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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역량’(Core Competence)은 기업의 여러 자원이나 능력 가운데 지속적인 경쟁우위의 원천이 되는 것을 뜻한다.
즉 핵심역량은 경쟁기업보다 확실하게 앞서는 것으로 절대적 게 아닌 상대적 개념이다. 1990년 미시간대학 비즈니스스쿨의 프라할라드 교수와 런던 비즈니스스쿨의 게리 하멜 교수가 발표한 이론이다.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핵심역량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자.
1971년 47명으로 시작한 야쿠르트 아줌마는 현재 1만3500여명에 이르는 전국 최강의 판매조직으로 성장했다. 아줌마들의 수입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월 평균 약140만원(2007년 기준) 정도다.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든다. 할인마트·편의점·동네가게 같은 여러 유통 채널이 있는데, 이렇게 많은 인건비를 주는 유통채널을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에 대해서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핵심역량’이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할인마트 등 막강한 다른 유통채널과 경쟁해 살아남은 이유다.
핵심역량은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줘야 한다. 캐논의 광학 기술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카메라 값이 비싸더라도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캐논이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줬기 때문이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어떨까. 일단 바쁜 직장인들은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다. 30분 동안의 달콤한 잠에 대한 기회비용이 바로 아침식사 포기다. 물론 다이어트를 위해 아침을 안 먹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출출하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출근시간에 맞춰 책상 위에 올려놓은 유산균 제품을 떠먹거나 마시며 출출함을 달랜다. 다른 유통채널에서 받기 힘든 서비스다.
핵심역량은 경쟁사들이 따라 하기 힘든 것이어야 한다. 다른 회사가 쉽게 모방하면 경쟁 우위의 원천이 되기 힘들다.
‘노란 옷, 노란 모자’로 상징되는 야쿠르트 아줌마의 겉모양은 다른 업체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하지만 동네 주민이나 회사 직원들의 경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친밀하게 지내며,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경험 마케팅은 누구나 쉽게 따라하지 못한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은 아파트단지나 동네 주택가, 기업 빌딩을 돌면서 상당한 수준의 밀착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단순한 판매원이나 배달원의 의미를 넘어 전국을 누비며 ‘걸어 다니는 홍보우먼’ ‘움직이는 광고판’ ‘신제품 구전 마케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수학이나 과학 이론처럼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험으로 쌓은 지식을 ‘암묵지’(暗默知, Tacit Knowledge)라고 한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이 같은 암묵지를 모방하기 쉽지 않다. 현재 아줌마 방문 판매 조직을 다른 기업(화장품, 정수기, 학습지 등)에서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야쿠르트 아줌마만큼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곳은 드물다.
마지막으로 핵심역량은 지속적인 경쟁우위의 원천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그렇다. 그들이 40여 년 동안 살아남은 이유다. 야쿠르트 아줌마 한 사람이 하루 평균 550개 요구르트를 판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23만원(연간 매출 6800만원)에 이른다. 아줌마 13명이 하루에 파는 발효유는 3천평 규모 대형 할인점에서 파는 발효유 매출과 맞먹는다. 동네 편의점이 아줌마 한 명이 하루 파는 만큼의 발효유 매출을 올리려면 1주일 이상 장사를 해야 한다. 한국야쿠르트의 전체 매출 가운데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한 매출은 80% 가량 된다.
한국야쿠르트가 야쿠르트 아줌마를 부르는 공식 명칭은 ‘여사님’이다. 이 회사에서 여사님들이 바로 ‘핵심역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