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산에서 내려다 본 육지속의 섬, 회룡포.
(경북 예천군 용궁면 대은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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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일,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서 서리로 변하기 직전인 한로(寒露)도 벌써 지났다.
이 시기에는 오곡백과를 수확하는 절기이다.
또한 가을단풍이 짙어지고,
제비와 같은 여름새와 기러기 같은 겨울새가 교체되는 시기이다.
이때는 기러기가 초대를 받은 듯 모여들고, 참새가 줄고 조개가 나돌며,
국화가 노랗게 핀다고 하였으니
예로부터 가정에서는 국화전(菊花煎)을 지지고,
국화 술을 담그는 풍습이 있었다.
무화과(無花果),
이름 그대로 풀이하면 “꽃이 없는 열매”라는 뜻이지만 꽃이 없는 게 아니라
열매 속에 있어 “꽃을 품은 과일”이라고 불린다.
무화과는 과육이 부드럽고 달콤할 뿐 아니라 향이 좋기 때문이다.
식이섬유, 칼슘, 비타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가 고루 함유하고 있으며 껍질에는
폴리페놀 성분이 있어 노화를 늦추는 항산화작용까지 한다.
영암 무화과는 노지 재배 비율이 90%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 영양이 풍부하고
농약을 치지 않는다고 한다.
아열대 과일인 무화과는
8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생산되는데 9월 중순이 지나면 때깔이 고와지고
당도도 높아진다.
전남 영암군은 국내 무화가 재배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이다.
D-2일.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고,
우리나라 고유 문자인 한글의 연구, 보급을 장려하기 위하여 정한 기념일 인,
한글날도 지나갔다.
그러나 우리말에 대한 자긍심이 부족하고,
또는 자기 과시를 위해 생각 없이 사용하는 외국어 뒤섞인 국적 불명의 말을
남용하므로 서 우리말 을 절름발이로 만드는 언어파괴 행위가 한글 본래의 뜻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많다.
아이돌의 노래가사부터 거리의 간판, 방송과 신문, 상품광고, 심지어 우리주변에서
일상처럼 사용되는 모든 것이 외국어 일색이다.
제대로 된 한글의 발전과 보존을 위한 정부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란다.
한입 베어 물면 달콤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입안 가득히 퍼지는 무화과는
지금이 제철이란다.
무화과는 성경, 꾸란, 불경에 모두 나오는 천상의 과일이며,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다는 과일이며,
로마 검투사(글래디에이터)의 스태미나 식품이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상류층들은 식사를 끝내고 후식으로 반드시 먹었다는
과일이다.
무화과는 당도가 높아 식사 후에 소화를 도와주고 강장 효과 또한 탁월했기
때문이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와
자연샤(自然史)를 쓴 로마의 플리니우스,
정치가이자 학자인 카토가,
무화가 재배법에 대한 글을 남길 정도로 중요하게 여긴 과일이었다.
D-1일,
15년만의 “10월 태풍”으로 기록된,
제24호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제주와 남해안 일대의 여객선이 통제되고
정전, 항공기결항 등의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다나스”는 9일 새벽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는 기상보도였다.
우리 모두의 가슴 쓸어내린 “10월 태풍”이 큰 피해 없이 지나갔다니 다행이다.
날씨는 한 동안 서늘한 가을 날씨를 지속하며 올 가을이 깊어간다는 예보와는
달리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있다.
감기몸살로 한 주를 쉬어 기다려지는 금요산행인데 비 때문에 망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하루였다.
D-DAY.
오늘은 그 모든 것이 기우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침시간을 한 시간 앞당긴 다는 것은 사람을 정신없이 바쁘게 만든다.
산행지가 너무 멀어 오전 7시에 출발하는 산행버스시간을 제때 맞추기 위해
아파트 앞에서 택시를 탔는데 광주역까지 가는데 요금이 7,300원이 나왔다.
날씨는 해 맑았으며 바람은 불어 시원했고 산행하기에는 최적의 날이었다.
오늘은 40명의 회원들이 산행에 참여했다.
산행버스는 휴게소 두 군데를 들리고 4시간을 줄곧 달려 오전 11시경에
경북 예천군 용궁면 대은里 회룡마을에 도착했다.
비룡산(飛龍山)은
경북 예천군 용궁면에 있는 높이 240m의 나지막한 산으로 육지 속의 섬인
회룡포(回龍浦)를 감싸고 있는 산이다.
1998년에 세운 정자인 회룡대에 오르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특히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乃城川)이 휘감아 돌아 모래사장을 만든 곳에
자리한 의성浦의 절경이 잘 내려다보인다.
의성浦는 이웃하고 있는 회룡마을과 함께 하나의 관광지군(群)으로 묶여 있어
회성포라고도 부르는데,
KBS 해피 선데이 1박2일 촬영지로,
드라마 (가을동화)를 찍은 곳으로 유명해져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한다.
오늘 산행계획은 용주시비에서 출발:-
회룡대 -봉수대 -원산城 -범등 -야외무대 및 광장 -의자峰 -적석峰 -사림峰
-사림재 -용포마을 -회룡포 -용주시비로 원점 회귀하는 10.7km,
약 4시간 코스다.
산행은 곧 바로 시작되었다.
용주팔경시비(詩碑)는 마을입구에 있었다.
포금명월(포금山의 밝은 달)과 무이청풍(무이의 맑은 바람)을 읊은 김영락(1831-
1906년)의 시조 詩다.
숲이 울창하며 산은 높지 않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으로 회원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산길로 접어들었다.
정상 바로 밑에 통일신라 때 의상대사의 제자인 운명선사가 세운 장안사가 있고,
아미타대불이 절 입구에 세워져있었다.
1997년 11월 복원한 봉수대는 예전에 동쪽의 서암山 봉수, 서쪽의 소이山 봉수,
북쪽의 가불山 봉수와 연락을 담당하는 군사요충지였다고 한다.
봉수대는 정방형이며 높이는 2.7m이었다.
봉수대를 지나면 회룡대가 있고 회룡포가 내려다보인다.
굽이 휘돌아가는 물길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정겹다.
낙동강으로 합류되는 물길인
내성천이 휘감아 만들고 있는 육지 속의 섬 회룡포는
마치 살아있는 한 마리의 용이 푸른 물길을 헤치고 은빛비늘을 반짝이며 스르르
미끄러져 가는 형상이 인상적이다.
황금 들녘과 빨간 기와지붕을 한 민가 몇 채를 그대로 품고 꿈꾸듯 졸고 있다.
원산城 바로 아래서 점심을 먹었다.
부회장부부, 빠름부부와 함께 7명이 함께 먹었는데 반찬이 진수성찬이다.
특히 김 선자회원이 직접 만들어 온 도토리묵이 일품이었다.
마한시대에 축성된 원산城(따뷔城, 또아리城)이 있었는데 둘레가 약 920m,
높이가 1.5-3m인 토석(土石) 혼축 산성이었다.
(군지)에는 “비룡산성”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삼국사기)에는 원형으로 쌓았다
하여 “원산城”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금천과 내성천, 낙동강이 합류하는 삼강을 배수진으로 한 자연요새였다.
백제 시조 온조가 남하할 때 이 성에서 마한을 점령하고 백제를 세웠다거나,
고구려의 온달장군이 이 성을 점령하려고 내려오다 아차산성에서 전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한다.
범등(삼강앞봉)에서 나는 고민했다.
남아있는 감기기운이 피로와 겹쳐 급격하게 체력을 저하시키고 힘이 들었다.
의자峰, 적석峰, 사림峰을 다녀올 수가 없었다.
회룡포를 감싸고 있는 산봉우리들은 산이라기보다는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의
연속이었다.
키 낮은 산수병풍을 가을창가에 펼쳐놓은 모습이었다.
광주까지 4시간이 걸리는 회차(回車)시간도 문제여서 제2전망所(용포대)에서
사림재 -용포 -뿅뿅다리를 건너 -회룡포로 가기로 했다.
경북 예천군 용궁면 회룡포(回龍浦)는
태백산 능선의 산자락이 둘러싸고,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휘감아 도는 육지 속의 섬마을(명승: 제16)호이다.
내성천 줄기가 마을 주위를 350도 휘감아 돌아나가서
마을 주위에 고운 모래밭이 펼쳐지면서 산과 강이 태극 모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감입곡류하천으로
회룡포에서 육지로 이어지는 길목은 폭이 80m에 수면에서 15m 정도 높이여서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넘치면 정말 “섬 아닌 섬”이 되어 오갈 수가 없었다고 한다.
마을 건너편 비룡산의 전망대 회룡대에 오르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강에는 쏘가리, 은어 등이 서식하고 있고
강가의 모래밭을 따라 산책로와 주변에 많은 나무가 심어져 있다.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회룡포 주변 둑길에 왕벚나무를 심었고,
둑길주변에 공원과 산책로를 내고 잔디를 심었다.
그리고 산책로를 따라 마을을 한 바퀴 돌아오는 전동차 대여도 해주고 있다.
철쭉군락지를 조성하여 민속마을로 완성할 예정이란다.
고추보다 붉은 지붕을 한 아담한 주택과 황금빛으로 물든 논, 사랑하는 사람과
걷고 싶은 연인의 길, 마을과 강이 어우러져 한편의 동화책을 보는 것 같았다.
덜컹거리고 엉성하지만 정감어린 제2뿅뿅다리를 건너 어린애처럼 은빛모래를
밟으며 회룡포마을로 들어갔다가 다시 제1뿅뿅다리를 건너 회룡마을로 나왔다.
산행버스가 대기 중이고 오늘 산행 겸 관광은 여기서 끝이 났다.
오늘 하산酒는
김 선자회원이 현금 10만원과 익은 김치를 가져와 맛있는 돼지고기김치찌게를
만들었다.
아침에는 “꽃 사랑”회원이 맥반석계란을 직접 삶아 와서 회원 1인당 2개씩을
나눠주기도 했다.
금광은 사랑과 정이 끈끈한 가족 같은 산악회다.
(2013년 10월 11일)
첫댓글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라는 회룡포는 명승 제16호이지요.
즐거운 여행이었겠네요. ㅎㅎㅎ
감기로 몸은 무거웠지만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감사.
가을에는 모든것이 풍성하니 맛있는 과일 많이 먹고 예뻐져야 겠어요 , 아름다운 경치 많이 보고 행복했는데 ~~ 이렇게 자세히 설명해 주시니 ~~ 다시한번 아름다움에 빠져 봅니다,
마음이 아름다운 "꽃사랑" 꽃처럼 모두에게 사랑 받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