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월 초입부터 급격히 피곤했어요.
2011.8월 즈음에는 조금만 피곤하면 목이 쉬더군요.
2011.09.01 건강검진할때 조직검사하는 게 좋겠다고 하더군요.
회복실에서 잠든 남편을 뒤로하고 몰래나와서 바로 조직검사를 했습니다.
그 이후
2011.09.14 조직검사 결과 듣는날,
2011.09. 27 아산병원 첫 외래 ,
2011.09.30 채혈, ct 찍는 날
2011.10.18 최종진단 날,수술범위 확정
2011.11.09 입원전 검사 날
여러차례 병원을 오갔는데요,, 남편한테는 이야기 하기가 싫더군요.
인터넷에 찾아보니 갑상선암은 간단하다고 하고 입원기간도 며칠 안된다 하고...
머리를 이리굴리고 저리굴리고 해서
여행 다녀온다고 하고 수술받아야겠다 마음 먹었었죠.
그러다 입원을 며칠 앞두고 여동생한테 들키고,
그제사 남편한테 이야기 들어가고 그랬어요.
들키고 나서는 매번 남편이 동행을 합니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도 하고......
아산병원 첫 외래를 가서보니 암센터 쪽이더라구요.
진료실 밖에는 병색이 완연한 분들도 다수 계셨어요.
암환자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민머리로 모자를 눌러 쓰고 계신분도 여럿 있었구요.
차례를 기다릴때 옆사람들이 구석에서 우는 걸 봤었습니다..
여자분이 하염없이 울고,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분은 말없이 보듬으며 괜찮다하는것 같고.....
그걸 보면서도 혼자 덤덤히 암 진단을 받아드렸어요.
그리고 여행을 핑계로 혼자 수술도 하려고 했었던 나...
그땐 혼자 덤덤히 감당해 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아무렇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그게 무슨 마음이 였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내가 가족을 못믿나?
내가 남편을 못믿나?
왜그랬지?
왜그랬지?
어릴적 불우한 환경 탓에 가족들이 힘들어 하는 걸 많이 봤어요.
특히 아빠의 눈물이 너무 가슴 아팠죠.
그래서 지금껏 살면서 가족들에게 힘이되려고 노력했어요.
근데 저는 그게 너무 지나쳤었나 봅니다.
가족을 힘들게 하면 절대 안된다는 강박같은 게 자리 잡고 있던 모양이예요.
내 병으로 가족이 염려할까, 힘들어할까, 마음아파할까 두려웠던거죠.
그래서 혼자 다 해내려서 그랬었나 봅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암인거 들켰을때 그렇게 속상했었나 봅니다.
혼자 금방 해치울 수 있었는데 가족들이 알게되어 너무 속상했었거든요.
지금은 마음편히 건강 안부를 주고 받습니다.
아빠는 놀래실까봐 그냥 물혹 제거 했다고 말슴드렸는데 눈치로 다 알고 계시더군요.
남편도 제게 집중을 더 많이 합니다.
치과간다, 내과간다, 어깨아파 침맞으러 간다 하며 여러차례 거짓말한 제게 화도 났을텐데
말 없이 모든걸 혼자 해내려고 했던 게 더 가슴아픈 모양이예요.
화도 한번 안내고 그저 잘하려고 하고 옆에 많이 붙어 있으려고 하네요.
그런 남편이 고맙고 미안하네요.
현재는
11월18일 수술후 회복중에 있습니다.
1월 13일 방사선 치료를 앞두고 있어요.
갑상선암
별거 아니다 하는 분껜 별것 아닌 병이고,
큰병이다 하는 분껜 정말 큰 병이죠.
하지만 제겐 나를 되돌아 보고 철들게 한 병인것 같아요.
강직하고 듬직한 딸, 아빠에게 힘이 되는 딸이 되려고 엄청나게 노력햇는데,
이제는 좀 아빠에게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 수다도 떨고,
언니와 동생에게 신세도 지고,
자라면서 한번 부려보지 못한 늦깍이 어리광도 남편에게 부려보고 하면서 살고 싶네요.
기쁘고 즐거운 일만 함께 하려고 한게 가족을 위한거라 생각했었는데...참 어리석죠?
가족이라는 말 자체가 생로병사,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존재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 제게 찾아온 갑상선암을 감사한 마음으로 극복해 가고 있습니다.
모든 환우분들 건강하시고, 가족분들과 함께 잘 극복해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행복하시길~
감사합니다.
첫댓글 어머니의 마음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길~~
이제는 딸로, 언니로, 동생으로, 그리고 아내로 살고파요^^
남편이 젤 고밤던데요 ^*^우리도 왕비마마가 되어봅시다 우리모두 건강해요
네
고맙고 미안했는데.
쓸모 없는 미안함은 던져버리고 고마운 마음으로 살려구요~
저도 수술하고 나서 까진 갑상선암 별거 아니구나..생각했었답니다.
오히려 동위원소가 더욱 암환자라는게 느껴지더라구요.
가족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고..역시 남편밖에 없구나. 싶어요.
만약 남편이 먼저 아팠더라면, 전 남편이 저한테 해주는 천분의 일도 못해줬을것 같아요.
오히려 건강 신경 못쓴 남편 탓했을수도 있었을것 같구요.
많은걸 알게 해준 경험이지만....빨리 벗어났음 좋겠네요. 모두 화이팅!!!!
수술한것 까진 아~수술했구나 하는데...
1월에 방사선치료 한다고 하니깐 사람들 시선이 달라지더라구요...방사선치료가 암환자의 상징처럼 느껴져요..
마음 잘 추스리고 1월 방사선 치료 준비하려구요.
치료후 일주일 입원할 요양병원 알아보는 중인데,, 남편이 상관없다고 집으로 와있으라고해서 계속 고민중이에요.
기간이 좀 남았으니 조금 더 고민해보려구요..
저도 방사선치료 빨리끝내고 좋아졌음 해요^^
저도 처음엔 얘기를 안했어요. 그런데 일주일가량을 집을 비워야하는데 주부가 집 비울 일이 그리 흔한가요?
얘기했더니 아니나달라 가족들이 더 호들갑...
별거 아닌거처럼 태연하게 수술실에 들어갔습니다. 퇴원한지 2주..지금은 회복중에 있답니다.
전 그나마 아직 아이가 없어서 다른님들보다 조금 수월했던것 같아요.
진단받으면서 수술까지 혼자 다 해내려고 마음 먹엇었는데...
막상 수술실 앞에서는 너무 떨려서 남편 쳐다도 못보고 그냥 들어갔더랬어요...
지금생각해도 떨림이 재현되네요.
저도 처음 수술해야한다고 암이라는 진단받고 참 참담했었는데 요즘은 운동하고 뜸 놓고 잘 지내고 있어요
전 방사선치료 끝나고 슬슬 시작하려구요,
수술후 진통제 과민반응때문에 쌩앓이를 몇시간 했더니 완전 체력이 바닥났거든요.
그리고 1월 방사선치료를 하고나면 회복되는데 2~3개월 걸리다고 하네요.
그래서 전 봄부터 운동 살살해보려구요
가슴으로 느껴집니다...빨리 쾌차하세요...^^
감사합니다. 제가 좀 큰것 같아요^^..
어른이 되려면 아직 한참을 더 커야 할 것 같아요.
몸만 컸다고 어른이 되는 건 아닌가봐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가족들과도 수시로 통화하고, 만나고,
남편과도 대화시간이 많이 늘어났네요....
원래도가까운 가족이였지만, 조금더 깊이가 생긴 느낌이예요.
저도 진단받고 수술받고 부모님이 계셔서(두분 다 돌아가심) 저의 이런상황을 아셨다면 제일 누구보다 제일 맘 아파하셨을거라 생각들었어요. 부모님께 효도는 못할 망정 걱정거리 드리는게 정말 힘들었을거 같아요. 다정한 가족과 남편이 부럽네요. 건강회복 잘하셔요.
감사합니다.
지금도 부모님 마음 아프신게 제일 걸려요...
혼자 가슴앓이 하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어요?
맘이 찡 해 오네요....
수술 하셨다니 빨리 회복하시고
동위원소까지 잘 마치시고 좋은결과 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래저래 바쁜 연말을 보내고 12/30부터 시작이예요~
힘낼께요.^^
힘내시길 바래요 화이팅.
감사합니다.
모두 다 힘내시길 저도 바래요^^
역시 가족 밖에 없단 생각이 드네요 그중에 남편이 단연 최고!!!네요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결혼 초에는 각자 편한대로 지냈었어요.
함께 산 기간이 그리 길진 않지만 조금씩 다듬어지면서 더 깊이있어 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 철들어 가는 건가 봅니다.^^
저도 암 진단받고 계속얘기 못하다가 수술 날짜 받으러 외래 가는날 외과 진료 대기실에서 집사람한테 얘기했어요.
안할려고 그랬던건 아닌데 입이 떨어지지가 ....미안하기도 하고..전 오늘 수술전 검사받으러 갑니다.
동위치료 잘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좋은일만 있어시길 바랍니다.
남자분 입장이라면 가장으로서 더 힘겨운 마음 일수도 있겠군요....힘내세요.
제라늄이야기님..꼭 제이야기인듯하네요.제가 병든사실보다 가족들이 마음아파할게 더 걱정되서
겉으로는 괜찮은거래 수술만하면 된대.종기정도 수술이래..그렇지만 속으론 두려움에 무서움에 떨었었지요.
아직도 친정엄마께는 알리지못했어요 목감기라고만 했구요...수술하고와서 가족들이 완전 환자취급을하고
보살핌을 받는게 행복하기도 하면서 마음짠하기도 하네요..
우리모두 건강하게 살아갑시다.
기쁜마음과 짠한마음에 공존하네요...기쁜거서도 짠한것도 감사히 생각하며 살려구요...^^ 님도 건강하세요.
병은 숨기면 안된다는데도 가끔 움츠리며 내가 아닌듯 할때가 있어요...약도 꾸준히 먹고 치료도 꾸준히 하면 괜찮아지겠죠...그래도 우리는 다른사람들에 비하면 약한편....맞죠?
다른사람들 신경쓸까바 직장에서 괜찮을척했는데요 완전 피곤하고 힘들어서 퇴근하면 바로 뻗게 되더라구요...
이제부턴 적당히 힘든것 피곤한것 이야기하면서 지내려구요...
내가 약한 사람이라는것 인지하고 나 스스로 나를 아끼는 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아요.
암진단 받고 수술까지 무척 빠른 시일내에 이루어지셨네요
전 10월23일날 검사하고 수술은 내년 7월로 잡혔어요
아산병원에서 홍교수님한테요
그냥 잊고 지내기로 했네요
수술받기전까지는...
수술도 하시고 동위치료도 받으셨으니 이젠 정상인으로 돌아오신거네요
화이팅~
저도 원래 수술이 3월말로 잡혀 있었는데요....
속도가 너무 빨르고 너무 많아서 급 당겨졌어요.
너무 빨리 당겨져서 저도 좀 당황했지만 정해진 일이려니 하고 했답니다.
홍교수님은 이부분 최고 명의라고하더라구요 초진부터 수술까지 9개월이라고 하더라구요...
수술하고나면 체력이 많이 축나더라구요.
남은시간 운동하시면서 체력많이 키워놓으세요...
건투를 빕니다.
잘하셨어요. 그래도역시 가족이얘요.가족과 함께 하세요.
네...아픈것도 나누고, 좋은것도 나누고, 소소한것도 나눠도 된다는걸 아는데 왜이렇게 오래걸렸는지 모르겠어요.^^
나이가 얼마이세요?(큰실례이지만) 저 보다더 어른 스러우셔서...
저는 만 53세입니다.
저도 어지간히 생활력도 강하고, 자존심도 강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암 진단 후에 무너진것인지 원래가 나약했는지..
물론 노부모님은 전혀 모르고 계시지만, 가족이나 남편에게서 다소 섭섭함을 느낍니다.
많은 기대를 하지 않으려고 스스로 노력합니다.
욕심이 많은 걸까요?
큰 마음, 열린 마음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저 34살이예요.
스스로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일 격으면서 철들려면 한참 멀었구나 싶어요.
아플것도 나누고, 좋은 것도 나누고, 소소한것도 나눠도 된다는걸 깨닫는데 넘 오래걸렸어요...
지금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려구요.
그리고 얼른 다시 튼튼해져서 다시한번 가족들에게 기둥이 되고 싶어요...
모든걸 함께 하고 기댈수 있는 기둥이요...
맘이 넘 아파요... 같은 입장에서 전 늘상 남편에게 투정부리고 거랬는데 많이 반성해봅니다.
맘 아파하지 마세요..
지금은 고맙고 값진 경험으로 삼고 있답니다.
이번일 겪으면서 조금 마음이 자란것 같아요..
저도 첨엔, 부모님께 작은혹이 하나 있어서 떼려고 한다고 했었는데...나중엔 다 알게 되시더라고요~
가족의 소중함이 느껴지네요
네 그 소중한걸 꼭 지키면서 살거예요..
얼른 다시 튼튼해 져야겠어요..
저두 이번 일로 인해 가족의 하나됨과 소중함이 새삼..깨닫게 되네요.....
힘든일 겪으면서 자라는 것 같아요.
몸만크고 나이만 먹었다고 다 자란게 아닌 모양이예요.
방사선 치료를 앞두고 있네요.
잘 극복해 나가면서 마음도 함께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어요.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좋은 경험으로 삼고 성숙한 진짜 어른이 되려고 노력한답니다.
에고 마음 고생...저 잘 알아요... 남편이 최고 더군요...여튼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곁에서 지켜 보며 같이 힘들어 하네요.
저 오늘부터 저요드식 하거든요.
첫날이고, 이것저것 가리니 먹을게 없어 답답한 심경인데, 남편이 그걸보고 불쌍하다고 옆에 와서 머리를 쓰다듬네요..
남편 생각해서라도 저요드 식품 잘 챙겨서 잘해먹으면서 2주간 버텨야겠어요.
남편 마음 덜 아프게요...
내게 남편이 최고 이듯...
저도 남편에게 최고가 되어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