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FC U-23 선수권 대회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훌륭한 결과에 박수를 보내지만, 그 이면엔 예선 우즈벡 전과 8강 요르단 전에서 심판의 오심이 있었다. 당시에 다른 판정이 나왔다고 우리 대표팀이 반드시 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오프사이드 대신 동점골이 선언되었다면, 연장 승부나 승부차기에서 패했을 수도 있다. 또 체력소모가 극심해져 4강전에서 카타르를 3:1로 이기는 결과를 갖지 못했을 수도 있다. 심판 판정 때문에 '만약에 판정이 제대로 내려졌다면...'이란 가정은 이긴 팀에게도, 진 팀에게도 깔끔하지 못한 뒷맛을 남긴다.
(△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엔오심이란 이름의 행운이 약간의 도움을 주었다. 출처:KFA홈페이지)
그래서 심판 그리고 판정은 축구에서 빠질 수 없는 이야기거리다. 경기장을 움직이는 주심 한 명과 터치라인을 따라 움직이는 부심 두 명으로 경기장의 모든 내용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빠르게 움직이고 거칠고 순간적인 움직임이 많은 축구의 경우 제대로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축구의 오프사이드 판정은 가장 흔하게 오심이 발생하는 곳인데, 정말 ‘찰나’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순간적으로 움직임이 갈린다. 오프사이드를 판정할 때 1초 차이는 매우 긴 시간으로 느껴질 것이다. 10분의 1초보다도 작은 시간으로 판정이 갈린다. 이런 축구의 특성 때문에 심판 판정이 때론 틀릴 수밖엔 없다.
그리고 심판의 '판단'에 따라 판정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난 1월 25일(현지시간) 벌어진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첼시 경기의 주심이었던 클라텐버그 주심은 디에고 코스타에게 태클을 가한 메르테사커에게 즉시 퇴장을 명령했다. 그러나 당시에 옐로카드를 꺼냈다고 해서 오심이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퇴장이든 경고이든 불만은 있되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이다. 합당한 판정인지 가혹한 판정인지에 대해 의견이 갈릴 뿐이다. 판정에 있어서 완벽을 기하는 것은 목표가 되어야겠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판정이 항상 나오는 것은 아니다.
축구의 경기 특성 상 비디오 판독을 하거나 기계의 힘을 빌려 판정하는 것도 어렵다. 심판의 자질 부족 때문에 나오는 오심을 제외하더라도, 축구에서 판정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심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선한 의지'다. 판정을 최대한 공정한 입장에서 보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잘못된 판정이라고 해도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너무도 자명한 사실을 놓쳤다면 심판의 자질을 의심하고 심판의 자격을 의심해야겠지만, 빠른 경기 상황을 고려해서 '실수'의 범위라고 여겨진다면 매번 판정을 문제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심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오심은 없는 것이 최선이고 또 그러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기에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란 의미다.
사실 축구 뿐 아니라 완전히 공정하게 평가하는 방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시험 방식을 생각해보자. 100문제 중 98문제를 알고 2문제를 몰라 틀린 사람과 100문제 중 95문제를 알고 다섯 문제는 모르지만 찍어서 100문제를 다 맞힌 사람이 있다. 이들 중 후자가 더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 완전히 공정한 경쟁이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축구 경기 제도 하에서는 오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심 역시 경기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 경기에 패배한 후 눈물 흘리는 요르단 선수. 그들은 8강전의 패배를 오심의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출처:KBS 방송 캡처)
그래서 이번 오심을 보면서, 생각해 볼 것은 판정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에 있지 않을까. 2006년 독일월드컵 스위스 전에서 엘리손도 주심의 판정을 두고 논란이 일었고, 당시 국내 팬들 사이의 분위기는 뜨겁다 못해 살벌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득이 된 오심을 두고는 쉽게 넘어가는 분위기가 있다. 이번 AFC U-23 챔피언십 요르단 전에서의 오심이 특히 그랬다. 우리에게 해가 된 오심을 두고 살벌한 분노를 표출한 것을 생각해보면 이중적이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프사이드 판정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전혀 모르겠다.’는 대답을 했다. 오심이란 것에 동의하는 것이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또 경기 직후라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 쉽진 않았겠지만, 오심이었단 것을 모른척한 것은 실망스러웠다.
월드컵 출전이 요원한 요르단의 경우 올림픽 출전이 정말 중요한 꿈이었을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요르단이 객관적 전력이 약한 팀이라고 해서 그들의 꿈과 도전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명백한 오심에 울어야 했던 요르단 선수들을 생각하면 오심을 모른 척해선 안 된다. 경기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은 피해자의 입장이고, 이득을 얻은 입장에선 오심이었다고 깔끔하게 인정하는 것이 옳다. 이중적 태도를 꼬집으면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을 흔히들 쓴다. ‘내가 당하면 오심, 남이 당하면 행운.’이란 이중적 태도보다 ‘내가 당해도 오심, 남이 당해도 오심.’이란 태도를 갖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또 우리가 요르단 전처럼 오심으로 덕을 보았듯, 가끔 오심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 우리가 오심으로 피해를 입게 되더라도, 그 때는 경기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람이 판정을 내리기 때문에 불만이 없을 순 없다. 하지만 기계의 힘을 빌려 판정하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축구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가 오심에 언젠가 또 분노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또 사람 냄새가 나는 축구의 일부가 아닐까.
http://blog.naver.com/hyon_tai
첫댓글 그럼 신태용 감독이
"요르단전 승리는
일본인 부심 덕분이라서
엄청 부끄럽고
비록 우리가 이겼지만
요르단에게는 엄청 미안하니
사과하겠습니다.
아니면 재경기할까요?"
이랬어야 직성이 풀리시겠나요??
당시 신태용 감독이 인터뷰하기 전에
미리 그 장면을 찾아보고 인터뷰를 했어야
실망스럽지 않았을까요??
결론은 "오심은 당연하다"인 것 같은데
중간에 신태용감독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은지요??
신감독님이 그 장면을 확인했다면 '오심이 있었고 우리에겐 행운이 따랐다' 정도면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심은 축구에서 어쩔 수 없이 나오게 되고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지만, 그걸 당연하게 여기진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거꾸로 우리가 오심의 피해를 입었을 때 상대 감독이 오심은 전혀 모르겠다고 했을 때의 기분을 상상해보니, 모르겠다는 말이 참 무책임하게 느껴지더라고요.
@hyon_tai 당시 상황은
신태용 감독이 서거나 앉아있던 장소에서 보면
더 오프사이드로 보여졌을 상황입니다.
게다가 경기 중에는 요르단 선수들이나 벤치에서도
모두 오프사이드로 인정하며 그냥 아쉬워했지
심판에게 항의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신태용 감독도 오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었을 겁니다
@hyon_tai 만약 요르단 경기가 중계가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다들 오프사이드로
인정하고 다음 경기에 집중했을 겁니다.
지금은 한일간의 결승전에 집중하기에도
빠듯한 시간 아닐까요?
신태용 감독이 그때 오심이라는 것을 알았는데
모르는척 해서 실망스럽다고 쓰신 건가요??
다시 읽어보니 뉴앙스가 그런 것 같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프사이드 판정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전혀 모르겠다.’는 대답을 했다. 오심이란 것에 동의하는 것이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또 경기 직후라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 쉽진 않았겠지만, 오심이었단 것을 모른척한 것은 실망스러웠다.
@bfc1995 신태용감독을
오프사이드를 알았으면서도
모르는 척한 '파렴치한 감독'으로
이해해도 되는 건가요??
뭐에 그렇게 흥분하신지 모르겠네요. 제가 쓴 글이 그렇게 확대 해석해서 이해할 부분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제가 글을 쓴 건 사실이고 해석의 부분은 제 몫이 아니라 읽으시는 분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의도한 바는 저를 추궁하고 있으신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지만, 그 역시 해석의 자유로 보고 더 이상 댓글은 달지 않겠습니다. 여러 번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yon_tai ㅡ
오심이었다는 걸 모른 척한 것은 실망스러웠다라고
본인이 직접 쓰신 글 아닌가요?? 책임을 지셔야죠
TV로 보는 우리야 잘 알지만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있던 신태용 감독은 오심인지 몰랐을 겁니다. 누가 신태용 감독한테 영상을 보여주기 전까지는요.
경기 끝나고 바로 믹스트존으로 가는 사이에 누군가 영상을 보여주고 '감독님, 그거 오심이었는데요. 속닥속닥'할 시간은 있었을까요?
진짜 몰랐으니깐 "모르겠다"고 한건데 이걸 가지고 '오심이었단 것을 모른척한 것은 실망스러웠다'고 하면 안됩니다.
스위스전의 예를 든건 적절치 못한 비유죠. 그건 분명 직전 장면에서 오심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부심이 기를 들었다는데서 더더욱 문제가 됐던 것입니다. 그로인해 분명 선수들 플레이에 지장을 주었으니까요.
우린 분명 월드컵마다 오심의 피해를 봤지만 그게 오심이었는지도 별 신경 안쓰고 지나갔습니다.
최근 사례만 봐도 한일 월드컵 터키전 안정환골 오프사이드 오심. 06 스위스전 프라이골 직전 오심.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 아르헨티나전 오심,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전 오심.
그외 아시안컵에서의 오심등 그 결과로 심판이 욕먹긴 커녕 엄한 우리 감독들이 욕먹었을 정도로
당연히 경기의 일부로 생각하고들 넘어갔습니다.
그런 수많은 장면들은 뒤로한채 단지 스위스전 문제와 요르단전을 들어서
이중적이라 할순 없는거죠. 스위스전은 부심의 깃발 때문에 문제가 됐던겁니다.
그 기만 안들었어도 뛰던 선수들은 오심인지 뭔지도 판단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요.
신태용감독인터뷰는 경기끝나고 바로한거라서 모를수있다고 생각들구여
오심에대한 자세에서 득을본 팀이 할수있는 최대의 자세는 인정 하는거라고 생각드네요 이거보다 더이상 할수있는게 없죠
피해받은팀이 제소 한다음 조사를 해서 보상 받아야되는거구여
본문에도 내가당해도 오심 남이당해도 오심이라는 글이 있듯이
지금 우리대부분은 오심인거 인정 하고있으니 우리의 자세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