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 들이는 시간, 숙성의 시간
많은 사람들이 쉽게 성공하고, 빨리 무언가가 되기를 바라지만, 사실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쉽게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인생에도 뜸 들이는 시간, 숙성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나는 너무 느린 것 같고, 성공하려면 아직 먼 것 같고, 이러다가 언제 성공하나 싶고, 군대에 가 있는 2년도 좌절하는 시간인 것처럼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이 내 삶에서 뜸 들여지는 시간이고, 숙성되는 시간이라는 생각은 못합니다. 공부하는 시간, 재수하는 시간, 삼수하는 시간, 그런 시간이 숙성되는 시간이고 뜸 들이는 시간입니다. 어떤 우연 때문에 갑자기 높은 자리에 올라갔다면 그 자리는 오래 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거기에서는 떨어지는 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다 보면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인데도 마음은 하늘과 땅처럼 다른 경우를 많이 봅니다. 힘들게 직장생활을 해 나가면서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온몸으로 실천하며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혜로운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분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매 순간 매진합니다. 그러나 매진할 뿐 그 결과에 대해서는 큰 집착이 없습니다.
‘저 사람은 능력 있어서 정말 승승장구할 거야' '저 사람은 뭘 해도 다 잘 할 거야’ 이런 느낌을 주는 사람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저 사람은 성공을 하든 못하든 중심이 딱 잡혀 있는 사람이구나’, ‘설사 뭔가 잘못되어 실패한다 할지라도 저 사람의 내면은 무너지지 않을 사람이구나'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들이 대단한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든든하고 아름답습니까?
우리 삶에 등장하는 많은 역경이나 어려움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말고 또 남을 부러워하거나 좇아가려 하지 않고, 너무 빨리 성숙되려고 하지 마십시오. ‘지금의 나의 속도야말로 가장 나에게 적합한 속도'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것은 이미 이루어진 상태에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 나는 완전합니다. 그것을 알게 된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행복하고, 만족스럽고 아름다운 삶이 펼쳐지겠지요. 아름답지 않은 삶은 없습니다. 단지 내가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보왕삼매론에서는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데 두고 또 교만해지게 되나니 여러 겁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 겁까지는 아닐지라도 천천히 성취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른 것일 수 있습니다. 너무 빨리 빨리 성공하려고 하고, 부자가 되려고 하고,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여러 겁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겠노라는 여유 있는 마음이 필요한 때입니다. 바로 그러한 여러 겁을 겪어서 하겠다는 그런 여유의 시간이야말로 우리를 성숙하게 만들어 주고, 맛있는 밥이 되도록 뜸을 들여 주는 소중한 시간임을 깨달아야 하겠지요.
지금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 자체가 나를 더 깨닫게 하고 더 성장하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보석 같은 법문! 감사합니다.~~
윗 댓글의 보석같은 법문! 공감됩니다.
제목이 멋집니다. "뜸 들이는 시간, 숙성의 시간"
성질 급한 제게 필요한 말이기도 하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