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비굴하게 살 것인가? 겸손하게 살 것인가? / 법륜 스님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어렵사리 불교대학에 입학을 했는데,
남편이 '그런 건 시간 남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며 반대를 합니다.
기도를 하는 것도 '그런 걸 왜 하냐'면서 간섭을 하고 그러다 보니까
몰래몰래 하게 되고..
그래서 기도도 잘 안 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답
이렇게 기도하세요..
'부처님, 우리 남편은 바른 말만 하는 사람입니다.
남편이 시키는 대로 잘 따라 하겠습니다.'(그런 기도도 못하게 하는데요..)
남편은 바른 말만 하는 사람이라니깐.. (청중들 웃음)
(그래서 사실은 요즘 기도를 안 하고 있거든요..) (청중들 웃음)
그런데, 맘속으론 '아닌데..' 하면서 억지로 따라 하는 건 복종입니다.
비굴한 거죠.
이렇게 복종하고 비굴한 건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 나쁜 거지..
또, 남편이 시키는 대로 안 하고 내 고집대로 하면 교만한 겁니다.
교만은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 나쁜 거지..
누가 뭐래도 내 갈 길은 간다..
당당하게 사는 건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 좋은 거지..
또,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낮추고 겸손하게 사는 건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 좋은 거지..
지금 질문하신 분은, 남편이 시키는 대로 안 하고 제 멋대로 하는,
교만하거나 아니면 억지로 복종하고 비굴하게 살거나..
이 둘을 지금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비굴하게 살다보니 반발이 생기잖아?
그래서 고개를 쳐들다 보니 또 교만해지잖아?
교만하면 안 된다 하니 또 고개를 숙이니까 다시 비굴해지고..
세상이 뭐라 그러든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야 합니다.
부처님이 뭐라 그러셨습니까?.
천상천하 유아독존.. 당당하게 살라고 그러셨습니다.
저 신들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났다.. 이 말입니다.
저 신들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났다는 말은
남편의 굴레로부터도 벗어났다는 말이예요 안 벗어났다는 말이예요? 벗어났다는 말이지..
그러니 털끝만치도 구애받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당당하면 겸손해집니다.
남편이 이렇게 말하면 '네 알겠습니다',
저렇게 말하면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겸손하고 당당한 삶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지금부터 연구를 좀 해보세요.
'절에 가지 마라..' 그러면 '예 알겠습니다'..
이것이 겸손한 자세로서 '알겠습니다'냐
아니면 비굴한 자세로서 '알겠습니다'냐?
절에 가지 말라고 해도 절에 오는 것은,
당당해서 오는 것이냐 아니면,
말 안 듣고 반항해서 절에 오는 것이냐?
절에 오는 것은 똑같은데, 그
게 당당해서일 수도 있고, 교만해서일 수도 있고
'하지 마라' 해서 안 할 때도,
겸손일 수도 있고 비굴일 수도 있는데..
상대가 뭐라 하든지 간에 내가 하는 것이
당당할 수도 있고 교만할 수도 있고,
겸손일 수도 있고 비굴일 수도 있습니다.
'부처님 우리 남편은 바른 말만 하는 사람입니다.
남편이 시키는 대로 잘 따라 하겠습니다.' 라고
기도하라는 것은 '내 생각을 내려놓아라,
내 고집을 내려 놓으라'는 말이지 비굴하라는 게 아닙니다.
절에 와 법문을 들어 보니, 가정을 버리라고 가르쳐요
아니면 더 화목하라고 가르쳐요? (화목하라고요..)
내 고집 세우라고 가르쳐요 아니면 겸손하라고 가르쳐요? (겸손하라고요..)
이래 하면 천당 간다 지옥 간다 하면서 어리석음을 가르쳐요
아니면 지혜롭게 살라고 가르쳐요? (지혜롭게요..)
그러면 잘 생각해 보니, 이 가르침은 나뿐만 아니라
자식과 남편에게도 좋다고 생각해요 나쁘다고 생각해요? (좋다고요..)
좋은 거라고 생각되면 누가 뭐래도 해야 되잖아요?
남편이 '가라, 말라' 하는 말을 기준삼지 말고,
절에 다니면서 불교대학 다니면서
하루하루 변해가는 내 삶의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점점 더 겸손해져 가는 내 모습을 보면 남편도 점점 신뢰하게 됩니다.
남편 말을 잘 따르라는 건 내 고집을 내려놓으라는 것이지,
비굴하라는 게 아닙니다.
기도하지 말라고 하면 '예 알겠습니다' 하고 탁 내려놓고..
남편 출근한 다음에 하면 되잖아.
아침 일찍 가족들보다 먼저 일어나 딴 방에 가서 기도하면 되고..
왜 기도하냐 하면, 맘엔 안 내키는데
억지로 당신 말 따르자니 고민돼서 스님께 여쭈었더니
'남편은 바른 말만 하는 사람이니 시키는 대로 따르겠다'고
기도하라고 하셔서 노력중이지만 잘 안 돼서
그렇게 하겠다고 기도하는 중이라고.. 사실대로 말하면 되지.
둘 중 하나를 택일하지 않고, 서로 상충하지도 않으면서,
둘이 함께 갈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그게 '중도'입니다.
부처님께선 어느 누구, 왕에게도 고개 숙이지 않고 당당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길거리 천민들에게도 겸손하신 분이셨습니다.
당당함과 겸손함이 같이 갑니다.
이렇게 좋은 법을 공부하면서 왜 망설여야 합니까?
밥을 굶고라도 해야 되고, 목숨을 바쳐서라도 해야 되지..
그 길과 남편에게 겸손한 길과.. 이게 왜 따로 가야 됩니까?
같이 갈 수 있습니다.
출처 : 불교는 행복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