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학도로써 이런 기사를 보니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올해는 과일은 다 먹은거 같습니다.
농민들이 애써 키운 보리를 갈아 엎었습니다. 과수원에는 얼어 버린 과일이 널려 있습니다. 이상저온 때문에 이렇게 농민들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KBC 강동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전남 나주시 봉황면의 정형기 씨는 요즘 배나무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영하에 가까운 날씨로 배의 씨가 열리는 씨방이 모두 검게 변해 버려 열매를 맺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씨는 배나무 밭 1만 1천 평 가운데 70~80%가 이런 피해를 입었다며 30년 배농사에 이런 냉해는 처음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정형기/전남 나주시 봉황면 : 4월달에 꽃 피는 시기 때 눈이 온다던가 이렇게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지금 70~80%의 꽃눈이 검게 타 있고 죽어있는데 이 나머지를 가지고 농사가 될 지 걱정입니다.]
이같은 냉해 피해는 배 뿐만 아니라 매실이나 사과, 감 등 대부분의 과수 작물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평상시 같으면 작은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야 할 매실 나무에서도 열매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수확을 앞둔 보리를 갈아 엎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잦은 비로 보리밭에는 보리가 아닌 잡초만 무성합니다.
햇볕을 보지 못해 보리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수확을 하더라도 상품성이 없고, 인건비 마저 건지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서달호/전남 강진군 칠량면 : 키우는 과정이 자식들과 똑같은데 이 과정에서 갈아엎는다는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지금 할 것은 다 했거든요. 거름 다 줬지, 제초 작업 다 한다고 했는데도 안 되니까.]
이처럼 농가 피해가 심각한데도 자치단체의 피해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수입개방과 FTA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농민들에게 이상기온으로 인한 냉해와 습해가 올 봄 또다른 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8뉴스>
<앵커>
갈피를 잡기 힘든 날씨에 불편한 건 그렇다 치고요, 농민들에게는 이 이상저온 현상이 천재지변에 가깝습니다. 속수무책으로 불어나는 피해에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송성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리나라 수박농사의 30%를 차지하는 경남 함안군, 이달 중순부터 한창 출하에 바빠야 할 때지만 수박 밭에는 썩어 문드러진 수박들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크기는 야구공 보다 조금 큰 정도.
내다 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예년 같으면 비닐하우스 한 동에 5백통 정도 수확했지만 올해는 농사를 거의 망쳤습니다.
[차성주/수박 재배농 : 잘됐을 때는 400~500만 원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한 150만 원, 잘된 사람이 그렇고.]
이런 피해는 경남지역 전체 수박재배 면적 1,452헥타르의 92%에 이르고 있습니다.
딸기와 고추, 토마토 등 다른 작물도 전체 재배 면적의 60~70%가 예년 생산량의 절반도 안됩니다.
잦은 비로 일조량이 부족한데다 냉해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피해 보상은 하우스 한 동에 묘종 값 25만 원 정도로 영농비 200여 만 원의 1/10 수준에 불과합니다.
5월 8일 어버이날 대목을 앞둔 카네이션 농가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정상적으로는 꽃 봉오리가 열려야 하지만 일조량이 부족해 꽃망울 조차 맺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영원/화훼 재배농 : 출하 시기를 우리가 어버이날에 맞춰야 하는데 이 정도면 5월 말내지 6월 초가 돼야 출하가 되기 때문에 우리 농민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타산이 안 나옵니다.]
배추, 양파, 배, 복숭아, 복분자, 자두 등 이상기후의 피해는 채소 과일 할 것없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농업재해보상법 제정 등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8뉴스>
<앵커>
봄을 맞은 농촌 농민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턱없이 부족한 일조량에다, 최근 며칠 냉해까지 겹치면서 봄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싹이 돋기 시작한 감자밭입니다.
파릇파릇해야할 이파리들이 생기를 잃고 시들어 말라죽고 있습니다.
새로 돋아난 감자싹이 추위에 얼어 냉해를 입은것입니다.
혹시 살릴 수 있을까, 흙을 북돋워 주지만 걱정만 쌓입니다.
[농민 : 이거 새순이 나올까 싶어서 이렇게 덮어주는데 모르겠어요, 나오려나.]
냉해 피해를 입은 이 감자들은 지난2월초에 파종을 해 오는 6월 하지때 캘 예정이었습니다.
수박, 배를 비롯한 과수농가도 냉해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수박으로 유명한 창원시의 경우 냉해피해가 심해 다음달 초에 예정된 수박축제를 아예 취소했습니다.
피해규모는 경남에서만 천4백ha에 이릅니다.
[최용석/농민 : 7-9kg정도 이 정도가 되야 되는데 지금은 상품도 안되고 그냥 수박이 안되는 거예요.]
양봉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보온덮개까지 씌우고 애지중지 기른 벌들은 이미 반 이상이 추운 날씨 때문에 죽어나갔습니다.
[유원옥/양봉농가 : 올해 같은 해가 없었어요. 한 200개 되는데 이렇게 죽는 해는 저 양봉한 사상 처음이예요.]
이상기후 때문에 올 농사는 망쳤다는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강윤구, JTV : 이병로)
최종편집 : 2010-04-17 20:47
<8뉴스>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28일)은 4월 하순 기온으로는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03년만에 가장 추운 날이었습니다. 설악산과 서울의 관악산, 그리고 광주 무등산에까지 눈이 내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먼저, 안영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봄의 한가운데인 4월 하순.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목도리에 두꺼운 외투로 중무장을 했습니다.
[송진희·이지선 : 정말 너무 춥고, 바람이…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지금. 내일 모레가 5월인데 그런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 추워요.]
설악산과 발왕산, 무등산과 관악산, 태백과 용평 등 내륙산간지방에는 때 아닌 함박눈이 쏟아졌고, 제주도 성판악과 백령도에는 돌풍이 불면서 우박이 떨어졌습니다.
[황동규/경북 청도중학교 : 4월 달에 눈 보니까 행운아인 것 같고요, 또 4월 달에 눈 보는 사람 별로 없을 것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고요.]
오늘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7.8도, 대전은 8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의 기온이 10도 안팎에 머물렀습니다.
평년보다 10도 이상 낮은 것으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4월 하순중에는 가장 추운 날로 기록됐습니다.
103년만의 최고의 4월 한파입니다.
[정준석/기상청 기후예측과장 : 시베리아에 평년보다 넓게 눈이 덮여 있어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여 우리나라로 찬공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기온이 낮았습니다.]
내일도 서울의 아침기온이 4도 정도로 한파가 이어지면서 돌풍과 함께 우박이 떨어지고 산간지방에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부터는 봄 날씨를 회복하겠지만 5월 상순에도 저온현상과 일조량 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허춘, 김흥기, 영상편집 : 최은진)
최종편집 : 2010-04-28 20:15
첫댓글 자연을 함부로 한 댓가를 받는 것같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댓가인가 봅니다. 그나 저나 농민들의 시름이 글텐데 걱정입니다.
숲과삶이나 농학원론을 공부하면서 인간이 자연에게 얼마나 못된짓을 많이 했는지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라도 1회용품 안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농사짓는 분들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아 속상하네요
역시 우리 남초회 회원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시네요. 다함께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