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로네 여행길>에서는 서해랑길 전 구간 완보를 목표로 매월 둘째주 주말 1박2일 이어걷기로 출발합니다.
서해랑길은 서쪽(西)의 바다(海)와 함께(랑) 걷는 길을 의미하며, 한반도 외곽의 기존 여행길을 4개의 커다란 둘레로 연결한 4,500km 초장거리 걷기여행길인 '코리아둘레길' 4개 구간 중 하나이며,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 인천 강화를 연결하는 총103개 코스로 이루어진 1,800km의 걷기여행길입니다.
12차 이어걷기인 1월 달은 영광 구간에서 고창으로 넘어가는 38코스, 39코스, 40코스를 걸었습니다.
출발 며칠 전까지 예보되었던 겨울비가 다행히 우리가 걷는 시간대를 비켜가 비는 맞지 않으며 걷는 서늘한 길이였습니다만, 노을로 아름다운 백수해안길은 구름이 많아 그 화려한 황홀감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왔네요.^^
걷기 출발지인 영광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가는 실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안개가 자욱한 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여기가 어디쯤인지 잊었네요. 좀 생뚱하다는 생각이 드는 야자나무가 몇 그루가 안개 속에 스쳐갑니다.
오늘 첫 걸음은 서해랑길 38코스로 영광의 하사6구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합니다.
▶서해랑길 영광 38코스 : 하사6구버스정류장~답동마을버스정류장 / 15.4km / 5시간 / 보통
- 서해의 바닷바람을 이용한 '영광풍력발전단지'
- 끊임없이 이어지는 풍력발전소와 새하얀 소금밭을 이뤄내는 염전의 풍경
먼저 걸었던 전체 소감을 적자면,,,, 그 많던 풍력발전기는 짙은 안개 속에 숨어 희미한 형체가 어렴풋이 보일 뿐 윙윙거리는 소리만 요란하게 돌아가는 흐릿한 '조금' 몽환적인 길이였습니다. 굳이 '조금' 이라 표현한 것은 해안가를 포함해 주변의 널려있는 너무 많은 쓰레기들이 길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화가 날 정도로 쓰레기가 많더군요. 지금까지 코리아둘레길 걸으며 이렇게 쓰레기가 많이 널린 길은 처음입니다. 누구의 책임인지....플로킹 활동으로는 어림도 없을 듯, 안타까운 마음이였습니다. ~~^^;;
영광에 도착해 걷기를 시작할 때 즈음 비는 그치고 바람이 조금 불었습니다.
다행히 기온이 영상 10도를 넘어 춥거나 힘든 길은 아닙니다.
어디선가 윙윙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는 들리는데 형체는 보이지 않습니다.
가까이 다가서면 아래 기둥 형체만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안개가 짙게 낀 길입니다.
지난달 파란하늘 아래서 37코스 후반부를 걸으며 보았던 그 많던 풍력발전기가 가까이 다가서야 몇 기가 어렴풋이 확인될 뿐입니다.
그래도 초반부 불갑천을 따라 해안가로 이어질 때는 제법 분위기가 괜찮더군요.
풍력발전기와 평소 거슬리던 전기줄이 명암을 달리하며 어우러져 제법 분위기 났습니다.
물이 빠진 갯벌이 만드는 둥근 유선 뒤로 멀리 보이는 희미한 선들도 나름 멋졌습니다~
발전기 아래로 작지만 명확한 촛점으로 존재감을 나타내며 앞서가는 일행 모습도 분위기 있네요~
지나온 갯벌은 방조제의 유려한 유선만 확인될 뿐 안개 속에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이렇게 대단위 태양열 전기판은 처음 보았네요.
태양열 전기, 풍력 전기....전기 생산 지역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을 오래 걷는건 건강에 문제가 없나 모르겠습니다....^^;;
일직선으로 걷던 길이 방향을 바꾸며 오른쪽으로 염전지역입니다.
여기서부터 주변에 폐자재 쓰레기들이 너무 방치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며 눈길을 거슬리더군요.
못쓰는 장비들은 치워만 주어도 분위기가 근사할거 같았습니다.
안개 속에 흐릿하게 늘어선 풍력발전기와 줄을 이어선 전기줄, 그 사이를 여유롭게 걷는 회원님 모습이 좋았어요.
다만, 길 아래는 여전히 쓰레기로 산만합니다...^^;;
출발지에서 7km 지점에 위치한 분등노지장어직판장에 점심을 예약했습니다. 38코스가 이 직판장으로 지나갑니다.
점심 메뉴는 장어구이입니다. 장어 가성비도 높고, 밑반찬도 맛납니다.
지난달은 저녁을 이곳에서 먹었는데 맛도 좋고, 가성비도 높고, 더군다나 코스 상 점심시간에 딱 맞는 위치에 있어 한번 더 들렸습니다.
장어 크기가 꽤 큽니다. 노릇노릇 맛나게 익어가네요.
특히, 이 집 매운탕은 예술입니다. 매운탕 가격은 따로 받지 않고 제공됩니다. 작은생선과 게를 넣고 꿇여내는데 기름지지 않고 시원하면서 깔끔하니 감칠맛이 있어 매운탕 그리 즐기지 않는 저도 거부감 없이 국물에 밥 말아 맛나게 먹었습니다.^^
사장님과 직원이 식탁을 연신 돌아보며 챙겨 주셨습니다.
이번달은 장어구이에 굴비, 정확히는 부새구이를 곁들였습니다. 여기 직판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인데 특별히 말씀드려 구이로 준비해 주셨어요. 장어를 다 먹고 고기판 위에 얹어 따뜻하게 먹으니 더 맛납니다.
영광하면 굴비정식이라 여러 식당을 검색해 보았습니다만 가격이 너무 비싸더군요. 반찬도 거기서 거기 그리 특색이 있어 보이지도 않고,,,,그래서 이곳에서 실용적으로 굴비 맛을 보고 갑니다.^^
후식은 오카라님이 준비해 오신 딸기로 상큼하니 입가심을 했어요. 감사합니다~~^^
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어? 우연하게도 드레스 코드가 모두 레드~~^^
오늘은 일렬로 여럿이 걷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한 분 두 분이 걷는 모습도 참 분위기 있네요~^^
홀로 걷는 듯~
함께 걷는 길~~~^^
와~~
좀 더 수 많은 선과 선~~
산만한 듯 얽히고 얽힌 선들이 멋져 보이는 차분하게 구름 짙게 낀 날의 아름다움입니다...
헐~~
그렇게 감동하다가 시선을 아래로 두면 좋았던 분위기가 확~ 깨집니다. 이 쓰레기 다 어쩐다지요~~~^^;;
이 쪽 해안가는 더 유난스레 폐어구와 쓰레기 집합소 같습니다.
선두와 오랜만에 만났네요~^^
구름은 짙어도 다행히 바람이 그렇게 심하지 않고 기온도 높아 앉아서 쉴만한 겨울길입니다.^^
농로길로 이어집니다.
아, 개천 깊숙이까지 쓰레기판~~^^;;
36코스 설도항을 지날 때부터인가 '칠산갯길 300리' 안내판을 본거 같은데 서해랑길 영광 구간을 함께 가는거 같습니다.
벼를 벤 자리에서 새싹이 올라와 마치 봄길 같은 느낌도 나는 농로를 걷습니다.
코스는 농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이어집니다만, 가까이 다가서니 공사중으로 오른쪽으로 산자락을 돌아 도로 쪽으로 우회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농로가 끝나는 지점에 설치된 안내판입니다.
원래는 왼쪽 길입니다만 오른쪽 길로 우회해 도로를 따라 2km를 더 돌아갑니다.
오른쪽으로 우회하며 지나온 농로길을 돌아봅니다.
안개가 좀 걷혔는지 지나올 때 보이지 않던 풍력발전기 실루엣이 더 많이 드러나 보입니다.
우회하는 마을길을 따라~
반암마을에서 방향을 바꾸어 차로를 따라 38코스 종점 방향으로 2km를 더 걸어 38코스 걷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