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어느새 라일락 꽃내음이 흩날립니다.
그간 저의 집 컴퓨터 고장으로 새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오랜만에! 꼭 40년만에 제가 입대했던 논산훈련소에 가서
아래의 콩트를 입대장병과 부모님들 앞에서 공연했답니다.
제가 1997년에 군가현상공모에서 <대한의 사나이>로 당선했는데
1,000여곡의 육군 군가중에 <23곡집 수첩>에 실리게 돠어 특별 초청을 받았던구요!
그래서 군대시절을 추억하시거나, 군대에 자식을 보내신 분은
참고하시라고 쓴 작품이오니, 즐겁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은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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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장병과 부모님을 위한 콩트극장> 왕의 남자! 논산훈련소에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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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대학교 2학년까지, 도합 14년의 학창생활중인 22세의 KPOP출신 가수 유빈군이 대한민국 싸나이라면 누구나 다 가는 입영날의 아침이었다!
아버지 : 여보! 지금 몇시야?
어머니 : 여덟시 막 지났어요!
아버지 : 뭐야? 그럼 얼른 유빈이 깨워야지!
어머니 : 에휴! 군대가는 마지막 날이라고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새벽녘에야 들어왔다구요
아버지 : 어허! 논산 훈련소까지 가려면 세시간은 걸릴텐데! 게다가 길이라도 막히면 어쩔려구?
어머니 : 알았어요! (사이)얘! 유빈아! 어서 일어나!
유빈 : (잠에 취해)으응! 조금만 더 자구요! 드르릉!
어머니 : (아타깝게) 얘야!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 너 군대 가는 날이야!
유빈 : 글쎄 조금만 더 잘께요! 크르릉!
아버지 : (다가가며) 엣기! 인석아! 이 애비는 30년전 군대갈때 혼자서 새벽기차 타고 갔어! 근데 넌 애비가 자가용으로 데려다 준다고, 이리 늦잠이야? 당장 일어나지 못해?!
해설 : 하지만 평소 늦잠꾸러기인 유빈은 입영날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더구나 왕의 남자처럼 꽃미남이라선지, 아직도 부모님에겐 이토록 응석받이였던 것이다.
유빈 : 엄마! 아빠! 제가 군대가면 면회는 며칠에 한번씩 오실거예요?
아버지 : 뭐야? 입대도 하기전에 면회타령이야?
어머니 : 여보! 오늘은 그만 나무라세요! 얘가 여태껏 집을 떠나본 적이 없는 애잖아요?
유빈 : 하지만 엄마! 아빠! 너무 걱정마세요! 이미 군에 갔다온 대학동아리 선배한테 사전교육을 다 받았다구요!
어머니 : 그래? 부슨 교육을 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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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여기는 유빈의 대학동아리 선후배들이 잘 가는 호프집!
선배 : (술취해)꺼윽! 야! 이 왕의 남자처럼 예쁜 후배야! 한잔 더 마셔! 그리구 잘 듣거레이! 군대가면 알게 되는 세가지가 뭔지 알아?
유빈 : 군대에 가면 알게 되는 세가지라구요?
선배 : 그래! 첫째! 가수는 가창력보다 섹시함이 최고다!
유빈 : 그래요? 난 가수라면 얼마전 입대한 조성모형이나 김종국 같은 남자가수가 더 좋던데! 이효리 같은 느끼한 여가수는 싫어요! 혹시 트렌스젠더 하리수 가수라면 몰라두요!
선배 : 꺼윽! 둘째는 어떤 표창장이나 상장보다도 병장이 가장 좋고, 심장병보다도 더 무서운건 바로 헌병이야! 알겠냐?
유빈 : 그럼 세번째는요?
선배 : 셋째는 졸면서서도 달릴수 있고, 자면서도 건빵을 먹을 수 있고, 눈감고도 TV를 볼 수 있어!
유빈 : 그래요? 선배님? 군대란 요컨대 슈퍼맨이 되는 거군요!
해설 : 유빈의 이런 얘기를 들으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어머니 : 아유! 난 네가 군대가서는 좀 사나이다운 씩씩한 남자가 됐음 좋겠다!
아버지 : 임마! 나는 논산훈련소에 처음 입소해서, 훈련 받을 때 어땠는지 아니?
유빈 : 아빠! 참 그때는 훈련병 생활이 어떠셨어요?
아버지 : 이 애비가 대학을 다닌 60년대말엔 고학을 하느라, 항상 먹는 일! 잠잘 곳! 입을 옷 걱정을 했는데, 입대하는 순간 이런 3대 걱정이 싹 사라졌다. 그래서 한밤중 내무반에서 불침번을 설때 무슨 주문을 외웠는지 아냐?
유빈 : 불침번 서시면서 주문을 외우셨다구요?
아버지 : 그래! 군대에 오니까, 그 힘겹던 의식주가 당장 해결되는거야! 그래서 이렇게 중얼거리며 불침번을 섰지! 따라 해봐!
유빈 : 네!
아버지 :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재워 주고!
유빈 :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재워 주고!
아버지 : 감사! 대한민국!
유빈 : 감사! 대한민국!
어머니 : 여보! 그런데 지금은 당신이 공무원 생활을 명퇴하고 연금으로 사니까, 지금도 여전히 감사! 재대한민국이네요? 호호!
아버지 : 아암! 그렇지! ...근데 그때 훈련소 생활에서 난 세가지가 괴로웠단다!
유빈 : 아빠의 30년전 훈련소 생횔에서 세가지가 힘드셨다구요?
아바지 : 그랬단다! 첫째는 배고프고! 둘째는 춥고! 셋째는 졸립고!
유빈 : 첫째 배고프고! 둘째 춥고! 셋째 졸리웠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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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그런데 막상 오늘 논산훈련소에 도착하는 순간, 유빈과 아버지와 어머니는 깜짝 놀랐다. 너무 많은 인파와 군악대가 입영장병과 가족을 위한 <한마음 음악회>를 열었는데, 노래신청도 받아 어떤 입영장병은 가족과 또는 여자친구랑 함께 노래를 불렀고, 부대에서는 즉석 기념사진도 찍어주었다. 그러니까 수많은 입영 젊은이들과 그 가족들이 함께 한바탕 축제를 연출했던 것이다.
어머니 : 여보! 난 이곳이 입영하는 자식과 부모가 눈물로 헤어지는 곳인 줄 알았어요!
아버지 ; 으응! 나도 실은 마음이 언짢았는데, 이젠 오히려 흐뭇하네!
유빈 : (씩씩하게)아버지! 저 들어갑니다!
아버지 : 그래! 유빈아! 몸 건강히...! 넌 잘 할수 있지?
유빈 : 네! ...어머니! 제 뽀뽀 작별인사 받으세요!
어머니 : 아유! 네가 논산훈련소 오더니 어른이 됐구나!
유빈 : 부모님!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해설 : 이윽고 입영환영식이 시작되었을때, 부대장의 훈시 가운데 이런 대목이 흘러나와서, 연병장에는 한바탕 폭소가 터져나왔다.
부대장 : 에, 오늘 입영장병들의 아버님들께선 옛날의 훈련생활이 춥고 배고프고 졸리웠다고 하시는데, 이제는 먹고싶은 만큼 부페식 배식을 해서 배고픔이 사라졌고, 막사엔 냉난방이 완비되어 추위도 사라졌으며, 하지만 졸음병은 입영장병들이 지금까지 늦잠꾸러기로 살아온 탓인지, 아직 해결되지 못하여! 야! 제군들 ! 벌써부터 졸고 서있는 입영장병들! 제발 눈좀 떠라! 눈좀 뜨란 말이다!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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