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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대회를 마치면서 시민들은 남일당에서 죽은 열사들에게 헌화했다. ⓒ한상봉 기자 |
“용산은 끝나지 않았다”라는 먹먹한 외침이 용산참사 현장에서 서울역 광장까지 울렸다. 지금은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용산참사 현장. 남일당 건물은 사라지고, 드문드문 주차한 차량들만이 현장을 지키고, 주차장 담벼락에 붙은 구호들만이 이곳이 참사 현장이었임을 알려주었다.
▲ 김선우 시인의 추모시를 낭독하는 길일란 감독. ⓒ한상봉 기자 |
용산참사 현장을 줄곧 지켜왔던 이강서 신부(서울대교구)는 추모사를 통해 “우리는 지금 마르지 않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샛별이 더 밝게 빛나듯이, 지금 우리의 꿈과 희망을 더욱 부여잡게 된다”고 전하면서 “그 희망은 사람들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들이 자신의 슬픔을 넘어서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우리들 모두가 희망임을 증명하고, 그 희망을 유가족에게 돌려드리자”고 호소했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은 전국순례를 하면서 “온 나라가 초상집 같았다”며 “박근혜 당선자가 100퍼센트 국민대통합을 하려면 용산참사부터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용산, 쌍용차, 강정문제를 들고 찾아갔다가 깨끗이 거절당했다. 추후 면담일정도 잡아줄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의 실상이 이렇게 참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래도 우리 후손이 아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려면 끊임없이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정현 신부는 용산참사 이후 유가족들이 보여준 모습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전했다. ⓒ한상봉 기자 |
문 신부는 “이제 용산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알 사람은 다 알기 때문이다”라고 외쳤으며, 책임자 처벌도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곧 만기를 채우고 용산참사 관련 구속자들이 석방될 텐데, “이들이 말하기 시작하면 책임자들의 입이 부끄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참사 4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는 호소문에서 용산참사 현장이 지금까지 폐허로 방치되었고, “고작 주차장을 하려고 서둘러 (철거민들을) 쫓아내고 죽였냐고 공터가 묻고 있다”면서 참사현장이 “국가가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를 참혹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용산문제 해결 없이 사회통합을 말할 수 없다”며, 박근혜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에 ‘용산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조사위원회’ 설치와 구속철거민의 즉각적인 사면,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 서울역에는 2천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새 정부가 용산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상봉 기자 |
▲ 용산참사 현장에서 추모대회가 열리는 서울역까지 행진하는 동안 백기완 선생과 문정현 신부 등이 앞장을 섰다. ⓒ한상봉 기자 |
▲ 용산참사와 관련해 구속되었다가 출소한 김재호, 김대원 씨가 추모대회가 참석해 "살아서 죄송하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한상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