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중국ㆍ동남아시아ㆍ호주 원산의 부처꽃과의 낙엽교목.
2. 언어별 명칭
영어 Crape myrtle
한국어 배롱나무
한자어 百日紅
중국어 紫薇zǐ wēi
일본어 猿滑サルスベリ
동아시아 삼국에서는 예로부터 이 나무 L. indica의 꽃이 백일 간다고 하여 '백일홍'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현재 한국에서는 Z. elegans를 '백일홍', L. indica를 '배롱나무'라고 부른다. 역사ㆍ문화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3국은 L. indica를 백일홍이라고 불러왔기 때문에, 유독 한국에서 멕시코산 여러해살이풀(Z. elegans)을 '백일홍'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척 혼동을 가져 오는 일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민담에서 '백일홍'이라고 부르는 식물은 멕시코산 여러해살이풀(Z. elegans)을 말하는 것이 아닌 L. indica를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소에도 한국에서는 배롱나무를 두고 '백일홍'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고, 배롱나무의 "배롱"도 '백일홍'을 발음할 때 나는 소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니 더욱 헷갈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차라리 일본처럼 백일홍(L. indica)과 백일초(Z. elegans)로 구분하는 것이 낫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헷갈린다는 마찬가지 이유로 유통 쪽에서도 배롱나무를 '목(木)백일홍'이라고 불러서 구분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배롱나무를 '자미(紫薇)'라고도 부른다. 자미는 '뭇 별들의 주인(萬星之主)'인 북극성을 가리키는데, 당나라 수도 장안에 있는 황제가 사는 궁궐인 '자미궁(紫薇宮)'에 이 나무가 많이 심어졌다고 해서 그렇게 불려져 온 것이다. 일본에서는 줄기가 매끄러워서 원숭이도 미끄러진다고 하여 사루스베리(猿滑, サルスベリ)라고 부르기도 한다.
3. 상세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충청남도 이남에서만 안전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상록활엽수로서, 높이 5m까지 크며 줄기는 굴곡이 심한 편이어서 여러 그루를 가까이 심으면 비스듬히 눕기 쉽지만, 혼자 자랄 때는 비교적 곧게 자라 전체적인 나무 모양은 마치 세워 놓은 우산 같이 보인다. 나무껍질은 옅은 갈색이나 껍질이 얇게 벗겨져서 하얀 얼룩이 생기고 매끄럽게 보인다.
줄기를 만지면 나무가 간지럼을 타듯 흔들린다고 해서 '간지럼나무' 혹은 '간질밥나무'라는 별명으로도 부른다. 그래서인지 손으로 쓰다듬어 보면 미세하게 나무가 흔들린다는 속설도 있을 정도다. 또 수피가 상처딱지 떨어지듯 하는데 그 속의 새 수피가 부드러워 자꾸 만져보고 싶을 정도라 해서 '희롱나무'라는 얘기도 있다.
마주나기로 줄기에 붙어 있는 타원형의 잎은 두껍고 윤기가 있으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다. 뒷면 잎맥을 따라 털이 있고, 잎자루는 거의 없다.
7~9월에 약 100일 동안 진한 분홍색의 꽃을 피우는 데, 꽃은 가지 끝에 원뿔모양의 꽃차례로 달리며 꽃잎은 모두 오글쪼글 주름이 잡혀 있다. 수술은 30~40개로 그 중 가장자리의 6개가 길고, 암술은 1개이고 암술대가 수술 밖으로 나와 있다. 암수한꽃이다.
10월에 열매가 익는데, 삭과로 넓은 타원형이며 열매껍질조각은 단단한 목질이고 그 안에 작은 종자가 많이 들어 있다.
추위에 약해서 중부지방 이북에서는 방한조치를 해야 월동이 가능하다. 토양을 가리지 않으나 비옥한 토양과 양지를 좋아하며, 모래가 많이 섞인 곳에서 자라는 배롱나무의 나무껍질은 더 아름답다고 한다.
개화기간이 긴 편이다. 눈에 확 띌만한 크기와 색감의 꽃이 여름과 가을에 걸쳐서 오래 피기 때문에 충청 이남의 관상수로서 좋다. 다만 꽃이 질 땐 좀 볼썽사납게 진다. 과거에는 선비들이나 유학자들이 서원이나 향교에 많이 심었고 스님들도 절에 많이 심었다. 최근에는 공원, 아파트 단지 내에 관상용으로 가끔 심는다.
배롱나무의 꽃말은 '부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 흰배롱나무의 꽃말은 '수다스러움', '웅변', '꿈', '행복'.
4. 상징
경상북도의 도화(道花)이며, 북구(대구광역시)의 구화(區花), 강릉시와 화성시의 시화(市花)이며, 남원시의 시목(市木)이다.
울산과학고등학교, 당진고등학교, 잠일고등학교, 하슬라중학교, 서산중학교, 용황초등학교, 동해상업고등학교등의 일부 학교에서는 교화(校花)이다.
5. 여담
국내에서 배롱나무는 서원이나 향교, 절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명한 배롱나무를 꼽는다면 담양 명옥헌[8], 안동 병산서원, 논산 명재고택, 대구 하목정, 밀양 표충사 등이 있으며, 충청도 보다 북쪽에서는 배롱나무를 보기 힘드나 서울에서도 덕수궁에 가면 배롱나무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배롱나무는 부산 양정 정문도(鄭文道)의 묘소에 있는 배롱나무다. 배롱나무로는 유일하게 천연기념물(제 168호)로 지정되어 있다.
제주도에서는 배롱나무를 ‘저금타는 낭’이라 하여 무덤에 심는 나무라고 여기고 집안에는 절대로 심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배롱나무의 껍질이 매끄럽고 회색이므로 나무의 껍질(흔히 갈색이고 우둘투둘한 것)이 없는 것으로 착각하여 살이나 피부가 없는 뼈로 상징하고 빨간 꽃이 피는 것을 핏물로 생각하여 죽음을 연상하므로 불길하다고 집안에는 심지 않게 되었다. 또 남부지역에서는 귀신을 쫓는다고 하여 무덤 주변에 흔히 심는 풍속도 있다.
배롱나무에 관한 전설이 있다. 옛날 한 바닷가 마을에서 물속 괴물(이무기)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처녀가 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졌는데, 이때 한 영웅이 나타나서 자신이 처녀 대신 가서 괴물을 퇴치하겠다고 나섰다. 영웅은 처녀와 헤어지면서 자신이 성공하면 흰 깃발을 달고 돌아올 것이고, 실패하면 붉은 깃발을 달고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영웅이 괴물을 퇴치하러 떠난 지 100일이 되자, 영웅을 태운 배가 돌아왔는데 붉은 깃발을 달고 있었다. 처녀는 영웅이 죽은 줄 알고 자결하였다. 괴물과 싸울 때, 괴물의 피가 깃발을 붉게 물들인 바람에 영웅이 죽은 줄 오해한 것이다. 그 뒤 처녀의 무덤에서 붉은 꽃이 피어났는데, 100일 동안 영웅의 무사생환을 기도하던 처녀의 안타까운 넋이 꽃이 된 것이다. 이 꽃은 100일 동안 붉게 핀다고 하여 백일홍이라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