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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매호골(狐埋狐搰)
여우가 묻은 걸 여우가 다시 판다는 뜻으로, 여우는 의심이 많아 자기가 물건을 묻고 또 자기가 파 본다는 말이다. 의심이 너무 많아 일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는 의미의 말이다.
狐 : 여우 호(犭/5)
埋 : 묻을 매(土/7)
狐 : 여우 호(犭/5)
搰 : 팔 골(扌/9)
출전 : 국어(國語) 卷19 오어(吴语)
여우가 묻은 것을 여우가 다시 파다, 의심이 많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여우는 영리하고 꾀가 많은 동물로 알려져 있는데 정작 성어로 나타나는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힘이 없으면서도 배경을 믿고 거들먹거리는 호가호위(狐假虎威)는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군림하는 여우다. 관의 위세를 이용한 교활한 무리는 성호사서(城狐社鼠)다.
서양에서도 여우는 백발이 될지 모르나 결코 선량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어 교화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여우는 의심의 대명사로 떠올린다. 남을 믿지 못하고 이것저것 재보다 좋은 기회를 날리는 호의불결(狐疑不決)이다. 이보다 더한 것이 여우는 자신이 물건을 묻고도(狐埋) 잘 있는지 남이 가져갔는지 자기가 파 본다(狐搰)는 이 성어다.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에 이웃한 오월(吳越) 두 나라는 오월동주(吳越同舟), 오월지쟁(吳越之爭)이란 말이 남았을 정도로 사이가 적대적이었다. 서로 죽고 죽이고 원수를 갚기 위해 온갖 수모를 견디며 복수의 칼날을 벼루는 와신상담(臥薪嘗膽)도 오왕 부차(夫差)와 월왕 구천(句踐)의 이야기에서 나왔다.
두 나라가 서로 일진일퇴하던 중 오왕 부차가 압도할 때에 일어난 일에서 성어가 유래했다. 구천은 월나라를 멸하려는 오나라 공격에 맞서 싸우려 하자 대부 문종(文種)이 아직 때가 아니니 화해 사절을 보내야 한다고 종용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을 쓴 좌구명(左丘明)의 역사서 '국어(國語)'에 상세히 전한다.
구천이 문종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왕 부차에게 사절 제계영(諸稽郢, 郢은 초나라서울 영)을 보냈다. 찾아간 사신이 월나라는 작은 속국인데 대군을 보내 토벌하려 하는 것은 심히 부당하다며 봄가을에 공물을 보낼 터이니 제재를 거두어 달라고 부차에게 조아렸다.
그러면서 속담의 말을 덧붙인다. '여우는 의심이 많아서 일단 묻었다가 다시 파본다고 했는데(狐埋之而狐搰之/ 호매지이호골지), 그래서 성공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是以無成功/ 시이무성공).' 오왕이 월나라를 속국으로 한다고 널리 알리고 난 뒤 다시 멸망시키려 한다면 사방의 제후들이 어찌 믿고 섬기겠느냐고 항의한 것이다.
여우의 의심을 가졌던 부차의 후일 어떻게 됐을까. 사절의 예물과 사죄로 흐뭇해진 부차가 침략을 멈춘 사이 구천은 미녀 서시(西施)를 바치며 안심을 시키고 국력을 기른 뒤 되레 오나라의 항복을 받아냈다. 묻은 것을 다시 파내는 것은 여우의 불신이라 한 뒤 구천은 그것을 역이용한 것이다.
믿고 일을 맡겼으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리저리 재어보는 것은 사전에 치밀히 해야지 못 미더워 도중에 의심하면 끝이 없다. 이면의 깊은 계략을 탐지하지 못한 부차는 자결로 끝을 맺었다.
호매호골(狐埋狐搰)
여우가 묻은 걸 여우가 다시 판다는 뜻으로, 노력하고도 이루지 못한다는 의미로 조바심이 많으면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는 비유의 말이다.
이 성어는 오(吳)나라 부차(夫差)가 월(越)나라를 공격하여 멸망시키려고 하자, 월나라 구천(句踐)이 맞서 싸우려 하매 대부 문종(文種)이 아직 때가 아니니 싸우지 말고 화해하라며 말리자 구천은 이에 따르며 화해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월나라 왕이 대부 문종의 말을 받아들여 제계영을 오나라에 보내 화해를 청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도록 했다.
今君王不察, 盛怒屬兵, 將殘伐越國.
지금 임금께서 깊이 헤아리시지도 않으시고 노하셔서 군사를 모아 저의 월나라를 토벌하려고 하십니다.
越國固貢獻之邑也.
저의 월나라는 원래 작은 속국입니다.
君王不以鞭箠使之, 而辱軍士使寇令焉.
임금께서 어찌 채찍으로 부리시지 아니하시고 외람되게 군사를 보내시어 외적을 방어하라는 명령을 내리셨습니까?
句踐請盟.
저 구천은 결맹하기를 청합니다.
一介嫡女, 執箕掃以晐姓于王宮.
적녀한 명을 데려다가 청소 도구를 준비시켜 임금의 후궁으로 충당하시기 바랍니다.
一介嫡男, 奉盤匜以隨諸御.
또 적남 한 명으로 쟁반과 주전자를 받들고 비빈의 뒤를 따르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春秋貢獻, 不解于王府.
봄과 가을에 공물을 드리기를 결코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天王豈辱裁之.
어찌 감히 임금께서 친히 오셔서 제재를 가하시게 하겠습니까?
亦征諸侯之禮也.
이것이 바로 세금을 내는 제후의 예의가 아니겠습니까?
夫諺曰; 狐埋之而狐搰之, 是以無成功.
속담에 이르기를 '여우는 의심이 많아서 일단 묻었다가 다시 파본다 그래서 성공하지 못한다'라고 했습니다.
今天王既封植越國, 以明聞于天下.
지금 임금께서 월나라를 속국으로 삼으시고 천하에 분명히 알리셨습니다.
而又刈亡之, 是天王之無成勞也.
그런데 또 월나라를 멸하시려고 하면 임금께서 공로를 세우지 못하시게 됩니다.
雖四方之諸侯, 則何實以事吳.
사방의 제후들이 어찌 믿고 오나라를 섬길 수 있겠습니까.
敢使下臣盡辭, 唯天王秉利度義焉.
감히 소신을 보내어 말씀드리니 군주께서 양면에서 깊이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國語 卷19)
호의불결(狐疑不決)
의심이 많아 결단을 내리지 못함
동물 중에 가장 간사하고 의심이 많다고 하는 동물이 여우(狐)다. 꾀가 많아 맹수 호랑이를 교묘하게 꾀어 기세를 이용하여 다른 짐승들이 도망갈 정도로 호랑이도 이용할 줄 아는 호가호위(狐假虎威)로 잘 알려진 교활한 짐승이다. 전설에 고향에서도 구미호(九尾狐)라는 간사하고 요망한 인간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이렇게 의심 많고 교활한 여우를 사람들은 그 예민함을 이용할 줄 알았던 모양이다. 중국의 황하강(黃河江)은 물이 탁해 깊이를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겨울철에는 추워서 얼면 나룻배로 건너는 것 보다 훨씬 쉬었다. 너무 추워 꽁꽁 얼면 상관이 없는데 이제 막 얼기 시작했을 때는 얼음의 두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위험했다.
그때 여우의 의심만고 귀 밝은 청력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건넌다. 건너기 전에 먼저 여우를 보내 본다. 여우는 의심이 많기도 하지만 청력이 발달되어 얼음 밑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면 박빙(薄氷)인 것을 알아차리고 금방 뒤돌아 온다. 그러나 얼음이 두꺼워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건너기 때문에 뒤 따라서 안심하고 수레를 타고 건넜다고 한다.
중국의 삼국시대를 지나 진(晉)이 성립되었을 때 문인으로 활동하는 곽연생(郭緣生)이 지은 술정기(述征記)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후한에 삼국이 정립되기 전 유표(劉表)는 여우처럼 의심이 많아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한숭(韓崇)을 조조(曹操)에게 보내 허실을 탐지하게 했다. 유표는 의심이 많아 항상 결단을 미룬다. 원소와 조조가 대치하고 있을 때 형주의 유표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때도 유표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미적거렸다.
의심이 생겨 한숭을 조조에게 보내 상황을 살펴 확실하게 파악한 후에 일을 진행시키려 했다. 이때의 일로 유래되어 ‘호의불결’이 여우처럼 의심이 많아서 어떤 일을 선뜻 결행하지 못하고 미적거릴 때 비유로 쓴다.
여우는 본성자체가 의심이 많은 동물임이 사실인 것 같다. 먹이를 땅에 묻어두면 의심이 많아 다시 파서 확인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 또다시 파서 확인하고 다시 묻는다. 여기서 나온 고사가 '호매호골(狐埋狐骨)'이다.
매사에 신중하라는 말은 성현들의 가르침이다. 무슨 일을 진행할 때 부작용이나 잘못된 부분을 신중히 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의심이 너무 많아 할까 말까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지면 안 된 다는 말이다. 판단을 빨리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우유부단(優柔不斷)한 사람은 매사에 의심하는 특징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신중을 기하는 것이 지나치기 때문에 일의 진척이 더디기 마련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성심(省心)편에 '의심나는 사람은 쓰지 말고 일단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고 했다. 이 말은 자기가 한번 결정을 내렸으면 그 사람을 의심하지 말고 믿어야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공자도 군주가 사람을 쓸 때에는 '그 사람의 선을 밝히고 악을 감추어 주며 은혜를 두텁게 베풀면 결코 두 마음을 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금 된 자가 신하와 백성의 잘한 일을 만 천하에 드러내어 칭찬해 주고 잘못된 일이 혹 있더라도 감추어 주는 관용을 베푼다면 어느 누가 자기를 의심하고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오히려 자기를 신뢰하므로 두 마음을 품을 수 없다는 가르침이다.
그러나 사람을 쓰면서 그 잘못과 허물을 자꾸 들추기 시작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실수와 부족한 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을 쓰는 입장에서나 부림을 받는 입장에서나 모두 점점 의심과 의혹이 부풀려져 많아지므로 설령 조금 잘못된 일이 발생할지라도 격려하고 포용하면 그 잘못을 본인이 덮기 위해 더 조심하고 매사에 신중을 기할 것이다.
호의불결은 어떤 일에 너무 머뭇거리지 말고 결단을 빨리 내리며 한번 결정을 내렸으면 조금 부족하더라도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만약 부하 직원이 잘못을 하가나 실수할 때에도 잘 다독이며 격려하고 용기를 줘야함을 말한다. 무슨 일에든지 어느 정도 신중해야함은 물론이지만 우유부단 하지 말고 결정을 내렸으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 狐(여우 호)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을 나타내는 瓜(과, 호)가 합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狐(호)는 ①여우(갯과의 포유류) ②여우털 옷 ③부엉이(올빼밋과의 새) ④의심(疑心)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암내로 겨드랑이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를 호취(狐臭), 여우와 삵으로 도량이 좁고 간사한 사람 즉 소인배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호리(狐狸), 여우 귀신을 호귀(狐鬼), 궤의 밑바닥에 대는 말굽같이 생긴 쇳조각을 호번(狐蹯), 여색을 좋아하여 밝히는 일을 호수(狐綏), 여우의 굴을 호혈(狐穴), 여우의 넋을 호정(狐精), 여우의 겨드랑이 밑에 있는 흰 털로 만든 갖옷을 호구(狐裘), 여우를 잡기 위하여 치는 그물을 호망(狐網), 호기롭고 열쌤 또는 호탕하고 영매함을 호매(狐邁), 한쪽 불알이 아프고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병을 호산(狐疝), 여우의 눈썹이라는 뜻으로 알씬거리어 아양을 떨고 아첨함을 호미(狐媚), 여우가 의심이 많다는 뜻으로 매사에 지나치게 의심함을 이르는 말을 호의(狐擬), 임금 곁에 있는 소인을 비유하는 말을 성호(城狐), 승냥이와 여우를 시호(豺狐), 늙은 여우를 노호(老狐), 흰 여우를 백호(白狐), 작은 새끼 여우를 소호(小狐), 여우 겨드랑이의 흰 털이 있는 부분의 가죽으로 만든 갖옷을 호백구(狐白裘), 암내로 겨드랑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를 일컫는 말을 호조기(狐臊氣), 여우와 쥐새끼 같은 무리라는 뜻으로 간사하고 못된 무리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호서배(狐鼠輩),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를 일컫는 말을 구미호(九尾狐),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뜻으로 남의 세력을 빌어 위세를 부림을 일컫는 말을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는 죽을 때가 되면 제가 살던 굴 있는 언덕으로 머리를 돌린다는 뜻으로 고향을 그리워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호사수구(狐死首丘), 여우의 죽음에 토끼가 운다는 뜻으로 동류의 불행을 슬퍼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호사토읍(狐死兔泣), 여우가 의심이 많아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대하여 의심이 많아 결행하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호의불결(狐疑不決), 여우는 수놈 두 마리가 함께 살지 않는다는 뜻으로 두 영웅이 병립할 수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불이웅(狐不二雄), 위엄을 빌린 여우 곧 권력자에게 빌붙어 날뛰는 소인을 일컫는 말을 가위지호(假威之狐), 범의 탈을 쓴 여우 곧 권세를 부리는 간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호지호(假虎之狐), 동호의 곧은 붓이란 말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실을 바르게 기록한다는 말을 동호직필(董狐直筆), 두 다리의 여우라는 뜻으로 마음이 음흉하고 욕심이 많은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양각야호(兩脚野狐), 여우하고 여우의 모피를 벗길 모의를 한다는 뜻으로 이해가 상충하는 사람하고 의논하면 결코 이루어지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호모피(與狐謀皮) 등에 쓰인다.
▶️ 埋(묻을 매)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 흙)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다스리다의 뜻을 가진 里(리, 매)로 이루어졌다. 흙속에 묻히다, 묻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埋자는 '(땅에)묻다'나 '장사지내다', '감추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埋자는 土(흙 토)자와 里(마을 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서는 두 종류의 글자가 '묻다'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나는 雨(비 우)자와 狸(삵 리)자가 결합한 霾(흙비 매)자이다. 이것은 흙먼지 바람을 맞고 있는 삵을 그린 것이다. 다른 하나는 구덩이에 양을 묻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지금은 이 두 종류의 글자가 서로 결합한 埋자가 쓰이고 있다. 그래서 埋(매)는 ①묻다, 땅에 파묻다 ②장사(葬事)지내다 ③감추다, 드러나지 않게 감추어지다 ④메우다, 채우다 ⑤영락(零落)하다(보잘것 없이 되다), 낙백(落魄)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파묻음이나 파묻힘을 매몰(埋沒), 송장을 땅에 묻음을 매장(埋葬), 우묵한 땅을 메워 올림을 매립(埋立), 이름을 숨김을 매명(埋名), 상대편을 불시에 치거나 살피려고 적당한 곳에 몰래 숨어 있음을 매복(埋伏), 바닷가나 강가를 메워 쌓음을 매축(埋築), 바닷가나 강가를 메워서 뭍을 만드는 일을 매적(埋積), 묻어서 감추는 것을 매장(埋藏), 지뢰나 수도관 따위를 땅속에 묻어 가설함을 매설(埋設), 신주神主를 무덤 앞에 묻음을 매안(埋安), 원망을 품음을 매원(埋怨), 뼈를 땅에 묻음을 매골(埋骨), 오랫동안 땅이나 물속에 파묻혀 화석과 같이 된 나무를 매목(埋木), 내세의 발원을 위하여 향을 강이나 바다에 잠가 묻는 일을 매향(埋香), 몰래 묻어서 감춤을 매비(埋祕), 송장을 땅에 묻음을 매유(埋幽), 땅에 묻거나 보이지 않도록 시설하는 화약 병기를 매기(埋器), 폭발물을 매설하는 일을 매화(埋火), 관을 땅 속에 넣고 묻음을 매폄(埋窆), 옥을 파묻는다는 뜻으로 잘난 사람이 죽어 땅속에 묻힘을 매옥(埋玉), 임시로 묻음을 가매(假埋), 생물을 산채로 땅속에 묻거나 또는 묻힘을 생매(生埋), 시체 따위를 땅속에 묻음을 토매(土埋), 몰래 묻음을 비매(祕埋), 남 몰래 매장함을 잠매(潛埋), 일에 파묻혀 헤어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매두몰신(埋頭沒身), 묻은 불은 일어남의 뜻으로 후환이 없다고 안심하던 일이 다시 일어남의 비유 또는 지난 일을 괜스레 들추어 냄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기매화(起埋火), 멀리 보이는 푸른 산 어디든지 뼈를 묻을 수 있다는 뜻으로 대장부는 반드시 고향에다 뼈를 묻어야만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됨을 이르는 말을 청산가매골(靑山可埋骨) 등에 쓰인다.
▶️ 搰(팔 골)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骨(골)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搰(골)은 ①파다 ②흐리게 하다 ③힘쓰는 모양,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여우가 묻은 걸 여우가 다시 판다는 뜻으로 여우는 의심이 많아 자기가 물건을 묻고 또 자기가 파 본다는 말을 호매호골(狐埋狐搰)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