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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대전천을 복개하고 그 위에 세워진 중앙데파트는 대전의 상징적인 건물이었으나, 작년 10월 해체됐다. |
하는 일마다 저항에 부딪혀
“전부 다죠. 하는 일마다 저항에 부딪혔으니까요. 대표적인 사례로 교통체계 개편을 들 수 있겠군요. 대전시가 생긴 이래 56년 만에 처음으로 버스 노선을 대대적으로 바꿨어요.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버스업계의 저항이 두려워 실행하지 못했던 해묵은 과제였습니다. 그걸 제가 했어요. 버스업계 종사자들이 시청 앞으로 대거 몰려와 파업 농성을 벌이면서 ‘박성효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저는 그들과 타협하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시청 내부에서 ‘박 시장이 양보해야 한다’는 얘기가 돌더군요. 물러서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시민들이 저를 응원해 주더군요.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버스와 지하철 이용자가 20% 가까이 늘었어요. 처음에 버스노선 개편에 극심하게 반대하던 시민들이 기본 요금을 내면 대전시 어디든 버스와 버스, 버스와 지하철 환승이 가능하고, 환승의 경우 별도의 추가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교통비 절감 효과를 체험하면서 이제는 80% 이상의 시민이 ‘만족한다’는 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대전시내를 가로지르는 도심하천을 복개한 곳에 서 있던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를 35년 만에 헐었더군요.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는 대전시민에게 추억이 서린 곳이기도 하지만 오래전에 수명을 다해 시급히 정비해야 했어요. 두 건물이 복개천 위에 세워져 비가 올 때면 매우 위험했죠. 두 거대한 건물을 받치기 위해 하천에 콘크리트 기둥을 무려 460여 개나 세웠는데, 비가 많이 오면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기둥에 걸려 하천이 범람하고, 붕괴위험이 한두 번이 아니었죠. 그런데도 철거는 엄두를 못 냈어요. 중앙데파트는 소유주가 한 분이었지만 홍명상가의 경우 건물 소유주가 300여 명에 달했는데, 모든 분의 이해관계가 달랐기 때문이죠. 제가 시장이 된 후 ‘목척교 르네상스’를 내걸었어요. 도시환경을 정비하고 하천 환경을 살리기 위해 철거하겠다고 했습니다.”
―소유주들의 반발이 심했겠군요.
“협상과정에서 시청 공무원들이 두들겨 맞는 일이 다반사였어요. 폭력과 고발이 계속됐습니다. 서울의 청계천 주변 상인들을 설득하는 일보다 훨씬 어려웠어요. 타결 조짐은 지난해 10월쯤 소유주들에게 대체상가를 제시하면서 나타났습니다. 상인들이 저의 진정성을 이해하기 시작했죠. 그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녹색도시 대전만들기’라는 大義(대의)에 동의했습니다.”
홍명상가 상인들에게 감사패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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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상가 상인으로부터 받은 감사패. |
박성효 시장은 지난 9월 9일 홍명상가의 자영업자 300여 명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상인들은 박 시장에게 “정당성과 공권력에 앞서 상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헤아려줬고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 줘서 고맙다”며 감사패를 전달한 것이다.
―값진 상을 받았군요.
“공직에 있는 동안 받은 상 중에서 가장 값진 상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시청 직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그 같은 성과는 없었겠지요. 사실 제가 시청 직원들을 많이 고생시켰어요. 내부적으로 원성도 많이 들었죠. 성과가 하나 둘씩 나오니까 직원들이 변하더군요. 시청 공무원 개개인의 능력도 많이 향상됐어요. 우리 시는 전국 단위의 각종 평가에서 1등을 여러 번 차지했습니다.”
박 시장은 필자에게 民選(민선) 4기 대전시의 주요 수상실적이 적힌 자료를 꺼내놓았다.
자료에 따르면 대전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제3회 대한민국 녹색대상, 보훈문화 종합대상, 전국 자원봉사 최고도시 대통령 표창, 도시경쟁력평가 미래경쟁력 1위, 국내 나무심기 기여도 1위, 제6회 지방자치경영대전 종합대상, 정부종합평가 1위 등을 차지했다.
―대전 시내 전역에 나무를 많이 심었더군요. ‘나무 심는 시장’이라는 별명도 얻었고요.
“그동안 시내 곳곳에 심은 나무가 무려 530여만 그루입니다. 2020년까지 3000만 그루를 심을 예정입니다. ‘도시 숲’을 지향하는 거죠.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수목원인 한밭수목원도 만들었어요. 나무심기는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중앙분리대에 나무를 심었더니 교통사고 사망률이 1년에 20%씩 감소했습니다. 그 덕분에 작년에 선진문화교통대상을 받기도 했지요.”
―하천 살리기를 비롯해 도시 환경 문제에 집중하는 특별한 이유가 뭡니까.
“환경은 주민의 행복을 결정하고 도시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방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면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요. 저는 시장이 되자마자 3000만 그루 나무 심기, 3대 하천 살리기, 자전거 타기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현재 李明博(이명박)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도 따지고 보면 제가 그동안 해 온 일을 전국 단위로 추진하는 것에 불과해요. 물론 정부 정책을 솔선수범해서 실천하다 보니 중앙정부로부터 8800억원을 지원받는 혜택도 봤지요. 전국 주요 도시 중에서 정부로부터 1000억원 이상을 지원받는 곳은 대전 외에는 없습니다.”
일자리 순증가율 1위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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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변한 대전시청 앞 공원. |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경기 불황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2006년 시장 취임 당시 대전은 경제고통지수가 7大(대) 특·광역시 중에서 가장 높았어요. 물가상승률, 실업률, 부도율을 합쳤더니 11%가 넘더군요. 그게 3년 만에 현격히 줄어들었어요. 크고 작은 기업 270개를 유치했고, 11억 달러의 외자도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일자리 순증가율이 6.5%로 전국 1위를 기록했어요. 대전 시민들이 체감하지는 못하지만, 현재 대전의 경제는 매우 건실하다고 자부합니다.”
―시민들이 경기향상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뭡니까.
“展示(전시)행정을 하지 않아서죠. 하지만 지표상으로 확실히 나아지고 있어 조만간 대전의 전 시민이 몸으로 실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소외계층을 포함한 일부 서민들은 시정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저는 서민을 대상으로 5000억원이 넘는 돈을 융자해 줬어요. 대전에는 신용불량자가 대략 6600여 명이 있는데 그들을 대상으로 소액 대출을 실시하고 있어요.
이게 성공하니까 중앙정부가 이 제도를 벤치마킹하더군요. 대전시가 추진하는 공공사업도 조기에 발주해 지역업체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습니다. 지역업체의 하도급 참여율은 최근 5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박 시장은 “주민과 함께 만드는 도시재생사업인 ‘무지개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 사업은 주거, 교육환경, 자활, 공동체 복원이 통합된 이른바 신개념 도시재생사업이다. 못사는 동네로 낙인 찍힌 곳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정책을 펼쳐(올코트 프레싱) 거주자들이 변화를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박 시장은 “행정은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것”이라며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마음으로 대하면 행정은 반드시 성공하게 돼 있다”고 했다.
―무지개 프로젝트의 성과는 어느 정도라고 평가합니까.
“일일이 얘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주민들의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어요. 얼마나 다행입니까. 삶의 의미를 느끼기 시작한 겁니다.”
―무지개 프로젝트를 추진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저는 지방행정을 30년 넘게 해 왔습니다. 행정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겁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하면 안될 일이 없어요. 도시에는 잘사는 사람도 있지만, 못사는 사람도 많아요.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는 게 지방행정입니다. 서민의 입장에서 정책을 펴겠다는 게 바로 무지개 프로젝트죠.”
―대전시장으로 취임할 때 세웠던 목표는 뭐였습니까.
“사람이 살기에 행복한 도시를 만들자는 거였죠.”
공약 이행 최우수 단체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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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기 편한 도시’를 선언한 대전시 곳곳에 마련된 자전거 보관대. |
―목표에 어느 정도 근접했다고 평가합니까.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봐요. 나무심기, 3대 하천 살리기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요.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들입니다. 중앙역에서 충남도청까지 지하상가가 있는데 지상에는 횡단보도가 없었어요. 지상에 횡단보도가 생기면 지하상가 상권에 타격이 된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제가 지하상가 상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상에 횡단보도를 만들었어요. 상인들의 영업도 중요하지만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들의 불편도 무시할 수 없었어요. 지난 20년 동안 감히 시행하지 못했던 일이죠. 인기 위주가 아닌 도시의 미래와 장래를 위해 필요했던 거죠.”
박 시장은 “나무심기 사업도 저항이 많았다”고 했다.
“왜 도로 폭을 줄여 나무를 심느냐, 박 시장 동생이 나무장사를 하니까 나무심기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악성 루머가 돌았지요. 저는 도로 차선을 줄인 적도 없고, 제 동생이 나무장사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여기저기서 나쁜 얘기가 들려왔지만 소신을 갖고 추진했어요. 시장으로서 어떻게 시민을 불편하게 하는 정책을 펴겠습니까. 저는 이 과정에서 깨달았어요. 정치꾼은 선거를 의식해 표를 따라 움직이지만,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위해 미래를 보고 움직인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난 9월 한국메니페스토 실천본부로부터 민선 4기 공약 이행 최우수 단체상을 수상했는데 공약 중 이행하지 못한 건 뭡니까.
“여성 부시장을 임명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있어요. 적임자를 찾기가 어려워요. 만약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 대신 여성특보를 임명할 생각입니다. 저는 약속을 잘 하지 않아요. 대신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사회 지도층은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박성효 시장은 대전의 성장동력으로 우주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시장은 “2009 대전 국제우주대회는 우주산업 육성의 시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제우주대회(IAC)는 지구촌 최대 우주행사로 전 세계 우주 비즈니스의 場(장)이다. 올해 60번째인 국제우주대회는 1950년 파리 총회 이후 매년 열리는 우주분야의 최고 국제행사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한국은 네 번째 개최국이다.
1만원권 지폐 100장으로 국제우주대회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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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시각장애인을 고용해 노인들에게 안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2006년 국제우주대회 유치전에 나섰을 때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맨땅에 헤딩한 셈이죠. 당시 한국은 우주개발에 대한 성과가 전혀 없는 상태였어요. 국제 사회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도 없었고요. 그런 상황에서 유치에 나섰죠. 저는 당시 개최지 선정 위원들에게 1만원권 지폐를 보여줬어요. ‘1만원권 뒷면에 천상열차분야지도와 혼천의가 있다’며 ‘우리 선조들은 1400년 전부터 우주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다’고 했지요. 그게 통했습니다. 선정 위원들이 1만원권을 달라고 하더군요. 대략 100장 정도 뿌렸을 겁니다. 뇌물이 아니라 기념품으로 줬지요.”
―대회를 유치할 당시 중앙정부는 어떤 지원을 했습니까.
“전혀 없었습니다. 유치를 하고 나니 중앙정부는 난색을 표했어요. 정부 승인 없이 국제대회를 유치했으니 10억원 이상은 지원할 수 없다는 거였어요. 다행히 이명박 정부가 우주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지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대전 국제우주대회는 가장 근사한 대회가 될 겁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해 유럽우주청(ESA), 중국 국가항천국(CNSA), 캐나다 우주국(CSA), 러시아 연방우주청(Roscosmos), 일본 우주항공개발기구(JAXA) 등 우주분야 선진국의 고위인사가 참석해요.”
―자기부상열차,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같은 국책사업에서 대전이 탈락했습니다. 이유는 뭐라고 봅니까.
“그 부분에 대해 제가 할 말이 많아요. 정부가 잘못하고 있어요. 국책사업을 어떻게 경매하듯 합니까. 의료복합단지는 정부가 5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는데 제가 보기엔 면밀한 검토 없이 그냥 추진하고 있어요. 지역에 따라 투입되는 비용이 서로 다른데 어떻게 액수를 정해 놓고 사업을 추진합니까. 말이 안돼요. 대전이 의료복합단지로 선정됐다면 5조원이 넘는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대전에는 생명공학연구소, 한의학 연구소, 민간연구소 등 의료관련 기관이 많아요. 이미 인프라가 깔려 있지요. 그럼에도 전혀 관련이 없는 대구와 오송이 의료복합단지로 선정됐습니다. 대구는 현 정권 실세들의 고향이고, 오송은 보건복지부가 직접 관리하는 지역입니다.”
―국책사업을 인기투표식으로 선정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까.
“참여정부는 그 지역의 산업적 특색이나 여건을 잘 따져서 효율적인 배치를 하지 않고 지방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워 국가 백년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국책사업을 마치 경매하듯 경쟁을 시켜 진행했습니다. 현 정부가 왜 이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국책사업은 국가 차원에서 전문가들이 심도 깊은 고민과 연구 끝에 지역을 선정하고 결정하면 됩니다.”
대전에 여당 의원 한 명도 없어
―대전이 중앙무대에서 정치력이 모자라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닙니까.
“당연해요. 지금 대전시에 지역구를 둔 여섯 명의 국회의원 중에 여당의원은 한 명도 없어요(자유선진당 5명, 민주당 1명). 인구에 비해 국회의원 숫자도 적고요. 당연히 정치적으로 힘이 달릴 수밖에 없죠.”
―아무리 야당 의원이라도 지역발전을 위해 협조를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예산 배정을 할 때는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만, 그분들이 대전을 위해 정부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는 직접 물어보십시오.”
화제가 행정중심 복합도시(세종시)로 옮아가자 박 시장은 “짜증이 난다”고 했다.
“참여정부 때는 ‘충남지역에 세종시가 건설되니까 대전시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마라’면서 재갈을 물렸습니다. 그 흔한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하나도 안됐고, 공기업 이전에서도 소외됐습니다.”
―박 시장이 대통령이라면 세종시를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저는 그 문제를 거론하기 전에 먼저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게 가장 큰 걱정입니다. 행정이든, 경영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정부가 하는 일은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행정부처가 이전하면 효율성이 떨어지니 성격을 바꾸는 것이 옳다’고 말로만 하지 말고 지역민들에게 먼저 의견을 묻는 게 순서 아닙니까. 아무것도 않고 가만히 있으면서 뭐를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대전시장인 제 입장은 분명합니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는 것이 불합리하고 불가능하다면 대전지역과 상충되지 않는 보완적 기능이 세종시에 와야 한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세종시는 어떤 도시로 만들어야 합니까.
“차라리 국회를 내려보내 입법도시로 만들면 문제가 간단히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로 교육특구 도시를 만들면 어떨까 합니다. 대학이 내려오면 엄청나게 빨리 도시가 자족기능이 만들어지고, 또 인구도 급격히 이전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행정구역은 시민의 생활편의를 기준으로 조정돼야 해요. 대전의 경우 市(시)를 둘러싼 인근 市郡(시·군)과 협력이 잘되고 있어요. 가스, 상수도, 교통을 공유하고 협력하고 있습니다. 금산과 충북 옥천은 사실상 대전생활권입니다. 연기군도 대전지역에 편입되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현재 중앙정부는 광역자치단체 내에서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광역자치단체와 타지역의 시·군과의 통합도 고려해 봐야 해요. 시민의 의사에 따라 행정구역을 조절하는 것이 민본주의 행정의 기본입니다.”
“여론과 상관없이 할 일은 반드시 한다”
―月刊朝鮮 여론조사 결과, 박 시장이 추진해 온 여러 정책 중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U턴 프로젝트’가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습니다.
“그게 구체적으로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응답자 중에는 무지개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답변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이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왔기 때문이죠. 무지개 프로젝트는 대전 시내 판암동과 월평동, 법동 등을 중심으로 시작됐어요. 올해부터는 대동, 문창·부사동에도 시작됩니다. 달동네를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바꾸고 있지요.
저는 빈곤층을 대상으로 악기 배우기를 권장하고 지원할 생각입니다. 돈 있는 사람만 음악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도 얼마든지 할 수 있게 할 겁니다. 음악을 하면 정서가 순화돼요. 사회적 이질감과 박탈감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요.”
―유권자들은 박 시장의 성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복지분야 증진에도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재래시장 상권을 살리기 위해 시청 직원들의 월급 중 일부를 재래시장 상품권으로 지급했어요. 금액으로 7억원이 넘을 겁니다. 시장 상인에게 도움이 됐을 거라고 봐요. 사회복지관에 안마사 자격이 있는 시각장애인을 고용해 노인들에게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어요. 시각장애인은 일자리가 생겨서 좋고, 노인들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一石二鳥(일석이조) 효과를 거뒀지요. 이처럼 저는 표를 의식한 행정을 하지 않았다고 자부합니다. 여론과 상관없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해 왔어요.”
―버스노선 개편이라든가, 목척교 르네상스, 친서민 정책 등을 보면 서울시장을 지낸 이명박 대통령과 업무내용이나 추진방식이 비슷해 보입니다.
“그런 말을 가끔 들어요. 사실 지방행정을 오래 하다 보면 지금 시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무엇부터 일을 해야 하는지를 금방 알게 됩니다. 저는 대전 토박이라 지역사정을 잘 알아요. 하천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행복감을 주는지도 잘 알기 때문에 3대 하천 살리기에 나선 겁니다.”
―지난 3년간 많은 일을 해 온 것으로 보이는데 지역 여론조사에 이런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이유는 뭡니까.
“제가 홍보를 잘 못해요. 홍보가 일하는 것보다 최소 다섯 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그동안 저는 적지 않은 일을 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정부나 각종 사회단체가 대전시의 업무성과를 좋게 평가해 각종 상을 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시장에 취임한 날부터 제 발목을 잡는 이들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들은 여론조사에 적극 참여해 저를 반대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민들은 여론조사에 무관심합니다. 대전시민은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아요.”
―일을 열심히 하는 것과 지역 민심을 얻는 일은 별개 아닌가요.
“여론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되 一喜一悲(일희일비)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일을 하면서 비리를 저질렀거나 추문에 휩싸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저는 일로 평가받을 생각입니다. 조만간 대전 시민 전체가 저의 충정을 알아줄 때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 무지개 프로젝트란?
도시의 낙후지역을 대상으로 주민의 일상생활과 연관돼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올 코트 프레싱’ 방식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낙후지역에 주민이 거주한 상태에서 지역 환경을 리모델링하는 신개념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다. 대전시는 선택과 집중방식으로 주거환경은 물론 교육·복지·문화·자활 사업 등에 1000여억 원을 지원해 왔다. 현재 대전시내 4개 자치구(5개 지역)에서 140개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구체적으로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개선해 생활여건을 향상시켜 준다. 학교에는 도서관과 운동시설을 제공하고, 어려운 살림 형편 때문에 과외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공무원, 대학생, 기업체 직원 등이 무료로 과외 선생님 역할을 해 준다. 재개발사업을 할 때 개발이득이 외부 사업자들에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한다.
대전시는 주민 스스로가 생활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자활지원도 하고 있다. 주민들이 마을을 가꾸면서 소득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산책로 정비, 폐가 정비, 꽃동산 조성, 마을 채소재배,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전시는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계층을 대상으로 무지개론(Loan)도 시행하고 있다. 무지개론이란 300만~500만원의 긴급 생계자금을 低利(저리)로 대출해 주는 제도다.
무지개 프로젝트는 서울의 뉴타운 방식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시작됐는데,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되자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전시는 외부기관으로부터 사업효과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자치경영대전 최우수시책’ ‘뉴거버넌스 민관협력부분 리더십 메달’ 등을 수상했다.
첫댓글 참.. 아쉬운게 때로는 보이기를 좋아하는 정치꾼들이 일을 많이 하느냥 비춰진다는거죠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신념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일을 하는 시장님을 보면 정말 너무 믿음직스럽습니다. 힘내세요. 아는 사람은 다 안답니다. 화이팅입니다.
정말 소신있고 인기에 연연하지 않으시는 시장님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래서 시장님을 좋아합니다.~~
소신을 버리지않고 끝까지 올바른 행정을 펴는 일에 당당하신 시장님 ! 정말 존경 스럽 습니다. 걱정 마십시요. 저희가 일당백 으로 뛰겠습니다 . 끝까지 당당히 일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