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덜 깬 아침
미진이엄마,수오엄마,둘째누나랑 읍내 5일장에 갔다
미진이엄마는 손자손녀오면 맛있는 것 해준다고 이것저것 사고
수오엄마는 아귀,갑오징어,닭알,돼지고기등 먹거리 위주로 장을 본다
ㅡ수오아빠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면서 뭘 그리 많이 사요?
ㅡ주글 때 죽더라도 미기서 주기야지
으하하하하
수오엄마는 종종 이런 농담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큰 함박웃음을 안겨준다
ㅡ어제 결혼기념일인데 선물 뭐 받았어요?
ㅡ이날 이때끝 빤츄쪼가리 하나 못 받아봤다
푸하하하
마을할매들을 각자의 가정에 무사히 놓아 드리고 태평양수산 양식장에서 광어들과 놀고 있는데 누나한테 전화가 왔다
ㅡ제야,미진네가서 호박 좀 실어다 주라
ㅡ알았다,오후에 갖다 줄게
태평양식구들과 함박수산 유 사장님과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유 사장님댁에서 생강차 한 잔 마시고 집에 가서 뭐 하나 챙겨 함박레져로 가서 사모님과 수다 좀 떨다 수오네엄마집에 가니 아무도 없다
대문은 그렇다쳐도 현관문도 안 잠구고 어디 갔는지,
결혼 기념일 선물을 대충
던져놓고
1분 거리에 있는 미진엄마네 집
ㅡ누나가 호박 가져오라던데요
얼마에 팔았어요?돈 많이 달라고 하지
ㅡ그냥 먹어라고 주는 거지 뭔 돈을 받것서요
한 두개도 아니고 여섯 개나, 아이고
맨날 다 퍼주면 뭐 먹고 살아요
우리집에 한 번 오세요 아랫층 창고에 물건 많은 게 다 갖고 가슈
ㅡ차가 있어야 가지
ㅡ다 모이서 전화하모 내가 델러 오잖아요
ㅡ알았어요,그래 보입시더
호박 싣고 누나집 갈려는데 양배추와 브로콜리를 주시며
ㅡ이건 아제 묵으소
물론 어느 시골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사는 풍경이지만 여기 함박마을은 참 유별나다
아고 ,내가 딴 동네로 이사를 가든가 해야지
집에 오니 서울서 섬으로 이사 오신 이 교수님이 방문해 주셔서 커피 한 잔하고
좀 쉴려는데 선 사장님의 전화
ㅡ긴급사항 발생 ,오늘 저녁 누가 호래기 먹어로 온다네요
ㅡ누가요?
전에 양곱창팀입니까?
ㅡ네
ㅡ그게 저 하고 무슨 상관입니까?
저는 양곱창집앞에 사장님 내려다 둔 죄밖에 없어요,내가 뭐 양곱창을 씹어먹은적이 있나,
그 사람들을 알기나하나 내는 몰것습니다
ㅡ7시 반까지 방파제로 온다는데 중요한 건 호래기 잡아서 조 선생집에서 파티를 하면 안 되겠습니까?
ㅡ당근오이호박수박 안 되지요
ㅡ그럼 되는 걸로 알고 그렇게 준비하겠습니다 방파제서 일단 봅시다
우이씨,내가 안 된다해도 내 의견은 개무시하고
진짜 딴 동네로 이사가야것다
오늘 저양반집 광어 옮긴다고 지금 다리가 후덜거리구먼
에이쿠,슬슬 방파제 갈 준비나 해야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