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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어르신들께서 23일(월) 국회에서 '피해자 증언대회'를 갖습니다.
개인적으로 삼척과 밀양에서 이틀을 함께 보내면서,
이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고 계신 어르신들이 너무나도 밝고 적극적인 모습이어서 놀랐습니다.
송전탑은 고리에 건설중인 신규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서울로 가져오기 위해 짓고 있습니다.
서울 사람들 때문에 애꿎은 밀양에서 농사짓던 어르신들이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저 어르신들께서 서울까지 머나먼 길을 오시는데,
우리 서울 사람들이 웃는 얼굴로 맞아주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월요일 오전이라 직장인들은 어렵겠지만 혹 함께 하실 분들이 계시다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녹색당 강수정(010-3579-2138)
아래는 이계삼 선생님이 보낸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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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계속 옵니다. 아침에 깨어났을 때, 창 밖으로 빗소리가 들리면, 잠결에 '오늘은 인부들 안 오겠구나' 싶어져서 마음이 놓입니다. 한전은 거의 매일 공사 현장에 인부들을 보냅니다. 주민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중장비나 용역은 보내지 않는 게 다행입니다만, 이러다가 또 다시 그동안 찍어놓은 사진으로 공사방해 혐의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어오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주민들에게 거액 손배소 이어 이치우 열사 동생 이상우 어르신 논에도 공사 재개 움직임
얼마 전, 이치우 어르신이 분신하신 보라마을 이장님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주민 3명에게 10억의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고, 14명의 주요 활동가들에게 매일 100만원씩 납부할 것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내더니, 더 나아가 이치우 열사의 동생인 이상우 어르신의 소유인 102번 철탑 부지에 공사를 하겠다며, 이상우 어르신의 논에 대해 적치장 및 진입로 일시사용 신청을 냈습니다.
이상우 어르신은 여러 차례, 102번 철탑 부지에 다시 공사가 재개된다면, 구순의 노모를 업고 와서 거기서 죽겠다며 여러 차레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저렸는데, 막상 한전이 이렇게 나오니 분노로 몸이 조금 떨려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죽겠다고 하더니, 진짜 죽는 지 한번 보겠다'는 뜻일까요 아아, 그렇게 무참하게 해석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한전 직원이 공사재개 앞두고 업무 처리하면서 깜빡 이상우 어르신 논에도 계고장을 보내고 만, 그러니까, '실수'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게 실수가 아니라면, 정말 인간이 할 짓이 아니지요. 형님의 죽음으로 무간지옥을 헤맸던 칠십대 노인에게 그 자리에 다시 공사를 하겠다니,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요.
또 한전은 탈핵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심은 희망나무를 뽑겠다며 철거 요청을 해왔습니다. 오늘 아침 우체국 택배 아저씨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한전에서 우편물이 와 있다고. 받아보니, 7월 17일까지 이 나무들을 자진 이식 혹은 제거하지 않으면 자기들이 그 나무를 뽑아내겠답니다.
오후에 이남우 부북면 위원장의 사모님이신 '야전사령관' 한옥순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그때 희망나무 심기 행사를 하기 위해 철탑 부지안에 벌목되어 방치된 나무들을 치웠는데, 이를 빌미로, 현재 10억 손배소 1건,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2건이 걸려 있는 부북면 위원장 이남우 어르신을 다시 '절도죄'로 밀양경찰서에 고발하였습니다. 공기업이 70대 노인에게 이럽니다. 조폭들이 채권자들 겁박하듯 말입니다. 슬픕니다.이런 데가 우리의 세금으로 유지되는 공기업입니다.
그러나, 어르신들은 씩씩하십니다. 지난 주말에는 영덕과 삼척으로 탈핵 희망버스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어르신 35명, 너른마당 식구들이 11명 참여했습니다. 85세, 81세 노인 각각 한분을 포함하여 아마도 한진중공업희망버스까지 포함하여 역대 희망버스 역사상 최고령 참가자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오는 거리에서 행진도 씩씩하게 하시고, 다음날 삼척시 근덕면 광태리 마을 회관에서는 그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즐겁게 윷놀이도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성금으로, 어르신들께 동해바다가 보이는 전망좋은 횟집에서 맛있는 회를 대접했고 바다 구경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밀양으로 오는 길에 마을별로 신나게 노래자랑하면서 흔들고 놀았습니다. 참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어르신들의 씩씩함으로 이 꿀꿀한 상황을 버텨냅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평안하세요.
* 후원계좌 농협 815-01-227123, 다음카페 밀양두레기금 너른마당
아,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 23일 국회에서 우리 어르신들의 피해자 증언대회가 열립니다. 널리 알려주세요.^^
첫댓글 널리 알리기!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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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조합원님, 쪽지 확인해주세요~
오늘 벌써 하셨겠군요. 밝고 적극적인 모습이라니, 다행입니다. 힘내세요. 끝까지 힘 있고 건강한 모습으로 이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