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선지식이고 도인이라 해도 부처님 진리와 배치된 언어사용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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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열 법사, 정목스님 비판 글에 ‘반론’ 보내와 “일심에 집착해 연기를 미혹한 수행자 아니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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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붓다 이제열 법사 2012.04.27
대승정법 재가결사 법림법회를 이끌고 있는 적연 이제열 법사가 지난 4월 1일 법림대중법회에서 행한 진제 종정의 종정추대 법문 비판에 대해 강한 비판의 글을 게재했던 정목 스님(다음카페 아미타파 지도법사)에 대해 반론의 입장을 밝혔다. 이제열 법사는 <미디어붓다>로 보내온 반론에서 ‘누구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에 배치되는 언어는 사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과 함께 반론을 한 정목 스님의 지적에 대해 조목조목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제열 법사의 반론문 전문을 게재한다. <미디어붓다>는 이제열 법사의 이 글에 대한 품격을 갖춘 반론이 있을 경우 게재할 방침이다. 편집자
지난 4월 1일 동국대학교 대각전에서 열린 법림 대중법회에서 나는 조계종 종정이신 진제 선사의 취임식 법문에 대해 크게 비판 한 바 있다. 참나를 찾으라는 진제 선사의 법문은 부처님의 가르침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내용이었기에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공개석상에서 이 문제를 거론 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나의 지적을 두고 적지 않은 분들이 반발을 하는 모양이다. 재가자로서 종정스님에 대한 예의가 없다느니, 종정스님의 근본 종지를 보지 못하고 말꼬리를 잡고 시비를 한다느니 하는 등의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고 그 가운데에는 종정스님의 법문을 적극 변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그 가운데에서도 눈에 띠는 지적이 정목 스님의 진제 선사에 대한 변론이다. 정목 스님이 누구신지 나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 그 분이 어떤 사고를 지니고 무슨 활동을 하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다만 본 <미디어붓다>에 올라온 스님의 글을 읽고 정목 스님의 불교에 대한 관점을 어렴풋이나마 이해 할 뿐이다.
정목 스님은 내가 진제 선사의 참나를 찾으라는 법문은 잘 못 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두 가지 측면에서 나를 질책하고 있다.
첫째는 종통과 설통을 설명하면서 종정스님의 법문은 하나의 언어표현일 뿐인데 내가 언어에 치우쳐 종정스님의 본분을 모르고 함부로 비판을 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불교의 근본 종지는 연기(緣起), 공(空), 무아(無我)가 아니라 일심(一心)이기 때문에 진제 선사가 참나를 찾으라한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목 스님은 만약 진제 선사가 그 자리에서 연기 무아 공과 같은 가르침을 설했다면 내가 한국불교에 몸담은 것을 부끄러워했을 것이라는 과격한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나의 견해에 반박을 가하였다.
그러나 나는 정목 스님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단 한 부분도 동의하거나 수긍 할 수 없을뿐더러 도리어 정목 스님의 불법에 대한 안목에 큰문제가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다.
정목 스님은 나를 보고 직접 진제 선사를 찾아 가 진제 선사의 진면목이 무엇인지 여쭈라는 식으로 말씀 하셨는데 나는 진제선사의 진면목에 관심이 없다. 문제는 진제 선사의 진면목이나 의도가 아니라 그 날 법문에서 표현된 언어이다.
사실 내가 진제 선사의 설법에 참나를 찾으라는 설법은 비단 종정 추대식에서만 들은 것은 아니다. 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제 선사를 뵌 적이 있고 그 어른의 법문에 관심을 가져 왔다. 그런데 그 어른은 틈이 있을 때마다 설법 중에 참나를 찾으라느니, 몸뚱이 끌고 다니는 근본을 찾으라느니 주인공을 찾으라느니 하는 말씀으로 종을 이루고 있었다. 이 기회를 빌려 말하지만 각종 법회에서는 물론이고 여러 언론 매체에 출연하실 때에도 빼놓지 않고 참나를 찾는 것이 불교라고 말씀해 오셨다.
그러나 과연 우리의 몸과 마음 안에 참나는 존재하는가? 아니다. 이런 주장은 일찍이 부처님 당시의 브라만교에서나 주장 했던 용어들이다.
불교가 불교일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들이 주장했던 중생과 세계의 근원으로써의 진아 따위를 허구로 보고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처님과 제자들은 한 번도 진아니 참나니 하는 용어들을 동원시켜 설법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이와 같은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단호히 배격 하였다.
부처님은 수많은 경전에서 오온은 나가 아니며 오온 속에 나가 있는 것도 아니며 나 속에 오온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거듭 거듭 천명하셨다. 그리고 부처님은 자아가 실재한다는 환상으로 말미암아 중생들이 생사유전하게 되는 것이며 갖가지의 속박과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가르치셨다.
다시 말하지만 불교의 목표는 연기와 무아와 공을 깨달아 열반을 실현하고 해탈을 성취 하는데 있다.
부처님께서 발견하고 확인한 제법의 본성은 무아이며 공이다. 제법은 조건을 따라 일어났기 때문에 자체성품이 없는 무자성(無自性)이며 무자성이므로 무아이고 무아이므로 공인 것이다. 여기에 어떻게 참나 따위의 용어가 용납 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진제 선사는 당연히 무아를 중심으로 설법을 하셨어야 했지, 참나를 중심으로 설법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다음 정목 스님이 나에 대해 ‘연기에 집착하여 일심에 미혹 당했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정목 스님은 연기와 공은 대승 시교(始敎)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연기와 공을 벗어나 일심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궁극이며 불조의 뜻이라고 하면서 종정스님의 설법은 오류가 없다고 하셨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부처님께서 연기를 벗어나고 무아를 벗어난 마음이 있다고 가르쳤던가? 어느 경전에 그와 같은 말씀이 있던가? 정목 스님이야 말로 일심에 집착하여 연기를 미혹한 수행자는 아니신지 돌아 볼 일이다.
유식 이론에 의하면 마음은 실체가 있거나 자성이 있는 존재가 아니다. 마음은 의타기(依他起) 즉 연기의 존재로 무아(無我)의 성품을 지니고 있다. 다만 이러한 마음에 대해 중생들이 허망하게 변계소집(遍計所執)을 일으켜 실유(實有)로 착각을 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중생들이 변계소집을 버리고 마음이 의타기 된 줄 알아 무아라는 이치를 깨닫게 되면 그대로 부처의 마음인 원성실(圓成實)을 성취하게 된다. 여기서 원성실이란 불성 진여 여래장 본각과 동일한 의미를 지닌 마음이다.
바로 마음이라는 존재는 이와 같은 성질을 띠고 있기 때문에 대승원교(大乘圓敎)인 화엄경에서 부처님은 “몸이 허깨비 같은 줄 알면 부처의 몸을 보고, 마음이 꼭두각시 같은 줄 알면 부처의 마음을 본다”고 하셨고 본래 한 물건도 없다고 설하셨다. 이는 ‘일심은 곧 연기요 연기가 곧 일심’이라는 뜻으로써 ‘일심은 연기와 공을 벗어나 있다’는 정목 스님의 견해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렇게 연기와 무아는 대승시교로부터 대승원교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관통되고 있는 것이다. 마음의 본질이 이와 같다면 진제 선사의 참나 법문이나 정목 스님의 연기를 떠나 일심이 있다 는 주장은 근원적으로 오류이며 착각이다.
아울러 정목 스님이 나에 대해 대승을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느니 가소롭다느니 하는 표현은 경솔한 행위라 아니 할 수 없다. 아무리 선지식이고 도인이라 해도 부처님이 설하신 진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언어를 사용해서는 안 되지 않는가? .
참으로 근심스러운 것은 한국의 명망 있는 수행자들 가운데에는 이렇게 일심을 절대화시키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언제부터인가 소위 큰 스님들이 행하는 법문들 속에는 참나, 참 생명, 절대 자리, 근본자리, 주인공 하는 용어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나친 표현일지는 몰라도 한국불교는 참나를 외치고 주인공을 외치고 근본자리를 외치는 진아론자들의 판이 되어 버렸다. 부처님과 역대의 조사들도 쓰기를 꺼려했던 이런 용어들이 난무하면서 한국불교는 어느덧 외도견(外道見)을 지닌 수행자들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다.
나는 한 번도 이런 주장을 하는 수행자들이 정작 마음의 구조와 실체에 대해 경전에 근거를 두고 제대로 풀이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지극히 주관적 사고와 경험의 테두리 속에서 마음을 강조하고 마음을 이야기 하고 있을 뿐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언어의 영향은 크다. 종정스님은 불교계의 최고 어른이며 모든 국민이 주목하는 분이다. 머리 기른 속인이 감히 종정스님의 사자후에 재를 뿌렸다고 비난 하는 분도 있겠지만 종정스님이시기 때문에 법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외쳤던 것이다.
각자의 주장이 근본불교와 다를 수 있습니다
원불사근본불교대학源佛寺
http://cafe.daum.net/wonbulsate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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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비록 무아를 비아로 바로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이법사님은 필요하고 중요한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이네요
다음에도 좋은 자료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참괴님
바로 앞 자료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