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기니아봉선화'라 합니다. 파푸아뉴기니가 고향이죠.
동아프리카가 고향인 '아프리카봉선화'와 함께 가장 많이 보급된 원예품종이랍니다.
높이는 30cm 정도 자라고 일년초로 취급됩니다.
속명의 임파첸스는 im(없다)와 patiens(인내)의 합성어로 '인내가 없다'는 뜻.
종자가 다 익었을 때 꼬투리에 손만 닿으면 종자가 튀어나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죠.
전세계에 500종 우리나라에도 8종이 자생합니다.
그러나 '나의 사랑은 당신보다 깊다'가 꽃말이에요.
특이하죠? 'touch me not'이라는 봉숭아의 꽃말에 비해서요.
아프리카봉선화에 비해 키도 크고 꽃도 상당히 더 커요.
색깔도 화려하기를 형광색에 가까우니, 질린다고나 할까...
어쩌면 저렇게 줄기가 붉을까.
저 정도니 동안 수수하고 달긋한 우리 풀꽃만을 편애했던 저로서
거부감에 무관심까지 더하야 거짐 모르쇠로 일관했던 녀석이기도 하였답니다.
그런데 나이 탓인지 가을 탓인지 저것들도 참 고아요.
추위에 약해 노지에서 월동할 수 없지만 요 가을을 무척 좋아하나봐요.
만개하여 작은 분화를 한가득 덮습니다.
가만 보니 제 속내에도 어느새 이런 꽃들이 많이 들어와 살고 있어요.
야생화 화단에 원예종, 도입종, 개량종 내지 새식구잡초들이 섞이고
그저 사계절 내내 피어 그 흥과 취를 더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많아졌어요!
젊어서는 민족주의더니 늙어서는 사해동포주읜가?^^
가을이 되어 꽃들이 사라져가니 단풍으로 찾아 헤매고
겨울 오면 녹색 갈증으로 저마다 베란다에서 춘난 잎이라도 매만지죠.
지난 봄과 지난 여름의 후회가 이 가을에 여기 저기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버린 말, 쏟아버린 물, 식은 웃음, 몰관심, 굴절, 시기, 탓들이
누렇게 마음 속에서 말라갑니다.
죽비를 맞아야 할 겨울이 뱀의 허물처럼 징그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