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거 같기에 올려봅니다...
영화배우 정진영“조금은 프로가 된 느낌… 감독은 꿈”
[조선일보 2005-01-27 16:04:01]
가장 고민한 영화 ‘달마야…’
영화선정 기준은 극과 극 유머 없고 진지해 보이지만 늘 따뜻하고 배려하는 배우
제작자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시나리오를 건넸을 때 “하겠다”고 말해주는 배우다.
아니면, 차라리, 거절이라도 재빨리 해주는 배우다. 영화배우 정진영은 시나리오를 받아 들고
어차피 할 거면 빨리, 안 할 거면 그래서 더 빨리 답을 주는 사람이다.
그가 가장 오래 고민했던 영화는 ‘달마야 놀자’였다. 자신의 이미지와의 연결도 갸우뚱이었지만
그 영화의 설정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였다.
그가 4박5일 동안 말로, 술로, 바둑으로 설득을 당했던 최초의 영화이자 본인 입으로 자신의
몸값을 말했던 첫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에게 달마시리즈의 ‘청명 스님’은 영화배우로서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는 서울대를 다니던 문학도였고 학생운동을 열심히 했고 지금도 스크린쿼터 지키기에 앞장서며
시사프로그램인 ‘정진영의 그것이 알고 싶다’를 3년째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의외로 그의 출연작은 강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보다는 상업적인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대학 졸업 후 연극을 하다가 3~4년간 접고 글을 쓰기도 했고 순전히 생계유지를 목적으로
배우를 다시 했다.
“순수하지 않게” 연기를 했던 시간이 꽤 길었다고 고백했다. 연출에 꿈을 두고 ‘초록 물고기’의
연출부이자 배우로 참여했고 그 다음 ‘약속’에 얼떨결에 오디션을 보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영화배우가 되어 ‘링’ ‘비천무’ ‘킬러들의 수다’ ‘와일드 카드’ 등 열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을 해오고 있다.
‘꿈’은 희망을 주지만, ‘목표’는 도달하지 못하면 거기에 들어간 시간과 마음마저 잃는 배반감을 남긴다. 그래서 ‘감독’이 되겠다는 마음은 목표가 아닌 꿈으로 지금도 남겨두고 있다.
서른다섯에 갑자기 영화배우가 되었고 그것이 자기도 몰랐던 인생의 플롯에 원래 있었던 거라면
감독도 그렇지 않겠느냐고.
그가 영화를 선정하는 기준은 두 가지인데, 그건 아주 극과 극이다.
하나는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나,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잘 담겼나”를 철저히 분석해서 책을 보고
까다롭게 결정하는 영화, 다른 하나는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라서” 무조건 하는 영화다.
‘약속’의 김유진 감독과는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와일드 카드’를 결정했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며 ‘황산벌’의 이준익 감독의 다음 영화도 같은 이유로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그가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성의 극단을 오가는 배우임을 말해주는 지점이다.
한 편의 영화가 끝날 때마다 연기력이 아주 조금씩 느는 것 같다고 그는 조심스럽게 말한다.
‘달마야 서울가자’가 끝난 후 앙코르 와트를 혼자 여행하고 온 뒤 많은 것을 얻었다.
선택했던 영화 중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순간이 많았고 가장 최선을 다해서인지
“내가 이제 영화인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8할대를 기록할 만큼 배우로서는 승률이 좋았던 그는 요즘 ‘프로배우’로서 자신의 가치를 돌아본다.
어느 분야이든 간에 ‘프로’라 불린다면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지 자랑이나 미덕이 아니며,
마땅히 존중받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결과를 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단을 따지 못한
아마추어지만, 그는 프로바둑의 4단을 “간단한 기교를 부릴 줄 아는 소교(小巧)의 단계”라고 말한다.
프로배우로서 그는 자신이 얼핏 그 지점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한다. 그는 유머가 없어 보이고
매우 진지할 것 같지만 늘 따뜻하고 사람에 대한 배려를 우선으로 생각한다.
그와 작업했던 영화현장 사람들은 그를 인간적으로 신뢰하고 좋아한다.
스타이기보다는 배우에 가깝고 강박이 없기에 감독에게 늘 ‘좌청룡’쯤으로 존재한다.
영화언어 자체가 다른 영상세대를 보며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는 40대 초반의 영화배우 정진영.
위기가 가장 커다란 자극임을 아는 그는 처음에는 연기를 한다는 것이 ‘약’이었고, 지금까지는 ‘술’이며, 앞으로는 ‘차’일 것 같다고 말한다.
결국 모든 것은 흐르는 종류의 물, 다만 꼭 마셔야만 하는가 안 마셔도 되는가의 문제인 것이다.
(글·사진=정승혜 씨네월드이사·영화칼럼니스트 amsajah@hanmail.net )
첫댓글 인간적인 진영님.!!!!!!!!!!! 그 모든 모습을 사모합니다>.</ 아 진짜 믿음직해ㅠ.ㅠㅋ
진영 삼촌은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거 같습니다. 냉철함과 뜨거운 가슴이 공존할 수 있는 배우이신거 같아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이 기사는 처음보는거네요? ^^ 거의 다 기사는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 이 기사 좀 담아갈께요~^^
스크린쿼터 폐지를 주장하는 조선일보랑 정진영님이랑은 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전 달마야 놀자의 스님때 완전 반했는데... 지금도 그때의 진영님 모습 그리워해요. 연산도 넘 좋아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