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값어치를 결정할 수 있는 돈
<용돈 좀 올려주세요>아마노 유우끼찌.창비.2009
곽은철
나는 전에 통일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 때 포스터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포스터는어떤 생각이나 알리고자 하는 내용을 글과 그림으로 종이 한장에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포스터의 가장 중요한 점은 멀리서 언듯 보아도 전하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있게 하는 것이다.
이 아이는 용돈을 더 받기위해 포스터를 만들었다. 엄마를 설득하기 위해 포스터를 만들 생각을 한 것은 참 기발했다. 그렇지만 이책에 나오는 포스터는 엄마를 설득하여 용돈을 올려받기 보다는 엄마의 화만 더 돋울 것 같다. 그래서 엄마에게 매만 벌 것 같다. 예를 들면 '엄마만 쓰지 말고 아들 용돈도 두배로 올려주시오!'라는 포스터는 '주시오!'라는 말과 '엄마만 쓰지말고' 라는 표현이 건방져 보이고, 엄마가 돈을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한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그림에 양말로 콧수염을 표현하기보다 그냥 수염을 그리는게 좋을 뻔 했다. 양말은 지저분하고 꼬랑내가 나는 느낌이 들어서 이다. 결국 용돈을 올려주는게 아니라 아예 없애버릴 것 같다. 또 예를 들면 그래프를 사용한 포스터이다. 그래프를 사용한 것은 아주 좋았다. 그렇지만 '많이는 필요없다. 남들 만큼만'이라는 표현은 적당치 않다. 엄마에게 반말을 하고 자기가 왕이 된 것처럼 엄마에게 명령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엄마를 설득하려면 그래프도 진짜를 사용했어야 했다. 신문에 난 글과 그래프를 오려 붙여서 정확한 자료라는 걸 보여 주어야 했다. 이 책에 있는 그래프는 이 아이가 만든 것인지 남의 자료를 베낀 것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엄마를 설득 할 수가 없다. 이책에 나오는 포스터들은 이렇게 모두 설득력이 없거나 황당한 느낌을 받게 한다. 이런 포스터로는 용돈을 올려 받기는 틀렸다.
나는 이 아이가 왜 용돈을 더 받으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는 용돈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용돈을 전혀 받지 않다가 2학년 2학기 때 2주일에 500원을 받았다. 그돈은 다른 곳에는 사용하지 못하고 문방구에서 내가 좋아하는 레고를 한개 씩 샀다. 그런데 그것도 그 때 잠깐 뿐이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도 부모님께 용돈은 따로 받지 않는다. 그런데 가족들이나 엄마 친구들 등의 어른들을 만나면 그 분들이 나에게 만원에서 오만원까지의 돈을 주신다. 나는 그 돈으로 아무 것도 사먹지도 않고 지갑에 넣어둔다. 그러다 영화를 볼 때 쓰거나 내가 꼭 필요한 준비물 같은 것을 살 때 쓴다. 또 내 무선 조종 자동차 두 대의 밧데리를 살 때 쓴다. 그런데 모아놓은 돈이 어느날 감쪽같이 사라질 때가 있다. 1∼2만원만 빼고 말이다. 그 때는 이미 엄마가 말도 없이 나의 청약통장에 돈을 모두 넣어버린 것이다. 나는 엄마가 나에게 미리 말이나 쪽지를 남겨놓으면 좋겠다고 생가한다. 처음엔 도둑맞은 줄 알고 깜짝 놀랐다. 내가 받은 돈이면 내 돈인데 엄마가 왜 마음대로 하시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용돈을 안 받아도 지갑에 항상 돈이 들어있다.
내 생각에는 용돈이나 돈을 얼마나 많이 받는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핵심인 것 같다. 내가 생각할 때 돈을 값어치 있게 쓰는 것은 꼭 필요한 곳에만 쓰고 나에게도 쓰지만 어렵고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기쁨 마음으로 배풀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돈을 값어치 없게 쓰는 것은 자신의 욕심만을 위해서 사용하고 남에게 조금도 배풀지 않는 것이다. 돈을 쓰는 것에 따라 그 사람의 값어치를 더 높이거나 떨어뜨릴 수 있다. 또 돈을 이렇게 값어치 있게 쓰면 엄마가 먼저 용돈을 올려 주실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돈을 값어치 있게 써서 앞으로 나의 값어치를 더욱 더 올릴 것이다.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돈! 너는 참 무서운 존재구나!"
첫댓글 1. 은철아, 책 제목은 같은데, 이번에 읽을 책으로 선정된 책은 아니구나. 책을 구할 수 없었니?
2. 그렇지만 책의 내용을 자신의 입장에서 비판적으로 이해한 점, 돈을 어떻게 써야겠다는 자기 생각 등을 잘 표현했구나. 굿!
3. 자신의 경험으로 서론을 시작한 것도 좋구나. 또한 마지막 문장도 돈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잘 표현한 것 같고, 마지막 문장으로서 마침표를 확실하게 찍은 느낌이어서 좋다.
4. 무엇보다 A4 한 장 분량을 이제 넘겨서 쓰는구나. 계속해서 읽고 생각하고 쓰는 훈련을 해서 실력을 쌓아가자. 퇴고는 좀 더 해야 될 것 같다. 오탈자가 많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