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세월 제주도일기 9. 꿈을 꾼다

[황순재]

꿈 속에서 황금색 똥을 보거나 만지거나 온 몸에 묻었거나 모두 횡재수나 좋은 일이 있음을 알려주는 좋은 꿈으로 해석됩니다. 그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습니다. 실제로 이런 꿈을 꾸고나면 거의 예외없이 크던작던 수입이 생기곤 해서 꿀 때는 더러움에 몸서리를 치지만 깨고나면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 은근히 기대가 되기도 하지요.

정말 오래된 유머이긴 하지만 유명한 놀부시리즈가 있었는데요, 마침내 지옥으로 떨어진 놀부가 간수의 안내를 받으며 어떤 벌을 선택할까 둘러보는 투어를 하게 됩니다. 뜨거운 대형 후라이팬 위에서 견뎌야 하는 형벌, 가시덤불 투성이 속에서 견뎌야 형벌 등을 보며 몸서리치는데 그 때 눈에 번쩍 뜨이는 한 형벌장. 똥물에 몸은 담궜으나 머리는 밖으로 내밀고 있는 현장을 보자 그나마 가장 나을 것 같아 그거로 가겠다고 해서 들어가게 된 그 곳... 놀부가 들어가자 잠시 자리에 앉아있던 그 형벌장 간수가 벌떡 일어나며 하는 말, "휴식 끝! 잠수"

근이는 말할 것도 없고 완이도 대변싸기 (처리는 너무 먼 이야기이지요)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다보니 그야말로 똥잔치가 따로 없죠. 근이맘의 소원이 대변횟수가 줄거나 제대로 가리는 것인데 그게 소원일만큼 10살이 넘어가도 조금도 해결될 기미가 없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장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에 진입했으니 장은 확실히 나아지겠지만 항문근육 조절은 전혀 훈련이 안되었기에 아마도 시간이 꽤 오래걸리거나 극단적인 경우 해결이 안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많은 아이들을 돌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대변마스터하기가 만만치 않은 과제입니다. 태균이도 소변은 일찍 떼었지만 대변처리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태균이가 찔끔찔끔 대변으로 고통받을 때 지금의 지식이 있었다면 세로플러스가 큰 도움이 되었을텐데 그 때는 몰랐으니 조치를 할 수가 없었지요. 준이도 사실 세로플러스 보충이 중단되면 바로 찔끔찔끔 수준이 됩니다. 그만큼 전반적인 실행증으로 인한 내수용성 감각들에도 큰 지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근이는 하는 수 없이 기저귀를 채우지만 하루 서너번은 기본으로 싸기에 처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저도 사실 기저귀처리는 처음이라 이걸 어떻게 버려야할 지 잘 몰라서 오물은 변기에 다 떨어내고 버리는데 그럴 때마다 상쾌한 기분일리는 없습니다. 그냥 똥꿈을 꾼다... 그리고 새로 시작한 장개선 보충제가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지켜본다... 이런 긍정적 방향으로 돌리는 세뇌작업이 유효하기도 합니다.

카니발은 공업사로 들어가고 어제는 스타렉스로 아이들과 함께 이 곳 저 곳을 다니는데 완이가 차 안에서 바지 팬티를 자꾸 벗어대니 태균이의 손가락 지적질은 계속됩니다. 그래도 설마했는데 트렁크에 저질러놓은 대형 산더미. 냄새하며 돌아오는 길에 처리하고 오려고 재활용쓰레기 정리해서 담아놓은 대형 봉투까지 침범한 그것들...

꿈을 꾼다... 서영은의 노래를 불러봅니다. 꿈 속에서 이런 상황은 횡재수에다가 좋은 일의 예고이니 이건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용변처리에 마스터가 어디있겠냐마는 분명 좋은 일이 있으려는 것이다 라는 최면을 걸며 차를 숲 속에 세워놓고 처리하면서... 물티슈에게 사과합니다. 그 동안 너를 괜히 의심하고 구박했구나...
https://youtu.be/1YTPHa0WHgo

좋은 일이 맞는지 갑자기 카페에 봇물터지듯 회원가입이 줄을 서있으니, 이를 요상히 여긴 행자카페 찐회원이자 이번 제주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어머님의 호기심어린 검색 결과 어떤 센터의 주인장이 제 카페에 대한 놀라움을 올려놓은 결과라네요.

저는 저와 비슷한 업종의 사람들이 어떻게 운영하며, 어떻게 홍보하는지 단 한번도 다른이의 온라인 카페나 블러그, SNS를 기웃거려 본 적이 없습니다. 학교운영 커리쿨럼에도 참조한 것도 없이 내 방식대로 묵묵히 해왔을 뿐인데, 진실을 알리고 깨닫게 하기 위한 제대로된 노력은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죠. 그걸 대신해 준 어떤 분의 안목에 감사를 드릴 뿐이고...

그리고 카페의 작은 변화에 관심을 갖고 이유를 찾아준 택이맘께도 진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에]

용변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겠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입니다. 배변기관의 발달과도 관련이 있고 도무지 총체적 난국에 처하게한 이런 운명에 하늘을 원망하고 싶기도 합니다. 지쳐서 의욕을 잃지 않으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