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선물 꾸러미 양손에 들고 내리는
옆집 동이 할머니의 손주 녀석의 인사가 반갑다.
하루에 한번 서는 열차를 보내고
멍청하게 서서 깃대를 흔드는
늙은 역무원의 눈길
성큼 자란 코스모스와 눈을 마주친다
혼자서 지키는 역장 의 금테두른 모자 위에
석양이 내리면
대합실의 문을 잠구고 동네 고삿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저 간이역 이 없어지면 안되!!
우리 동네는 폐가가 되거든
누구도 쉴곳이 있어야 하는 법이야
역장님 입언저리에 묻어 있는 술찌게미
게걸진 트림
암 !그렇고 말고
우리인생의 쉼터는 간이역이야
한때는 5일장이 서던 역전 공터에 깨스등불이 켜지고
동네 가구에 불빛이 깜박 거리기 시작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