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박항서 박주봉편)
그는 오랜만에 햇빛을 보고 산에 갔다.
내려오면서 담쟁이를 보았다.
그런데 담쟁이가 담을 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봇대를 타고 올라간다.
이상하다.
담쟁이는 담을 타는 ‘쟁이’인데.
그는 갑자기 얼마 전에 시청한 아시안게임 축구 4강전이 떠올랐다.
한국과 베트남이 결승전에 올라가기 위한 외나무다리 한판 승부다.
그 중대한 시합의 베트남 감독이 한국 출신 ‘박항서’ 감독이다.
그는 축구에 전문가도 아니고 애호가도 아니다.
그래서 ‘박항서’ 감독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요즘 ‘박항서’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조금은 알고 있다.
전봇대를 올라가는 담쟁이와 ‘박항서’ 감독은 닮은 점이 있다.
자기의 고향을 떠나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닮았다.
담쟁이는 담을 떠나서.
‘박항서’ 감독은 조국을 떠나서.
‘박항서’ 감독은 지금 베트남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과 베트남의 과거 역사는 어떠한가?
좋은 인연은 아니었다.
남의 나라 전쟁에 한국이 끼어든 셈이다.
아무튼 한국군은 베트남에서 전쟁에 참여하였다.
그의 지인이 월남전에 참여하였는데, 그의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다.
(( 전쟁은 냉정합니다.
‘죽기 아니면 살기’입니다.
앞에서 바스락 소리만 나도 기관총을 사정없이 난사하게 됩니다.
그 순간에 앞쪽에 군인인가 양민인가 구분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군인이 죽으니까요.
그렇게 전쟁을 치르고 고국에 돌아와서 고엽제로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
그렇구나.
‘박항서’ 감독은 한국을 떠나 베트남에서 축구 감독을 하면서
베트남 축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동시에 ‘박항서’ 감독은 한국과 베트남의 과거 역사의 아픈 상처를 치료해 주고 있다.
전쟁은 참혹하다.
‘아름다운 전쟁’은 없다.
그는 아련하게 ‘미스 사이공’이 떠오른다.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를 보면서 또 다른 사람이 떠오른다.
박주봉!
박주봉도 박항서 감독처럼 고국을 떠나서 일본 배드민턴 감독을 하고 있다.
박주봉 하면 셔틀콕의 황제라고 소문났다.
국제 배드민턴 최다우승자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국제대회 106 연승의 신화
총 72회의 국제대회 우승.
그런 그가 당연히 선수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서 코치나 감독을 하리라고 보았는데
일은 꼬여서 지금 일본 배드민턴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배드민턴을 치고 있기 때문에 배드민턴에 관심이 많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배드민턴 팀의 성적은 형편없다.
배드민턴 하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효자 종목으로 각광을 받았는데.
그런데 일본은 리우올림픽이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번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은 여자단체 1위, 남자단체 3위
한국은 노메달.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가 생각난다.
박항서 감독은 누구를 위하여 베트남 축구 감독을 하는가?
박주봉 감독은 누구를 위하여 일본 배드민턴 감독을 하는가?
박항서 감독 때문에 베트남과 한국의 과거 상처가 치료되고 있다.
박주봉 감독 때문에 일본이 한국을 얕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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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를 올라가는 담쟁이를 보고
사진1 – 담쟁이
사진2 – 축구장
사진3 – 배드민턴 라켓
세계 4대 뮤지컬 미스 사이공 I'll Give My Life For you
https://www.youtube.com/watch?v=HFK9LykdcWo
<참고 자료>
"아침에 쌀국수? 이젠 그만!"..베트남 축구 바꿔버린 박항서 감독의 한 마디 / SBS / 보이스V
https://www.youtube.com/watch?v=jezYNUP87i0
셔틀콕의 황제가 복귀하자 난리 난 전세계 배드민턴 선수들
https://www.youtube.com/watch?v=fgJiAQCHT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