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와 코스모스가 합창을 하듯 가을바람에 살랑이고, 맨드라미 강렬한 선홍빛이 마음마저 붉게 물들게 하는 깊어가는 가을~ 10월! 여기는 1급사범들의 만남~ '다향회'가 있는 춘천 다심원입니다!
이경숙원장님께서는 사범들의 지친 심신을 위하고 즐거움을 선사하는 뜻으로 '홍차 차회'로 우리를 맞이해 주셨다. 붉은색 다포와 오색의 원형 차매트와 고고(高古)한 다식함이 앙상블을 이루었다.
뿔모양의 침향을 사르면서 세계3대 홍차! 우바를 시작으로 홍차 여행이 시작 되었다. 목을 타고 온몸으로 스미는 '우바홍차'에서 스리랑카 고산(高山)의 기운이 느껴졌다. '얼그레이' 홍차의 베라가못 향에서는 가을로맨스가 영화처럼 그려졌다. 전통방식으로 법제한 '정산소종' 홍차와 맨드라미꽃 블렌딩은 원장님 특제품이다. 정산소종 훈연향이 아찔할 정도로 오감을 자극했다. 발효된 '구기자차'는 홍차로 데워진 심신을 부드럽게 쓸어주듯 속을 편안하게 해주어 마무리 茶로 좋았다.
찻자리에 빠질수 없는건 다담(茶談)! 오늘 주제는 마음 다루기~ 이다. 각자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마음에 끄달리지 않고 마음의 주인이 되는 마음 다루기에 대한 치유법~ 바로~ 茶생활이다.
홍차로 흥이 오를 즈음 주목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침향(뿔향)이다. 그동안 다심원에서 뿔향 사르는걸 여러번 봤지만 오늘같이 진귀한 경험은 처음이다. 타고 남은 침향의 재가 반으로 갈라지더니 용광로 처럼 품은 강렬한 불꽃을 한동안 보여 주었다. (보통의 경우는 재만 남는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 신비스럽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약속이나 한것 처럼 또 만나서 차를 마셨다. 식 후에 마시면 더욱 고소한~ 말차! 묵은향과 약향이 감도는~ 육보차! 가을날에 그윽한 향기~ 설국 국화차! 그 누구도 그만 마시자는 표현없이 하루를 보냈다.
茶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할수 없겠지만, 우리는 차를 마시며 단순히 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다. 茶로써 공부하고 茶로써 치유를 하는 것이다. 마음을 맑게 해주고 긍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정신적 비타민! 茶! 茶! 茶!
침향의 색다른 기운(氣運)을 느낀 10월 다향회~ 오늘 찍은 사진을 정리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훈습(薰習)'이다. 훈습이란~ 불교에서 향기가 옷에 스며들 듯이 불법을 들어 마음을 닦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茶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닦아가는 것이 아닐런지 생각을 해 보았다. 다선일여(茶禪一如)처럼~ 茶 한잔에 道를 닦는 것은 아닐런지 생각해 보았다.
“...어느새 화안한 석양... 방안으로 스미는 가을햇살들 먼길 가다 잠시 쉬러들어온 이 애잔... 삯 진 여름 지나온 것일까 놓친 것이 많았다니 그대도 지금은 해 길이만큼 줄였겠구나 어디서 풀벌레 운다, 귀먹고 눈도 먹먹한데 찢어지게 가난한 저 울음상자는 왜 텅빈 바람소리까지 담아두려는 것일까”
첫댓글 사진올리느라 정말정말 고생많으셨어요 ~!!!^^
큰용량으로 올리는덴 실패했지만 ㅜㅜ
확대해서 보는데도 이정도면 잘보이네요~~ 큰용량을 다음카페에서 허락하지 않으니 ㅜㅜ 요정도 크기 사진으로 만족하자구요 우리 ㅋㅋㅋ
암튼 오늘 즐거운시간~멋찐 뿔향덕분에 더 멋~찐 시간이었습니다~!!!!!
🥰 고맙습니다~ 수민쌤^^
향기그윽한 다실에...나직하게 나누는 정깊은 다담들과...따뜻한 온기로 전해지는 찻잔...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찻자리.
“...어느새 화안한 석양...
방안으로 스미는 가을햇살들
먼길 가다 잠시
쉬러들어온 이 애잔...
삯 진 여름 지나온 것일까
놓친 것이 많았다니
그대도 지금은
해 길이만큼 줄였겠구나
어디서 풀벌레 운다,
귀먹고 눈도 먹먹한데
찢어지게 가난한
저 울음상자는
왜 텅빈 바람소리까지 담아두려는 것일까”
-김명인 ‘상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