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youtube.com/watch?v=FmrvVQFGFlY&eurl
3분여를 남기고 15여점차, 90초 남기고 10여점차의 리드를 극복하지 못하며 파이날 4 진출을 코 앞에 두고 자멸 한 04-05년의 애리조나 였습니다. 4강 상대는 일리노이를 상대로 힘 한번 못 써보고 떨어진 루이빌이였기에 결승까지도 갈 수 있었던 상황이였죠. 이 8강 경기에서 저는 루트 올슨에 대한 기대를 잃었습니다. 근 20여년 동안 지금의 애리조나 프로그램을 만든 알파이자 오메가였지만, 01년 토너먼트에서 결승에 진출 한 이후로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아무런 대책없이 털렸다는 점에서 올슨 영감님은 드디어 나이를 먹었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 예상은 맞았습니다. 애리조나 팬들은 올슨 영감님이 그 동안 이룬 업적과 리쿠르팅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사실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했고 심지어는 올슨 영감님은 귀엽게 생겼잖아 (!) 라는 변호까지 들어봤지만, 애리조나는 조금씩 하강세를 탑니다.
물론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별 4-5개의 고등학생 유망주를 데려오는 건 어렵지 않았고 (마커스 윌리암스, 체이스 버딩거, 제리드 베일리스, 브랜든 제닝스, 압둘 개디등) 전국구 강팀의 덕목인, "매년 어려운 스케쥴을 잡기" 신공으로 예년만 못한 성적을 기록 해도 토너먼트에 가는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예년만 못한 성적" 은... 정말 예년 같지 않았습니다. 전매 특허였던 빠르고 운동능력 넘쳤던 트렌지션 오펜스는 뎁스 문제로 허덕였고, 채닝 프라이 이후로 빅맨진은 조던 힐이 포텐셜을 터뜨리기 전까지 메울 생각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조금만 터프해보이는 팀을 만나면 대책 없이 털린다는 점이였습니다. 토너먼트에 나가도 높은 씨드를 받지 못 하는 것은 당연지사였고, 재능있는 로스터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라운드를 넘어 보이는 것은 턱 없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문제는 체이스 버딩거가 2학년이였던, 작년부터 터지기 시작합니다.
일단 07년에 들어 온 신입생, 제리드 베일리스는 애리조나로 커밋을 했지만 07년 초에 디-커밋을 선언해 버리고 맙니다. 곧 애리조나로 다시 커밋을 하긴 했지만... 얼마 후 새 아내와 이혼을 한 루트 올슨이 1년 동안 쉬겠다는 성명 발표를 해버립니다. 그래서 랩터스를 감독하기도 한 케빈 오닐이 감독 대행으로 팀을 꾸려 나가죠. 베일리스는 버딩거와 좋은 콤보를 이룰거라 예상 했지만 서로 엇나가면서 활약을 했었습니다. 그 해 애리조나는 전국에서 가장 터프한 스켸쥴을 가지고 있었고, 버딩거의 성장 실패와 어리숙 했던 힐을 제외하면 전무 했던 인사이드진, 그리고 대체 자원이 없었던 뎁스로 인해 별 볼일 없이 한 해를 마칩니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습니다. 버딩거가 남는다고 선언을 했고, 베일리스도 한 가지 단서를 남겼습니다. "브랜든 제닝스가 온다면!"
진정한 문제는 08년 여름부터 시작 되기 시작합니다. 베일리스랑 통화를 해보고 애리조나에 남으라고 설득하겠다던 전국 넘버 원 포인트 가드 제닝스가 아직도 애리조나와 사인을 하지 않은 것이 였습니다. 문제는 제닝스의 SAT 점수. 뒷 이야기는 그들만이 알겠지만, 제닝스는 자신의 SAT점수를 가지고 문제삼는 애리조나 어드미션에 열이 확 받혀 유럽에 가겠다고 선언 해 버립니다. 그 뉴스를 전후로 베일리스는 에이전트를 고용하구요.
두번째 문제는 감독 대행으로 있던 케빈 오닐이였습니다. 원래 올슨이 은퇴하면 (계약이 10년인가 11년까지 되 있었습니다) 그 자리를 이어 받기로 한 오닐이였지만, 올슨이 다시 되돌아오면서 석연찮게 팀에서 물러나고 맙니다. 얼마 후, 팀 리쿠르팅의 모든 것을 도 맡았던 조쉬 패스트너 어시스턴트 코치가 칼리파리의 멤피스로 이적을 합니다. 패스트너가 누구냐, 그는 마이크 비비의 애리조나가 우승 했을 당시에 팀에 있었던 완전 벤치 멤치였습니다. 당시 대 스타였던 비비에게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정신적인 지주가 누구냐고 어떤 기자가 물어 봤는데, 감독이나 코칭 스태프가 아닌 팀원인 조쉬 패스트너를 꼽았을 정도로, 일찌감치 자신의 커리어를 코칭으로 정진한 그런 애리조나 프로그램에 숨은 주역이였습니다. 패스트너가 칼리파리의 수석 코치로 이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또 터집니다. 제닝스에 이어 또 다른 별 넷-다섯개의 빅맨 유망주인 에마뉴엘 네게두가 코칭 스태프의 잦은 교체를 문제 삼으며 다른 학교로 가고 싶다고 선언해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네게두는 테네시로 가버립니다.
그렇게 뒤숭숭하게 씨즌을 맞이 하려고 할 무렵, 개막을 몇 일 앞두고 루트 올슨이 건강상의 문제로 감독직에서 은퇴를 하겠다는 뜻을 밝힙니다. 이 것이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였죠. 올슨이 아무리 늙었고, 힘이 빠졌다 하지만 씨즌을 치루려는 시점에 앞서 손을 떼겠다는것은 팀을 완전 나락에 빠뜨리는 그런 상황으로 가 버릴 수 있게 만든 결정이였습니다. 새로운 감독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은 무리였고, 일단 내부에서 코치진들 중 감독 대행을 주려고 합니다. 첫번째 후보는 덴버 너게츠의 코치로 있다가, 시카고 불스의 새 감독직에 인터뷰도 봤었던 마이크 던랩 코치였습니다. 하지만 던랩은 자리가 확실하지 않은 감독 대행직이 맘에 안들었는지 그냥 코칭스태프에 남아 있겠다고 했고, 결국 두번째 후보였던 전 ASU 감독이였던 러스 페넬으로 때워버립니다.
그리고 올슨이 감독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샌디에이고에서 온 별 4개 7풋 센터 제프 화이티는 캔사스로 전학을 갑니다. 같은 이유에서 다음 해에 애리조나로 오기로 되 있었던 압둘 개디, 솔로몬 힐, 마이크 모서는 죄다 다른 팩 텐팀으로 뿔뿔히 흩어집니다. 1년만에 확 바껴져 버린 프로그램의 애리조나는 황급히 듀얼 가드인 카일 포그와 제럴드 저킨스를 데려옵니다. 애리조나의 수준(?)에 맞지 않는 주먹구구식인 리쿠르팅이였죠.
씨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문제가 산적했던 팀이 였습니다. 감독/코칭스태프 문제, 제닝스/네게두/화이티의 신입생들의 이탈, 나아지지 않은 뎁스, 예년에 비해 약해진 팩텐으로 예년과 같은 강한 스켸쥴을 가질 수 없었다는 점.
고로 비 컨퍼런스 스켸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여느 때 보다 중요했는데, 씨즌 초 UAB전에서 몇 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기껏 동점을 만들고 몸을 날려가며 상대 팀에게 파울을 범 한 자멜 혼의 본헤드 플레이로 승리를 날리는둥 애리조나의 토너먼트 행은 힘들어 보였습니다. 05년 이후의 애리조나는 저런 브랜드 네임이 있는 학교들에게는 대부분 졌으므로 저 역시 별 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씨즌을 포기하려고 할 때 즈음...
비 컨퍼런스 스켸쥴에서 랭킹 팀이였던 곤자가와 캔자스를 이기는 쾌거를 이룩합니다. 기세를 이어 나가야 할 컨퍼런스 경기 초반에서 특히 버딩거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며 지는 경기가 많았지만, 씨즌 중반에 벌어진 휴스턴과의 경기 도중 버딩거가 자신의 얼굴을 상대 선수의 발에 밟히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애리조나 팀은 무언가의 활력소를 가져버립니다. 지고 있던 경기를 승리로 마감하면서 팀은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ucla와 워싱턴을 잡아내면서 실질적으로 토너먼트에 갈 이력서를 완성하지요.
올해 탑 25에 한번도 들지 못한 어수선한 팀에게 토너먼트에 초청한 이유가 무엇이냐? 애리조나가 탑 25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경우는 대부분 홈 경기였고 애리조나의 원정 성적은 처참하기만 하다. 26승을 거둔 크레이튼과 세인트 메리는 소규모 학교이기 때문에 무시 받은거냐! 등의 비판을 받으며 12번의 씨드를 움켜진 애리조나는 5번 씨드 유타를 상대로 초반부터 압박 수비를 펼치면서 손쉽게 승리를 따냅니다. 다음 상대는 4번 씨드 웨이크 포레스트를 상대로 신데렐라에 등극한 13번 씨드 클리블랜드 st.로, 16강을 눈 앞에 바라보고 있지요. 정말 혼란스러웠던 한 해였는데, 토너먼트 성적은 05년 이후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니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가 떠오릅니다.
애리조나를 지켜 본 사람이라면... 지난 3년간 포장 되었던 갑빠를 집어 던지고 언더독으로써 누구와 상대해도 우린 잃을게 없다는 멘탈리티로 게임을 임하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는데 05년 이후로 가장 강력한/ 혹은 서포트 해주고 싶은 팀이라는 걸 압니다.. 5-10의 pg 닉 와이즈, 작년 여름에 데려온 신입생 카일 포그, 뛰지 못 했던 백인 가드 제인 존슨... 이런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들은 예전에 애리조나에서 볼 수 없던 선수들입니다. nba에 가기 위해 대학을 스탑갭으로만 활용하는 몇몇 오염 된 선수들보다 이런 선수들을 보는게 훨씬 더 즐겁습니다.
코칭스태프로 인한 프로그램 불확실 함으로 누구도 애리조나에 오려고 하지 않는 상황에서 드래프트에 진출 할 버딩거와 힐 때문에 몇 년 동안의 암흑기간을 감수해 내야 할 수도 있겠지만, 올 토너먼트에서 갈 수 있는 데 까지 좋은 모습 보여주면서 좋은 감독을 데려와서 팀을 재건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러스 페넬 감독 대행. 올해 정말 대단한 일을 했고, 앞으로 감독 할 미드-메이저 학교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랍니다.
정말 어수선 했던 분위기의 08-09년의 애리조나. 그래서 지금 벌어지는 모든 일은 무임 승차를 하는 기분입니다. 05년 이후로 가장 즐겁네요. 16강에 꼭 진출하길 바라며, 루이빌과의 대전에서도 반란을 일으키길 바래봅니다.
첫댓글 저도 애리조나가 꼭 16강, 혹은 그 이상을 일궈내길 강력하게 희망합니다.
결국 애리조나가 스윗16에 안착했네요. 아닌게 아니라 지금 있는 선수들이 이번 토니가 마지막 기회나 마찬가지니 단단히 각오를 하고 나오는 듯 합니다(닉 와이즈는 지난 경기에 이어 오늘도 펑펑 터트려주는군요~~)
제 브라켓을 망쳐놓은 주범(?) 애리조나, 하지만 경기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경기 잘하더군요. 대학 농구는 이렇게 파이팅 넘치는 팀 보는 재미가 쏠쏠한 것 같습니다. 다음경기는 루이빌인가요. 루이빌이 빅이스트 우승때만큼의 강력함을 토니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해볼만 한 것 같습니다.
진짜 애리조나 백코트 운동량 ㅎㄷㄷ 하더군요.. 정신없이 뛰던데... 근데 너무 멀리서도 더블팀 하러 뛰어가다가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기기도... 하여튼 몇년전과는 다르게 올해는 토니에 초청받은것만으로도 욕먹던 팀인데... 어째 이런 팀들을 더 응원하고 싶어지네요...ㅎ 돌풍을 보여줬으면...