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산으로 둘러싸인 항구도시이자, 청마 유치환, 토지의 박경리, 꽃의 시인 김춘수, 현대음악의 거장 윤이상 등 예술가들이 사랑한 고장이며, 충렬사, 제승당, 세병관 등 곳곳이 이충무공 유적이 남아있는 유적지이기도 하고, 아름다운 섬도 많고, 가볼곳도 많고 맛볼것도 많은 통영! 이번에는 통영중앙시장과 동피랑마을 그리고 이순신공원엘 다녀왔습니다.
중앙동에 가면 중앙전통시장이 있는데, 해안선을 끼고있는 시장인 관계로 싱싱한 생선과 마른 고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통제영시절의 12공방이 있었던 관계로 나전칠기 제품과 누비 제품, 통영의 전통 떡인 "바지게 떡" 등이 남아있어 역사의 맥을 이어가고 있지요. 1980년 10월 18일 개설된 이 시장은 시장면적 12,000평에 425명의 상인이 300여 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무점포 판매상인도 138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수산물 활어센터에 들어서면 조개류, 전복, 문어, 소라, 갈치, 장어 해삼, 멍게, 대하(음력 10월에 많이 나온다고 함)등이 있고, 각종 활어들이 물속에서 힘있게 퍼득이는데, 고기를 파는 아주머니들의 고기를 자르고 회를 뜨느라 현란한 손놀림을 보면서 어안이 벙벙... 길게 늘어선 좌판 사이를 꽉 메우는 사람들! 그냥 구경온 사람들일까? 고기를 사러 온 사람들일까? 객지에서 온 사람들일까, 아니면 그 지방에 사는 사람들일까? 시장 한편에는 멸치, 마른 새우, 김, 다시마, 미역, 오징어, 쥐포 등의 건어물 상회도 있고, 시장 입구 도로변에는 그 유명한" 충무김밥"과 "꿀빵"을 파는 가게가 무척이나 많이 늘어서 있는데 놀랐습니다. 골프공만한 꿀빵은 정말 달고 맛이 있더군요. 도로를 건너 바닷가쪽에는 시장상인회에서 저렴하게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이 있는데, 주차 공간이 많지않기 때문에 길가의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볼일을 봐도 되고요. 그리고 주차장 옆에는 문화마당이 있어서 각종 공연이 벌어지고 있고, 바다 물 속에는 통영거북선과 전라좌수영거북선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데, 그 속에 들어가 볼 수도 있습니다.
중앙시장 뒤편 산 언덕에 있는 마을이 "동피랑마을"입니다. 동피랑이라는 말은 "동쪽에 있는 높은 벼랑"이라는 뜻의 토박이 말이라는군요. 산비탈마을로 서민들의 오랜 삶터였으나, 2007년 재개발계획이 세워지자 이 지역을 철거하기 보다는 지역의 역사와 서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독특한 골목문화로 재조명 해보자는데에 기관, 사회단체의 의견이 모아져서 "동피랑벽화마을"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으며, "푸른통영21"이라는 단체가 전국벽화공모전을 통해 미술대학생과 개인 등이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지금은 하루 평균 3천여 명의 관광객이 찾는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았고, "빠담빠담" "착한남자" 방송 인기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의 주요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답니다. 200여m에 이르는 꼬불꼬불한 비탈 골목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옛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마을로, 보이는 벽마다, 굴뚝과 물통까지도 여러가지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마을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동피랑점방"과 쉼터를 비롯, 전망대 카페와 매점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그림들과 쓰여있는 글을 열거해 보자면--입구 길가에 서 있는 동피랑 UCC 빨간 우체통,"알쏭달쏭 재미있는 통영사투리", 포토존 하얀 천사날개, 바닥에 그려놓은 트릭아트존 출렁다리, 추억의 말뚝박기, 구렛나루 마도로스가 물고있는 긴 담배 파이프 위에 있는 커다란 배의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 그리고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는 글, "창문이나 대문 안으로 기웃거리지 마세요, 주민들께서 불편해 하십니다"라고 쓰여있는 "긴급부탁사항", 톰과 제리, 어린왕자, 아기천사, 거미줄 위의 거미, 꽃들..
동네를 지나 산 꼭대기에 이르면 옛 통영성 3개의 포루 가운데 동쪽에서 통영성을 방비하던 "동포루"가 재현되어 있고, 그 곳에 서면 통영 시가지와 앞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내려올때엔 동피랑마을의 또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통영 중앙시장에 가면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되고, 동피랑마을에 올라보면 옛 정취를 듬뿍 느낄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