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유토피아》를 읽고
배 화 열(수필)
올해 A도서관에서, K교수님(역사학 전공)의 영문학 강의를 청취하였다. 매우 신선한 내용이었다. 과거 50년 전의 영문학을 전공할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아래의 내용은 소위 <보고서>(소설《유토피아》Utopia)의 내용이다. 더 나아가 얼 쇼리스Earl Shorris의《인문학은 자유다》(The art of freedom)에서, 인문학(가난을 이기는 정신적인 삶의 대안alterntive)의 중요성을, 실버리아Silverlia(뉴욕 북부의 베드퍼드힐스교도소의 여성중범죄자. 1995년)에게서, 중요한《유토피아》로 가는 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작가 토마스 모어는, 영국의 군주 헨리 8세(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아버지. 수장령 발표)와의 갈등으로 처형되는 가톨릭 신부로서, 성인 반열에 오른다. 다시 말하면 종교개혁(성공회)으로 재혼을 주장하는 헨리 8세와 가톨릭 지지자 토마스 모어의 입장은 달랐고, 모어는 희생양이었다.
필자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토마스 모어 이외에도,《새로운 아틀란티스》(by 프란시스 베이컨),《태양의 나라》(by 토마소 캄파넬라), 그리고 연옥에 해당하는《헤테로토피아》(by 미셸 푸코), 그리고 미래 소설《에레혼》(Erewhon. Utopia가 nowhere인데, 철자를 거꾸로 쓴다, 즉 erehwon이지만, hw를 wh로 살짝 바꿈. 내용은《유토피아》와 비슷함).
소설《유토피아》는 난해한 고전에 속한다. 고전이란 여러 번에 걸쳐서 읽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성경》의 <시편>을 나이가 들면서 느낌이 다르다. 어릴 때는 만화같다가, 청소년 때는 시처럼 느끼고, 나이가 들면 사상으로 느끼게 된다,
고전 《유토피아》는 그 내용이,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는 non – fiction(즉 왕을 중심으로 전쟁과 돈에 광기를 가지고 백성들을 못살게 굴고 황폐화한다. 그리고 귀족도 백성들을 괴롭히는 모습이,《목민심서》(by 정약용)에서 목민관(고을 원님. 군수)들이 관찰사(도지사)의 눈치마보고, 가난한 백성을 죽이기 예사로 하는 모습과 같다. 다음으로 2부는 fiction(소설)으로서, 시민의 이야기이다. 공화국(정치에서 Republic이 아니라, 경제의 commonwealth임)에서, 덕(특히 플라톤의 4주덕. 용기, 절제, 지혜, 정의)과 잉여인간(노예와 바보)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였다. 그리고 시민들을 편안하게 살게하는 것이 지나쳐서, 공무원(의사와 간호사 포함)이 노예로서, 그리고 생산은 누가 하는지를 숨기고 소비를 마음대로 수행하는데, 마치 <뿌리없는 나무>에서 열매가 풍성하게 열려서 시민들이 즐기기만 하면 된다는, 부조리를 이어간다. 따라서 왕체제하의 부조리(즉 비논리. illogical)와 생산없이 무제한 소비가 가능하다는 부조리가, 이해하고 실천할 수가 없는 유토피아의 세계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토마스 모어가 자평한《유토피아》는 거의 실패작이다. 즉 결론에서 “내가 가장 큰 반감을 가지 점은 전체 체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공동체 생활과 화폐 없는 경제였다... 유토피아 공화국에는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토마스 모어, 유토피아(주경철역), ㈜을유문화사, 2023년)라고 하였다. 플라톤은 대작《국가》와《법률》에 각각의 유토피아를 제시하였다. 특히 공동체의 유토피아를 강조한 모습이 있지만, 실제로는《편지》에서 보이듯이《국가》에서 철인왕이 실패한 뒤에,《법률》에서 백성 중심으로 새로운 시도를 보였으나, 신화를 강조하는 실패한《국가》를 더 존경하고 있다.
중세와 근세의 중요한 영문학사에서, 4명의 문학가(시인과 소설가)가 중요하다. 특히 14세기에서 17세기의 문학가를 말한다.
예를 들면 쵸오서(Chaucer. 1340 – 1400년. 영시의 아버지.《켄터베리 이야기》), 모어(T. More. 1478 – 1535년. 문학사상가.《유토피아》), 셰익스피어(W. Shakespeare. 1564 – 1616년.《햄릿》), 밀턴(J. Milton. 1608 – 1674년.《실낙원· 복락원》)이 있다. 특히 쵸서와 밀턴의 시대적 차이는, 탄생을 기준으로 268년 차이가 난다.
한편 번역 작가 주경철이 제공하는 <참고 자료>(12가지)는, 유토피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1) 오비디우스《변신》중 <황금시대>(기원전 8년), 2) 플라톤의《국가》(기원전 360년경), 3) 플루타르코스의《영웅전》중 <리쿠르고스>(서기 1 – 2세기 경), 4) 《신약성경》중 <사도행전>, 5) <성 베네딕트 수도원 규칙>(6세기), 6)《코케인》(중세 민담), 7) <사제 요한 왕국>(12세기), 8)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1차 여행>, 9) 타소의《아민타》중 <코러스>(1573년), 10) 캄파넬라의《태양의 도시》(1602년), 11) 베이컨의《새로운 아틀란티스》(1626년), 12) 스위프트의《걸리버 여행기》중 4권 <휘이넘의 나라>(1726년)이 있다. 토마스 모어의《유토피아》를 해설한 주경철의 주석을 약간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제1부>(주석 120개)에서 뒤쪽의 일부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에라스뮈스의《아다지오》속담집), 2) 루키누스의《내전기》(속담집), 3) 키케로의《투스클라나룸 담론》(속담집), 4) 호메로스의《오딧세이아》, 5) 살루스티우스의《카틸리나의 음모》6) 마키아벨리(모아와 동시대의 인물. 1469 – 1527년.)의《군주론》... 이하 생략함.또한 <제2부>(주석 120개)에서 뒤쪽의 일부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사도행전》(공동 생활, 2:44-45 및 4:32 –35), 2) 피타고라스의 <영혼 불멸>(특히 동물 포함), 3)아우구스티누스의《신국》(정의를 없애 버린다면 국가는 도둑 집단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말인가?).
따라서 고전《유토피아》를 완전하게 접근한다는 것은, 다른 유토피아(5가지)와 더불어 해설 내용(12가지), 그리고 주석에 정리한 책을 모두 이해하려는 정성이 필요하다. 앞으로 다른 고전 읽기에 도전할 때도, 완벽한 접근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학문의 범위를 넓게 확장하려는 목표는 학도들의 기본자세(에티켓이자 매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