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옛 지명은 미추홀이다. 비류 백제가 문학산 자락에 정착한 것이 근원이 됐다. 해발 213m의 조그마한 문학산이 있는 남구는 인천 역사의 발상지이자 변천사를 간직한 문화 중심지다. 문학산 주변으로 문학산성과 인천향교, 도호부청사 등 유형문화 자산과 서해안풍어제, 은율탈춤 등 인천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재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신흥도시로 부상한 인천 연수구와 송도국제도시도 남구에서 분리됐다. 남구는 이젠 구도심이 됐다. 옛 인천의 역사를 되살리고 다시 사람들이 몰릴 수 있도록 르네상스를 꾀하고 있다.
역사를 토대로 문화·창조도시 꿈꾼다
인천은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 태종 13년 처음 인천군으로 명명됐다. 당시 인천군은 문학산 끝자락인 지금의 관교동이다. 세조 6년에 소헌왕후(세종비)의 외향이라 하여 인천도호부로 승격됐고, 숙종 24년에 현으로 강등됐다가 1698년 다시 부로 환원됐다. 숭의동이 1936년 대화정이 됐고, 주안동 또한 1936년 인천부 지역확장 때 부천군 다주면 사충리와 간석리 일부를 편입해 주안정이 됐다. 1981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인천직할시 남구가 됐다. 인구 43만 명의 남구는 옛 문화유산을 보전하고 주안과 도화동 일대를 문화산업지구로 지정해 청소년미디어센터와 주안 영상미디어센터, 영화공간 주안, 정보산업진흥원, 문화콘텐츠지원센터 등의 인천의 문화 인프라를 구축했다.
인천시 남구는 현재 부수고 새로 짓는 개발 중심보다 있는 것을 보존하고 육성하는 문화·창조도시 거듭나 서해안 중심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
인천 남구 전경. 인천의 중심지이면서 신흥도시에 밀려 구도심이 된 남구 전경. |
인천의 진산인 문학산에 형체만 남아 있는 문학산성. |
인천의 진산인 문학산과 문학산성
인천의 진산인 문학산은 학산 또는 남산(南山)이라고 한다. 남구와 연수구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는 선사시대 유물인 고인돌과 돌도끼, 돌화살 등 신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됐다. 문학산은 길마산·수리봉·연경산·서달산 등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길게 이어져 산맥을 이루고 있다. 산자락으로 주택들이 즐비하고 제2경인고속도와 바로 접속됐다. 동네 뒷동산처럼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문학산성은 문학산 정상부분에 축조된 석성으로 미추홀고성, 남산성 등으로 불린다. 문헌에 따르면 미추왕의 도읍지로서 석성터가 있고 성내에는 비류정이라는 우물이 있었다고 기록됐다. 성 둘레는 토축의 내성이 100m, 외성이 200m로 지형을 최대한 이용해 축조됐으며 성내에는 봉수대가 있다. 정상에는 5m의 석축을 쌓았다고 전해져 내려오지만 현재는 성벽이 붕괴됐다.
인천을 이끈 도호부청사와 유생들의 교육기관 향교
인천도호부청사의 정확한 건축시기는 알 수 없다. 강희맹이 쓴 [인천부승호기]에서 세종 2년(1424년)에 이미 청사가 있었다고 한 것으로 미루어 조선초기에 건축된 것으로 추측된다. 객사지붕의 기와에서 ‘강희 16년(숙종 3년(1677)’이라는 명문이 나와 있어 앞서 건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천부읍지’는 인천도호부가 객사·동헌·내동헌·삼문·사령청·향청·군관청·훈무당·옥사·어용고·군기청 등 15∼16동의 건물로 구성됐다고 적고 있으나 현재는 객사 일부와 19세기 초 건물인 동헌과 창고만이 남아 있다.
향교는 공자를 비롯해 우리나라와 중국 성현의 제사를 지낸 곳이다. 지방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 역할도 했다. 공자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 우리나라와 중국 성현의 위패를 모신 동·서 양무와 교육생들의 강당인 명륜당, 유생들의 처소인 동·서 양재 등이 남아 있다. 향교는 15세기 중반에 중수됐다고 전하나 현재의 건물은 조선 후기의 것으로 보인다. | |
공자의 위패와 옛 학생들을 가르치던 향교. |
관객과 함께 공유하며 즐기수 있는 학산문화원 소극장. |
주민들의 함께하는 다양하고 문화시설
인천 유일의 연극전용공간인 남구 학산문화원은 2004년 개관했다. 문화원 이름을 딴 학산소극장은 연극에 필요한 최신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최대 140명의 관객이 함께 웃고, 울며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주안미디어센터는 21세기 새로운 형태의 공공문화 기반시설이다.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미디어교육 시설로, 영상제작의 활성화를 위해 영상제작교육과 각종 장비의 대여, 다양한 제작 지원을 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영화·영상을 감상할 수도 있다.
남구청소년미디어센터는 미래 문화의 주체인 청소년들의 꿈과 이상을 실현시켜 주기 위한 미디어 전문공간이다.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미디어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체험할 수 있다.
영화공간 주안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남구가 처음으로 설립한 예술영화관이다. 수준높은 예술영화, 다양한 저예산 영화, 주부와 노인을 위한 추억의 영화, 어린이를 위한 만화영화까지 모든 영화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1979년 싸리재 고개 인근 얼음공장에 문을 연 소극장 돌체는 인천 연극의 산실이다. 1983년 마임아티스트 최규호·박상숙 부부에 의해 연극전용 소극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돌체는 연극인의 요람으로 많은 연극배우를 배출하고 인천국제 클라운마임 축제 등 많은 작품을 공연했다.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풍부한 예술공간
문학경기장 내에 있는 인천어린이 박물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어린이 박물관이다. 공룡탐험과 과학탐구, 교구놀이 등 각종 전시물을 손으로 직접 만지고 조작하는 체험식 박물관이다.
국제성서박물관은 성서수집과 성서학연구에 평생을 바친 한경수 목사가 세계 44개국에서 모은 1만여 점의 성서와 미국의 성서연구가 데이비스 웨이커필드 박사가 기증한 8,000여 점의 성경이 소장돼 있다. 이 가운데 기원전 제작된 히브리어구약과 헬라어신약 성경, 고대 이집트 어로 기록된 파피루스 바울서신은 고고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또 인쇄술을 발명한 구텐베르크가 1456년 발간한 구텐베르크 성경, 1947년 양치기 소년이 쿰란 동굴에서 발견한 이후 원본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사해(死海)사본 복사본 등도 희귀한 소장물이다.
송암미술관은 송암문화재단이 2005년 부동산 및 소장 유물 전체를 인천시에 기증한 곳으로 1만 2,000㎡의 대지에 아름다운 조경과 함께 옥외전시장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8,450점의 유물이 소장돼 있다. | |
공연이 한창인 학산소극장. |
전국 최초의 예술영화전용관인 영화공간 주안. |
월드컵 16강의 환호성이 울린 스포츠의 메카 문학경기장
남구 문학동에 있는 문학경기장은 축구와 육상을 할 수 있는 다목적 경기장인 주 경기장과 보조경기장 그리고 문학야구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 경기장은 관중석 5만 256명 규모로 애초에는 전국체전 주경기장으로 지어질 예정이었으나 설계 변경을 거쳐 2002년 월드컵 경기시설 중 하나로 건립됐다. 당시 붉은 악마들의 응원과 함께 사상 첫 월드컵 16강행을 결정한 포르투갈전이 열렸다. 지금은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야구장은 프로야구 SK와이번스의 홈구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우수한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40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중 수영경기를 위한 경기장도 신축 중이다.
한국전쟁의 호국공원인 수봉공원
남구에는 문학산과 함께 수봉산이 있다. 숭의동·도화동·용현동·주안동의 중심부에 33만 2,694㎡ 규모이며 그 중심부에 수봉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1972년 6·25 한국전쟁 때 전몰장병의 영혼 379인의 영영을 기리기 위해 현충탑을 수봉산 정상부에 건립했다. 현충탑 주변에는 인천지구전적 기념비와 재일학도의용군 참전기념비 등 호국의 정신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을 뿐 아니라 실향민들의 제사 및 참배를 드리는 망배단도 설치돼 있다.
수봉산 입구에는 인천문화회관과 은율탈춤 전수관, 자유총연맹회관, 국악회관, 인공폭포, 수봉도서관 등 다양한 문화시설과 휴식공간이 복합적으로 배치돼 남구의 대표 공원이다.
인천의 핵심 교육기관과 공공시설
학익동에는 인천의 명문 사학인 인하대학교·인하전문대학교가 있다. 이 대학에는 2만 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후문에는 젊음의 거리인 대학로가 있다. 제물포에는 송도로 이전한 시립인천대학교와 인천전문대학이 있으며 한국폴리텍2대학 남인천캠퍼스도 있다.
또 남구에는 인천의 명문인 인천고등학교, 인천기계공고 등 16개 고교가 있다. 학익동에는 석바위에서 이전한 인천지방법원과 인천지방검찰청, 인천교도소가 한 곳에 몰려 있는 법조타운이 형성돼 있다.
특색있는 맛 거리
학익동 법조타운 먹을거리촌 - 우동·순대국·비빔밥·김밥·추어탕·일식·참치·빈대떡·아귀탕·칼국수…. 법조타운 먹을거리에 가면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가족행사를 하거나 손님을 대접할 곳부터 가볍게 한 끼 때울 만한 곳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식점이 즐비하다. 아무리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이라도 마음에 드는 음식을 고를 수 있다. 평일 낮에는 주변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용현동 물텀벙이 거리 - 하도 생김새가 흉하다고 해서 어부들이 그물에 올라오면 물에 텀벙 버렸다는 뜻에서 물텀벙이라 불리는 아귀가 있다. 인천에서는 이 못난 아귀와 함께 각종 해물을 섞어 만든 물텀벙이만 파는 거리가 있다. 콧등에 송송 땀이 맺히도록 매콤한 맛이 그리울 때, 용현동 물텀벙이 거리를 찾으면 후회는 없다. 물텀벙이와 함께 시뻘겋게 버무려진 콩나물이며 미더덕이며 갖가지 야채와 해물도 푸짐해 골라먹다 보면 어느새 배가 부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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