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자락길!
참 오랜만에 걸어보는 길이다.
왜그런가? 했더니 22년도에는 12월달에 납회로 걸었고, 24년도에는 내가 눈이 돌아가는 바람에 참석을 못하다 보니
3년만에 와 보는 곳이 되었다.
원래 매년 2월달 만행은 이수봉이나 과천 매봉에서 시산제를 겸하여 만행을 해 왔는데 이번에는 시산제도 없고
그냥 안산 자락길이다.
왜 이수봉이 아닌 안산이었을까?
아마도 이수봉에 이런 추운 날에 오르자고 하면 몇 명 나오지 않을 듯하고,
대모산으로 갈려하니 홍 회장 집 근처에서 한다고 뭐라 할 듯해서
어디 다른 곳 아는 산이 없을까? 하고 찾지 않았을까?
그래서 엇! 아는 산? -> 안산?을 찾은 것은 아니었을지 추측해본다.
날씨가 영하로 다소 춥다고 느껴지는 아침 10시에 독립문역에 모였다.
겨우 영하 2~3도 정도였는데...
회원들 추우면 안된다고 홍 회장 배려로 지하철 개찰구 부근에 모이게 해주었다.
뭐 모여있는 모습을 담을려고 한 게 아니라 벽에 새겨진 <독립선언문>을 담고자 했는데...
이제 막 도착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지하철에서 나오는 모습을 담아주었다.
등산복, 마스크, 선그라스로 가리면 알아보지 못할까?ㅎ
아래 1, 4, 5번 사진의 회원을 맞출 수 있다면 대단한 눈썰미일 듯...
인왕산 곡장 부근의 모자바위가 눈 앞에 선명하게 바라보이는 곳에서 인증샷을 하고 출발한다.
이런 추운 날씨에 만행에 나올 정도이면 아직은 청춘들이다.
오르막 길이 조금 가파르기는 하지만 1도 힘들어 하지 않는 모습이다.ㅎ
카메라를 보면 손을 흔드는 여유도 있으니...
파란 하늘에 봄을 준비하는 플라타너스의 열매가 눈에 가득 들어온다.
땅만 보고 걸으면 볼 수 있을런지...ㅎ
회장과 사진 담당으로 홍, 홍 커플이 참 잘 어울리는데 홍 회장은 홍재식 회원을 참 많이 아낀다.
나는 막 부려 먹으면서도...
언젠가는 못하겠다고 던질 날이 오겠지...ㅎㅎㅎ
북한산이 한 눈에 바라보이는 곳인 전망대에서 한 컷.
저 산 아래 어디쯤에 신승봉 회원의 집이 있을 듯...
얼마 전만 하더라도 저 앞에 봉우리에 과감히 도전했었는데...ㅎ
김왕구 회원이 내 인증샷을 담아주었다.
큰 카메라 들고 낑낑대는 게 안쓰러웠나 보다.ㅎ
옆에 김동국, 홍재식 회원이 같이 들러리(?)를 서준다.ㅎㅎㅎ
한 무리의 아짐씨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들은 눈길을 주는 듯하지만 만행 회원은 그냥 아래만 보고 간다.ㅎㅎ
하기야 눈길을 주면 뭐할건가?ㅎ
이제 머지않아 꽃망울을 터트릴 <히어리>가 작년의 씨방을 아직 그대로 달고 있다.
새 꽃이 피면 떨어질려나?
자락길 중간에 끝이 보이지 않는 비닐하우스가 설치되어 있다.
뭐지?하며 가봤더니 맨발로 걷는 황토길을 만들어 놨다.
겨울철에 저리 해놓았다면 여름철에는 저기에 에어컨을 설치해 주지 않을까?
이곳 말고도 곳곳에 황토길을 만들고 있었다.
야당색이 강한 지역들을 보면 이런 곳에 예산을 마구잡이로 뿌린다.
여당은 눈치 보느라 하지 못하는 것들...
메타세콰이어 숲길에 들어서니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푸르름이 짙어지면 그 상쾌함은 더 커지리라.
기분 좋은 숲의 향기도 나는 듯하다.
메타 숲 속에 휴식처에서 잠시 쉬어간다.
가지고 온 보따리를 푼다.
홍 회장은 최근 대만에 가서 가져온 58도 짜리 금문고량주를 꺼내서 기를 죽인다.
넘어가는 목 뒤로 화끈함이 지나간다.
겨우 입에 적실 정도인데 몸이 후끈해진다.
대만에서 더 좋은 것 많이 가져왔을텐데 작지만 가장 강력한 한 방으로 여행 턱을 마무리한다.
멀리서 가져온 귀하고 독한 술이니 쬐끔씩만...ㅎㅎㅎ
지금은 삭막한 분위기 이지만 꽃이 피면 아마도 인산 인해를 이룰 자락길이다.
그 때 다시 와보는 것도....
운동기구들이 즐비한 곳을 지나는데 눈길도 주지 않고 간다.
한 번쯤은 붙잡아 보기도 하고 메달려 보기도 할 수 있을텐데....
아예 도전할 생각조차 없는 벌써 그럴 나이가 되었다.ㅎㅎ
어느 등산객이 직박구리에게 먹이를 주고 있고
직박구리는 아무 경계심도 없이 옆에서 받아 먹고 있다.
이 녀석들은 경계심이 무척이나 많은데....
등산객이 말하길 매일 올라와서 먹이를 주니 친해졌다고 한다.
야생이라도 사람들이 하기에 따라서 저리 가까워질 수 있는데...
새를 담고 났더니 일행은 벌써 저 만치 오르고 있다.
아씨!하며 열심히 뛰어서 쫓아간다.
모두 힘들긴 하나보다.
능안정이라고 하는 작은 정자각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다.
나는 왕구를 담고, 왕구는 나를 담는다.
왕구는 표정이 해맑고, 나는 표정이 무겁다.(짐이 많아서일지...ㅎ)
왕구는 카메라로 입을 가리고, 나는 카메라로 눈을 가린다.
나는 왕구보다 젊게 나오고, 왕구는 나보다 늙게 나왔다.
결론적으로
나는 왕구보다 못 담고, 왕구는 나보다 잘 담는다.ㅎㅎㅎ
이런 곳에 서면 모두 옛날로 돌아간다.
왕년에 내가 저기서 근무했고, 이런 저런 일이 있었으며, 어쩌구 저쩌구....
그것이 추억일 것인데 좋은 추억만 오래 오래 간직하길 기대한다.
홍 회장의 포스가 마치 5.16 혁명 당시의 누굴 연상케 한다.
지금 나라가 어지러운 때에 그런 사람이 나타나준다면?
혹시 홍 회장은 아닐까?ㅎㅎㅎ
함께 등산 와서 싸움하고 토라진 듯한 연인의 모습이다.
만행 회원들이 둘러 싸고 있는 곳에서 점심을 꿋꿋하게 먹고, 디저트까지 해치우고 가는 담대한(?) 아줌씨였다.ㅎ
인왕산과 북한산이 한 눈에 바라다 보이는 전망대가 있는데 계단 몇 개 더오르기 힘들다고 그냥 스쳐지나간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인데...
세월이 한이로다.ㅎ
서울 하늘이 이처럼 맑고 깨끗하기도 쉽지 않은 날인데...
내가 올라가니 신승봉 회원이 나를 응원하러 뒷따라와 사진을 담아준다.
그 배려의 마음이 고맙다.
오늘따라 내가 사진 복이 많은 날이다.ㅎㅎ
참 깔끔한 분들이다.
산에서 묻은 먼지를 탈탈 털어 낸다.
마음 속에 쌓인 먼지도 털어 냈을 듯하다.
그리고는 경건한 마음으로 최종 포인트인 독립문으로 내려간다.
출발은 '아는 산 -> 안산'으로 시작했지만 끝은 '대한민국 만세'로 거룩하게 끝냈다.
다소 춥고 2시간이라는 짧지않은 거리였는데 아무도 지친 기색이 없다.
뭐 등에 아무 짐도 진 게 없으니...ㅎㅎ
나만 7Kg 군장을 짊어 져서 그런가? 힘들다.ㅎㅎ
영천시장 안의 석교 식당에서 점심을 했다.
인기가 좋은지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홍 회장이 미리 예약을 하고 꽈배기로 주인 입을 달달하게 해 주어서인지 좋은 자리를 내주었다.
맛있는 순대국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오늘 회비는 만원만 내란다.
불안하다.
홍 회장이 저리 나올 때는 뭔가 있는 듯한데...ㅎㅎ
혹시 대만 가서 좀 땡겼나?ㅎㅎㅎ
올해부터는 다시 만원의 행복으로 복귀하는 것일까?
쓸데없는 기대를 해본다.ㅎㅎ
식당 벽에 붙어있는 메세지!
강경상고 51회!
조기형 회원의 3년 후배란다.ㅎㅎ
이것도 인연이다.
이제 겨울 산행을 마무리하고 3월부터는 꽃구경이 시작될 것이다.
그만큼 몸도 바빠질 듯...
건강관리 잘해서 3월달에도 많은 회원이 참석하길 기대해본다.
꽃 피는 3월에 봐요!
홍 회장을 비롯해서 참석하신 회원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첫댓글 추위도 마다 않는 청춘들이네
역시 베스트 프랜드들이십니다.
여독도 안풀린 가운데 만행을 리더해 주신 홍회장님과 중장비를 짊어지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먼서 멋진 만행 일기를 올려주신 주작가님!
항상 감사드립니다.
집에서 가까와 가끔 걷는 안산이지만 만행회원님들과 하는 산행이 제일 즐거운 산행입니다.
모든님들, 늘 건강과 행복이 넘치시길 빕니다.
역시 後記를 읽어야 萬幸이 마무리되네요!
복장에서 현격한 차이를 극복하고, 두탕 치르시고....대단합니다. 많은 만행인에게 흐뭇함을 안겨주셔 감사합니다!
새싹이 물오르는 3월에 이수봉 오르도록 하겠습니다!
2월과 똑같이 20일에 뵐께요~~~~~
참고: 드셨던 술은 金門高梁酒 58도 블랙입니다!
쌀쌀한 날씨에 힘든 만행이었지만 회장님이 하사하신 대만산58도 고량주 석잔 덕분에 몸이풀려 가볍게 일주했네요^
주작가님은 2차까지 하고 멋진 후기로 올려 주시는 것을 보면 회춘하시는가 아니면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가 아니면 잠이 없으신거야~~
아니지 만행을 너무 사랑하여 모두를 행복하게 하려는 대자대비한 마음으로 후기를 올려주신 것에 감사 드립니다.
회원님들 함께한 시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주작가님 글솜씨가 이제 사진솜씨를 능가하네요! 밋밋한 두시간 자락길 산행을 맛갈나게 풀어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