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아공 더반 시내 재래시장
오늘은 오전부터 계속 바람이 부는 날씨다. 그래서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의 명물 스카이카를 타고 경기장 꼭대기에 올라 더반 시내 전경을 감상하려던 계획이 무산되었다. 스타디움 외관 정경만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하는 여정이다. 그 대신 남는 시간을 더반 시내의 재래시장에 갔다. 재래시장은 그 도시의 진풍경을 드러내는 곳이다. 과일, 야채, 목각, 의류 등 푸짐한 상가다. 우리 부부는 주로 목각시장을 둘러보았다. 바오밥 나무로 만든 동물 목각은 남아공의 특산품이다. 손자와 손녀에게 줄 선물로 코끼리, 사자, 코뿔소, 기린, 얼룩말 등 여러 가지 동물 목각 기념품을 많이 샀다. 흑인 주인 남자는 매우 고마워한다. 첫손자가 요하네스버그 호텔에서 전화 통화했을 때 ‘할머니, 나도 이따가 비행기 타고 아프리카 갈게.’하던 음성이 귓전을 맴돈다. 나는 ‘그래 할머니가 나무로 만든 아프리카 동물들 많이 사 가지고 갈게.’라고 화답했었다. 아프리카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큰 아들의 아들, 5살 된 첫손자는 아프리카 동물을 사 가지고 올 할머니를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작은 아들의 딸, 2살 된 첫손녀에게도 줄 동물 목각 기념품을 똑 같이 샀다. 부러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비닐로 여러 번 포장해준다. 흑인 남자의 손길에 고마움을 전하고, 아프리카의 선물을 한 아름 보듬어왔다. 다시 우샤카 마린 월드 수족관으로 돌아간다. 그곳 식당에서 석식을 하기 위해서다. 더반 시가지를 지나가며 두 아이를 태우고 가는 트럭을 보았다. 남매는 버스 안의 나를 보며 반갑게 손을 흔든다. 나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 화답해주었다. 나라와 인종은 달라도 따뜻한 정이 교류하는 체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