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하긴 변한 모양이다.
사실 우리시절 같았으면, 바깥에선 까맣게 모를 GOP 전선 임병장의 일이 매스컴을 통해 생중계 되고 있다.
1980년대 초 민주화의 바램이 목마르던 시절,
당시의 GOP전선에선 이번일과 같은일이 다반사(茶飯事)였다면,
아는 이 얼마나될까?
이젠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소총을 들고 까막산에 숨어들었던 M일병,
GOP전선에서 무거운 M203 유탄박스까지 지고 나갔던 P상병,
대대가 전방투입에 열외되는 빌미를 제공했고,
선임하사와의 갈등으로 엄한 병들만 10여명 총기난사한 O상병,
그는 그자리에서 자폭한것만 다르지 이번일과 거의 동일하다.
또한 그 시절 어떠한 이유에서든, 탈영은 곧 죽음일 수밖에 없었던것이, 50%를 넘어 섰을 것이다.
GOP전선은 언제나 적막하다. 사회인이 정상으로 살기가 어려운 곳이다.
어떻든 많은 세월을 앞에놓고 군대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늘상 하는 말이 "요즘 군대 많이 변했네!"다.
그럼에도 이번일과 같은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일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그것은 아마도 세상이 변해도,
변화에 맞추어 항시 내재되는 숙주(宿主)와도 같은 사회의 부조리(不條理)가 아닐까?
애인의 변심(變心)과 같은 이유는 사적(私的)인 일로 치부되어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변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들이 변화가 아닌,
변신(變身)으로 다가오는 부조리, 그것이 이유라면, 이 사회는 아직도 불온(不穩)하다.
기억해보면 그 시절 제 일땅굴이 있었던 깊은산속 GP막사까지 배치를 받는동안,
거르고 걸러지는 선택속에 만난 병사들을 바라보며,
'너희들 또한 얼마나 빽없는 인간들이더냐?'란 한탄이 아직까지 기억속에 선하다.
지금은 신병 교육대에서 아예 까놓고 '부계 사촌까지 영관급이상 있으면 일렬 앞으로!'를 외치지 않겠지만,
또 어떤 모습으로 그러한 외침이 있는줄은 누구도 모를 일이다.
때문에 오늘 종편에서 서로 논박하는 패널중 한사람은
'돈있고 빽있는 아들들은 어떻해서든 좋은 보직이나 군역을 면제 받으려는 일이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이 아니었나싶다.
'하고, 한 패널은 '사태를 보는 시각이 옹졸하다.'하니,
왜 그토록 한 사람이 패죽이고 싶도록 미운 것일까?
생각해 보면, 고가초소밑 벙커에서 저녁 먹은것을 토해낼 정도로 얻어맞고,
투입된 전반야(前半夜) 근무지에서,
때린 사수가 판초우를 뒤집어 쓴 채 졸고 있을 때,
M16 안전고리를 빼었다 넣었다 하던 기억이,
아직도 꾸고있는 군대에 다시 끌려가는 악몽속에 살아있다.
지금 만난다면 '그때는 빽없는 사람끼리 왜 그렇게 미워 했을까?
'하고 소주라도 한잔 나누련마는 ...
그시절 879GP로 배치 받을땐 한참 화공작전이 펼쳐지던 시기 그런 불구경을 또다시 볼 수 있을까?
그래서'부조리(不條理)한 상황이 반항적 인간을 만들어 낸다.
'는 알베르 까뮈의 실존(實存)적 사고는 이번 사건을 보는 눈이다.
맞아야 군생활이 원할 하다는 통념이 우리의 시대에 일반적 사고였다 해도,
그건 정의(正義)가 아니였으며, 지
금 이시간 우리의 아들들이 샐활하는 군대내에,
또 어떠한 부조리가 있는것인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