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대부고에서 근무한지도 벌써 3개월이 접어든다.
얼떨결에 시작한 기간제 교사의 길을 이제 제법 몸이 말을 잘 듣는다. 공기도 좋고 샘들의 교육환경과 분위기가 정말 맘에든다.
수업 교실 왼편을 보면 제주시 앞바다가 보이고 간혹 비행기도 볼수 있다. 오른 편을 보면 한라산을 볼 수 있다.
오늘은 연일 폭염과 강풍에 구름에 가려져 정상이 잘 보이지 않지만, 좋은 날엔 정상까지 제법 잘 보인다.
이곳에 와서 벌서 한라산 백록담을 3번 다녀온 것 같다. 성판악으로 2번, 관음사코스로 1번, 이번에 가게되면 다시 관음사 코스로 올라가고 싶다. 성판악은 올라갈 때 멋진 풍경을 구경할 수 없는데, 관음사 코스는 정말 멋진 풍경을 바라보면서 올라가니 더할나위 없이 기분이 좋다. 다만 경사진 코스가 많아서 조금 힘들지만 이겨내야한다. ㅋㅋㅋ
이제 1학기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무더위에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교사도 마찬가지로 아침부터 주르륵 땀이 흐르곤 한다.
오늘 아침에는 에어컨을 켜고 밥을 먹고 출근했다. 웬만해서 광주 집에서는 아침에 에어컨을 켜지 않는데 정말 거실과 방의 온도가 27도여서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편하게만 살아와서 그런 모양이다.
지난주 금요일엔 2학년 저녁식사 모임이 있어서 참석했는데 기쁘고 좋은 일이 있었다. 2002년에 졸업한 제자가 체육교사로 사대부고에 근무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근무하는 1층 교무실과 제자가 근무하는 학생부 교무실이 떨어져 있고, 설마 서석고 장재영샘이이곳에서 근무하시리라곤 생각지도 못한 모양이다. 하지만 식사 도중에 멀리서 보고있던 제자가 먼저 인사를 해왔다. 너무도 기쁜 나머지 힘차게 안아주었다.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교직을 시작했는데 제주도의 생활을 동경해 오던 중 좋은기회가 생겨서 가족 모두 제주도에 내려오게 되었다고 한다. 멋진 제자 ~~~~
아침에도 등교하면서, 학생들 등교지도하는 제자를 보고 웃으면서 악수하고 좋은 날에 한잔하자고 얘기를 건넸다.
인생이란 삶의 긴 여정 속에 수많은 갈림길을 선택해야하고, 외나무다리도 건너야 하고, 막다른 길은 돌아서 가야하는 순간의 연속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