 그럴 수도 있으므로 괴이할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용혹무괴(容或無怪) 등에 쓰인다.
▶️ 使(하여금 사/부릴 사, 보낼 시)는 ❶형성문자로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吏(리, 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吏(리, 사; 오로지 공평하게 공적인 일을 기록하는 사람)와 윗사람(人)이 아랫 관리(官吏)에게 일을 시킨다는 데서 '부리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使자는 '시키다'나 '부리다', '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이 등장했던 시기 使(부릴 사)자와 史(역사 사)자, 事(일 사)자, 吏(관리 리)자는 모두 하나의 글자였다. 使자는 본래 정부 관료인 '사관'을 뜻했었다. 사관은 제사를 주관하는 역할도 했기 때문에 손에는 제를 지내고 점을 치는 주술 도구를 쥐고 있었다. 갑골문은 바로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후에 글자가 분화되면서 人자가 들어간 使자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정의하기로 史자는 '일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吏자는 '사람을 다스리는 자'로, 事자는 '직책'으로 분화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使(사, 시)는 (1)조선시대 초엽에 요물고(料物庫), 장흥고(長興庫), 풍저창(豊儲倉), 제용고(濟用庫), 해전고(解典庫) 등의 장관(長官) (2)고려(高麗) 및 조선시대 때 목(牧), 도호부(都護府) 등 지방(地方) 관청(官廳)의 으뜸 벼슬 (3)고려(高麗) 때 삼사(三司), 밀직사(密直司), 자정원(資政院), 통례문(通禮門), 풍저창, 요물고, 공흥창(廣興倉), 의영고(義盈庫) 등 여러 관청(官廳)의 으뜸 벼슬, 등의 뜻으로 ①하여금 ②가령(假令), 만일(萬一), 설사(設使) ③심부름꾼, 하인(下人) ④벼슬의 이름 ⑤사신(使臣) ⑥부리다 ⑦시키다 ⑧따르다, 순종하다 ⑨방종하다, 제멋대로 하다 ⑩쓰다, 운용하다, 그리고 ⓐ(사신으로)보내다(시) ⓑ(사신으로)가다(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하여금 령(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일할 로(勞)이다. 용례로는 물건을 씀 또는 사람을 부리어 씀을 사용(使用), 남을 부추기어서 시킴을 사주(使嗾), 사자로서 받은 명령 또는 맡겨진 임무나 맡은 일을 사명(使命), 국가나 임금의 명령을 받고 외국에 사절로 가는 신하를 사신(使臣), 한 나라의 정부를 대표하여 일정한 사명을 띠고 외국에 파견되는 사람을 사절(使節), 남을 부려 일을 시킴 또는 어떤 작업을 시킴을 받아 함을 사역(使役), 예수가 복음을 널리 전하려고 특별히 뽑은 열두 제자를 사도(使徒), 어떤 사명을 맡아서 심부름을 하는 사람 또는 죽은 사람의 혼을 저승으로 잡아가는 일을 맡았다는 저승의 귀신을 사자(使者), 심부름꾼을 달리 이르는 말을 사인(使人), 일정한 사무실에서 잔심부름을 하는 소년을 사동(使童), 그렇게 하도록 시킴을 사연(使然), 술을 마시고 그 기운을 빌어서 기세를 부림을 사주(使酒), 심부름꾼을 보내어 안부를 물음을 사빙(使聘), 노무자와 고용주를 이르는 말을 노사(勞使), 어떤 사람에게 또는 단체에 강제적인 힘을 따르게 하거나 굴복하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 또는 자기의 권리를 실현되게 하는 것을 행사(行使), 사람이나 동물을 몰아서 부리는 것 또는 말이나 수단 수법 따위를 능숙하게 다루거나 부리어 사용하는 것을 구사(驅使), 설령이나 그렇다 하더라도를 이르는 말을 설사(設使), 특별한 임무를 띠고 파견하는 사절을 특사(特使), 외무부 장관의 감독과 훈령을 받아 조약국에 주재하여 자기 나라를 대표하여 외교를 맡아보는 관리를 공사(公使), 먼 곳에서 소식을 전하는 편지를 안사(雁使), 매우 혹독하게 일을 시키거나 부림을 고사(苦使), 남몰래 보내는 사자를 밀사(密使), 경사를 축하하려고 보내던 사신을 하사(賀使), 번뇌를 마음을 속박하고 중생을 따라다니며 마구 부린다 하여 일컫는 말을 결사(結使), 사명을 받듦을 봉사(奉使), 자기의 의사를 다른 사람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남에게 전함을 일컫는 말을 사지문지(使之聞之), 팔과 손가락을 쓴다는 뜻으로 지시나 명령 등을 뜻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을 사비사지(使臂使指), 물을 거슬러 흐르게 한다는 뜻으로 자연의 도리에 어긋남을 이르는 말을 사수역류(使水逆流), 돈을 아끼지 않고 물 쓰듯 함을 이르는 말을 사전여수(使錢如水), 심부름꾼이 가서 소식이 없거나 또는 회답이 더딜 때의 비유 또는 한번 간 사람이 돌아오지 않거나 소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함흥차사(咸興差使), 쓸 만한 사람이나 부릴 만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사지인(可使之人), 간호사를 아름답게 일컫는 말을 백의천사(白衣天使), 눈으로 부리고 기세로 부린다는 뜻으로 말로써 지시하지 않고 눈빛이나 얼굴 표정으로 부하를 부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목사기사(目使氣使), 바람을 빌려 배를 빨리 달린다는 뜻으로 남의 힘을 빌려 제 이익을 꾀함을 이르는 말을 차풍사선(借風使船), 아내가 시키는 말에 거역할 줄 모르는 사람을 농으로 일컫는 말을 판관사령(判官使令), 말 대신 은연히 뜻만 보여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알게 한다는 뜻으로 사람을 마음대로 부림을 이르는 말을 이지기사(頤指氣使), 돈으로는 귀신도 부릴 수 있다는 뜻으로 돈의 위력을 비유한 말을 전가사귀(錢可使鬼)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