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포 오토캠프장 < 2010. 7. 16. ~ 7. 18.>
충남 서해안에 150mm의 집중 호우가 내리겠다는 예보를 몇번이나 들었다.
그러나 그간 몇번의 주말 비 소식은 사실상 오보였는데 아마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 구석이 있었다.
내심 양치기 소년의 외침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오보가 아니더라도 까짓 걱정될 것도 별로 없다.
사실 일기예보가 맞는다고 할지라도 비가 오는 그대로도 집에 있는 것 보다는 훨씬 좋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텐트 위에 떨어지는 그 빗방울 소리를 떠 올리며 출발을 꿈꾼다.
- - - - -
나는 이따끔 비에 흠벅 젖고 싶을 때가 있다. 산골 길로 국민학교를 다니던 유년시절 처럼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산중에서 꼼짝없이 흠벅 젖어야만 하던 그런 그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런마음을 잠재한 채 옷을 잔득 준비하고 우린 떠났었다.
- - - - -
몇년 전 캠핑을 시작한 이후, 이제 가족들도 알게 되었고
나를 텐트할아버지(원래는 작은 할아버지인데..)라고 부르는 아이도 생겼다.
대전에 사는 그 아이들의 가족이 이번에 캠핑에 함께 하기로 했다.
처음에 나는 덕유대로 권유했으나 아이들이 결사적으로 바다를 가자고 한단다.
몽산포는 바닥이 모래이니 비가와도 금세 스며들겠거니 생각했다.
그래서 몽산포로 정했고,,, 이젠 출발해야지 별 수 없다. ^^
- - - - -
먼저 가서 집짓고 기다려야 하니 부랴부랴 서두른다. 통상 몰아일체 시스템 타프를 치면 좋은데 비올 때이면 타프는 많은 제약이 있다.
대신 랜드스테이션과 리빙쉘을 설치하기로 한다.
조카네는 리빙쉘에 에어박스로 결정, 야전침대는 테트리스 내공 부족으로 포기했으므로 바닥모드가 되겠다.^^
- - - - - -
우중이라도 서산까지는 운전이 할만 했다. 저녁은 길가의 만두집에 들러 구입해 해결하기로 응급결정 한다. 그러나, 만두집 앞의 홍수로 발을 젹셔야만 했다.ㅜ.ㅜ
태안에 들어서니폭우는 더 심해진다. 와이퍼를 고속으로 단속해도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다행히도 운행 중인 차량이 적어 위험도가 낮다.
태안을 지나 안면도쪽 지방도로 들어섰는데 논이 침수가 되고 비닐하우스가 흑탕물에 잡겨 있어 너무 안타까웠다.
어린 벼는 침수되어도 물이 빠지면 별 탈이 없겠지만... 비닐하우스는 피해가 클게다.
캠핑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푸념이 오갔다. 그러는 와중에 몽산포해수욕장에들어 섰다. 텐트가 전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군데군데 텐트가 보여 서로 보벼 안도하고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텐트를 치려 했던 곳, 인생은 아름다워 펜션 부근은 호수로 변해 있었다. "몽산호"라고 칭한다. 에효~
둘러서 다른 곳으로 진입을 시도해서 물에 잠기지 않는 곳을 정했다.
몇년 전에 산 판초우의를 꺼네 입었다.. 흐미~ 그런데 처음엔 방수가 되는 것 같더니만...
빗물에 옷이 다 젖는다.ㅜ.ㅜ
보라!"몽산호" 아닌가?
비교적 높은 지역에 설치된 랜드스테이션 주위에도 물이 고여들고 있다.
건너편에도 자연스레 몽산호수가 조성되고 있다. 텐트들이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는거 보이시죠.ㅋㅋ
텐트도 다 세팅을 했으니 이젠 TV를 보자. 장애물이 없는 쪽에 조카의 차를 주차시키고
위월드 위성안테나도 설치하고 (TV시청을 위한 차량용 위성 안테나는 위월드 W-400 모델이 최고라 함)
펜션 아저씨에게 전기를 공급해 달라고 전화를 했다. (몽산포는 저 전화번호를 잘 기억해 두면 편리하다.) 대부분의 캠핑지역은 저 사람 소유라한다.
놀면서 슬슬 캠핑비나 받으러 다니는 저 양반을 보면 혹시나 사용료 받는 것을 까먹을까 해서 슬슬 피하고 싶고, 은근히 배가 아프기도 하다.ㅋ
그런데 전화를 받고는 오늘 비가 얼마나 내린 줄 아시우? 255미리나 왔시유, 전기 고장이 많이나서 주고 싶어도 못줘유~~
다음 날 사용료 받으러 와서 카텐트까지 사용료를내란다. 돈 독이 너무 오르면 말로가 고생스러운데..ㅜㅜ (참고로 이번 여름 휴가중에는 개인에게 전기를 공급하지 않는다고 하며,
차량들은 솔밭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강조하는 것은 8월 1, 2, 3일은 절대 오지 말라고....)
헐~ 그래서 발전기를 돌려야 했다. 비가 맞지 않는 곳에 설치를 했는데도 빗소리 때문에 소음 문제는 없었다.
- - - - - -
새벽까지 비는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한다. 몽산포 해변의 특징인 파도소리도 빗소리에 느끼지 못했다.
성난 파도에 비하면 바람은 오히려 약한 듯하여 팩이 뽑히고 텐트가 쓰러지는 그런 일은 걱정이 없었다. 어제에 비하면 비는 소강상태.
그래도 몽산호에는 아직 물이 많이 차 있다.
물이 차는곳은 저 처럼 떠있던 나무잎(솔잎)이 모여 있다. 흙이 노출된 곳은 침수되지 않는 지역이니 참고하시라. ^^
비가 그친후 2시간 정도 경과하면 언제 물이 찼었느냐 하면서 별 자국도 나지 않는다. 사진 속의 저 텐트도 물이 차올라 저리로 옮긴 경우다.
암튼 밤을 잘 지냈으니 바다보고 기념촬영. ^^ (막내는 아직 취침 중이란다.)
비가 계속내린다. 배수로 공사는 수시로, 그리고 계속.^^
막내가 일어 났는 가 보다.
비는 계속내리고 이런 때는 TV를 보는 것도 좋다.
빗소리 때문에 소리를 크게 해야 하지만 남을 의식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옆집과 거리가 있다.
잠시 가늘어지는 빗줄기에 바닷가에 나 간다.
이심전심, 사람들은 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입고 나왔다.
바람이 세서 우산을 놓치면 좀처럼 잡기 어렵다.
바닷가에 처음온 막내 찬열이 작은 게를 잡고서 자랑을 하며 보여준다.
저 작은 굴에 게가 숨어 있단다.
둘은 놀기를 좋아한다
둘이서 하는 소일거리는 재미있기 마련이다.
까짓거 비와 바람이 뭐 대수냐
조금 더 큰 것을 잡았다고 찾아와 자랑을 한다. 모엇인지 클로즈업을 시켜 찍어보려는 순간, 우산을 놓쳤다.
아이에게 우산을 잡으라고 얼겹결에 말했다. 얼마나 빠른지 150 미터 쯤을 달려서 겨우 잡는다.
우산은 결국 살이 몇개 부러졌다. ㅜ.ㅜ
치안을 위해 임시파출소가 갖춰지고 수시로 안내방송을 했다. 여객들이 바닷물에 들어가지 않기를 바라나 보다. ㅋ
방송내용은 파랑주의보가 내려 물가에 있으면 위험하단다. 그러므로 나오라는 계속된 방송에 아이들이 텐트로 돌아온다. 그래서 이제는 물총놀이..ㅋㅋ
잠시후에 보니 물이 제법 빠졌다. 어디서 왔는지 사람들이 제법 많다. (아마도 펜션에 온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설치된 텐트는 얼마되지 않는다. 텐트치러 왔던사람도 고개를 흔들며 되돌아 가는듯 했으니...
암튼 바다구결을 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도 흥비롭다. 20~30명의 단체 손님도 있었지만 5~10명이 함께 움직이는 팀이 대부분이다.
둘 또는 셋이 거닐는 이도 있으며 혼자도 있다. 그렇지만 기본단위는 둘이다.
저기 형광색 우의를 입은 사람들이 경찰관들이다. 방송을 해도 들은 척하지 않는 사람에게 직접 가서 대피를 명령한다.
. . . . . .
팀에 따라 준비해 온 복장이 다르다 무색 비닐 우의가 있는가 하면
분홍색 우의가 있다.
엄마 아빠 손을 이끌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귀엽다.
둘이 속삭이며 다니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카리트 서빙이란다. 파도타는 서핑과 패러글라이딩을 접목했다는... 점프를 하면서 회전도 하는 묘기를 부리는 것이 히미하게 보인다. 이동속도가 빨라 경찰도 다가설 수 가 없나 보다.
물속에서 씨름하는 사랍도 있고 퍼대고 앉아 파도를 맞는 사람도 있고 그 옆을 다정히 거닐는 연인도 있고...
나이든 노인네도 있다. 무엇을 회상하며 얘기할까?
혼자 거닐어도 좋다.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걸어보라. ㅎ~
비를 맞으며 모래를 퍼 담아도 재미가 있다~ㅎ
바람에 상의가 벗겨져도 좋다. 오히려 시원하니까. ^^
이렇게 저렇게 토요일이 즐겁다.
조카네 가족들은 무엇을할까 맨발로 모래개펄을 거닐다 묘한 곳을 발견했나 보다. 수렁 비슷한 곳인데... 발을 움직일수록 더 빠진데나 뭐라나...ㅎ
분홍색 우의가 의외로 많다. 주로 여자아이들^^
더 당겨보니 표정이 너무 구엽다. ^^
이번엔 큰 게를 잡았다고 하지만 역시 쪼끄만하다. ^^
죽은 뱀장어를 쥐고, 고래를 잡은양 자랑이다. ㅋ
웨이크 보드인지, 카리트 서핑인지 동호회가 왔나? 보드인지 서핑이 계속이어지는데 서로 교대를 하는 것 같다.
물이 더 많이 빠졌다. 비만 않오면 그레를 가지고 나가 볼텐데.. 너무 먼곳 까지 가야하기에 일단 포기한다.
유치원 가족들인지... 아이들과 학보모 같기도 하고...
이번에 개장을 했단다. 그러나 우리가 들어올 땐 입장료도 받지 않던데... 파고라도 설치되고 불이 밝다.
임시 슈퍼마켓도 여기저기 생겼다.
연신 파랑경보 예보를 방송하더니만 해일이나 여울성 파도는 없었어나 파도는 제법 높아진득하다. 소리도 꽤나 크더라.^^
산책로를 돌아보자 갈매기들도 바다에 앉지 못하고 밖에 나와 있다.
해당화 열매가 붉게 익어가고...
바람을 타는 갈매기만 신이 나는 듯 마을 어르신들이 모시옷을 입고 바람을 즐긴다.
전망도 바람도 시원하다.
오늘 저녁엔 콩나물국을 끓여주시려나 보다. 내가 씻어 오겠다고 자원을 했다. ㅋ
비는 끊임없이 내린다. 아마 양일간 300미리는 넘었을게다.
조카 며느리는 콩나물국에 넣은 파와 고추를 썰고
호적은 아니지만 족보에는 우리 며느리란다. 사실 아직 새로운 족보를 보지 못했지만... 암튼 썰어놓은 것이 이쁘기만 하다. ㅋㅋ
- - - - -
일요일이 되었다. 내 손자들로 등극된 아이들 전과 다르게 보이는 것은 왜 일까.^^
날씨가 많이 개고 하늘도 파래진다. 주변에 텐트가 점차 늘고 사람들도 갑자기 많아졌다.
오늘서 부터 휴가철이다. 우리차가 빠져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된다.
기념샷을 남기고 떠나자. 어디 가서 점심을 함께하고 헤어지자. 우린 서울로, 너흰 대전으로...
서산 어디 쯤일까 박속낙지집을 찾았다. 언젠가 영흥도인지 선재도인지 TV에 나와 찾은 적이 있었는데 그땐 다시 먹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이번에도 속았다. 일인분에 18,000원이나 하는 것을 4인분 시켰는데... 아니다 다를까 역시나 였다. 그런데 웬 손님이 그리도 많다는 것인지
할 수 없이 해물칼국수를 2인분을 추가 시켰는데 한결같이 맛있다고 이구동성.
그리고 헤어졌다. 서울외곽순환국도(환상국도)를 타고 파주를 향했다.
외곽순환국도를 한바퀴 돌아보라. 다음에는 방향을 바꾸어서 한바퀴 더 돌아보라. 그중에서 가장 아름다움 곳이 어딜까?
나는 아래 사진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일산에서 송추쪽으로(시계방향으로) 돌다보면 멀리 북한산(도봉산)이 보이고
가까이 초원이 펼쳐진... 저 지점이 가장 아릅답다.
그리고 통일로 IC를 거쳐 아지트로 향한다.
호수엔 맑은 물이 가득하고 오랜만의 햇살에 꽃이 피는 곳
방긋 웃으며 맞아주는 해바라기가 있는 그곳에서 이번 캠핑을 마친다. ^^
좋은 기억이 백리에 가서도 향긋한...
새로운 한 주를 즐겁게....
^*^
영화'해바라기' 주제곡 Loss Of Love
|
|
첫댓글 고생이 많으셨네요..이번처럼 물이 차오르는경우는 자주 있는일은 아닌데...
몽산포는 저도 그랬지만 다녀가시는분마다 한바탕 큰소란을 겪으시는듯 해요...전 그래서 그후부터는 지척인 청포대로 갑니다....^^
제 경우 몽산포는 10회 이상 출정한 곳입니다. 그 쪽에서는 시설면에서나 환경면에서 가장 무난한 곳이 잖아요. 워낙 넓은데다 매번 시기와 장소가 조금씩 바뀌기에 새로운 느낌이 들기도 하죠. 이번 처럼 비가 많이 내린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
그러고 보니 몽산포에서 비맛을 본적이 없네요. 고생 하셨습니다.
그 속에서 뭔가를 발견 하셨을 거라 짐작해 봅니다.
그러게요. 비가 그렇게 많이 오기는 처음이었네요. 파도소리가 잘나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여름인데도 덥지도 않고, 휴가철인데 붐비지도 않고, 교통소통도 잘되었고...결정적인 것은 철수할 때는 날이 게었다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보는 눈이 비슷한 것 같아요. 아~ 나라찬님을 처음 본 곳도 몽산포였네요. ㅋ
아~~~
도대체 얼마나 다니신거예요~~~^^^
장소에 관해 정모때 프리젠테이션함해주셔야할듯~~~
모든게 부럽네요~~~
ㅎㅎㅎ 이제 4년차인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