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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에어] 12
S#1. 드라마 제작국 대본 연습실. 낮.
11부 엔딩에 이어서....
영은 : 후배 말이 뭐 틀린 게 없네. 지금부터 오승아 말고 고은형이 될 순 없겠어요?
기준 : !!!
승아 : (서늘하게 보는)
영은 : 물론 리딩에서 백 프로 다 하는 배우 없어요. 하지만 작가 감독이 만든 캐릭터가 배우와 얼마나 맞아 떨어지는지
안 맞으면 왜 안 맞는지 힌트는 줘야죠. 그러자고 금쪽같은 시간 쪼개 리딩 하는 거고.
승아 : (시선 내리고 앉았다 영은 향해 고개 돌리는 순간)
기준E : 죄송합니다 작가님.
승아 : (!!! 기준 보면)
경민, 영은 비롯 일제히 기준에게 시선 쏠리면,
기준 : 승아씨가 어제 여름화보 촬영 때문에 밤새 한 잠도 못 자고 감기몸살까지 겹쳐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은 상탭니다.
2차 리딩 때는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상우 : (실소 억지로 참고 있는....)
기준 : 죄송합니다 감독님. (중견배우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죄송합니다.
승아 : (표정 없이 기준 보는)
영은 : (기준의 거짓말에 기막히고...) 얼마나 안 좋은데요. 많이 안 좋아요?
승아 : 글쎄요. 저도 모르는 감기 몸살이라.
기준 : !!!
일동 : (헉!! 입 떡 벌리는...)
영은 : (허- 또 기막혀 아예 시선 돌려버리는)
경민 : (또 사고구나 싶은. 대본의 ‘은형’에 신경질적으로 밑줄 긋고 있는. 그때,)
승아E : 근데, 작가 감독님이 다시 하라시면 다시 할게요.
영은/경민 : (!!! 동시에 승아 보는)
기준 : (뭐지? 오히려 불안 한데...)
승아 : 제가 좀 잘못 생각했나 봐요. 사실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제가 은형이란 캐릭털 소화하기엔 무리라고 생각하시는 거 알아요.
그래서 리딩 때 다 보여주면 정작 슛 들어가서 리딩 때보다도 못하단 소리 들을까봐 겁나서 그랬어요.
상우 : (웃기고 있네 하는 표정이고....)
체리 : (이런 씨! 얘 왜 이래? 하는 표정이고...)
승아 :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해서 저희 대표님... 거짓말쟁이까지 만들었네요.... (선배들 보며) 정말 죄송합니다.
한번만 더 기회 주시면 처음부터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영은 : (쟤 뭐야? 연기야? 아님 진심이야?)
기준 : (승아의 영악함에 차마 고갤 들 수 없고....)
경민 : (사실인가?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보는데)
할머니 배우 : (속아서) 그래요. 배운 그런 맘 있어요. 긴장하지 말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다시 해봐요.
안 하겠달 줄 알았더니 기특하네. 이감독, 괜찮지?
경민 : ....1부 1씬부터 다시 가겠습니다.
영은 : (뚫어져라 승아 보는데)
승아 : (좀 전의 온순함 사라지고 눈 내리깔더니 대본 1부 다시 펴는....)
오석E : 씬1. 장례식장. 포커스 아웃된 영정 앞에 향 피어오르고 상복 차림의 은형 영정 바라보며 서럽게 서럽게 울고 있다.....
(점점 목소리 작아지는....)
S#2. 드라마 제작국 화장실. 낮.
쏴- 하고 틀어지는 물줄기. 분 못 삭인 얼굴로 손 닦고 있는 영은 이다.
그때, 누군가 옆 세면대에 와 물 튼다. 보면, 승아다.
영은, 서늘하게 승아 보면
승아 : (손 닦으며 보지도 않고) 오늘 리딩 어떠셨어요? 맘에 드세요?
영은 : 당연히 맘에 들죠. 그렇게 써프라-이즈한데 어떻게 맘에 안 들겠어요?
승아 : (손 탁 털고 보면)
영은 : 어쩜 그렇게 연길 잘 해? 나 오승아씨 연기 잘 하는 거 오늘 첨 알았네요?
승아 : 왜요, 그동안 많이 보여드렸는데.
영은 : 하하. 그럼 그렇지. 오승아씨, 어쩜 이렇게 못됐어? 어쩜 이렇게 영악해?
승아 : 아까 못 들으셨어요? 배운 그런 맘 있다고. 후배 말도 뭐 하나 틀린 게 없지만, 선배님 말씀도 뭐 하나 틀린 게 있어야죠.
영은 : 그게 그렇게 들렸어? 오승아씨 귀는 쓴 소린 달게 듣고 단 소린 쓰게 듣나봐?
이 바닥 칠년에 아직도 발연기 소리 듣는 덴 다 그만한 이유 있다니까? 그지?
승아 : 제 이윤 그거고 작가님 이윤 뭔데요? 작가님도 자주 막장 소리 들으시잖아요.
영은, 떡 벌어진 입 다물지 못 하는데 승아, 예의 그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가 종이타월 탁! 뽑아 쓱 닦고 휙 집어 던지며 나가는.
머리 띵- 해 멍하니 서 있는 영은인데....
S#3. 드라마 제작국 대본 연습실. 낮.
영은 입술 잘근 씹으며 들어오면, 텅 빈 연습실에 경민 혼자 앉아 있는.
영은 : (가방 집어 들며) 밥 안 먹어요?
경민 : 꼭 그래야 됐어요?
영은 : (의아한) 뭘요?
경민 : 배우, 스텝, 기획사 사장들까지 다 있는 자리였어요. 꼭 그러셨어야 했냐구요.
영은 : (당황스런....) ....아까 제가 오승아한테 뭐라 그런 거 땜에,
경민 : 맞는 말 한 거 알아요. 하지만 얼마나 무안했겠어요. 기분 상하지 않게 돌려 말 할 수도 있었잖아요.
영은 : (아까 승아보다 경민의 말이 더 가슴 아픈.... 전에 없이 차분한..) 왜 돌려 말해요? 뭐 하러 돌려 말 해?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넘어가 주니까 오승아 연기가 안 느는 거예요.
경민 : (보는)
영은 : 회당 사천 받는 배우가 연길 못 하면 당연히 지적 해야죠.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일 못하면 하루아침에 짤리기도 해요.
그게 프로에요.
경민 : 오승아씨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걸 수도 있잖아요.
영은 : 그게 최선처럼 보이셨어요? 그래요, 뭐. 했다 쳐요. 근데, 최선은 누구나 다해요.
최선을 다하는 건 프로가 아니에요 잘 해야 프로지. (가방 챙겨 돌아서면)
경민 : 어디가세요. 회의 해야죠.
영은 : (돌아보지도 않고) 숨 좀 쉬구요. 저녁 먹고 일곱 시 반 쯤 봐요 여기서.
경민 : 저녁 같이 안 먹어요?
영은 : (그대로 나가며) 네.
철컹- 닫히는 문.
경민 마음 안 좋아 영은 나간 쪽 오래오래 보는데....
S#4. 드라마 제작국 주차장. 낮.
기준과 승아 밴으로 걸어가면 대우 차문 열고 기다리는.
기준 : (문 앞에서) 조심히 들어가요.
승아 : 같이 안 가요?
기준 : 볼일 있어요.
승아 : 무슨 볼일?
기준 : 레슨 빼먹지 말구요. 가요.
승아 : 무슨 볼일. 왜요, 작가 감독한테 빌기라도 하게요?
기준 : 네.
승아 : !!!
기준 : 뭐부터 빌까요. 작가 우습게 안 거? 감독 무시한 거? 선생님들 갖고 논 거?
승아 : !!!
기준 : (담담히) 화내는 거 아니에요. 승아씬 승아씨 스타일대로 일 마친 거고, 난 내 스타일대로 수습하러 가면 되요.
난 계속 이렇게 빌고 다닐 테니까 승아씬, 쭉 하던 대로 해요. 이게 우리 둘이 잘 지내는 방법이면 할 수 없죠.
승아 : (기준의 담담함에 오히려 심장 쿵- 해서 보는데)
기준 : 난 승아씨 덕에 돈 벌면 되고, 승아씬 내 싸구려 무릎 덕에 뒷말 안 나오는 톱스타 자리 계속 유지하면 돼요.
오늘 아주 잘 했어요.
승아, 모멸감에 기준 뚫어져라 보다 밴에 올라타더니 문 쾅! 닫는.
대우, 기준 눈치 보고 서 있는.
기준 : 가.
하더니 등 돌려 걸어 나오는. 그런 기준 옆으로 밴 지나가는.
기준, 천천히 걸음 멈추고 멀어지는 밴 보는.... 승아를 바꿀 수 있을까... 막막한데...
S#5. 드라마 제작국 매점 안. 낮.
과거의 영은처럼 철퍼덕 엎어져 있는 영은. 눈앞에 캔 커피 탁- 놓이는.
영은, 누군지 안 봐도 알겠고..... 반대쪽으로 고개 철퍼덕 돌리는.
기준 : (그런 영은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얼굴 좀 봅시다.
영은 : 싫어.... 볼 낯도 없고....
기준 : (영은이 애처로워 더 미안한.... 잠시 보다 의자 당겨 앉으면)
영은 : (싫은 소리 할 줄 알고) 앉지 말고 그냥 가아- 왜 맨날 나만 갖구 그래.
기준 : 서작가.
영은 : 알어. 내가 잘못한 거 다 알고 반성도 해볼라는 참이니까 오늘은 그냥 가라구우-
기준 : 너 오늘 참 멋지드라.
영은 : !!!
기준 : 리딩 참석한 모습... 나 첨 봤잖아 오늘. 포스가 장난 아니던데?
영은 : !!!
기준 : 또박또박 배우 잘못 지적하는 모습... 멋있어서 좋았는데... 그 게 하필 내 배우야....
영은 : (먹먹하게 보면)
기준 : 다른 작가 같음 무릎이라도 꿇을 텐데... 너한텐... 어떻게 해야 되냐...
영은 : 아니... 뭘 또 그렇게 까지... 걔도 잘한 거 없지만 나도 뭐 그닥... 옳진 않았어.
아, 이거! (캔커피 집으며) 이거면 됐지 뭔 무릎까지... 대신 이건 달아 놓지 마?
기준 : (고맙고... 그런 영은 보며 씁쓸히 웃다가....) 저녁 같이 안 할래?
영은 : 이감독이랑 먹어야지. 그 냥반 나 때문에 굶고 있을 텐데. (직원에게) 김밥 좀 싸주세요. 한 일곱 줄?
기준 : (김밥 사는 영은 물끄러미 보는데....)
영은 : 아참, 우리 남자 주인공 이름말이야. 그냥 에이든으로 할까 봐. 신인 띄울 때 이름 각인시키는 거 중요하잖아. 잘 키워 봐.
기준 : ...고맙다....
영은 : 나두. (캔 커피 들어 보이며) 디저트 고마워.
기준, 그런 영은 좀 가슴 싸하게 보는데....
S#6. 드라마 제작국 소회의실. 밤.
영은, 김밥 봉지 들고 들어오면 이미 햄버거 먹고 있는 경민, 현수, 오석이고....
영은, 살짝 마음 상해 김밥 봉지 든 손 무안한데...
오석 : 식사 하셨어요? 안 하셨으면 앉으세요.
영은 : 됐어. 난 내꺼 있어.... (하며 옆에 앉아 봉지 열려고 하는데)
현수 : 어? 감독님이 작가님은 이런 거 안 드신다고 따로 사오셨는데 (초밥 도시락이랑 도너츠 올려놓는)
영은 : (!!! 손 부끄러워 지는데...)
경민 : (영은 앞 봉지 쓱- 당겨 보더니) 이 많은 걸 혼자 다 먹을라고 샀어요?
영은 : 네? 네 뭐.. 가끔 필 받으면 혼자 열 줄도 먹고 그래요. (현수에게) 사온 거니까 열어나 봐봐.
(지나가는 말처럼 경민에게) 고마워요.
경민 : (금방 풀어주는 영은이 고맙고.... 김밥이 왜 많은지도 알겠고...)
현수 : (포장 풀어 영은에게 밀어 주며) 포스터 촬영 모레로 잡았어요. 컨셉은 어떻게 할까요.
제목 때문에 그런지 스틸 작가님은 달 나오고 좀 스산한 분위기로 가야 하는 거냐구요.
영은 : 우리 무슨 납량특집 찍어? 티켓은 왜 빼? 왜, 아주 달로 가는 로켓도 넣지?
경민 : (웃는)
영은 : 아이처럼 순수한 여자의 성장기야. 화사하게 찍어. 어느 화사한 봄날 오후 정도 느낌으로.
오승아 메인에 체리 에이든 세우고. 아! 오승아한텐 예쁜 화분 하나 들리고.
오석 : 그렇게 찍으면 오승아가 주인공 같지 않을까요? SW는 체리가 주인공이라고 벌써부터 언론 플레이 심한데.
영은 : .... 처음부터 내 대본 주인공은 은형이였어. (경민 보는) 안 바꿀 거에요.
경민 : (!!! ....보는)
현수 : 타이틀 촬영은... 따로 하실 거예요?
경민 : 그건 좀 보죠. 안 할 수도 있고. 근데, 아까 보니까 은형이랑 은석이랑 나이감이 좀 안 맞지 않아요?
전문의 딸려면 적어도 서른은 되야 하는데 일단 체리가 너무 어리고 오승아가 체리 동생이라는 것도 좀 걸리고.
현수 : (당황) 그러니까 드라마죠. 나이 서른에 교복 입는 여배우들도 많잖아요 왜.
영은 : 윤PD 말 맞아요. 캐스팅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무시하고 가야죠 뭐.
가운 입히고 안경 씌우고 하면 좀 나을 거예요. 해외 대본은 금요일까지 줄게.
현수 : 네. 전 이만 가 볼게요. 수고하세요. (오석에게) 스텝들 여권 사본 주셔야죠.
오석 : 제 책상에 있는데. 같이 가세요. 다녀오겠습니다.
경민 : (고개 끄덕이면)
영은 : 아...그리고... 남자 주인공 이름이요 데이빗 말고 에이든으로 바꿀게요.
경민 : ....왜요?
영은 : 습관적으로 쓴 이름이라... 생각해 보니까 준희 아빠 영문... 이름이드라구요.
경민, 왠지 가슴 싸해 영은 보는데....
S#7. 영은 집 주방. 밤.
식탁 위, 반찬통에 정갈하게 든 음식들. 옥심 잔소리하며 반찬 싸주는.
영은, 식탁 위에 대본 놓고 자기 생각에 빠져 옥심 말 들리지 않는....
옥심E : 간이 짜도 자꾸 젓가락질 하면 금세 쉬니까 덜어 드세요. 다시마부각은 눅지니까 통 꼭 닫아놔야 하구요.
영은 : ..... (딴 생각하는...)
옥심 : 장조림은 기름 굳음 맛이 없으니까, (하다) 준희 엄마. (사이) 준희 엄마.
영은 : (정신 차리고) 네. 네?
옥심 : (못 마땅...) 빨래 통에 준희 엄마 옷은 하나도 안 뵈던데... 집에 통 안 와요?
영은 : 좀 바빠서요..... (봉투 내밀며) 이번 달도 수고 많으셨어요. 준희는요?
옥심 : 밥도 안 먹고 저러고 있어요. 민지랑 싸웠대요.
영은 : (의아한...) 민지가.... 누군데요?
옥심 : (아이구... 하는 눈으로 보면)
영은 : (무슨 눈빛인지 알겠고...) 새, 새로 사귄 친군가? (하고 가려는데)
옥심 : 준희 엄마 잠깐 여기 좀 앉아 봐요.
영은 : (왜 이러지? 앉는)
옥심 : 내가 처음 몇 달은 준희 엄마 뭐 하는 사람인지 몰라 그냥 있었는데 작가라면서요.
영은 : ...네.
옥심 : 나도 드라마 뭐 그런 거 하면 바쁜 건 알아요. 근데, 암만 바빠도 그럼 써요?
영은 : 예?
옥심 : 작가 아니라 작가 할애비라도 그렇지. 자식 보다 중한 게 어딨어요.
영은 : !!!
옥심 : 돈 버는 것도 좋고, 자기 이름 드높이는 것도 좋지만,
영은 : (당황스러운) 아주머니. 저 어디가 놀다 오는 거 아니에요. 무, 물론 무슨 말씀인진 알겠는데,
아니 다 떠나서 아주머니 보시기엔 제가 엄마 노릇 제대로 못하는 걸로 보이시겠지만 저!
(울컥하는) 우리 준희.. 누구보다 걱정 많이 하고 신경 써요.
옥심 : 근데 민지가 누군지도 몰라요? 유치원부터 짝꿍이었다는데?
영은 : !!!
S#8. 준희 방. 밤.
방 한가득 책 쌓인. 준희 책 정리하고 있는.
영은 들어서며
영은 : 우리 아들 뭐해? 책 정리해? 엄마도 같이 할까?
준희 : (보지도 않고 책 정리하는) 아니.
영은 : (뻘쯤한... 책 꽂는 거 보다가) 무슨 기준이야? 가나다 순? 출판사?
준희 : (계속 책 정리하며) 아니. 엄마가 사준 거, 아빠가 사준 거.
영은 : (헉!! 말 못하고 섰다 분위기 바꿔보려고) .... 너 민지랑 싸웠다며?
준희 : (그제야 영은 보더니) 엄마 민지 알어?
영은 : (!!) 아, 알지. 왜 몰라. 우리 준희 같은 반 여자 친구잖아.
준희 : (그럼 그렇지. 도로 책 꽂는) 민진 6반이야. 난 10반이고.
영은 : 가, 같은 반 아니야? 하, 학교가 되게 크구나.... 근데... 왜 싸웠어?
준희 : (대답 없는....)
영은 : 엄마 되게 궁금한데. 왜 싸웠을까 혼자 막 상상하다 엄마 속상할거 같은데.....
준희 : ....민지네 엄마가 엄마 또 드라마 한단 기사 보고 엄마 드라마 재미없다 그랬대. 겉멋만 든 공갈빵 같은 드라마랬대.
학원 애들 다 있는데 큰 소리로 그러잖아.
영은 : !!!
준희 : 들어도 속상한 얘긴데 자꾸 하래.... (하더니 나가는)
영은 : (참담하게 서 있다가...) 아, 진짜 이상한 여자네. 애 듣는데 별 얘길 다 한다 진짜.
혼자만 알고 있지 뭣하러 딸한테까지 어필해? 웃겨 진짜!
하고 나가려다 준희가 분류해서 꽂아 놓은 책장 물끄러미 보는데...
S#9. 영은 집 주방. 밤.
밥 먹고 있는 준희. 옥심 반찬 올려 주고...
준희, 밥 먹다 식탁에 놓인 대본 집어 들고 보는.
옥심 : 뭐야? 책이야?
준희 : 이번에 엄마가 하는 드라마 대본이요. 이번엔 좋은 드라마래요. 씨, 최민지 죽-었어. (하고 대본 넘겨보는)
옥심 : (다른 대본 들며) 대본이 이렇게 생겼구나. 여기 엄마 이름 있다. 서영....
하다 헉!! 눈 커지는. 보면 서영은 밑에 ‘연출 : 이경민’ 보이는 게 아닌가...
옥심, 믿을 수 없어 다른 대본도 보고 다시 원래 대본보고 하는데.....
준희 : 할머니 왜요? 어디 아파요?
옥심 : 아, 아니야. 안 아퍼. 아무것도 아니야. (어떻게 해야 하나 정신없고...)
S#10. 드라마 제작국 프로그램 방. 밤.
경민, 영은의 말 잊혀지지 않는 듯 좀 허한 얼굴로 앉아 있는... 그러다 옛날일 떠올리는...
<인터컷>
경민 : (열 확 받는) 가방에 환장했어!!
영은 : 중요한 거 들었단 말에요! 프러포즈 받은 반지요.
경민, 영은 생각 떨치려는 듯 대본 펴면, 은형의 이름에 밑줄 다 그어져 있고....
자신이 그은 밑줄 보다가 핸드폰 꺼내 드는데...
S#11. 승아 집 거실. 밤.
승아 물 따라 나오며 대본 보는. 그러다 기준 생각에 마음 불편한데....
<인터컷(새로 찍어야 할 것>
- 씬4의 밴 안에서 승아 시점으로 본 걸어가는 기준의 모습.
승아, 기준의 축 처진 어깨 떠올라 마음 아픈데, 그때, 거실 테이블에 놓인 핸드폰 문자오는.
기준인가? 싶어 보면 ‘이경민입니다. 잘 들어갔어요?’ 경민이고...
승아, 무덤덤한 표정으로 돌아가 답장 보내는. 승아와 경민의 문자 유리벽에 타닥타닥 찍히는.
‘너무 일찍 물어 보시네요.’
‘뭐라고 문잘 보내야 하나 고민하다가요... 아까 일 때문에 마음 많이 안 상했으면 좋겠어요.’
‘작가님은 병 주고 감독님은 약 주세요? 작가 감독 같은 편인 거 다 안다니까요?’
‘오승아씨도 저한텐 같은 편이에요.’
‘사양할게요. 내 편은 내가 정해요.’ 하고 핸드폰 집어 던지고 물컵 들고 주방으로 가는 승아.
핸드폰 집어 던짐과 동시에 문자 와르르 무너지는.
S#12. (과거 + 현재) 승아 집 주방. 밤.
승아, 물 컵 식탁에 놓고 돌아서는데,
과거 기준E : 뜨거워요. 천천히 먹어요.
현재 승아 : (천천히 고개 돌려 보면)
과거 기준 : (앞치마 입은 채 우동 그릇 과거 승아 앞으로 밀어주는)
과거 승아 : (먹어 보고) 뭐, 망하면 먹고 살 건 있겠네요.
과거 기준 : 거참. 맛있으면 맛있다고 하면 되지 것다 망하면을 왜 붙여요 망하면을. 망하긴 뭐 쉬운 줄 알아요?
원래 일등 보다 꼴등하는 게 더 어려운거에요.
과거 승아 : 그 어려운 걸 어떻게 하셨대?
과거 기준 : 그땐 바보같이 배울 믿었으니까요 날 안 믿고.
과거 승아 : (!! 보면)
과거 기준 : 그래서 난 이제.... 누구도 안 믿어요.
과거 승아 : 나도 안 믿어요?
과거 기준 : 네. 근데 승아씬 나 믿어야 해요. 믿고, 아까처럼만 해요. 아까 우리 노래 부를 때처럼만.
그렇게 신나게. 못하지만 열심히. 누가 뭐라 건 끝까지. 아까 딱, 일곱 살 은형이 같았어요.
과거 승아 : (눈 흘기며) 웃겨? 자긴 안 믿으면서 왜 날 더런 믿으래?
과거 기준 : 뭐... 카리스마랄까?
과거 승아 : 근데 아까 왜 노래 안 했어요?
과거 기준 : 두 여자가 마이클 놨어요? 한 번이라도?
과거 승아 : 달라 그러죠. 노랜 좀 해요? 못 하니까 안 한 거 아닌가?
과거 기준 : 그쪽 보단 낫거든요? 듣고 싶음 나중에 불러 줄게요.
과거 승아 : 누가 듣고 싶대요? 그냥 물은 거지?
승아 계속 투덜거리고 기준 보고 웃고....
현재의 승아, 그런 두 사람.... 좀 먹먹하게 보는데....
S#13. 영은 작업실. 다른 날 낮.
작업하던 영은 의자 돌리며
영은 : 뭐? 누구? 오승아도 아니고 체리가 포스털 못 찍겠대?
현수 : 네. 체리가 주인공인데 왜 오승아 원 톱 컨셉으로 포스털 찍냐구요. 거기다 에이든은 또 뭐냐구요.
이런 식이면 제작발표회도 참석 못한다구요.
영은 : 허- 뭐가 뛰니까 뭐도 뛴다고. 오승아넨. 컨셉 갖곤 암 소리 안 해?
현수 : 미용실이라고 나중에 통화하재요. 근데 장대표님 에이든 계약서 쓸 때부터 다른 거 다 포기할 테니
무조건 포스터엔 넣어달라셨으니까 별 소리 없을 거예요.
영은 : 오승아 잠잠하니 체리 등장이야? 찍기 싫음 말라 그래. 해외 대본에서 체리 확 다 빼버릴 테니까 아주 푹- 쉬라 그래 그럼!
(돌아 앉아 작업하는)
현수 : 그건 너무 정면 돌파 아닌가요? 진대표님 좀 그릏찮아요.
영은 : 낼 모레 첫 촬영이야. 카메라 돌면 작가 비위 못 건든단 건 진대표가 더 잘 알거야. 작가가 낸 컨셉이라 그래.
난 그 컨셉 아님 싫으니까 작가 무시하고 싶음 그러라고.
현수 : 후- (고래 싸움에 힘들고....)
S#14. 미용실 안. 낮.
스텝에게 머리 맡긴 채 눈 감고 있는 승아. 스텝 승아의 머리 조심스럽게 감기는....
그러다 천천히 눈 뜨는... 기준 목소리 맴도는....
“‘난 계속 이렇게 빌고 다닐 테니까 승아씬, 쭉 하던 대로 해요. 이게 우리 둘이 잘 지내는 방법이면 할 수 없죠.”
생각만으로도 얼굴 화끈 거려 눈 질끈 감았다 뜨는 승안데,
스텝 : (승아 머리 타월로 감싸주며) 다 됐습니다. 자리 옮길 게요.
하며 안내 하면, 승아, 거울 앞자리로 가 앉는데, 옆에 앉아 있는 여자, 강혜정이다.
무심코 시선 돌리다 거울로 눈 딱 마주친. 순간 표정 굳는 승아. 반면 혜정은 밝게.
혜정 : 안녕하세요.
승아 : (떨떠름...) ..... 안녕하세요.
혜정 : 드라마 하신다면서요.
승아 : .....네... (머리에 쓴 수건 벗는)
혜정 : 그 기획안 나도 받았었는데.
승아 : (!!! 확 자존심 상하는. 허나 태연한 척) ...그랬어요?
혜정 : 모르셨어요?
승아 : 남 얘긴 잘 안 들어서요.
혜정 : 남 얘긴가?
승아 : 무슨 뜻이에요?
혜정 : 승아씨가 깐 건 내가 해도 내가 깐 건 승아씨 안 한다 그랬다면서요.
승아 : (!!! 숨 턱 막히는)
혜정 : 물론 소문을 다 믿는 건 아니구요.
승아 : (어찌해야 하나 시선 불안한데)
혜정 : 각설하고, 이번 작품 잘 하셔야겠어요. 강혜정이 깐 거 오승아가 하더니 첫 리딩부터 미스 캐스팅이네 어쩌고 논란 일면,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요.
승아 : !!!
스텝2 : (혜정 옆에 와 서면)
혜정 : 머릿결 너무 좋다. 부러워요. (하고 거울 향해 의자 돌리는)
승아, 너무 분해 어금니 꽉 물고 눈가 시뻘게지는데.....
S#15. 포스터 촬영 현장 스튜디오. 낮.
(포스터 C안 계단 있는 세트)
예쁜 화분 들린 손 보이는... 승아, 손에 든 화분만 멍하게 내려다보고 서 있는.
그런 승아 등 뒤로 의사 가운 입고 안경 쓴 채 계단에 서 있는 체리와 계단 위쪽에 앉아 있는 에이든 보이고.....
스틸 작가 : 오승아씨. 표정 좀 밝게요. 일곱 살의 해맑음 설레임, 뭐든 좋아요. 자, 갑니다!
하고 찰칵 찰칵 셔터 누르다 다시 시선 들어 승아 보는.
승아, 꼼짝 앉고 표정 없이 그러고 서 있는....
스텝들 왜 저래? 하는 눈으로 승아 보는데....
승아 : (천천히 고개 들더니) 죄송해요. 잠시 만요. (하더니 표정 이리저리 풀더니) 가죠. (일곱 살의 해맑은 표정 짓는)
스틸 작가E : 좋아요. 좋습니다. 시선 살짝 왼쪽. 고개 살짝 갸웃. 다시 정면. 아주 좋아요.
그러다 어느 한 컷에서 포스터 스틸 컷으로 스탑!!
S#16. 녹음실. 다른 날 낮.
와락- 신문 펼치는 손, 체리다.
엔지니어 자리에서 신문 기사 보고 있는 체리. ‘오승아의 남자 에이든’ 이라고 에이든 기사 난...
체리 : 허- 짜증나 진짜. 왜 오승아의 남자래? 체리의 남자지? 누가 보면 오승아가 주인공인 줄 알거 아냐.
오빠 이 기자 몰라? 불러다 술 좀 먹여. 이게 뭐야 이게!
상우 : 너 지금 제 정신이야? 목 맛 가라고 고사 지내? 녹음 안 할 거야?
체리 샐쭉 해서 아- 아- 하며 목 부여잡고 녹음실로 들어가는.
(시간경과)
“♬ 암 네버 유 고~ 포에버~ 돈 세이 굿바(이)~ 암 네버 유 고~ 포에버~ 암 네버~”
가이드 음악 울려 퍼지고, 녹음 부스 안에서 진지하게 노래 부르는 체리고...
박스 밖에 엔지니어들 콘설 잡고 있는.. 뒤에 상우 서 있는.
엔지니어 : 쟨 아는 단어가 네버 포에버 밖에 없냐?
프로듀서 : 어제 온 앤 ‘싸비라답따비라’로 다섯 곡 가드라. (체리 턱짓) 훨 낫지 뭘.
상우 : 내가 지금 공짜로 일 시킵니까? 여긴 잡담 하고 돈 받아요?
엔지니어 : (뜨끔한) 노랜 좀 하네.
체리 진지하게 노래 부르고 상우, 미간에 주름잡고 그 모습 보는데....
S#17. 드림하우스. 낮.
혜경, 서류 보고 있는데, 현수 급히 뛰어 들어오는.
현수 : 큰일 났어요 대표님. 진대표님 지금 O.S.T 가이드 송 녹음하고 있대요.
혜경 : 뭔 소리고. 우리가 3억 받고 엔젤뮤직에 O.S.T 판권 넘긴 거 아이가.
현수 : 그러니까요.
혜경 : 이 인간은 우째 노말은 없고 하는 일 마다 더티고. 서영은이 소문을 안즉 못 들었는 갚네?
지난 작품 때 테마곡 후지다고 가사 직접 쓴 아다 가가. 처내삐리 놔둬봐라. 작가, 감독이 싫다면 못 쓰는 거 아이가.
지 돈만 베리지 뭐. 항공산 드갔다 왔나.
현수 : 네. 좌석 뽑고 있는데, 어느 선까지 비즈니슬 태워야 할지 모르겠어요.
혜경 : 뭘 몰라. 무조건 쎈 놈 순이지. 감독, 주연배우, CP가면 CP. 국장 가면 국장. 와.
현수 : 아는데요, 오승아 지난 작품에 실장급 매니저에 로드, 헤어, 코디, 영양사까지 데려갔대요.
실장급은 비즈니스 태우랬구 자긴 퍼스트 아님 안 간대서 퍼스트 태웠구요.
혜경 : 놀구 자빠졌네.
현수 : 오승아 하나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체리 쪽에서 알면 분명 자기네도 그런달 테구.. 진대표님도 같이 들어갈지 모른대구요.
혜경 : 윤 피디. 니가 중심 못 잡고 이라면 우짜는데. 퍼스트? 밑에 돈이 숨을 못 쉬나?
배우 하나에 딸린 스텝 셋! 딱 짤라 못 박아라. 영양사? 해외 촬영가 식당 차릴 거가?
현수 : 후- 네. (하고 나가려 하면)
혜경 : 윤 피디.
현수 : (돌아보면)
혜경 :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힘들어 죽겠쟤.
현수 : ...저만 그런 가요 뭐....
혜경 : 그래. 그게 스텝이다. 작가 감독 배우? 그 잘 난 것들? 지들 없으면 작품 몬 한다 생각하지? 지랄 말라 캐라.
니 없으면 그것들 암 것도 몬 한다 가들. 알쟤?
현수 : (웃는....) ...네. 저 그 잘난 것들 모시고 헌팅 갑니다. (나가는)
혜경 : 오냐. 잘 다녀 온나. (마음 짠하고...)
S#18. 대구 쇼핑센터 비누샵 안. 낮.
내부 둘러보는 경민, 영은, 성규, 오석, 현수, 세트 디자이너.
오석, 내부 사진 찍고 있고... 현수 주인과 인사하고 명함 나누고...
경민과 성규, 앵글 얘기하고.... 영은 샵 내부 쭉 둘러 보다 비누 들어 보고.
S#19. 대구 쇼핑센터 비누샵 앞 로비. 낮.
예쁘게 꾸며진 곳 이곳저곳 보며 공간 활용도 생각하는 경민과 영은이고..
성규, 손으로 카메라 구도 맞추는 포즈 하며 이리저리 대 보는.
오석과 현수 한쪽에서 스케줄표 보며 의논하고 있는 모습이고....
S#20. 야외 카페. 낮.
에이든, 좀 긴장한 얼굴로 앉아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사진기자 사진 찍는.
기준, 어딘가 통화하며 그런 모습 흡족하게 지켜보는데....
S#21. 피아노 학원. 낮.
강사 지도 받으며 피아노 치고 있는 승아고... 그러다 승아, 대본 보여주며 설정에 대해 강사와 의논하기도 하는...
대우, 기준과 통화하는 듯 승아 쪽 흘깃거리며 소곤소곤 통화 중이고...
S#22. 어느 소도시. 신경정신과 병원 앞. 낮.
봉고에서 내리는 헌팅 일행들.
영은, 병원 외관 둘러보는. 경민과 성규, 촬영 구도 살피며 의논하는... 오석, 열심히 사진 찍고 있는...
S#23. 신경정신과 안. 낮.
일행들 둘러보는. 현수 관리자와 명함 교환하며 얘기 나누고. 오석 사진 찍고.
경민 : 동선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 병원 내부는 세트로 가죠. 도면 뽑아보세요.
세트 : 네.
경민 : 다 봤어요?
영은 : 네. 세트로 가면 뭐... 다음 장손 어디에요?
S#24. 봉식 치킨 집. 밤.
드르륵 문 열리고 경민 들어서면,
봉식 : 어서오, (하다 인상 긋는) 귀신이 배가 불렀지.
경민 : (웃고. 뒤 보며) 들어오세요. 들어와.
하면 일행 차례로 들어오는.
영은 뭐야 여긴? 하는 표정이고 현수 오석 들어오고
성규 : (맨 마지막으로 들어오며) 난 끝까지 반대 했어. 진짜야.
경민 : 저희 지금 무지 배고파요 감독님. 반반씩 알아서 많이 주세요. 맥주두요.
영은 : (감독님? 의아하게 경민과 봉식 보는데)
(시간경과)
맥주와 닭 먹고 있는 일행들이고...
영은, 한 잔 쭉 들이켜고 잔 내려놓으며
영은 : 해외 대본 엔딩만 빼고 갔을 거예요. 다정이가 메일 보냈대요.
엔딩 씬은 버전이 세 갠데 간 김에 그냥 다 찍어 오면 어때요? 전에도 그랬는데.
경민 : 그래서 욕 엄청 먹지 않았어요? 엔딩 땜에?
영은 : (이런 씨!)
경민 : 어떤 어떤 버전인데요.
영은 : 일! 은석이 은형을 쿨 하게 호주로 떠나 보낸다. 동생 안녕... 행복해야해...
이! 은형이 뜨겁게 아파하며 혼자 몰래 떠난다. 언니 안녕... 행복해야해...
삼! 둘 다 보내지도 떠나지도 못한다. 그래서 둘이 잘 먹고 잘 산다. 무탈하고 편안한 진정한 안녕(安寧).
경민 : .....
현수E : 전 2번요. 은형이 떠나야 더 멋있고 새로운 캐릭터로 기억될 거 같아요. 그래야 은형이 진정한 어른이 되는 거니까요.
오석 : 은형일 굳이 어른의 범주에 넣어야 할까요? 은형인 지금도 어른이에요. 관점이 다를 뿐이지.
보통 시청자들이 원하는 엔딩은 3번이죠. 저도 해피엔딩이 좋구요.
성규 : 뭔 소리야. 딱 봐도 1번이구만. 쿨 하게 각자 갈길 가야지. 시대가 어느 땐데 질척거려.
영은 : 감독님은요?
경민 : 4번 없어요? 아님 5번. 6번 있음 더 좋구요.
영은 : (이런 씨!! 도끼눈 뜨고 보는데 그때)
봉식 : (무 더 갖다 놓으며) 댁이 서영은 작가요?
영은 : (경민 계속 노려보며) 댁이 서영은 작가 맞는데 왜요?
봉식 : 현금으로 내고 가요. 돈도 잘 벌면서 카드 내지 말고. 돈 낼 사람 딱 보니 그쪽이네.
(키 테이블에 놓으며 성규한테) 배달 갔다 바로 퇴근할 거니까 돈 받고 문 닫고 가.
성규 : (동시에) 아씨. 나 약속 있는데.
경민 : (동시에) 저기 감독님.
봉식 : 너 멀었다 멀었어. 작가한테 4, 5, 6번 없냐기 전에 니가 갖고 있어야지 4, 5, 6번은. (하고 봉지 들고 나가는)
경민 : !!!
영은 : 아까부터 궁금했는데 누구에요? 저 냥반?
경민 : 하던 얘기 하죠. 일단 대본도 대본이지만 부별 시놉이 있어야 할 거 같은데요.
영은 : 부, 부별 뭐요? (어이없고) 일부러 그러시는 거죠 지금. 나 골탕 먹으라고.
경민 : 중간 내용도 모르고 어떻게 엔딩을 찍어요. 알아야 배우들도 연길하고.
영은 : 중간 내용도 없이 마지막회 썼겠어요? 7부부터 15부까지 어떻게 흘러가는지 정리해 놨어요.
대본이랑 같이 갔을 거예요. 세장짜리.
경민 : 세 장요? 7부부터 15부까지가 세 장으로 정리가 돼요? 그걸로 어떻게 찍어요.
영은 : 왜 못 찍어요. (지갑에서 돈 꺼내 테이블에 놓으며) 다들 그렇게 찍어요. 어떤 감독님은 세장짜리 없이도 잘만 찍거든요?
(현수에게) 자기한테도 메일 갔어. 번역해서 대만 쪽 넘겨. (하고 가방 챙겨 나가는)
분위기 싸한.... 경민, 덤덤히 앉아있는...
성규, 재밌다는 듯 보는데.
경민 : 주말 쯤 타이틀 촬영하려구요. 스킨 톤이랑 화면 톤은 그때 잡았으면 좋겠는데요.
성규 : 성격 특이하네. 요즘 누가 타이틀 촬영을 따로 해. 30초 짜릴. 대충 본 촬영 한 거 몇 컷 갖다 쓰면 되지.
경민 : 홍감독님.
성규 : (불량) 에.
경민 : 왜 늘 말을 하다 말죠? 누가 타이틀 촬영을 따로 해? 몇 컷 갖다 쓰면 되지?
성규 : (당황) 아, 아니.... 내가 뭘?...요? 그리고 내가 언제 말끝을 올렸어?...요?
경민 : 컨셉 정하는 대로 연락드리죠. 더 마시고 와. (하고 가는)
성규 : 허- 와- 황당하네. (오석에게) 왜 저래. 원래 저래?
오석 : (정색) 아뇨?
성규 : (띵-) 가재는 게 편이다 이거야? (고개 절레절레) 아, 갑각류들 진짜.
S#25. 드라마 제작국 휴게실. 밤.
노감독 촐랑거리며 달려오며
노감독 : 아이고, 형님. 먼 길 손수 어인일이십니까. 꼬꼬댁!은 잘 팔리고?
봉식 : 팔아봐야 인건비지 뭐. 나 뭐 하나 물어보자. 너 이경민이라고 알지.
노감독 : 이경민이? 걘 왜. (하다) 뭐야, 형 혹시 경민이 걸로 컴백 하게? 성규가 꼬셨구나. 아, 진짜 형 그러는 거 아니지.
내가 하잘 땐 소 닭 보듯 하더니. 그 기집애가 합의 못 봐준다고 버팅길 때 내가 다 중간에서 샤바샤바 해서
빨리 끝난 건데. 지가 괜히 현장에서 까불다 다친 거라고 내가 증언도 해주고,
봉식 : (버럭) 아, 누가 내 얘기 듣쟤? 내 얘기 말고 이경민이 얘기 하라고.
노감독 : 왜 소린 질러. 형 나 예민한 거 알잖아. 암튼, 이경민이 그 자식이야 뭐 노 낫지. 계 탔잖아 이번에.
확실하게 시청률 땡겨 외주로 나가자 계산이 선거지. 그러니 기냥 작가한테 착 달라붙어서는 온갖 비위 다 맞추면서
샤바샤바 하느라 출근도 안 해. 지는 햄버거 먹으면서도 작가 맥일 건 꼭 초밥 사는 애라니까 걔가?
봉식 : (일어나면)
노감독 : 왜 일어나? 지금까진 예고야. 본방 안 봐?
봉식 : (그냥 가며) 안 봐. 예고가 드럽게 재미없어.
노감독 : 아, 뭐야. 진짜 가? 형 나 B팀 돌려야 하니까 콜 해. 하기 싫음 내 콜 꼭 받어.
대꾸도 없이 휘적휘적 걸어 나오는 봉식이고....
S#26. 영은 작업실 전경. 다른 날 아침.
S#27. 영은 작업실. 아침.
다정 하품 깨물며 나오다 헉!!!
인부 한 명과 커튼 달고 있는 영은이고... 소파에 침대 커버와 이불 두 채 쌓여 있는.
다정 : 이게 다 뭐에요? 커튼 바꾸시게요?
영은 : 음. 침대 커버랑 이불이랑 다. 내 방부터 하자.
다정 : 왜요? 뭐 또 심란하세요?
영은 : 어. 그런가 봐. (하며 이불 안고 방으로 들어가는)
다정 : 헉!! 뭐야. 진짠가 봐. (뽀르르 따라 들어가는)
(시간경과- 방)
방방마다 다니며 침대 커버랑 커튼 새로 바꾸는 다정과 영은이고....
깔끔하게 정리된 방에 ‘건강 호흡기’ 물 갈아 놓는 다정이고.
(시간경과- 거실)
바람에 새로 단 커튼 살짝 살짝 흩날리는...
영은, 그 모습 보며 소파에 무릎 안고 앉아 있는데 경민 들어오는.
영은 일어나 책상으로 가 앉는.
경민 : (그런 영은 눈길로 쫓다 커튼에 시선 줬다) 커튼... 달았네요.
영은 : (보지도 않고) ...네. ...봄이잖아요.... 대본 얘기 하세요. 어떠셨어요.
경민 : ....
영은 : (그제야 보는) ....왜요. 재미없어요?
경민 : ....네.
영은 : (!!!) 후.... (힘없이) 구체적으로 뭐가요? 정확히 어디가요?
경민 : (....보면)
영은 : 아니에요. 됐어요. 수정 하죠 뭐. 한 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경민 : 서작가님.
영은 : 해요. 한다니까?
경민 : 요즘.... 많이 힘들죠.
영은 : 네. 힘드네요. 오승안 나 잡아먹는 게 인생의 목표인 애 같고, 에이든은 암만 봐도 EBS 영어 강사 같고,
체린 첨부터 맘에 안들었는데 점점 더 맘에 안 들고, 근데 그건 내가 내 발등 찍은 거니까 누구 탓할 수도 없고,
감독은 작가 못 믿어 매번 대본 검사하고, 비난하고, 이젠 왜 재미없는지 말도 안하고 “네”가 다고.
그냥 재벌 불치병 하던 거나 할 걸. 능력도 안 되는 게 고상한 거 하겠다고 덤비더니 꼴좋다 싶기도 하고 그래요. 그러네요.
경민 : .....
영은 : (방으로 가며) 하루만 쉴게요. 하루만 쉬고 다시 작업해 드릴게요.
경민 : 서작가님.
영은 : 하루만요.
경민E : 꽃 구경... 가요.
영은 : (!!! 돌아보면)
경민 : 벚꽃 구경 갑시다. 급할수록 돌아 가라가 내 신조잖아요. 촬영 들어가면 정말 시간 없으니까 다 같이 바람 쐬러 가요.
영은 : ....다 같이 라뇨?
S#28. 어느 국도. 다른 날 낮.
밴 세대 줄줄이, 그 뒤로 봉고 두 대, 그 뒤로 고급 승용차, 그 뒤로 촬영 차 줄줄이 가는....
S#29. 대성리 어느 벚꽃 길. 낮.
밴과 차들 줄줄이 멈추는. 각각의 차에서 일행들 내리는. 눈앞에 펼쳐진 벚꽃 보며 탄성 지르는 일행들이고....
승아, 벚꽃과 햇살 눈부셔 살짝 찡그리며 보는... 기준, 그런 승아 보고....
영은, 흐드러진 벚꽃 보며 입 다물 줄 모르는... 경민의 마음 씀이 고맙고....보면,
경민, 오석에게 장비 세팅 할 곳 지시하고 있고...
그러다 경민 고개 들어 보면, 영은 해맑은 표정으로 꽃 보고 있고... 다행이다 싶어 살짝 미소 짓고....
코디들 기념사진 찍느라 난리고.. 체리, 같이 찍자 호들갑 떨며 에이든에게 막 이쁜 척이고...
현수, 어딘가와 열심히 통화 중이고 성규 스텝들과 열심히 장비 내리고...
오석, 뛰어 다니며 승아 비롯 배우들에게 페이퍼 나눠주고.
다정, 오석 바라보며 흐뭇하고...
오석E : (고래고래) 숙소는 여기서 차로 십분 거리에 있으니까 끝나면 다 같이 이동하겠습니다. 타이틀 촬영은
세시에 슛 들어가니까 나눠드린 콘티 확인하시고, 배우 분들은 두시 사십분까지 반드시 스탠바이 해주세요.
자, 그럼 현장 세팅 하겠습니다. 감독님 모니터 위치 여기라고 하셨죠.
경민 : 어. 거기 은지 선 데.
하고, 돌아서다 보면, 저만치 강변 쪽으로 혼자 걸어가고 있는 승아 보이고....
경민, 승아 뒷모습 눈으로 쫓는데,
영은 무심히 고개 돌렸다 승아 보는 경민 보는데....
S#30. 강변 일각. 낮.
승아 강물 오래오래 내려다보고 서 있는. 무언가 떠올리는....
<인터컷>
기준 : 꽁알만한 게.... 그렇게 말도 안 들어 처먹더니....
승아 : (이런 씨!)
기준 : .....보고 싶었다.
승아, 표정 없이 강물 보는데... 그때, 누군가 옆에 와 서는. 기준이고. 기준도 강물만 보는.
두 사람 서로 같은 방향 바라보는데...
기준 : 타이틀 컨셉 봤어요?
승아 : ....아뇨.
기준 : 꽃과 소녀와 피크닉이래요. 달로 떠나는.
승아 : (그제야 보면)
기준 : 이감독님 괜히 상 받은 게 아닌가 봐요. 근사하죠.
승아 : (빤히 보다 강물로 시선 돌리며) 근사는 무슨. 뜬구름 잡는 컨셉이구만.
기준 : (아직 화났구나 싶고...분위기 바꾸려는 듯) 왜요, 뜬구름은 뭐 아무나 잡나?
여기 지금 낮달만 있음 딱 인데. 그죠. ...꽃도 있고... 소녀도 있고...
승아 : (떠들던지 말든지... 강물만 보는)
기준E : 눈이 커서 겁 많아 보이고... 깻잎 머리가 썩 잘 어울리고....
승아 : !!!
기준 : 제2 외국어로 배운 러시아어를 멋지게 써먹던.... 말라깽이 소녈... 알거든요 내가.
근데, 그냥 기억 속에만 살게 둘 걸 그랬나 봐요.
승아 : !!!
기준 : (웃으며... 그래서 더 슬픈...) 더 좋은 기획사로 가요...
승아 : (헉!! 숨도 못 쉬겠고...)
기준 : 내가 날 아는데, 난 내가 다 옳다고 믿기 때문에 상대에게 내 뜻을 강요해요. 어떻게든 하게 만들죠.
난 내가 다 맞는 줄 알았어요. 승아씨 만나기 전까지. 근데, 망하는 덴 다 이유가 있는 거거든요.
승아 : !!!
기준 : 내 그릇은... 여기까지에요. 더 좋은 기획사로... 가요.
승아 : (너무 놀라 멍- 하니 보고 만 있다가...) 몇 시에요.
기준 : (보면)
승아 : 몇 시냐구요! 두 시 반까지 스탠바이 하랬잖아요. 무슨 매니저가 그런 것도 안 챙겨! 그런 건 매니저가 챙겨야죠.
내가 언제 장대표보고 틀렸다고 했어요? 나 그런 말 안 했잖아요. 빌지 말라고만 했잖아요!
빌어도 내가 빈다구요. 내가 하면 되잖아요.
하더니 털썩 쪼그려 앉아 손 가리고 아이처럼 엉엉 우는 승아고...
기준, 그런 승아 보며 미친 듯이 가슴 뛰는데... 안고 싶은 마음에 손 가져가 보지만 이내 치우고 마는...
그저 눈시울 붉히며 오래오래 우는 승아 내려다보는데.....
그런 승아와 기준의 머리 위로 벚꽃 잎 마구 흩날리고...
S#31. 대성리 어느 벚꽃 길. 낮.
가상의 기차역 세팅 되어 있는.
푸른 잔디 위에 희고 예쁜 벤치 놓여 있고 벤치위에 피크닉 바구니, 꽃무늬 양산, 유러피안 스타일 꽃다발,
희고 예쁜 모자, 고양이 인형, 하얀 새장, 예쁜 동화책 보기 좋게 놓여 있는....
그 벤치 아래 예쁜 트렁크 두 개와 ‘Platform’이라고 쓰인 예쁜 나무 푯말 서 있는.
소품 팀, 바구니에 죽어라 벚꽃잎 모아 담고 있고, 카메라 세팅 되어 있다.
오석 : 감독님, 준비 다 됐는데요.
경민 : 어.... (하며 누군가 기다리는 듯 자꾸 어딘가 보는)
성규 : (카메라 앞에서) 필터 꼈으니까 색감 체크 좀 해줘 봐요.
경민 : (모니터 보며) 현잰 좋은데 배울 세워봐야 정확히 알겠어요.
성규 : 참 딱하네. 그게 감이 딱 안와? ...요?
경민 : (곱지 않게 보면)
성규 : 조명도 없이 뭘 하겠다고. 아, 안 온다니까. 올 인간이면 벌써, (하는데)
탈탈탈 차 소리 들리는.
경민, 성규, 소리 들리는 쪽 보면, 치킨 배달 차 와서 끽- 멎는. 봉식과 조명1, 2 내리는.
성규, 놀라고 경민, 올 줄 알았다는 듯 살짝 미소 짓는...
봉식 : 이것도 약도라고. 이 근처에서 몇 시간을 헤맸는줄 알어?
경민 : 전화 하시죠.
봉식 : 니가 해야지 왜 내가 해. 꼴 봐라. 조명도 없이 뭔 타이틀 촬영을 한다고.
경민 : 오실 줄 알고 기다렸죠.
봉식 : 대책 없이 왜 기다려. 현장에서 젤 나쁜 감독이 시간 잡아먹는 감독인 거 몰라?
경민 : 명심 하겠습니다. 십분 후 슛 들어간다.
오석 : 십분 후에 슛 들어가겠습니다. 상현이 배우들 스탠바이 시키고 해주는 행인 통제 확실히 해.
(시간경과)
타이틀 촬영(추후에 티켓 투 더 문 타이틀로 쓸 겁니다)하는. 좀 몽환적인 분위기...
승아와 체리 소녀 이미지의 꽃무늬 프린트 된 원피스 입은.
경민, 콘티 보며 세 배우와 리허설 하고 자리로 돌아와 레디 액션 하면....
* 은석과 은형 서로 벤치 끝과 끝에 앉아 고개만 돌려 말끄러미 서로를 바라보는...
스텝들 사다리 위에 올라가 벚꽃 잎 뿌리느라 난리고....
* 은석 벤치 앉아 책 읽고 은형 양산 쓰고 트렁크에 걸터앉아 발 까딱거리고.
경민, 모니터 통해 그 모습 보고 있고....
영은, 기준, 그 외 스텝들 숨 죽여 그 모습 지켜보고 있는. 스텝들 계속 꽃잎 뿌리고....
* 플랫폼이란 팻말 아래 꽃다발과 피크닉 가방 들고 선 은형.
* 은형, 빈 새장 들고 슬픈 눈으로 벤치에 앉아 있는.
* 역장 차림의 에이든 두 소녀와 마주 보고 선...
* 에이든 멀리 하늘 어디 보고 있고...
벤치엔 은석 무릎 베고 고양이 인형 안고 잠들어 있는 은형이고...
경민E : 오케이! 컷!
S#32. 팬션 마당. 밤.
왁자하게 떠드는.
한쪽에선 오석, 다정, 에이든, 바비큐와 삼겹살 굽고 있고
한쪽에선 봉식과 경민 투탁거리며 모닥불 지피고 있고
한쪽에선 성규와 기준 술과 익은 고기 나르고 있고,
한쪽 테이블엔 여자 스텝들과 섞여 앉은 영은, 승아, 체리, 술 마시고 있고.
기준E : (왔다 갔다 하며) 진짜라니까? 현지 코디 겸 통역이 연변 사람이었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두 시간이 지나도 안 나타나.
소품으로 도끼 삼십 자루 준비해라 했거든. 거긴 또 핸드폰도 잘 안터져요.
그러니 감독은 이미 빡 돌아서 소 새끼 말 새끼 찾고 조감독만 죽어나는 거야.
승아 : (종이컵에 든 소주만 내려다보는...)
기준 : 현장에서 뭐든 잘못되면 다 조감독 탓이잖아.
오석 : (고기 굽다) 네 맞습돠. 다 제 잘못입니돠.
일동 : (웃고....)
다정 : 그런 게 어딨어요? 너무 한다 진짜. (하고 경민 확 노려보는)
경민 : (계속 나물 이렇게 쌓아야 불이 잘 붙는다 어쩌고 봉식과 싸우고 있고)
영은 : (그런 경민 미간 좁히고 보다 웃는...)
기준E : 근데 저 쪽에서 이따만한 자루를 낑낑 지고이고 오는 거야. 핼쓱해가지고.
아, 도끼 왔구나 스탠바이 해, 하고 자룰 풀었는데 토끼 삼십 마리가 들었네? 산토끼 집토끼 다 있더라 거기.
모두 : (배꼽 쥐며 깔깔깔 웃고....)
성규E : (소주 맥주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그건 약과지. 해외 촬영 그거 할 거 못 돼. “니들 밴 있어? 연예인 타는 거?” “어! 있어!!”
“그래? 그럼 갖고 와!” 했더니 봉고가 온 거야. 자기네 연예인들은 그거 탄대. 할 말 없잖아.
또 “니들 레카 있어?” “아니 없어!!” 근데 코앞으로 줄줄이 레카가 지나가요.
모두E : (또- 와- 웃는....)
기준 : (자리에 앉으며 승아 살짝 건너다보면....)
승아 : (살짝 고개 들어 술 마시는데 기준과 눈 마주치는...)
기준 : (좀 당황해 시선 떨구는데... 눈앞에 종이컵 슥- 들어오는. 보면)
승아 : (덤덤히 기준 보는데...)
기준 보는 승아의 얼굴 위로 기준의 나직한 노래 소리 들리는....
“♬ 내 곁에만... 머물러요... 떠나면 안 돼요... (이문세의 소녀)”
(시간경과)
스텝들 몇몇 빠지고 주요 인물들 식탁에 둘러앉은.
승아, 먹먹하게 시선 내리고 앉아있는...
소주병에 숟가락 꽂아 노래하는 기준이고....
영은, 그런 기준 미소 띠고 보는... 경민, 그런 영은 옆모습 보고 있고....
다정, 기회는 이때다 오석 옆구리 쿡쿡 찔러 좀 보자고 하는. 오석, 아 왜요... 하며 끌려가고....
시선 떨구고 있던 승아, 천천히 고개 들어 기준 보면...
“♬나 항상 그대. 곁에 머물겠어요. 떠나지 않아요.” 노래 끝난....
일행들 와- 박수치고 난리 난... 그러다 일제히 “오승아! 오승아!” 외치는.
기준, 안 할텐데... 싶은 순간, 승아 좀 싫지만 소주병 잡으려 손 내밀자 영은과 경민 헉!! 하면서 됐다고, 괜찮다고 막 말리는.
승아, 이런 씨! 도끼눈 뜨는. 그때,
체리 : 저요! 저 노래 잘 해요! (하며 소주병 뺏더니 한쪽 귀 막고) 롹! 롹! 아- 아- 췍! 췍!
하자 봉식과 성규 비롯 우르르 자리 뜨는데...
(시간경과)
사람들 여럿 빠진.... 영은, 승아, 경민, 기준, 체리, 에이든, 남은.....
남아 있는 멤버들 모닥불 가에 앉아 술 마시는.
승아, 좀 추운 듯 팔 쓸어내리는데, 경민과 기준 동시에 당연하다는 듯 겉옷 벗으려다 서로 멈칫하는.
체리 허- 웃겨? 하는 표정이고. 승아 흘깃 그런 두 사람 보는데,
영은 자기 옆에 놓인 에이든 옷 들어 양해 구하더니 승아 어깨에 턱 걸쳐주는.
분위기 좀 쐬한데 그때,
체리 : 있죠 우리 술 먹기 진실 게임해요. 나 궁금한 거 너무 많어.
에이든 : 그 게임 뭔데요?
영은 : 유치하게. 우리가 무슨 신입생 MT 온 (급반전) 건 아니지만 재밌겠다. 해요 우리. 나 대학 때도 안 해봤단 말야 유치해서.
승아/경민 : (뭐야? 하는 눈으로 보면)
기준 : 근데 그걸 왜 해. 유치한데.
영은 : 나도 궁금한 거 있거든. 그리고 나 정도 되면 유치한 걸 해도 독특한 걸 하네? 라고 생각해 사람들이.
여러분도 다들 그래줬음 좋겠네.
체리 : 거봐요. 해요. 그럼 나부터 시작할게요. 대답 못하면 (사발에 술 따르는) 이 거 원샷 하기! 첫 번째 타자 오승아씨!
승아 : (도끼눈 뜨고 보면)
체리 : (고개 빠짝 쳐들며) 솔직히 나한테 라이벌 의식 느낀 적 있죠.
승아 : (O.L) 없는데?
체리 : 바로 받아치는 게 어딨어요. 생각해 보고 말해야죠. 진실만을.
뭐, 좋아요. 라이벌 의식은 그렇다 치고 나 질투 한 적은 있죠.
승아 : 질문 같은 걸 해라? 난 이감독님요.
경민 : (생각 없이 앉았다 깜짝 놀라 보면)
승아 : 지금까지 일하시면서 같이 일한 작가나 여배우, 여자로 본적 있으세요?
경민 : (!!!)
기준/영은 : (!!! 놀란... 허나 정말 궁금한.... 경민 보면)
경민 : .....마실게요. (하고 잔 들어 바로 마시는)
기준 : !!!
승아 : (흥미롭게 보는)
영은 : (무슨 의밀까.... 궁금한데...)
경민 : (잔 내려놓고) 서작가님요.
영은 : 엄마, 깜짝이야. (헉!! 놀라 보면)
경민 : 그 때 찾아 준 반지.. 뭐에요?
영은 : (!!!)
기준/승아 : (반지? 뭐지? 보는데)
영은 : ....마실게요. (잔 들고 쭈욱- 마시는)
경민 : (좀 섭섭한 맘으로 그런 영은 보는데...)
체리 : 아, 뭐야. 왜 다 술만 마셔요.
영은 : 크면 알어. (잔 내려놓고) 장기준씨.
기준 : (빈 잔에 술 따르다 깜짝 놀라) 나, 나? 뭐...? (긴장하고 보면)
영은 : 옛날에 김밥 먹으면서 누구 좋아하는 사람 있댔잖아. 그때 그 사람... 누구였어?
기준 : !!!
승아 : (영은 얘기구나.... 싶어 표정 쓴데...)
기준 : 마... 마시지 뭐. 얘기하기 싫은 건 아닌데 오늘 술이 영- 쫄깃쫄깃하네. (마시려는데)
승아 : (잔 뺏으며) 흑장미요.
기준 : !!!
경민 : !!!
영은 : 그, 그런 게 어딨어? 대답 못함 마셔야지?
승아 : 장대표님 술 못해요. 마시면 실려 가요 병원에. (원샷하고) 흑장미 했으니 질문 받을게요.
체리 : 저요! 저 있,
승아 : 넌 빠져. 질문 없음 그만 할까요? (하고 일어나는데)
기준E : 이유가 뭐에요?
승아 : (보면)
기준 : 나랑 계약한 이유... 뭐냐구요.
승아 : (빤히 보다) 그거 모름 바보죠. (하더니 숙소로 들어가는)
기준 : (그런 승아 뒷모습 보는데...)
경민 : (모닥불만 보고 앉아있고....)
영은 : (의아한 얼굴로 기준과 승아 번갈아 보는데....)
S#33. 펜션 남자 숙소. 밤.
남자 스텝들 자고 있는. 오석 모로 누운 채 눈 꼭 감고 자꾸만 입술 닦아내는. 또 닦는.
그 옆에 기준 누운. 천정만 보고 있는... 그러다 돌아눕는데 옆자리 빈...
기준, 물끄러미 빈 옆자리 보는데....
S#34. 벚꽃 길. 밤.
좀 어두운... 영은 천천히 흐드러진 벚꽃 보며 걷고 있는...
그러다 어느 순간 멈칫하고 서서 자기 발 밑 내려다보는... 다시 걷다 또 멈추는....
보면, 자기 발 따라 움직이는 플래시 불빛이고...
영은, 천천히 돌아보면, 경민, 영은의 발밑에 플래시 비추며 저만치 뒤에 서 있는....
두 사람 바라보는....
영은, 경민 향해 선 채 뒷걸음으로 한발 떼면, 경민 또 플래시 비춰주는. 또 한발 떼면 또 비춰주는.
영은 : 왜 따라 와요?
경민 : 벚꽃 구경... 같이할라구요.
영은 : !!!
경민 : 혼자 노는 거 보다 같이 노는 게 훨씬 재밌어요. 해보면....
영은 : ... 그러네요.
경민 : ....지난번엔 미안했어요. 실은 해외 대본... 괜찮았거든요.
영은 : !!!
경민 : 자꾸 욕심이 나나 봐요. 더 좋았음 좋겠고... 더 재밌음 좋겠고... 그렇게 되네요...
영은 : 계속.... 그래줘요. 내가 4, 5, 6번... 찾을 때까지...
경민 웃는.... 그렇게 오래오래 서 있는 두 사람이고....
경민, 플래시 들어 벚꽃 비춰주는... 영은, 고개 들어 벚꽃 오래오래 보는데.....
영은 : 벚꽃 구경을... 하네요 올핸...
오석E : 기상! 기상! 30분 내로 공터로 집합하세요.
S#35. 공터(축구장). 다음날 낮.
술 덜 깬 모습으로 편 나눠 서 있는 일행들이고... 머리에 까치집 진 사람부터 촌스런 추리닝까지.. 모습들 다소 코믹한데...
경민과 기준, 금방이라도 싸울 듯 서로 마주 보고 서있는.
그런 경민과 기준 등 뒤로 편 갈라 서 있다.
경민 편 : 승아, 체리, 오석, 다정, 성규, 승아 코디, 그 외 스텝들.
기준 편 : 영은, 에이든, 봉식, 그 외 스텝들.
영은 : (오석 옆에선 다정 보며) 죽을래? 너 일루 안 와?
다정 : (팽- 고개 돌려 외면하는)
영은, 어휴 저걸! 하며 턱턱턱! 추리닝 바지 걷어 접고 볼 안에 혀 굴리며 경민 보면
경민, 살짝 미간 좁히고 보다 기준 보면, 기준 으쓱한 표정이다 승아 보면
승아, 경민 옆에 바짝 붙어 서며 생긋 웃는.
오석 : 그럼 팀 정해 졌으니까 공 놓겠습니다. (하고 공 경민과 기준 사이에 놓고) 근데 심판은 누가 보죠? (하는데)
강국장E : 호각 이리 내.
일행 보면 혜경과 현수 강국장 오고 있다.
강국장 : MT를 오면 임마 말을 하고 와야지. 자, Well begun, half done! 시작이 반이랬어.
타이틀 촬영도 카메라 돈 거니까 열심히 해봐. 그리고! 오늘 이기는 팀 내가 상금 쏜다!! 죽어라 뛰어!
모두 : (와- 오호! 환호하는...)
혜경 : 지는 마 이쪽입니다. (하고 영은 옆에 서더니 목 푸는)
현수 : 바늘 가면 실 가야죠.
하고 혜경 옆에 서면, 삑- 호각소리 들리자마자 기준 잽싸게 공 뺏어 뻥- 차는.
와- 하며 몰려다니며 공 따라 뛰는 모두고...
경민 겨우 기준 따라잡아 공 뺏어 뻥- 차면 또 몰려 뛰는 모두고....
영은, 승아, 체리, 다정은 서로 상대편 남자 잡고 늘어지고 발 걸고 반칙 하는.
S#36. 영은 작업실. 다른 날 낮.
벽에 스케줄 달력(5,6,7월) 착착착 붙는. 붉은 색으로 4월 5일 첫 촬영, 11일 해외촬영 출발, 표시되어 있는.
영은과 다정 보고 있고....
S#37. 축구장. 낮. (연결)
남자들, 자존심 싸움으로 번져 미친 듯이 달리고 넘어지는.
그러다 얼결에 영은에게 공 오면 영은 확 차는데 경민 머리에 띵- 헉!! 도망가는 영은이고...
기준 그 공 잡아 막 달리는데 승아, 잡고 늘어져 간질러서 공 뺏어 뻥- 차는.
근데 진짜 멀리 날아가는. 헉!! 자기도 놀라는 승아고....
S#38. 드라마 제작국 프로그램 방. 다른 날 낮.
프린트 되어 나오는 스케줄 표 낚아채 보는 경민이고.. 현수와 오석도 보는.
경민, 어쩌구!! 하면서 오석 엄청 깨면, 오석 묵묵히 듣고 있고...
S#39. 드림 하우스 사무실. 다른 날 낮.
현수 책상에 항공 티켓 70장 뭉치 놓인.
현수와 혜경, 스케줄 놓고 회의 하고 있고...
S#40. 축구장. 낮. (연결)
기준과 경민 몸 싸움 격한.
강국장 달려와 삐- 경민 옐로우 카드 주는. 다 웃고 난리난...
그 틈에 기준 잽싸게 공 몰아 골인 시키는.
와- 기준 편 얼싸안고 좋아하는데 경민 팀 반칙이라고 항의하고...
S#41. 어느 영화 오디션장 복도. 다른 날 낮.
‘싸이코지만 괜찮아’ 플랜카드 붙은. 배우들 여럿 보이는...
범래와 원 덜덜 떨며 대본 들고 대기 의자에 앉은.
기준 청심환 까주고 있고....
S#42. 대구 쇼핑센터 비누샵. 다른 날 낮.
고사 지내고 있는. 기자들 고사 현장 촬영하느라 난리고.
영은만 빼고 경민, 기준, 승아, 에이든, 체리, 상우, 현수, 혜경, 강국장 봉식, 성규 다 참석한.
강국장, 경민, 승아, 에이든, 체리 봉투 놓고 절하고... 기준, 상우, 혜경, 현수 봉투 놓고 절하는...
허나 기준은 봉투 안 놔 다들 의아한데 기준, 카드 꺼내더니 돼지 입에 카드 결재하듯 확 긁고 “오늘 제가 쏩니다.”
와- 함성 터지고....
S#43. 축구장. 낮. (연결)
환하게 웃으며 열심히 공 따라 뛰는 모두의 모습들 슬로우로 보여지고....
모래 바닥에 5:3 스코어 쓰여 있고.... 땀방울들 햇살에 반짝이는데...
S#44. 대구 쇼핑센터 비누샵 일각. 낮.
경민 긴장한 얼굴로 대본 보고 있는. 대본에 콘티 빼곡히 그려진.
후- 심호흡 하며 대본 접어 드는데 떨리는.... 그때,
오석 : (달려오며) 촬영준비 다 됐습니다.
경민 : (일어나며) ... 가자. (걸으며 핸드폰 거는) 이경민입니다. 이제 촬영 들어가려구요.
S#45. 영은 작업실. 낮.
영은 : (작업하다 받은...) 이제부터 고생 시작이네요.... 첫 촬영, 잘하세요. 떨지 말구.
경민F : ...고마워요.... 끊을게요.
끊긴... 영은 경민의 마음 씀이 고맙고...
S#46. 대구 쇼핑센터 비누샵 안. 낮.
카메라, 조명, 모니터, 세팅되어 있는.
체리와 에이든 스탠바이 있는. 카메라 퍼스트 체리와 카메라 사이 줄자 재는.
경민 : (좀 긴장한 얼굴로 들어와 자리에 앉으며) 은형인. 아직이야?
오석 : 금방 나온다고 했는데. 아, 저기요.
경민, 고개 돌려 보면 승아 기준과 걸어오는.
경민 생각 없이 보다 헉!!! 다시 체리 보면 체리와 승아 같은 옷이고.
체리, 기막히다는 듯 승아 보는. 승아도 오다 걸음 멈추고 체리 보는.
승아, 체리 보다 또각또각 걸어와 자기 위치에 서면. 두 여자 시선 팽팽한. 스텝들 술렁이는.
기준, 걱정스런 얼굴로 보고 있고....
성규 : 보통 이런 시추에이션은 10부 이후에나 나오는데, 와- 여긴 어떻게 첫 테이프야.
봉식 : 날 샐 거야? 누구 하나 벗겨야지. 어느 손인지 생각 잘하고 들어.
경민 : (시선 내리고 있다 시선 들며) 오승아씨 옷 벗어요.
승아 : !!!
기준 : (놀라 승아와 경민 번갈아 보는)
체리 : (거 봐라. 득의양양한 표정이고)
스텝들 : (숨죽여 보는)
승아 : (기막힌. 일부러 태연한 척) 제가 잘 못 알아들은 것 같은데, 방금 뭐라셨어요?
경민 : 오승아씨 옷 벗으라구요.
승아 : !!!
모멸감에 서늘한 얼굴 되는 승아와 그런 승아 시선 피하지 않고 보는 경민의 얼굴에서... 12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