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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중앙2회생
 
 
 
카페 게시글
-- 운동으로 준비하자. 스크랩 불어,독일어,스페인어를 잘해야 하는 골프장
김진영 추천 0 조회 21 11.01.31 10:0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불어와 독일어를 잘 해야하는 골프장/이종현
 
 골프의 매력 중 하나가 바로 떠날 수 있다는 것일 게다.

떠난다는 것은 늘 인간에게 설렘을 준다.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기에 모 스포츠 컬럼리스트는
"앞으로도 100년간 골프만큼 흥미로운 운동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골프 여행을 통해 그 지역 문화를 경험하고
또 그 지역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과 골프를 치러 간 지역의 기후와 음식, 그리고 그 곳 사람들의 인정까지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골프만이 누릴 수 있는 매력이다.

필자 역시 20년 넘게 골프를 치러 다니면서 국내 지방별 특색과 다양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외국 여행을 통해서도 그 나라의 다양한 문화와 그 나라 사람들과의 추억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그 많은 추억 중에서도 유난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할 때마다 미소를 짓게 하는 추억이 있다.

전라도 순천에 가서 골프를 잘 치려면 '불어'를 잘해야 하고, 해남에 가서는 '독어'를 잘해야 한다.
경상도 대구 '인터불고' 골프장에 가서는 '스페인어'를 잘해야 한다.

'뭔 씨 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반문할 일이다. 필자 역시 이들 골프장에 가서
적잖게 당황했었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빈 미소가 지어진다.

전라도 순천 파인힐스 골프장에 강의겸 골프를 치러 갔을 때의 일이다.
아침 일찍 캐디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2시간짜리 강의를 끝내놓고 필드로 나가 플레이를 하게 됐다.

상냥한 목소리로 인사하는 도우미는 멀리서 온 필자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
이곳 전라도 순천에 오면 반드시 지켜야 할 에티켓을 이야기 해주겠다고 했다.

“파인힐스에서는 벙커정리와 그린 디보트는 고객님께서 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저희 골프장에서는 반드시 불어로만 대화할 수 있습니다. 국장님 불어 하세요?” 난감했다.

제2외국어라고는 독일어를 배웠지만 그나마 기억이 까마득한데 어찌 불어를......

도우미는 필드에 나가서 불어를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골프도 치기 바쁜데 뭔 불어까지 배워야 하나 하는 생각에 골프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도우미는 1번홀에서 생긋 웃으면서 드디어 불어 교육을 시작했다.

“자! 여기 전라도 순천은 불어를 잘해야 합니다. 티샷을 잘했을 때는 굿샷이 아니라 으메! 잘 쳐 불어!
티샷이 안 좋으면 으메 아까워 불어!를 힘차게 외쳐주시면 됩니다.”

함께 동반플레이를 펼쳤던 지인들은 파안대소하며 18홀 내내 '불어'를 외쳐댔다.

해남에 있는 파인비치골프장에 갔을 때는 역시 '독일어'를 잘해야 한다고 해서
조금은 눈치를 채긴 했지만 뭔 말일까 궁금했다.

파인비치 도우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이라면서 이곳에 오면 힘차게 독일어로
'잘 맞았당께. 잘 쳐부렀당께'를 외치면 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불어와 독일어의 비밀은 바로 '부러'와 '당께'였다.
그럴듯했다. 전라도가 아니면 통할 수 없는 불어와 독일어 조크다.

그런데 경상도 대구에 있는 '인터불고' 골프장에 가서도 또 한차례 언어홍역을 치러야 했다.
“저희 골프장의 공통어는 스페인어, 에스파냐어입니다. 잘 해주실 수 있죠?”
스페인어를 어떻게 해달라는 것인지 당황스러우면서도 궁금했다.

“저희 인터불고 골프장 이름은 스페인어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작은 마을’을 뜻합니다.
굿샷 대신 ‘잘 쳐 불고’, 퍼팅을 잘하면 나이스 인 대신 ‘끝내줘 불고’를 화끈하게 외쳐주시면 됩니다.”

골프가 아니면 어디서 이런 3개 국어를 구사해볼 수 있을까.
정말 그날 인터불고에서 스페인어 '불고'를 원 없이 외쳤다.

앞으로 전라도 골프장들과 경상도의 인터불고 골프장으로 골프를 치러 가면
배우기 쉽고 말해 기분 좋은 불어와 독어, 스페인어를 실컷 사용해 보자.

 

◆ 이종현은 누구?

1989년 문학예술 시 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문단에 데뷔한 시인이다.

문예창작학과 석사학위를 갖고 있는 그는 전업작가의 길을 가려 했으나 시한부 삶의 부친 소원을 들어

모 신문과 모 여성지 연예부 기자로 첫 명함을 만들었다.

1990년 레저신문으로 옮겨 현재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1991년 국내 최초의 골프콩트집 ‘성적보고서’, 2004년 ‘골프마니아 비하인드 스토리’

‘골프와 Y 우연과 필연’, 2008년 ‘시가 있는 골프’ 등을 출간했으며, 순수 시집으로는 ‘아리랑 산조’

‘조용필 그대의 영혼을 훔치고 싶다’ 등이 있다.

2000년부터 서원밸리그린콘서트를 총기획·연출·진행해오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ASX,

윌슨 연예인 골프구단을 창단했다. 국내 50개 골프장의 캐디 교육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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