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 family leadership always beneficial?”, by Danny Miller, Alessandro Minichilli and Guido Corbetta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3, 34, pp.553-571.
왜 연구했나?
가족 경영의 효과성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 최근 저명 학술지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가족 경영 연구의 권위자인 캐나다 Alberta대의 Miller 교수와 이탈리아 Bocconi대의 Minichilli와 Corbetta 교수는 의 최근 논문을 통해 가족 경영에 대한 미국식 관점을 벗어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주로 미국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대체로 영미학자들은 경영과 소유가 분리돼야 하며 가족의 경영 참여보다는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관리체제를 합리적인 기업 지배구조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이는 가족 경영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한다기보다 전문 경영인 체제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함을 의미한다.
반면 유럽의 경우, 비교적 가족 경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실지로 유럽의 다국적기업 중 약 30%가량은 가족 경영을 고수하고 있으며 우리에게도 친숙한 LVMH, 로레알, BMW, 악시오니 등과 같은 기업 등도 가족 경영을 통해 성장을 구가했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가족 기업이 전문경영인 기업에 비해 주가상승률 측면에서는 더욱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가족 경영의 어두운 측면만이 부각됐던 우리의 실정을 감안할 때 균형 잡힌 시각에서 가족 경영의 효과성을 따져봐야 할 시점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들은 가족 경영에 가장 부합하는 경영 환경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관련 핵심 이론들을 통합적으로 응용해 단순하고도 명확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가족 경영의 효과성은 기업의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개선 논의의 연장선에서 진행되고 있다. 가족 경영의 효과성은 크게 대리인이론(Agency Theory)과 관리인이론(Stewardship Theory)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이론 역시 일관된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리인이론에서는 가족 경영이 기업을 관리, 감시하고 조직을 동기부여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과 지분과 경영의 동시 소유에 따른 자신의 우월적 위치를 남용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비효율성이 존재한다는 상반된 주장이 존재한다. 관리인이론 역시 주장이 갈리고 있다. 소유자-경영자 입장에서 가족 경영을 할 경우, 자기 관리, 장기적 비전 제시를 바탕으로 기업의 장기적 성과를 달성하고 역량을 함양하는 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직계가족 경영 위주로 치달을 경우 지나치게 기업의 수익에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활동에 치중해 사업 전체를 어렵게 하는 단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 이론을 중심으로 한 실증연구 역시 일관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Miller 교수 외 2인 교수들은 두 핵심 이론의 다양한 주장을 통합해 가족 경영의 장단점 등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어떠한 상황에서 가족 경영이 효과적인지를 증명하고자 했다. 먼저 대리인이론과 관리인이론의 주장을 통합해 다음과 같은 연구가설을 제시했다. 먼저 가족 경영의 효과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가족집단이 보유한 지분 규모와 기업 규모가 핵심요소임을 도출했다. 그리고 두 요소를 두 이론과 접목해 보면 기업의 규모가 크고 지분 규모도 큰 경우, 기업 규모는 크지만 지분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 기업 규모는 작고 지분 규모는 큰 경우, 기업 규모도 작고 지분 규모도 작은 경우 등 기업이 처한 상황을 4가지로 예상해 볼 수 있다. 기업 규모가 작을 경우에 경영의 복잡성, 지역적 활동 영역, 제품 종류 등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았고, 지분 규모가 클 때 관리인으로서의 역량과 몰입도가 높다고 보았을 때, 4가지 실제 가능한 상황에서의 가족 경영의 효과성을 다음과 같은 가설로 제시했다.
먼저 기업 규모가 작고 소유 지분이 많은 경우는 기업 경영이 복잡하지 않고 업무 영역 또한 단순하므로 가족 경영이 훨씬 더 기업경영 전반에 효율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봤다. 반대로 기업 규모는 크지만 소유 지분이 많지 않은 경우는 이와 정반대의 상황에 놓이게 되므로 가족 경영이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
관건은 기업 규모가 작고 소유 지분도 작은 경우와 기업 규모가 크고 소유 지분도 큰 경우 가족 경영의 효과성이다. 이 상황에서는 가족 경영의 장점이 발현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하나 전자의 경우 소유 지분이 작다는 한계성이, 후자의 경우 기업 규모가 크다는 한계성이 가족 경영의 장점을 부정적으로 상쇄할 것으로 기대했다. 결국, 저자들은 가족 경영의 장점과 한계가 공존하는 상황에서는 한계성에 더 무게를 두는 쪽으로 가설을 제시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Miller 교수 외 2인의 교수들은 가설 검증을 위해 비교적 가족 경영이 활발한 유럽의 이탈리아를 대상으로 매출액 500만 유로 이상의 기업 중 이탈리아 상무부에 등록돼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규모, 지분 규모, 사업 내용 등을 면밀히 관찰했고 2522개의 기업을 최종 대상으로 선정했다. 기업성과는 총자산수익률(ROA)로 측정했고 가족 구성원이 CEO인지 여부, 최대주주 지분 비율, 가족들의 지분 비중 등을 독립변수로 놓았다. 창립년도, R&D 투자 비중, 자본부채비율 등을 조절변수로 설정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결론적으로 이탈리아의 경우 대기업이 소기업보다 경영성과가 좋게 나타나고 있었다. 가족집단이 CEO 등 경영활동의 핵심으로서 참여할 경우 그 성과는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경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통계적으로 확신할 수는 없다. 결국 기업 규모와 가족집단의 보유 지분 중 어느 한 가지만 고려하기보다는 두 핵심변수를 동시에 고려했을 때 그 효과성을 어느 정도인지 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놓고 봤을 때 가족 경영은 기업의 규모가 작고 지분율이 높은 경우에 유의미한 경영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그 반대인 경우(규모가 크고 지분율도 낮은 경우)에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기업이 더 나은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이는 곧 사회적·관리적 복잡성이 높아질수록 가족경영이 강점이 크게 감소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역시 기업 규모가 작고 지분율도 작은 경우, 기업 규모가 크고 지분율도 큰 경우 가족 경영의 효과성을 확정적으로 입증하기가 여전히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가족 경영인 체제와 전문경영인 체제를 놓고 많은 연구와 토론이 진행돼 왔으며 아직도 뚜렷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저자들은 본 연구를 놓고 가족 경영 체제의 장단점을 논하는 데 치중하기보다 과연 어떠한 상황에서 두 경영관리 체제가 최적의 성과를 낼지 규명하는 데 노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가족 경영 자체를 쟁점화해 옹호나 비판을 하기보다 과연 가족 경영 집단의 비전과 리더십이 기업이 처한 대내외적 환경과 얼마나 맞아 떨어지는지 그 적합도를 판단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던 기업 규모가 작고 지분율도 작은 경우와 기업 규모가 크고 지분율이 작은 경우 과연 가족 경영이 얼마나 효과적일 수 있는가는 실제로 그러한 상황에 처한 기업의 가족 경영 집단이 지금까지 어떠한 경영철학과 관리자적 특성을 지녔고 어떠한 리더십을 보여 왔는가 등 주변의 정황 등을 살펴서 최적의 지배구조체재를 선택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