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파리정치대학과 국립행정과학교(ENA)를 졸업한
엘리트로 사회당(Parti Socialiste) 출신 24대 프랑스 대통령이다.
그는 대통령에 오르기까지 꽤나 마음고생을 했다.
'존재감 없는 정치인'이라는 발을 들을 만큼 대중적인 인기가 부족했던 게 문제였다.
프랑스 사회당은 2012년 선거 때 보수당의 사르코지 대통령을 이길 후보자로 올랑드가 아닌 다른 인물을 찾고자 했다.
처음엔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력했다.
그러나 갑작스레 터져나온 性추문으로 낙마했고 울랑드에게 기회가 왔다.
그러자 그는 둥근 안경테를 각진 모양으로 바꾸고 몸무게를 14 kg이나 줄이는 등 이미지 변신에 안간힘을 썼다.
우유부단한 느낌을 주던 말투도 바꿨다.
결선투표 끝에 사르코치를 눌렀다.
사회당 소속으로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이후 15년 만이었다.
그러나 사회당과 올랑드 대통령의 환호는 오래 가지 않았다.
주35시간 근로와 강성노조로 대표되는 프랑스병에 발목이 잡혔다.
추락하는 경제성장률과 치솟는 실업률이 문제였다.
개혁 노력이 지지부진하자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했다.
올랑드에게 연임 도전은 언감생심이었다.
사회당은 2017년 대선에서 49세의 젊은 브누아몽을 부랴부랴 후보로 내 보냈지만,
사회당을 탈당한 에마뉴엘 마크롱 현 대통령과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에 밀려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프랑스 사회당은 1969년 중도좌파 정당으로 창당한 뒤 보수정당인 공화당과 함께 프랑스 정계를 양분해 왔다.
1905년 다양한 사회주의 세력들이 모여 만든 사회주의인터네셔널 프랑스지부(SFIO)가 모태일 만큼 전통이 깊다.
하지만 이제는 존립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대선에 이어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도 의석 대부분을 잃을 것으로 조사됐다.
1차 투표 출구조사에 따르면 277석으로 1당이던 사회당 의석이 최소 15석에서 최대 40석 규모로 쯔그라들 판이다.
대선 후보였던 브누아 아몽과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 당 대표도 낙선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는 전체 577석 가운데
400~440석을 얻을 것이라는 보도다.
사회당 내에서 파리 중부에 있는 당사를 팔고 이사가야 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재정난이 현실화할 조짐이어서다.
성장보다 복지를 강조해 온 프랑스 사회당의 비참한 현주소다. 김수언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